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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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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김한빈] Still | 인스티즈




오늘도 난 주인님이 가기 전에 깔아준 담요에 앉아 있어요. 

해는 쨍쨍이고, 바람도 선선하고. 우리 주인님이 좋아하는 민들레도 피어있어요.

나무에는 예쁜 벚꽃이 피어있고, 집 앞에는 노란 개나리들이 피어있어요. 

항상 시원한 바람 냄새가 날 때면 아침 일찍 나갔던 주인님이 집에 돌아와 산책을 갔어요.

주인님과 함께 가는 산책은 항상 기분이 좋아요.

옆 집에 사는 멍멍이도 나를 부러워해요. 

나처럼 사랑 받고, 예쁨 받는 강아지도 없을 거에요. 

이렇게 예쁘고, 착한 주인님도 둘은 없을 거에요. 

내가 들에서 뛰어 놀 때면 주인님은 큰 나무 밑에 앉아서 민들레를 그려요.

그 민들레 옆에는 항상 내가 있어요. 

주인님은 민들레를 가장 좋아하는 걸 나는 알아요. 

가끔 민들레에게 샘이 나기도 하지만, 주인님은 나를 더 사랑하니까요.

 가끔 주인님이 예쁜 옷을 입고 읍내에 나갈 때면 

주인님에게는 많은 사람의 냄새가 나요. 

주인님 손에는 나한테 줄 간식이 들려있어요. 주인님이 좋아하는 과자도 많고요.






무더운 여름이 되면 주인님은 나를 데리고 물가에 가요.

투명한 물에는 많은 물고기들이 있어요. 주인님은 나랑 같이 물장구를 쳐요.

그러다가 어둑어둑 해가 질 때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고기를 구워 먹어요.

집에 와서는 따듯한 물로 나를 씻겨주고, 수건으로 나의 털들을 말려줘요.

이렇게 나를 쓰다듬는 주인님의 손길이 나는 좋아요.

여름에는 많은 과일들이 있어요. 

주인님은 자두를 좋아해요. 빨갛고, 새콤 달콤한 자두를요.

저번에는 나와 같이 자두 나무를 심었어요.

다음 해 여름에는 탐스러운 자두들이 많이 열렸고요. 

주인님은 원없이 자두를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했어요.

나도 육포 나무를 심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했고요.

종종 주인님은 마루에 누워 나를 불러요. 

나를 껴 안고 하를에 떠있는 별들을 보면서 많은 풀벌레 소리를 들어요.

바람도 선선하게 불고,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도 들리는 밤이 제일 좋아요.






푸릇푸릇하던 나뭇잎들이 빨갛고, 노랗게 물들면 주인님은 이 때를 가을이라고 불렀어요.

주인님은 가을이 되면 뒷산에 올라가 뾰족뾰족한 가시가 마구 있는 밤을 까요.

가시가 벗겨지고 나면 그 속에는 갈색 알들이 들어있어요.

주인님은 그걸 삶기도 하고, 냉동고에 얼려두기도 해요.

가을이 되면 주인님은 나에게 예쁜 옷을 입혀줘요.

사실 옷은 불편해요. 걷는데도 불편하고, 너무 더워요.

그래도 주인님이 좋아하니까, 예쁘다고 말 해주니까 벗지는 않아요.

가을이 되면 주인님은 여러가지 음식들을 사다가 전을 부쳐요.

그 날은 우리 집에 하루 종일 기름냄새가 나요.

아참! 맛있는 고기 냄새도 나고요.

다음날에는 그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맛있게 먹어요.

그리고 차를 타고 산에 올라가서 인사를 하고, 쓴 물을 바닥에 마구 뿌려요.

그 때는 주인님 눈이 빨개져요.

그럼 얼른 나와 주인님은 집으로 가서 티비를 봐요.

주인님은 티비를 보면서 많이 웃어요. 

주인님이 웃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져요.

배랑, 사과도 깎아 먹어요. 달달한 배가 더 좋은데 주인님은 새콤한 사과를 더 좋아해요.

그러고 보니까 주인님은 신 음식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요.






이제는 날씨가 꽤 추워요. 겨울인가봐요. 밤이 되게 길어져요. 

주인님이랑 그만큼 놀 시간은 줄어들지만, 나는 주인님과 같은 이불에서 자요.

그래서 나는 더 좋아요. 

주인님은 겨울을 싫어해요. 추운건 딱 질색이래요. 

그래도 주인님이 좋아하는 날이 있어요. 하늘에서 하얀 것들이 내려와요.

솜같아서 밟아보면 차가워요. 그게 눈이래요 눈.

주인님은 눈내리는 날을 좋아해요.

바닥에 소복하게 싸인 눈을 뭉쳐서 나한테 던져요. 

그리고 뭐가 좋은지 꺄르르 웃기도 하고, 눈을 크게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어요.

주인님처럼 기다란 목도리를 둘러주고, 눈도 만들어주고, 당근으로 코도 만들어줘요.

나뭇가지로 손을 만들어주고, 단추도 붙여줘요.

주인님은 코랑 볼이 빨개지면서도 노는걸 멈추지 않아요.

그러다가 밤이 되면 마당에 불을 피우고, 밤을 굽고, 달달한 냄새가 나는 갈색 우유를 마셔요.

아, 하얀색 마시멜로라는 것도 불에 구워서 먹더라고요. 나한테는 쥐포를 따듯하게 구워서 줘요.

쥐포는 언제 먹어도 맛있어요.

주인님은 겨울이 되면 콜록콜록 하면서도 재미있게 놀아요.

방에 들어가서 귤을 까먹기도 하고요. 근데 밖에 나가서 산책을 많이 하지는 않아서 좋지는 않아요.

주인님은 나무로 집을 따듯하게 만들고, 감자, 고구마도 구워서 먹어요.

구운 고구마가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주인님이 크리스마스라고 부르는 날이 오면, 나무를 집 안으로 가지고 와서 반짝이는 것들을 걸어줘요.

그리고 밤에 쿠키와 와인을 상에 올려두고 자요. 다음 날이 되면 제 머리맡에는 선물상자가 있어요.

그걸 풀어주면 그 안에는 육포랑, 비스킷, 참치캔, 햄, 개껌이 들어있어요. 되게 좋아서 집 안을 뛰어다녀요.

주인님은 산타할아버지가 주신 선물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상자에서 주인님 냄새가 나는 걸 알고 있어요.

근데 주인님한테는 비밀로 했어요. 

그리고 몇일이 지나면 주인님은 밤을 세요.

그리고 종소리를 들어요. 티비로. 그러면서 나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주고, 주인님은 케이크와 샴페인을 마셔요.

그리고 다음날 늦게까지 잠을 자죠.






그런데 날이 따듯해질 때쯤 주인님이 기침을 했는데 피가 나왔어요.

그 날은 주인님이 나를 꼭 껴안고 읍내 병원에 갔어요. 

주인님이 병원에서 나와서 집에 가면서 쉴새 없이 울었어요.

그러고 집에 가서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잔뜩 줬어요.

한편으로는 좋았는데 주인님이 울어서 기분이 안 좋았어요.

그러고 하루 종일 주인님은 나와 함께 산책을 했어요.

봄이 아닌데도 주인님은 나무 밑에 앉아 그림을 그렸어요.

그 그림에는 웃고있는 주인님 옆에 내가 있었어요. 

주인님은 그 그림을 집에 크게 액자로 걸어뒀어요.

그리고 주인님은 자는 시간이 늘어났어요. 

주인님이 나와 놀아주지 않고 잠만 자서 서운했어요.

해가 맑고, 바람이 선선한 그 날 주인님은 집을 나서면서 나한테 말을 했어요.

"한빈아. 나 금방 다녀올게. 일찍 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배고프면 집에 들어가서 간식 꺼내먹고. 어디있는지 알지?"

나는 꼬리를 흔들면서 대답했어요. 주인님이 일찍 온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그날 주인님은 오지 않았어요. 

나는 졸린 눈을 부릅뜨며 주인님을 기다렸는데 주인님은 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주인님이 좋아하는 여름이 돌아와서 나무에 많은 자두가 열려도 주인님은 오지 않았어요.

나뭇잎이 갈색, 노란색으로 바뀌어도 주인님은 오지 않았어요.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려도 주인님은 오지 않았어요.

내게 맛있는 음식을 사주지도 않고, 옷을 입혀주지도 않아요.

하지만 주인님이 기다리라고 했으니까 나는 주인님을 기다려요.

집 밖에도 나가지 않아요. 나갔을 때 주인님이 왔다가 가버리고, 상에는 맛있는 간식만 놓여있으면 너무 슬프잖아요.

요즘에는 어떤 사람이 와서 나에게 밥이랑 물을 챙겨줘요.

처음에는 주인님인줄 알았는데 주인님이 아니에요.

냄새가 안 나요. 주인님 냄새가.

하지만 주인님의 부드러운 손길과 비슷해요.

주인님이었으면 좋겠어요. 

내일은 주인님이 왔으면 좋겠어요.

곧 내 생일이 와요.

주인님이 전처럼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줬으면 좋겠어요.

나를 따듯한 물로 씻겨주고, 같이 마루에 누워서 풀벌레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에는 왜인지 모르게 주인님이 안 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나쁜 생각은 하면 안 되는데.

자꾸 잠이 와요. 

자면 주인님이 왔다 갈지도 모르는데 졸려요.

잠깐만, 아주 잠깐만 잘래요 나.












"한빈아."


주인님 목소리가 들려요. 

왜 이제 왔어요. 보고 싶었잖아요. 오랫동안 기다렸어요 나.


"미안해 내가 미안해 한빈아."


주인님이 미안할게 뭐가 있나요. 

울지 말아요. 주인님 울면 나도 슬퍼요.


"한빈아, 오늘 생일인데 맛있는 거 많이 먹여주지 못해서 미안해. 생일 축하해."


오늘이 내 생일이에요. 맞아.

주인님은 잊지 않았어요. 내 생일날 딱 돌아왔어요.


"이제 우리 헤어지지 말고 오랫동안 같이 있을 수 있어 이제."


너무 기분이 좋아서 마구 뛰어다녔어요.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주인님이 좋아하는 민들레가 가득 피어있어요.










하지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개인
사실 저도 쓰면서 울 뻔했어요.. 너무 슬퍼.
9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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