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날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유난히 힘든 일이다. 백현이 오만상을 찌뿌리며 음식물쓰레기를 탈탈 털어버렸다.초파리 떼가 쉴새없이 뜨끈한 공기위를 날아다녔다. 밤인데도 이렇게 더워. 백현은 손에서 시큼한 냄새가 나는 기분이 들어 마구 손을 털어냈다. "어우...더러워..냄새 죽인다 진짜." 백현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밤바람이 차가웠고 하늘에는 커다란 보름달이 떠 있었다. 불현듯 부시럭 하는 소리가 났다. 백현이 뒤를 돌아보았다. 키가 꽤 커 보이는 남자가 음식물쓰레기통에 얼굴을 처박고 있었다. 엉성해 보이는 폼이 아무래도 술을 진탕 마신 것처럼 보였다. 에휴- 저러다 내일 아침에 존나 후회하지. 백현이 숨을 흡- 하고 들이쉰뒤 남자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올렸다. "저기요...그거 음식물ㅆ....으아아아악!!" 갑작스레 남자가 백현을 덮쳐왔다. 하하...제가 좀 잘생겼지만 남자는 받아줄수 가 없네요... 백현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백현을 덮친 남자가 크르릉 소리를 내었다. 아 진짜 술 취했나봐 미친..잘 못 걸렸다. 남자가 백현을 향해 손을 뻗었다. 아..엄마..잘난 아들이 이렇게 가나봐요..교회 열심히 다닐걸..백현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경수야..지금까지 어깨 좁다고 놀린거 미안... 민석이형...중국인이랑 오메글에서 만나서 페이북친구 됫다고 할때 오타쿠같다고 한거 미안해요..아나 정말 죄 많은 남자였구나...백현이 눈을 꾹 감았다. "오우!!지저스!!!" 그 때 백현의 위로 남자가 쓰러졌다. 아래에 깔린 백현이 기겁을 했다. 정말 더럽게 무겁고 뜨끈뜨끈하고 심지어 아까전에는 음식물쓰레기통에 처박고 있던 머리가 백현의 귓가에 닿아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남자 옷도 입고 있지않았다.술을 많이 마신게 분명해.백현이 남자을 밀어내려했지만 밀리지 않았다. 남자한테서 끈적한 땀냄새가 났다. 쓰러진 남자를 낑낑 거리며 밀던 백현은 남자의 머리 사이로 또다른 사람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키가 굉장히 큰 남자의 손에는 총이 쥐어져있었다. 그 옆의 좀 더 마르고 작은 남자의 손에도 마찬가지로 기다란 엽총이 들려있었다. 철컥- 하고 마른 남자가 장전을 했다. 곧 키큰 남자가 손을 들어 말렸다. 잠시 눈치를 보던 마른 남자는 총을 떨구었다. "괜찮으신가요?" "아..네..." 키 큰 남자가 어눌한 한국어로 말했다. 마른 남자는 끙- 하는 소리를 내며 내 위에 엎어진 남자를 들어올렸다. "아, 우선 저희를 좀 따라오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왜, 왜요...?" "드릴 말씀이 있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키가 큰 남자가 백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키만큼 손도크네... 백현이 잠시 망설이자 키 큰 남자가 엽총을 들었다. 놀란 백현이 얼른 그 남자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남자에게 손을 잡힌 백현은 시커먼 승합차에 태워졌다. 음식물쓰레기 버리러갔다가 인신매매라도 당하는 걸까..나...백현이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 냈다. 옆자리에 키 큰 남자가 앉은 후 마른 남자가 보조석안에 아까 그 벌거벗은 남자를 밀어넣은 후 자신은 운전석에 앉았다. 백현이 어색함에 눈만 굴리고 있을 즈음 옆에 앉은 키 큰 남자가 말했다. "저희들 소개가 늦었군요." "아,네...뭐...." "제 이름은 크리스이고 저 운전석에 앉은 친구는 루한입니다. 그리고 보조석에 있는 건 wh1109, 늑대와 인간사이의 사람이죠." ".....예...?" 백현이 어이없음에 실없는 웃음만 지으며 헤실거렸다. 하하..그래서 저게 늑대인간이라고..?하하..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이 아저씨 미쳤네. 백현아 정신차려. 이제 일어나야지. 백현이 슬쩍 제 다리를 꼬집었다. 아픈 것을 보니 꿈은 아니였다. 백현이 울상을 지었다. 나는 왜 여기있고 그 때 나는 왜 괜히 착한척을 했을 까. 백현이 앞에 앉은 wh1109의 뒤척임에 놀라 몸을 튕겼다. 옆에 앉은 크리스가 백현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백현은 조금 뻘줌한 기분이 들어 멎쩍은 듯 웃었다. "혼자 삽니까?" "네.." "잘 됫군요." "뭐가요?" 크리스의 얼굴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감돌았다. 크리스? 미쳤어? 앞에 앉은 루한이 주차를 하다 중국어로 빽-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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