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이 왜케 이쁘죠ㅠㅠㅠ루민 쓰고 싶게ㅠㅠㅠ 잠들어 있던 찬열은 금세 잠에서 깨어났다. 잠시 당황한 듯한 눈 빛을 한 찬열이 불안한 듯 자리를 빙빙 돌다가 울부짖고 또다시 빙빙 돌다가 울부짖기를 반복했다. 결국 그 소리에 깬 백현이 불을 켰다. "...시끄러워...." 찬열의 시선이 백현에게 닿았다. 잠을 방해 받은 백현이 짜증스럽게 머리를 북북 긁었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다르게 찬열의 머리는 짧게 깍여있었다. 더 이상 시야를 가리지 않는 동그란 눈이 백현을 훑었다. 백현이 유리 앞으로 가 쭈그리고 앉자 찬열이 목울대에서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울리며 어정쩡한 걸음으로 뒷걸음질 쳤다. 백현은 바닥에 주저앉아 계속 찬열을 응시했다.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꽤나 준수한 사람의 모습을 한 찬열이 늑대처럼 으르렁 거리는 것이 마치 배우가 연극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찬열의 찡긋 거리던 코가 내려앉았다. 그르렁 거리는 소리는 점차 줄어드는 가 싶더니 사라졌다. 찬열이 눈치를 보듯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백현이 잠긴 목소리로 찬열의 이름을 불렀다. 찬열의 귀가 쫑긋 거렸다. 사람의 말은 어느정도 알아듣는 다고 했던 루한의 말이 떠올랐다. "잠 좀 자라, 찬열아." 백현이 불을 끄고 제 방으로 들어갔다. 어둠 속에서 찬열이 꼿꼿히 앉아있다가 한 번 길게 하울링하고 구석에 몸을 웅크린채 눈을 감았다. 백현의 색-색- 거리는 숨소리와 찬열의 가릉-거리는 소리가 공중에서 뒤섞였다. 백현에게 아침부터 일이 생겼다. 도데체 이 늑대에게 밥을 어떻게 줄 것 인가. 문을 열었다가 뛰쳐나오면 어떡하지. 음식이 담긴 쟁반을 든 백현의 손이 달달 떨렸다. 찬열이 아직 자고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 날 덮쳐진 것만 생각하면 조금 두려웠다. 백현은 재빨리 자물쇠를 열고 유리 안으로 던지듯이 쟁반을 놓고 나왔다. 아직도 찬열은 자고 있었다. 백현은 자고 있는 찬열을 보며 루한과 크리스를 찾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얼마나 지났을 까? 찬열이 기지개를 쭉 피며 일어났다. 백현이 긴장한 눈빛으로 찬열을 바라보았다. 일부로 고기만 내어왔다. 찬열이 음식 한 번 백현 한 번 쳐다보더니 손으로 음식을 툭- 쳤다. "찬열아. 밥 먹어야지." 찬열이 불퉁하게 백현을 쳐다보았다. 백현이 지지않고 찬열을 쳐다보며 먹으라고 재촉했다. 찬열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음식에 입을 댔다. 찬열의 우물우물 거리는 입이 기름으로 번들거렸다. 백현이 찬열에게 웃어보였다. 찬열은 뭐가 기분이 나빴는 지 팽-하는 소리를 내며 음식을 가지고 뒤돌았다. 백현은 웃는 얼굴이 황당함으로 인해 우스꽝스럽게 되었다. 저 접시는 어떻게 빼오냐...백현이 푸우- 하고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발걸음을 돌렸다. 백현은 어제 받은 명함을 꺼냈다. 루한보다는 크리스에게 연락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예쁘장한 얼굴로 서슴없이 돌직구를 날려대는 루한은 백현에게는너무나도 어려운 상대였다. 백현이 크리스의 전화번호를 꾹꾹 눌렀다. 꽤 긴 수화음 끝에 크리스가 전화를 받았다. "크리스씨?" "아침부터 누구야..." "저에요, 변백현." "아..왜 전화했어?" "찬열이 문제로 여러가지 물어볼게 있는 데 이따가 점심때쯤 찾아가도 될까요?" "그래...뭐..난 상관없어...아마 그땐 루한만 있을거야." 백현의 몸이 흠칫 굳었다. 루,루한씨요...? 크리스가 응이라 짧게 답하고 그럼 이따 볼 수 있으면 보자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루한은 무서운데...백현이 입술을 잘근거렸다. 찬열이 난장판으로 만든 음식물들을 본 백현은 루한이든 루팡이든 찾아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찬열은 아무것도 모른 채 고기덩어리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입안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