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로맨스
w.챼리
“아으… 머리야…….”
깨질 것 같이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침대에서 구르던 나는 파드득하고 일어나며 눈을 떴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눈 앞에 보이는 배경은 내 자취방이었다. 자 그럼 다음 문제는, 내가 도대체 어떻게 집에 왔는가. 재빠르게 짱구를 굴려봤지만 눈꼽 만큼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어제 편의점 앞에서 소주 한 병을 비웠을 때 부터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어렴풋 기억나는 장면은 테이블을 향해 고꾸라지는 내 이마를 윤기 선배와 김태형의 손이 동시에 튀어나와 잡는 장면이었다. 어쩌자고 그 두 사람과 술을 마신 걸까, 나는.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몸을 조금 움직였더니 머리만 아픈 게 아니라 온 몸이 쑤셔왔다. 나이 먹었다고 삭신이 다 쑤시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후 하고 침대에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상체를 겨우 일으켜 앉았다. 목이 타는 듯이 말라와 물을 가지러 가려 팔을 침대에 짚는데, 뭔가 말캉한 게 손 밑으로 느껴졌다. 잠깐만, 말캉? 말…캉?
나는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내가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다만 이런 상황에선 꼭 주인공이 알몸이던데. 다시 심호흡을 한 번 후 하고, 조심스럽게 몸을 발 끝까지 손으로 더듬었다. 이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옷은 입은 상태라는 것이었다. 적어도 일을 치르지는 않았구나. 그 잠시 동안에 삐져 나온 식은땀을 닦아내며 실눈을 뜨고 밑을 보니 이불 사이로 툭 튀어나온 머리카락이 보였다.
어젯밤 같이 술을 마신 건 두 명. 김태형과 민윤기. 이 머리통이 둘 중 누구여도 끔찍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김태형이 좀 더 나은 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어이없어서 또 한 번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후-. 하나 둘 셋 하면 연다. 하나 둘, 아니야 다시. 하나, 둘, 셋!!”
나는 혼잣말을 하며 덜덜 떨리는 손으로 이불을 확 들추고 아주 천천히 눈을 떴다. 너 누구야. 김태형? 민윤기?
“야, 너, 이게 무슨…”
나는 튀어 나온 머리통의 주인공을 확인하고 말문이 막힐 수 밖에 없었다. 내 침대 위에서 내 이불을 덮고 있는 사람은, 김태형과 윤기 선배 둘 중 누구도 아닌, 박지민이었다. 그리고, 그보다 더 날 놀라게 한 건 침대 끝 박지민의 발 밑에 모로 누운 전정국이었다.
“니네 여기서 도대체 뭐하냐?!”
내가 소리를 꽥 지르자 그 소릴 듣고 먼저 눈을 뜬 정국이가 부스스한 얼굴을 하고 웃으며 말했다. 누나, 굿 모닝. 나는 굿 모닝이고 자시고 너희가 왜 여기 있냐고 소리를 지르며 이불을 전부 빼앗았다. 그러자 이불을 갑자기 뺏겨 한기가 돌았는지 몸을 동그랗게 말은 박지민이 눈은 뜨지도 않고 그러는 것이었다.
“엄마, 나 물….”
이게 진짜 미친 게 틀림 없지.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누워있는 박지민의 멱살을 잡고 앞 뒤로 흔들었다. 그래도 눈을 안 뜨길래 그래 함 해보자 하고 뺨까지 때리려는 순간 박지민이 눈을 떴다. 굿 모닝이라며 능글거리던 정국이와 달리 박지민은 일어나자마자 본 게 내 얼굴이라는 사실에 조금 놀란 눈치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어색하게 웃으면서 김여주 좋은 아침…. 하는 것이었다. 이것들이 쌍으로…! 내가 머리채를 잡고 흔들자 아악 소리를 지른 박지민이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정국이는 나의 숨겨져 있던 폭력성에 조금 놀란 표정으로 알아서 침대 밑으로 내려갔다.
“일단, 나 물 마시고 올 때 까지 둘 다 무릎 꿇고 있어.”
“그럼 가는 김에 나도 물…”
“닥쳐.”
그 와중에도 박지민은 정신 못 차리고 물 타령을 했다. 집 가서 엄마한테 떠 달라고 하라는 내 말에 박지민이 입술을 비죽이며 제 목을 잡았다. 어쩌라고. 나는 조금도 신경쓰이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 앞에서 물 한 통을 비웠다.
그러니까, 정황은 이러했다. 나는 아마도 윤기 선배나 김태형 중 하나가 집에 데려다 줬을 거고, 클럽에서 한바탕 놀고 나온 박지민과 전정국은 내가 없어져 (김태형이 없어진 건 신경도 쓰지 않았다고 했다) 나를 찾으러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었다. 집 위치와 비밀번호는 박지민이 알고 있었고.
와서 잘 있는 거 확인했으면 돌아가서 늬들 집에서 잘 것이지 왜 우리집에서 자고 지랄이냐 소리를 치니 너무 피곤해서 잠깐 자고 새벽에 간다는 게 이렇게 됐다고했다. 얘기를 듣고 보니 내가 걱정 돼서 그랬다는데 더 뭐라고 하기도 뭐 한 상황이었다.
“근데 누가 침대에서 자래.”
“그건 진짜 쏘리. 분명히 바닥에서 잤는데 추워서 나도 모르게 올라갔나봐.”
“누나 침대 짱 푹신. 짱 따뜻.”
쌍 엄지를 치켜 세운 정국이가 아직도 졸린 눈을 하고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근데 누나 집 냄새 디게 좋다. 코릉 킁킁거리는 정국이에게 쿠션 하나를 던지고 침대에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았다. 좋아, 문제 하나 해결. 그럼 이제 또 다음 문제.
“나 집에 데려다 준 건 누구지?”
“그건 우리도 몰라. ”
박지민이 어깨를 으쓱 하면서 대답했다.
윤기 선배는 종종 나를 집에 데려다 주기 때문에 집을 알고있다. 하지만 어제는 차가 없었으니 여기까지 들렀다 가려면 아마 너무 먼 길이었을 거다. 그렇다면 김태형. 김태형은 4년 전에 몇 번 와본 것 빼곤 우리 집까지 온 적이 없었다. 최근에 다시 친해지고 난 이후로는 집에 올 일이 딱히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역시 윤기 선배 인가? 근데 비밀번호는 내가 누르고 들어왔나. 누가 데리고 왔든 비밀번호는 몰랐을 텐데. 전혀 기억 나는 게 없으니 너무 답답했다. 그저 내가 실수한 게 없기를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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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챼리
김여주는 모르는 이야기
술집은 시끄러웠고, 그와 대조 되게 여주의 테이블은 매우 조용했다. 셋 중에서 그나마 말이 많은 김여주는 아까 마셨던 소주 한 병의 여파로 인해 술집으로 자리를 옮긴 지 30분도 되지 않아 기절했다. 만약 클럽에 더 있었다면 또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가 머릿속으로 스쳐지나가 태형이 아랫입술을 물었다. 진짜 나 없으면 어떻게 했으려고. 태형은 참 손이 많이 가는 건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고 생각하며 신경질적으로 이마를 긁었다. 태형이 그러거나 말거나 테이블에 엎어진 여주를 쳐다보는 윤기의 입꼬리는 부드럽게 호선을 그리고 있었다.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정적을 깨는 태형의 말에 웃고 있던 윤기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네가 왜? 여주도 아직 선배라고 부르는데.”
윤기는 몇 번이고 편하게 부르라고 해도 선배 소리를 고집하는 여주를 떠올리며 또 다시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오빠라고 부르기 시작하면 제가 막 대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석진오빠 처럼요. 물론 석진오빠가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이라는 건 아닌데. 선배한테는 더더욱 그러고 싶지 않아서요. 선배는 저한테 진짜 고마운 사람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여주를 윤기는 얼마나 꽉 안아주고 싶었는지, 아마 김여주는 평생 모를 것이었다. 사실은 대가 없이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윤기가 부담스러워서 그러는 것이래도 윤기는 상관 없었다. 그냥 그렇게라도 자주 보고 싶었던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여주에게서 눈을 떼지 못 하는 윤기를 바라보며 태형이 다시 입을 열었다.
“형.”
“형이라고 불러도 된다고 아직 안 했는데.”
“김여주 좋아하시죠?”
조금 당황한 표정의 윤기를 태형은 곧은 눈으로 쳐다봤다. 윤기는 망설이지 않았다.
“응.”
“김여주한테 말 했어요?”
“곧 할거야.”
윤기는 긴장했다. 태형은 무표정이었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가 눈에 정확하게 보였다. 저도 김여주 좋아해요. 태형의 눈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김태형이 김여주를 보는 눈에 담긴 감정이 단순한 우정이 아니라는 것은 윤기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윤기의 예상 밖이었다.
“얘 울면 되게 못생겨지는 거 아세요?”
“…….”
“그냥. 그렇다고요.”
그 순간 윤기는 깨달았고, 인정했다. 본인이 간과하고 있는 게 있었다고. 태형의 마음은 제 생각보다도 훨씬 큰 크기였다. 그래서 윤기는 결심했다. 마음의 크기는 나도 뒤지지 않으니 끝까지 가 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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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챼리
“너 믿어도 되는 거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믿어도 돼요. 김여주에 관해서는.”
여주를 부축하고 선 태형이 윤기는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윤기와 여주는 집이 반대편이었다. 평소 여주를 만날 때에는 주로 차를 태워 데려다 주었지만 오늘은 술을 마셔서 그럴 수도 없었다. 윤기는 태형이 여주를 바래다 주도록 놔두는 것이 걱정 할 일인지, 안심 할 일인지 분간이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적어도 여주 혼자 가는 것보단 나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저 여주한테 아무 짓도 안 해요.”
“누가 뭐랬냐.”
“표정이 꼭 의심하는 표정이길래. 알아서 잘 데려다 줄테니까 들어가세요.”
김여주 괜찮아? 태형이 여주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윤기는 한숨을 한 번 쉬곤 뒤를 돌았다. 그래, 내일 일어나자 마자 확인하러 오면 되겠지.
여주는 딱 서 있을 정신만 있는 상태였다. 길가 벤치에 여주를 앉혀놓은 태형이 그 앞에 쪼그려 앉아 카카오 택시를 불렀다. 성인이 된 해 1월 1일에 처음 같이 술을 먹었을 때가 떠올랐다. 그 때는 겨우 한 잔 먹고 이렇게 됐었는데. 태형이 웃으며 여주의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곧 택시가 왔고 여주를 먼저 태운 태형이 여주의 집 근처 지하철 역 이름을 말했다. 여주의 머리가 자연스럽게 태형의 어깨 위로 올라왔다.
“태형아….”
“응?”
자는 줄 알고 핸드폰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태형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여주를 쳐다봤다.
“나 속이 안 좋아….”
“많이 힘들어? 내릴까?”
“응… 토 할 거 같아….”
태형은 급하게 택시를 세웠다. 사실 택시 기사는 여주의 상태를 보고 이미 속도를 늦추고 있었다. 급하게 카드를 건내고 여주를 끌어 내린 태형이 두리번거리며 화장실을 찾았다. 다행히 근처에 공원 간이 화장실이 있었다.
“나 혼자 갈래….”
그 와중에 화장실에 혼자 들어가겠다는 걸 무시하고 같이 들어가 등이라도 두드려 주려고 했지만 여주가 꽤나 완강했다.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부끄러울 정신은 있냐…. 그렇게 중얼거린 태형은 여주를 화장실에 보내고 그 앞에서 초조하게 손바닥을 비볐다. 잠 들면 어떡하지? 토 하다가 목이 막히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사이에 전보다 한결 멀쩡해진 얼굴의 여주가 나왔다.
“아으. 머리가 핑핑 돈다….”
“너 괜찮아?”
“으응. 얼른 가자. 춥다.”
태형은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주의 집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지하철 역이 보였다. 술도 좀 깰 겸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여주를 부축해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걷기 시작한 지 20분 정도가 되었을 때, 태형은 아직 반의 반도 오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주의 걸음이 심각하게 느린 탓이었다.
“김여주. 제발 그냥 업히면 안돼? 이러다 내일 도착할 것 같아.”
“안돼. 너 등이 너무 넓어.”
“도대체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넓으면 편하고 좋지.”
여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들을 대가며 태형의 등에 업히길 거부하고 있었다. 머리가 너무 복슬복슬 하다든지, 목이 너무 두껍다든지, 턱이 너무 뾰족하다든지 하는 말들이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날이 밝아야 집에 도착할 거라고 판단한 태형이 여주의 팔을 끌어다가 억지로 등에 들쳐맸다. 얼마간 바둥거리던 여주는 힘을 다 쏟았는지 곧 조용해졌다. 태형은 가벼운 여주의 무게에 속이 상했다. 뭘 제대로 먹고 살긴 하는 거야? 입이 짧아 학식도 깨끗이 비운 적이 없던 여주를 떠올렸다.
“야, 김태형.”
걸어가는 동안 한참을 말이 없어 잠이 들었던 줄 알았던 여주가 태형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김태혀엉.”
“무거우니까 말 시키지마”
여주가 말을 할 때마다 입술이 귀에 닿았다. 태형은 붉어진 귀를 여주가 눈치 못 채길 바라면서 계속 걸었다.
“너는 한 번도 안 울었어?”
“뭐가.”
“나랑 헤어졌을 때 말이야….”
여주의 목소리에서 물기가 느껴졌다. 태형은 아랫입술을 물었다.
“나는 진짜 어어엄청 울었는데… 맨날 맨날.”
“울긴 왜 울어. 네가 차놓고. 울어도 내가 울어야지.”
“너무 보고싶어서.”
태형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허공을 향해 있는 태형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진짜 엄청 보고싶었단 말이야.”
“…….”
“있지, 나느은… 우리가 너무 오래 만났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너한테 설레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너 그렇게 가고 나서 바로 아니라는 거 알았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괘씸한 거야. 어떻게 헤어지자고 하자마자 그렇게 나가냐구… 그래서 일주일만 있다가 연락해야지, 했거든. 근데 세상에, 너가 나 차단했더라.”
태형은 여주와 헤어지고 카톡부터 페북, 전화번호까지 차단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사실 문자도 몇 번 보내고 카톡도 계속 보냈는데, 끝까지 안 읽어서 차단 당한거 알았어. 진심 매정한 새끼… 그래, 근데 너는 차인 입장이니까, 당연히 기분 별루였겠지… 차단 한 건 그렇다 쳐. 인정. 근데 너 학교에서도 나 완전히 쌩까더라.”
“…너 연락하는 사람 있었잖아.”
“그래, 그니까… 그 때 소문이 그렇게 나는 바람에. 석진 오빠는 진짜 그냥 친한 오빠였거든. 동아리때문에 좀 붙어다니면서 그런 소문이… 근데 그렇게 소문 났을때도 나는 너만 신경썼다. 너는 알고 있었구나, 역시…. 근데 나 그오빠랑 사귄거 아냐, 진짜, 그냥 같은 동아리라서…”
“뭘 또 변명을 해. 다 지난 일인데.”
석진과 함께 웃고있는 여주를 보았던 날, 수업도 다 빼먹고 하루종일 피시방에 쳐박혀 게임을 했던 자신을 기억해낸 태형이 작게 헛웃음을 내뱉었다.
“아무튼, 내가 그래서 종강파티 날 너한테 말 걸어보려고도 했는데… 너가 끝까지 안 오더라. 물어봤더니 바로 군대 갔대… 진짜 미친놈 아니야? 그렇게 가버리는 게 어딨어. 그날도 내가 얼마나 울었는데.”
여주는 갑자기 화가 난 듯이 몸부림을 치며 다리를 덜렁거렸다. 태형은 여주를 고쳐 업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런 말을 이제 와서 왜 하는거야? 태형은 묻고싶었다.
“그럴거였으면 끝까지 나타나지나 말던가.”
“…….”
“진짜 미워, 김태형.”
“…지금은? 지금도 미워?”
태형은 여주의 대답을 기다리며 계속해서 아랫입술을 괴롭혔다. 여주는 조금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아니. 안 미워.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태형은 이제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이 너무 아파서, 차라리 자신을 미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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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 아프지마 ㅠ!!!!!!!!!!!!!!!! (와장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