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방안
그랑프리 무용 경연을 앞두고
허리 통증이 심해져 당분간은 쓰지 말라는 당부를 받고
온몸에 힘을 준채 바들바들 떨며 너의 품에 안겨 있어
울어도 된다는 너의 말에 가슴 깊은 곳부터
뜨거운 게 올라오는 기분이야
"안 울어 그런 건 약해빠진 애들이나 하는 거야"
내 말에 어깨를 잡고 눈을 맞추며 네가 입을 열어
"눈물을 흘린다는 건 약한 게 아니라
그동안 버텨왔다는 증거야"
너의 말이 발화제가 된 듯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다시 할 수 있어 하면 돼 그동안 열심히 달려왔잖아"
'혹시' 라는 기대감에 여기까지 달려왔고
'역시' 라는 실망감에 난 무너져 내렸어
하지만 '다시' 라는 희망을 알게 해준 너에게 너무 감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