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9월 8일
아침에 학교로 양복입은 아저씨들이 들이닥쳐서 사감선생님을 끌어냈어.
끌려나간 사감선생님을 보면서 우리는 오늘 아침점호는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다가 수업 예비종이 울리길래 헐레벌떡 자신의 학급으로 올라갔어.
나는 출석부만 챙겨드리고 교실을 나와서 전정국 대신 관리하기로 했던 시설들을 찾아가서 청소를 했어.
내가 그렇게 꼼꼼한 편은 아니라서 그냥 둘러봤을 때 더러운 것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만 청소를 했는데, 저번에도 한번 그렇게 도와줬다가 우리학교에서 제일 꼼꼼한 전정국이 그걸 그냥 넘기질 못하고 지가 처음부터 다 다시 청소해놓는 걸 보고는 이제 완전 꼼꼼하게 청소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자율학습시간에 음악실청소 끝나고 도서관에 가는 길에 전정국을 만났어.
"왜 그러고 있어?"
"그냥.."
"우리 전정국은 날마다 무슨 고민이 있길래 이렇게 한숨이야"
"사람을 또 믿었어."
"사람은 믿어야지! 그런 김에 날 좀 믿어. 맨날 내가 청소해놓은데 어디 덜 한 데 없나 보러 다니지 말고."
"믿을만한 사람이 아닌데 또 믿었어. 아...바보같아.."
"아니야. 너가 믿은 만큼 언젠간 돌아올거야."
"지금까지 한번도 믿은대로, 바란대로 이뤄진적은 없지만,"
"...."
"그래도 힘이 난다.나 갈게"
전정국이랑 걷다가 헤어지고 나서 조소실로 가려는데....
"야. 여자사환 이리로 와봐"
민윤기 도련님이 어째서 날 부르지...?
"네! 필요한 거 있으세요?"
"있지~아무렴"
"무엇이...?"
"너"
"예...?"
"너가 필요하다구"
"...."
"전정국이...널 좋아하잖아. 짜증나게"
"....그렇지 않.."
"내가 널 가질거야."
"...?"
"이런말 하는거 되게 유치한 거 아는데, 너 오늘부터 내 여친이야.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라."
이러고서 민윤기 도련님이 가셨어.
또 전정국한테 나쁘게 대할까봐 뭐라고 하진 못했는데...
아무튼 오늘은 청소를 다 마치고 전정국을 잠깐 만난 다음에 숙소로 들어가 자는 걸로 하루가 끝났어.
20XX년 9월 9일.
오늘은 내가 살면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날 같아.
그리고...가장 속상한 날이기도 했고.
"진짜 민윤기랑 사귀어?"
"정말 민윤기랑 사귀는거야?"
"민윤기가 저번에 너 욕하지 않았어? 근데 사귀는거야?"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아가씨들의 질문이 쏟아졌어.
"...음...그게..."
그 때,
"실례하겠습니다. 이사장님께서 부르셔서 한아미 좀 데려가겠습니다"
"어머머 벌써 이사장님도 아셨나봐~"
전정국이 나를 끌고 나갔어.
"이사장님이 날 부르셨다고?"
"뻥이야."
"야....!"
"너..어떻게 된 건지 당장 설명해."
"나도 잘 모르겠는데...어제 너랑 헤어지고 나서 가는 길에 갑자ㄱ.."
"니가 그걸 왜 설명하고 있어? 따라와."
민윤기 도련님이 내 어깨에 손을 얹더니 나를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버렸어.
전정국이 잡아줄거라고 생각했지만...그런 일은 없더라구.
"도련님..저한테 왜 그러세요..."
"말했잖아. 내가 너 가질거라고."
"저는 함부로 가지고 말고 할 그ㄹ.."
"닥쳐"
".."
"그냥 내가 하자는대로 해. 내가 사귀자고 했잖아. 그럼 사귀는거지. 애들이 물어보면 있는 그대로 대답해. 내가 사귀자고 해서 사귄거라고."
"도련님.."
"느끼잖아 너도. 너가 내 장난감인거."
"......"
"그래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놀아주겠다는 거에 감사해. 이 학교 학생 중에서 이제 너한테 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ㅇ.."
"싫습니다 도련님."
"뭐?"
"싫습니다. 다른 아가씨 도련님들께 제대로 해명해주세요."
"..."
"부탁드립니다."
"왜? 내가 왜 그래야하지?"
"사귀는게 아니니까요. 도련님하고 저하ㄱ...으윽..."
멱살이 잡혔어.
"개기지마. 다음시간에 우리반으로 와."
목이 졸려서 진짜 죽을 뻔했어.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