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안녕하세요 작가 홀롤롤루입니다. 안좋은 일이 생겨서 잠시동안 연재를 중단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좋게 잘 마무리 되어서 오늘 다시 연재 합니다. 기다려주신 독자님들께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연재 하도록 하겠습니다.
암호닉 받습니다. 이 글은 완결 후 메일링 할 예정입니다. 무단으로 글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배포 및 필명변경 하지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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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남자
그러니까 왜, 옆집 남자가 여기 있는거냐고. 분명 회사에 가서 바쁘게 일하고 있어야 할 옆집 남자 왜 내 눈앞에 나타나서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건지 내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 불가능이였다. 옆집 남자는 아예 회사 조차 안 나간것인지 사복차림이였다. 삼비글은 옆에서 누구냐고 묻고 난리가 났다.
" 야, 누구냐니까? "
" 어? 어.. 옆집 사람 "
" 아 옆집 형? 안녕하세요 저희 세훈이랑 같은반 친구에요 "
" 네? 아 네.. 반가워요 "
아이씨, 옆집 사람 맞는데 왜 찝찝하냐. 삼비글은 뭐하냐며 안갈거냐며 팔을 툭툭친다. 그래 가야지, 가야지. 나는 옆집 남자에게 고갤 숙여 인사를 하고 친구들과 함께 그를 지나쳤다. 그러니까 왜 이 타이밍에 나타나서 사람 곤란하게 만들어. 분명 집 같이 가자고 아는 척 한걸텐데 나는 자꾸만 그가 생각나 맘편히 삼비글과 놀 수가 없었다.
" 어라? 비온다! 나 우산 없는데!! "
" 병신아, 편의점 가서 사! "
그러고보니 이번주 부터 장마 시작이랬는데, 하필 우산 없는 오늘 비가 오고 난리야. 어쩐지 나올때 우산 가져가고 싶더라. 결국 나는 편의점에 들러 삼천원짜리 일회용 우산을 사서 썼다. 이건 유아용인지 왜이렇게 작나 싶었다. 비가 오는 관계로 삼비글과는 더 놀지 못하고 헤어졌다. 내 생각으로는 장마가 끝나기 전까지는 삼비글과는 못볼것 같았다. 집으로 가는 거리에는 온통 우산으로 가득했다. 시간이 갈수록 비는 심하게 내렸고 바지 밑단은 이미 빗물에 축축하게 젖어버렸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몸은 끈적 거리고 빨리 집에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근데 옆집 남자는 비오기 전에 집에 갔을려나? 사람이 은근 맹한 구석이 있어서 비 맞으면서 집 간건 아니겠지? 그래 아닐거야. 바보가 아니고서야 비 맞고 집에 갔을리가 없지. 그리고 아까 만났던게 몇시간 전인데 아직까지 집에 안 간게 이상하잖아? 나는 머릿속에 맴도는 옆집 남자를 지우려 고갤 좌우로 흔들었다. 그런데 왜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 앞에 보이는걸까? 그게 아니라 저 옷차림.
" 김준면? "
나 아무래도 대학 못가면 돗자리 펴고 장사해도 될 것 같다. 진짜 비 맞으면서 뛰어가고 있네. 옆집 남자는 이미 반쯤 젖어서 두 손으로 우산대용을 만들고 열심히 길을 뛰어가고 있었다. 아픈거 다 나은지 얼마나 됬다고 또 아프고 싶어서 저러는건지 아님 우산 살 삼천원도 없어서 저러고 가는건지 나는 우산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단단히 붙잡고 뛰어가는 옆집 남자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생각보다 빠른 달리기에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간신히 따라잡아 옆집 남자에 어깨를 붙잡으니 옆집 남자가 속도를 줄이고 뒤를 돌아본다.
" 어? 왜 여깄어요? "
" 생긴거랑 다른게 달리기 한번 빠르네 후- ."
" 이름 부르지 그랬어 .. 그럼 멈췄을텐데 "
가까이서 본 옆집 남자의 모습은 마치 골목길에서 집 찾아 해메는 개새끼 그러니까 강아지 같은 몰꼴이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젖어서 어디 한군데 멀쩡한 구석이 없었다. 나는 옆집 남자의 어깨를 끌어당겨 우산을 씌어주었다. 나혼자 쓰기도 작은 우산인데 두사람이 쓰려니 어깨가 밖으로 튀어나가 빗물에 젖기 시작했다. 어찌됬던간에 비만 덜 맞으면 되니까. 옆집 남자의 느린 발걸음에 맞춰 집으로 같이 걸어갔다. 이럴거면 아까 그냥 같이 집에나 갈걸하는 후회가 물 밀듯 밀려왔다. 둘 다 말 한마디 없이 걸으니 땅바닥에 떨어지는 빗소리만이 정적을 깼다. 중간 중간 옆집 남자를 흘깃 쳐다봤는데 자꾸만 옆으로 떨어져 걷는 옆집 남자를 참고 보다 못해 그냥 손을 잡아 버렸다.
" 손 .. "
" 비 맞지말라고 우산 씌어줬더니 왜 자꾸 밖으로 나가 "
이것봐라? 얼굴은 왜 빨개지는데? 손 한번 잡았다고 옆집 남자의 얼굴은 터지기 일보직전이다. 손가락으로 툭 건들이면 터지는 시한폭탄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웃음이 나오려는 걸 꾹 참고 그 상태로 집 앞까지 걸어왔다. 옆집 남자의 현관문 앞에 서고 그제서야 잡은 손을 놓아주었다. 옆집 남자는 아직도 홍당무 얼굴을 하고는 내게 손인사를 했다. 그걸 보고 있자니 또 심장이 두근거려서 나도 얼굴이 달아오르는 느낌이였다. 뭔가 한마디 해야할 것 같고 이대로 손만 잡고 온게 웃기기도 하고 해서 나는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 옆집 남자에게 내밀었다.
" 번호 "
" 지금 나한테 번호 가져가는거에요? "
" 그 쪽 좋아서 가져가는거 아니야, 얼굴 한번 보는 사이도 아니고 이정도 했으면 번호는 알아두면 좋을거 같아서 "
" 아 .. "
옆집 남자는 두 손으로 꾹꾹 핸드폰 키패드를 몇번 누르다가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다시 패드를 누르더니 내게 핸드폰을 건내줬다. 건내 받은 핸드폰 화면을 보다가 그만 웃음보가 터져버렸다. 그가 내게 저장시켜준 그의 핸드폰 번호와 저장된 이름은 정말 그와 잘 어울리면서도 나를 설레게 했다. 옆집 남자는 내 핸드폰에 자신을 [옆집 사람]이라고 저장 시켜놓았다. 내 생각이 맞는거라면 아마 아까 삼비글에게 내가 자신을 그렇게 소개한거에 대해서 삐진게 분명하다. 의외로 이런 면도 있나 싶어 한번 터진 웃음은 멈추질 않았다.
" 왜 웃어요? .. "
" 아니 그냥. 의외인 면을 봐서 놀래서 "
" 뭐야 정말 .. "
" 다음부터 불쌍하게 비 맞지말고 필요하면 전화해. 그 정도는 어디 아파도 할 수 있지? "
나는 통화 버튼을 눌러 옆집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옆집 남자가 핸드폰을 확인하는 것을 보고 전화를 끊었다. 내가 한 행동은 '내 번호니까 저장해놔'라는 말과도 같았다. 옆집 남자가 대충은 알았겠지 생각하고 집을 향해 몸을 돌렸다. 집에 와서 비에 젖은 옷을 벗고 샤워를 하고 나와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한 건의 문자 메세지가 와있었다. 그 문자를 확인 한 나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으로 인해 침대위에서 소리없는 기쁨의 소리를 질러야만 했다.
[오늘 고마웠어요! 잘자요 오세훈^ ^- 옆집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