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이 나갈채비를 하고 있을 쯤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 왔다. '오지마' 라는 세글자 뿐이었는 데도 백현은 금세 누군지 알 수있었다. 나도 가기 싫거든? 누군 지 좋아서 가는 줄 아나. 백현이 툴툴 거리며 머리에 티셔츠를 끼워넣었다. "......뭘봐." 티셔츠를 반쯤 끼워넣은 백현이 찬열이 뚫어져라 쳐다보는 눈빛을 의식하고서는 말했다. 백현이 옷을 마저 입었다. 찬열의 시선이 백현을 졸졸 쫓아다녔다. 얘 왜 이래. 백현이 이리저리 움직일 때마다 찬열의 눈도 이리저리 움직였다. "어우, 야!! 그만 좀 쳐다봐!!" 백현의 말을 알아듣는 건지 못 알아듣는 건지 찬열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큰눈을 끔뻑였다. 백현은 저 혼자 성을 내다가 밖으로 나갔다. 백현이 루한과 크리스의 집(지금은 루한밖에 없겠지만)의 초인종을 미친듯이 눌렀다. 딩동-하는 맑은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초인종을 연타하는 백현 때문에 그 소리는 소음이 되었다. 루한이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누구야!라고 소리를 빽- 질렀다. 도어락 풀리는 소리가 들리고 상기된 얼굴을 한 루한이 모습을 드러냈다. "야!!내가 오지말라고 문자 했잖아!! 눈 없냐?!" "문자를 못 봤어요. 아, 진짜네?" 백현이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붉었던 루한의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실례하겠습니다아~.백현이 루한을 제치고 집으로 들어갔다. "이게 어딜 누구 맘대로 들어가?" "찬열이 때문에 왔어요. 찬열이." "전화로 하면 되잖아!!" "아오, 그냥 좀 반겨주면 덧나나?" 백현이 쇼파에 앉았다. 그때는 지금 백현의 집처럼 유리로 막혀있어서 잘 몰랐는 데 꽤나 넓은 집이었다. 루한이 백현의 맞은 편에 앉았다. "궁금한게 뭔데." "저 지금 찬열이랑 사는 거잖아요. 앞으로" "그래" "근데 제가 아는 게 너무 없어서요." "찬열이에 대해서 궁금하다...그거지?" "네, 어떻게 하다 저렇게 됫는 지도 궁금하고, 주의할 점이라던가..." 루한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말하자면 긴데.... 찬열은 연구실에서 태어났다. 찬열은 알 수는 없지만 꽤나 유명한 지위의 사람의 실수로 인해 생겨난 생명이었고, 그는 연구소에 자신의 태아를 기증하는 대신 자신의 임신사실을 기자들로 부터 막아달라 하였고, 늑대인간 프로젝트로 인해 찬열이 태어난 것이었다. 찬열의 몸에 주입된 늑대의 DNA는 찬열을 일반적인 사람과는 조금 다르게 만들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붙는 근육량이라던지, 또는 빠른 재생능력 그리고 체온마저 일반인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날 정도로 높았다. 당시 찬열은 꽤나 난폭한 성질을 띄고 있었다. "......지금은 꽤나 유순해 졌지만 말이야. 그래서 안락사를 시키려는 도중 찬열이가 도주했고, 나와 크리스가 찬열이를 찾는 인원으로 파견된거야." 백현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불쌍한 녀석이잖아? 안 그래?" "....네.." "그래서 나는 찬열이 녀석이 지금이라도 사람말도 배우고 정상적인 사람이 됫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찬열이는 신체능력 빼고는 일반인이랑 다를 게 없거든. " 루한이 저런 생각도 하는 사람이었나..? 백현은 루한이 조금 달라보인다고 생각했다. 백현이 루한의 손을 꼭잡고 눈을 빛내며 말했다. "제가...제가 꼭 찬열이를 그렇게 되도록 만들게요!!" "정말...? 그래 주는 거지..?" "네!그럼요!" 루한이 감동한듯한 표정으로 백현에게 말했다. "그럼 이제 집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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