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모르는 선배가 자꾸 밥을 산다._16 more expensive value.
W. 사라질사람
(음악을 틀어주세요.)
-음악이 중간에 바뀔예정이니 중간에 링크가 나오면 그때 바꿔주세요:)
여주는 남준과 그간의 과거를 잘 풀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남준은 데려다 주고싶지만 남은 일이있어, 데려다 주지 못할것같다며
한참 시무룩해 있었다.
여주는 그런 남준에게 괜찮다며 웃어보이곤, 다음에 보자며
손을 흔들며 그의 연구실에서 나왔다.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감정들이 들끓기에 가만둘 수 없던 감정들은
점점 차갑게, 차갑게 식기 시작했다.
이젠 모두가 제자리를 찾아오는거였다.
-여주야
"선배, 나 학교에요"
-...
"빨리와줘요, 보고싶어"
-당장갈게
"..."
-나도 보고싶어.
여주는 전보다 더 급하게 전화를 받는 석진의 목소리에
괜히 석진의 모습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그리고 그 상상은 곧 여주의 입꼬리를 위로 당기기에
충분했다.
여주는 공학관에서 좀 더 내려가, 그의 차가 들어올 수 있는
정문으로 향해 걸어갔다.
저 멀리 빠른속도로 들어오는 석진의 차에 여주도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그를 반겼다.
석진은 차를 여주앞, 근처에 급하게 주차를 하고는 빠르게 차에서
내려 여주에게로 향했다.
여주만을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에서는 맑은 빛이 가득 빛나고 있었다,
그 눈빛이 여주의 기분을 너무 좋게 만들었다.
'나도 아름다운 저런 빛이 날까?'
선배가 그런 눈빛을 나에게서 봤으면 좋겠다.
너무 예뻐서 당장이라도 입을 맞추고 싶거든.
석진이 여주앞에 서자, 여주는 급하게 석진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물었다.
"혹시, 거북하면 말해줘요"
"..."
여주의 말에 석진은 살짝 움찔 했지만
나 선배가 정말 보고싶어서 안 안고 있으면, 죽을것같단말이에요.
라고 말하며 자신을 좀 더 깊게 안아오는 여주에,
기분좋은 미소를 얼굴에 가득 걸치며
여주의 작은 등을 양손을 들어 감싸안았다.
"내가 그럴리가 없잖아."
그는 언제나 여주에게 진심이었다.
석진은 여주와 함께 집에 돌아오자마자 여름이지만 쌀쌀해진 저녁 공기를
마셨을 여주를 위해 따뜻한 차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주방 식탁에 앉아있는 여주를 향해 건내주었다.
"고마워요"
여주는 조심히 차를 한모금 마신후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내가 지금 부터 선배한테 할 얘기는"
"..."
"처음으로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거라"
"..."
두서가 없고, 막 이상할지도 몰라요."
석진은 그렇게 말하는 여주의 손을 조용히 감싸쥐었다.
난 괜찮다고, 그러니 너를 말해달라고.
꼭 말은 안했지만 여주에게 그리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런 석진의 눈을 바라보며 살풋 웃음을 띄웠던 여주는
이내 자신의 과거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했다.
남준을 만나고 부터, 남준의 동생이 태형, 그리고
그런 둘 사이에 자신, 마지막에는 태형의 죽음으로 여주 자신이
힘들게 보냈던 시간들 까지 모두. 빠짐없이 석진에게 말했다.
남준과 잘 해결이 되었다고 해도, 태형의 죽음에 대해서는
면역이 절대 생기지 않았다.
제가 죽인게 아니라도, 어쨌든 그 아이의 상처를 몰라본건 사실이었어요.
저는 명확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마지막을 봤던 그 아이의 눈빛은 너무도 외롭고
쓸쓸했거든요. 그냥 그아이를 마지막으로도 안아줄걸,
그냥 너와 좋은 친구가 하고싶다고 할걸 그랬어요.
나, 너무 이기적이죠.
석진은 가만히 여주를 바라보다가 금세 자리에서 일어나 여주의 뒤로가서
가득 안아주었다.
그 포옹은 여주에게 백마디 위로보다 더 큰 위로가 되었다.
여주는 잘게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는 허리를 굽혀 자신의 목을 감싸고 있는 석진의 손을 풀어냈다.
그리고는 그의 앞으로 몸을 돌려 석진을 올려다 보았다.
"이젠 선배차례에요."
"..."
"말해줘요"
"..."
"나한테 하고 싶었던 말"
빨리 해줘요, 여주가 뒷말을 내뱉기도 전에 석진은 빠르게
허리를 다시 굽혔다 그러고는 양손으로 소중하다는 듯이 여주의 양 뺨을
감싸고 여주의 아랫입술을 살며시 물었다.
놀라서 가만히 있던 여주는 석진이 고개를 틀어 윗입술을 물었을 때 쯤,
어색하게 있던 팔을 들어 석진의 목에 자연스럽게 둘렀다.
여주가 석진은 감싸안자, 석진도 더 깊게 여주의 입술을 배어물었다.
꼭 매일 그렇게 사랑을 나눴다는 듯이 모든게 자연스러웠다.
한참 서로의 입술을 갈구하듯이 물었을까, 석진은 조심스레 여주의 입속으로 자신의 혀를 밀어넣었다.
여주는 잠깐 움찔 했지만, 뜨겁지만 조심스러운 그를 그대로 받아주었다.
너무 따뜻하고 기분좋은 설렘에 누구의 심장인지 모를 정도로 빈틈없이 붙어있는 두개의 심장이 쿵쿵 빠르게 뛰었다.
석진이 여주에게로 다가오며 깊게 입을 맞춰와서 그런지 여주는 자연스럽게 주방 식탁으로
등을 기대며 완전히 식탁에 누워있는 자세가 되었다.
여주가 석진의 페이스에 숨을 조금 쉬기 힘들어 하는것 같아보이면
석진은 조금씩 여주에게 숨을 불어넣어주었고,
여주의 하릴없이 식탁에 걸쳐져 있던 다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자신의 허리에 감았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여주의 머리가 식탁에 부딛히지 않게 뒷머리를 감싸안았다.
하아,
얼마나 긴시간 서로를 갈구하며 입을 맞추었는지 석진이 살며시
입을 떼었을 때, 여주의 입술은 잔뜩 번들거렸고 석진 또한
누구의 타액인지 모르는 것이 입술에 잔뜩 묻어 있었다.
여주는 과거의 당했던 입맞춤과는 다르게 너무나 부드럽고
자신을 설레이게 하는 입맞춤에 얼굴서 부터 귀까지 붉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그런 여주를 내려다 보는 석진은
이 보다 더 귀할 수 는 없다는 듯이 여주의 등허리 쯤에 손을 집어 넣어
여주의 상체를 일으켜 세워주며 그녀를 자신의 품에 가득 안았다.
그러자 여주도 손을 들어 그의 너른 등을 가득 감싸안았다.
"사랑해 여주야"
푸흐-
"..알아요 "
석진의 사랑한다는 말에 여주는 잘게 웃으며 그의 사랑을 받았다.
그렇게 석진은 사랑한다는 자신의 감정을 쉼없이 여주에게 쏟아냈고,
여주는 그 감정을 정신없이 받아냈다.
치기어린 사랑에서 나오는 다급하고 부드러운 키스였다.
여주는 근 사흘이나 석진의 집에서 지냈다.
그러다 공허한 마음이 들어 무엇을 잃었다 깊게 생각을 했다.
'내가 무언가를 잊을것 같단 말이지'
어제, 회를 먹을 때 간장 종지 말고 초장을 찍어먹었나?
감정이 점차 정리가 되고, 자신을 얽매었던 것들이 사라지자
원래의 여주로 돌아왔다. 정말로 모든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부질없는 여주가 하는 사이 석진에게로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왔고.
쇼파에 앉아서 주방으로 걸어가며 전화를 받는 석진을 보던
여주는 한층 낮은 석진의 목소리에 급하게 티비의 볼륨을 낮추었고,
그녀가 잊고 있었던 목소리가 석진의 휴대폰에서 가득 들려왔다.
"여보세요"
-너, 어디야
"...야 나 네 선배야"
-내가 그거 물었어? 어디냐고 묻잖아.
"글쎄,
선배는 자신의 마지막 말로 전화를 끊었지만, 여주는
선명히 들린 그 목소리에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정국이죠, 정국이.."
"응, 전정국이네"
"저, 이젠 제 집에 갈게요."
"..그래"
"내일 전화할게요! 내일 봐요"
"응, 기다릴게"
석진은 여주를 너무 잡고싶었지만, 정국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흔들리는 여주의 눈동자에 그냥 보내줄 수 밖에는 없었다.
'나는 괜찮아, 언제든 돌아오기만 해.'
전하지 못한 말을 마음속을 곱씹으며, 여주를 보내주었다.
여주는 석진의 집에서 지내면서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정국에게 연락을
할 수 가 없었다. 그리고 솔직하게는 석진과 함께하는 동안
정국을 잊은 채 지냈다.
'내가 정국이를?'
과연 내가 잊은채 지낸게 맞을까?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게
석진이라서, 잊었던 걸까?
아, 그건 장담 못하겠다.
여주는 집으로 향하는 내내 정국을 걱정했다.
정국이 자신과 연락이 하루만 안되도 잔뜩 걱정을 하며
자신을 돌봐주려 하듯,
여주 자신도 정국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선배의 휴대폰속 정국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꽤 많이 화가 나 보였거든.
여주는 석진에 집에서부터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혹여나 아직까지도 자신을 기다리는 정국이 있을까봐.
"전정국!!!"
정국을 부르는 여주의 목소리에 여주의 자취방 문앞에 앉아있던 정국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텅빈 눈동자로 여주를 살폈다.
다행히도 여주는 다친곳 없이 잘 지낸 것 같아보였다.
그 이상한 남자를 만나고 많이 힘들어 보였는데, 다행이다
그리고 안심했던 정국은 곧 눈이간 여주의 옷차림에
정국의 눈은 어긋나기 시작했고, 입안에서 혀를 굴려 공갈 사탕을 물었다.
정국이 심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너 왜 그런 옷을 입고 있어?"
"어? 아 석진선배가 좀 재워줬어"
"뭐?"
"내가 집에 있는게 힘들어서"
그럼 나를 찾아 왔어야지, 내가 너 옆에 더 오래 있었고,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데 왜 거기로 갔어?
다다다 이어지는 화가 잔뜩 난 정국의 목소리에 여주는 아무말없이
정국을 올려다 보았다.
그러다가 얌전히 정국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아무일도 없었어, 정국아"
"..."
"정말, 아무일도"
그런 여주의 말에, 올 곧은 여주의 눈빛에 정국의 눈이 탁 하고 풀리더니, 그대로 여주에게로 쏟아졌다.
"김여주, 너 알잖아."
"..."
"내가 널 어떻게 생각하는지."
"..."
너 다 알잖아, 사랑해 여주야
정국의 눈물섞인 말에 그저 여주는 축축히 젖어가는 자신의 어깨를
느끼며 천천히 정국을 감싸 안아주었다.
그래 봤자 젖어가는건 석진의 티셔츠 였지만.
둥둥_ 맞닿은 두개의 심장인지 하나인지 모를 심장이 애처롭게 울리고 있었다.
여주의 눈에 가득 찬 보름달이 서글프게 울고 있는 듯 했다.
(음악을 꼭 바꿔주세요:)
그 날이후 정국이 갑자기 보이지 않았다. 실습도, 그리고 다음 학기 수업도
모두 여주는 혼자 들어야만 했다.
전화도, 연락도, 정국은 모두 받지 않았고, 학사관리과에 연락을 해보니
개인 정보이기에 알려드릴 수 없다는 말만 되내일 뿐 정국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정국은 여주에게서 아주 없어졌다. 흔적도 없이 그렇게.
정국이 사라지고 그를 찾으려 했지만, 여주는 정국이 자신에 대해
알고있는 정보에 비해, 자신이 정국에 대해 알고있는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나는 정국이에 대해 아는게 없구나.
너는 거의 나의 모든것을 알고 있었는데.'
집도, 그의 가족사, 그리고 모교 등 아는게 하나도 없었다.
'너는 마음만 먹으면 나를 흔적없이 떠날 수 있었구나'
그와 지낸 4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들이 불현듯
여주의 머릿속에서 지나갔다. 그 기억들 속 여주는 행복하다는 듯이 웃고있었다.
정국이 여주의 우울한 모습을 보기만 하면 어떻게든 웃게 만들어줬었거든.
'너무 보고싶어 정국아, 나 힘들어. 옆에서 달래줘야지.'
너무나 그리웠다. 아무리 석진이 자신의 옆을 지켜준다고 해서,
남준이 가끔 이야기를 들어준다고 해서,
정국의 몫까지 채워주기는 턱없이 부족했다.
여주는 그렇게 정국을 계속해서 그리워했다.
석진의 넘치는 사랑을 받으면서 그렇게 계속 정국을 그리워했다.
"여주야, 나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너를 미워하지 않아."
"..."
"다 괜찮아, 정말"
"..."
"그러니까 너무 너를 자책하지마 여주야."
오늘 낮에 석진은 문득 힘들어 하는 여주를 보며
다정한 눈빛으로 말을 꺼냈다.
여주가 꽤나 힘든 생각을 하는것처럼 보여서 너무 마음이 아팠기에
그리고 그말은 곧 여주의 심장에 깊게 박힌다.
그렇게 여주는 석진에게 조금 쉬고 싶다고 말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그냥 여주는 석진에게 너무 미안했다.
선배랑 함께 있으면서도 나는 정국이 생각이 났거든.
열심히 달리며 집으로 돌아갔다. 여기는 나혼자니까
이 부끄러운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 안해도 되니까.
그리고 정국을 그리워하며, 여주는 점점 딜레마에 빠졌다.
과연 이 그리움들이 사랑일까, 아니면 석진을 향해 뛰는 이 심장이 사랑일까
그렇다고 정국을 향해서 설레이는 감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두사람에 여주는 자신이 너무너무 미웠다.
정말 나는 이렇게나 이기적인 사람인가 싶기도 하고
이 감정들은 대체 뭘까 싶기도 했다.
엄청난 갈등속에서도 여주는 정국이 보고싶어졌다.
이럴때 매일 같이 고민해주는데, 늘 내편이 되어주었는데
언제나 정국이 같이 있었기 때문일까? 다시 그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역시 답은 '모르겠다' 였다.
넌, 나에게 뭘까 이 감정은 뭘까,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불어나는 생각의 바다속에서 여주는 시린눈을 감았다.
감은 눈속은 깜깜하고 별 하나 걸려있지 않은 조용한 바다였다.
그 속에서 숨막히는 고요속에 여주는 홀로 서있었다.
가슴속 깊이 차오르는 외로움에 더 깊게 눈을 감은 여주는 얼마 안있다가, 까무룩 잠에 들었다.
내일은 작은 별이라도 하나가 저의 졑에 있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렇게 여주는 깊은 잠에들었다.
어느새 막학기 마지막 수업을 앞둔 시간이 되었다.
그 수업은 교양 필수 과목으로 현대인의 감정에 대한 수업이었다.
교수는 남준. 남준의 수업은 그의 성격답게 정갈하고, 깔끔했다.
그리고 뛰어난 외모로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그렇기에 여주는 남준을 학교내에서 만나면 장난스러운 미소로 늘 놀렸었다.
그만큼 서로에게 좋은 친구가 되었다. 서로의 편이 되어주는 그런 친구.
여주는 힘들었지만, 기분 좋게 마지막 수업인 남준의 수업을 위해 강의실로 향했다.
'학기가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종강하는 마지막 수업시간이 되었네요,
오늘은 마지막 수업이고, 보강인 만큼 전에 공지드린것과 같이
출석은 부르지 않겠습니다.
오- 그런데도 많은 학생들이 나와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오늘은 우리가 현대인의 감정 중 기말고사의 문제였던 사랑의 정의
에 대해 짧게 말하고 수업을 마치려고 합니다.
어, 여러분들이 적어준 답변들 아주 잘 읽어보았습니다.
다양한 감정의 변화, 그리고 집착의 시작 등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를
적어주셨더라고요. 아주 즐거웠답니다.(웃음)
다들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을 잘 하셨더라고요,
그럼 이젠, 출제자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준이 강의실의 칠판쪽으로 걸어나오며, 자리에
가득 채워져있는 학생들에게 눈길을 주면서
말을 시작하자, 모든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멈추고 그에게 집중하며
남준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카리스마있으며, 강단있는 목소리였으나, 부드러운 어투와 표정때문인지
자연스럽게 여러 생각들로 산만했던 여주도 남준에게 금방 집중이 되었다.
'사람들은 몇년의 연애를 하다보면 그 사람이 익숙해 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익숙함 속에서 설셈을 찾을 수 없다며, 헤어지죠
뭐 엄마같다, 너무 편해진 것 같다는 둥 별 같지않는 이유를 들면서 말이죠.
그렇지만 헤어지고 타인을 만나게 되면 깨닫게 되죠,
아, 이 편안함 이라는 것이 나를 위한 아주, 작고 사소한 마음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구나.
이런게 사랑이구나 하고말이에요.
이처럼 사랑은 여러 다양한 마음들과 행동들이 섞이고 섞여서 만들어집니다.
예를들어 이야기를 해본다면 이사람을 웃게하고싶은 마음에 하는 우스꽝스러운 말들,
-주야, 우유가 아프면 뭔지 알아?, 앙팡! 앙~팡~"
-여주야 뽑으면 우는 채소가 뭔지 알아? 우엉 이래,..어, 안웃겨?
그리고 이사람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거리가 아무리 멀고 험해도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을 산다던지,
-마카롱집에 줄이 엄청 길더라구ㅠㅠ
-저기 강원도 쪽에 진짜 맛있는 물회집 있더라 내일 같이 가보자.
심지어는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을 위해 하는 아픈 선택까지.
참 많은 마음과 행동들이 모여서 사랑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많은 마음들이, 또 행동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이, 사랑을 정확하게 정의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여주야, 오늘도 사랑해
-사랑해, 여주야
음, 그런 사람은 없다고 저는 자부 할 수 있습니다.
저조차도 사랑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그 문제는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을 진솔하게 적으신 분들은 모두
정답처리를 했답니다. 하하, 사랑은 잘못된 것이 없으니까요.
아, 종강인데, 얘기가 너무 길어졌나요?
푸흐- 죄송합니다. 짧게 한다는 게 그만,
제가 마지막 수업에서 여러분께 하고 싶었던 말은
망설이지 말고 사랑하세요,
아무도 당신의 사랑을 나무라는 사람은 없고,
자격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마음을 고민하는 여러분의 모습마저도 너무나도 사랑스러우니 말이에요.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한 학기동안 여러분과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즐거운 방학 보내세요.
남준의 마지막 수업을 듣다가 불현듯 여러가지의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펼쳐졌다. 마치 흑백의 옛 영화의 필름처럼
촤라락 하고.
그속에는 석진도 그리고 정국도 있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내가 정말 그들에게 사랑스러울까
정말 이기적이지만,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
난 그둘에게 받는 사랑이 좋거든.
또 그 둘이 떠오르는 나는 정말,
여주와 석진의 졸업식이 다가왔다.
여주는 정국이 사라진 1년이 넘게 그를 기다렸고, 기다렸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무치게 그리웠고, 보고팠지만 꾹 참고 기다렸다.
언젠가는 나타나 주겠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저를 안아주겠지.
그러나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내일 졸업식인데 어때
"음, 그냥 그래요"
-어..그럼, 조교로 취직한 소감은?
"아,..그거 제가 금기어라고 했잖아요!
여주는 학교를 내일이면 졸업하지만, 학교에 더 남아 공부를 하기로 했다.
조교로 일하면서 교수님을 옆에서 돕고,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어쩌면 미련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
여주와 석진은 여전히 다정하고 행복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석진의 고백이후로 여주도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고 했으나
정국이 사라지면서 도로묵이 되었다.
온전히 석진만을 바라볼 수 없는 여주의 마음이
석진에게도 닿았는지, 언제든 함께 있어주겠다며
여주를 위로해주었다.
-잘자, 좋은꿈 꾸고
"네, 선배도요 행복한 꿈 꾸세요"
-그럼, 난 여주 꿈 꿔야겠다.
"그거 정말 좋은 꿈이겠네, 행복하겠어"
-꿈 속의 여주는 조교가 되어있겠지?
"아!!선배!!"
-오늘도 사랑해.
"..아."
-잘자고 내일봐
"...네."
자신의 자취방, 식탁에 앉아, 전화를 이어가던 여주는 전화를 마치고
자신의 휴대폰 속 화면에 '석진선배' 라고 쓰여있는 글씨를
조용히 응시했다. 점점 석진의 '오늘도, 사랑해' 라는 말이 떠올라,
불현듯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휴대폰을 식탁에 올려두고 두손으로 얼굴을 가득 가렸다.
'사랑해, 여주야' 그러다가 마지막을 저에게 했던
정국의 말이 귓가에 울려 퍼진다.
졸업식 당일이 밝아 왔다.
적당한 햇빛과 적당히 쌀쌀한 겨울이었다.
곧 봄이 찾아 오겠지만, 아직은 너무 쌀쌀하고 코 끝에 날카로운 바람이
불었다. 여주의 부모님은 길이 너무 막힌다며 조금 늦을 것 같다고
연락이 왔고, 석진은 과에서 우수한 성적을 졸업하여 학과장 상을
받느라고 여주는 홀로 졸업식이 이루어 지는 강당에 앉아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부모님에게 연락이 왔다.
강당의 위치를 몰라 정문 쪽에서 헤매고 계시다는 연락이었다.
'하여간, 표지판 따라오라니까'
여주의 부모님은 표지판 따위를 보시지 않는다. 이상하게.
여주는 떨어질 것 같던 학사모를 머리에 다시한번 고정을 시키고는
겉옷을 자리에 얌전히 올려두고 강당에서 빠르게 정문쪽으로 이동을 했다.
바람이 제법 쌀쌀해, 위아래로 정장을 입고 가운만 걸친채라 양 팔을
슬슬 감싸며 걸음을 서둘렀다.
그러다가 공학관을 지나가는데, 여주는 저멀리서 노란 툴립을 들고 오는 익숙한 인영을 보고는
양팔에 힘이 빠져 추운데도 불구하고 가만히 다가오는 그사람을 바라봤다.
"정..!"
저멀리서 예쁜 노란 튤립꽃다발을 들고서 걸어오는 정국에게로
정국이 도망갈새라 이름도 다 부르지 못하고 미친듯이 달려갔다.
졸업을 축하한다며 석진이 선물했던 값비싼 로퍼가 망가지던 말던,
저의 머리에 꼭 맞게 썼던 학사모가 떨어지던 말던,
전속력으로 정국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정국은 그런 여주를 빤히 바라보다가 얌전히 양팔을 벌렸다.
여주는 그대로 달려가, 정국의 품에 가득 안겼다.
여주는 쉴 새 없이 흐르는 눈물을 뒤로한 채, 정국의 품안에서
흐느끼며 정국의 뒷목에 팔을 감아 더욱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정국은 그런 여주의 허리에 팔을 감아 받아주었고,
"너!너 어디갔다온건데!하..내,가"
쉬-
나, 찾았어?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찾았는데!"
"푸흫 우리 여주가 날 찾았대"
"야! ,너,어는 흡"
아구 우리 여주 울보가 다 됐네,
정국은 자신의 품속에서 흐느끼며 잔뜩 눈물을 흘리는 여주의 등을 천천히 토닥여 줬다.
그 손길에 애정과 사랑이 가득 해서, 너무 익숙해서 여주는 더더욱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여주가 정국, 자신의 키 때문에 허리가 뒤로 휠까 무서워서 정국은
한팔로 등허리에서 뒷복 부근까지 부분을 감싸안았다. 다른 팔로는 여주의 고개가 꺽일라
뒷목을 가득 움켜쥐고는. 춥게 입은 여주가 추울새라 더더욱 가득 자신의 코트속에 여주를 감싸안았다.
"흐, 정국아"
"응, 여주야"
"너무,너무 많이 보고싶었어"
"나도, 엄청 많이"
"그리고,..내가 너무 이기적이지만,.."
여주는 갑자기 정국의 품에서 나와서 정국의 두눈을 바라봤다.
자신의 두눈에 가득 고여있는 눈물을 닦아내면서 계속 바라봤다.
여주의 뒷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정국은 다 안다는 듯이
맑게 웃으며 여주를 다시 감싸안았다
"나도, 나도 정말 많이 사랑해."
그리고는 여주의 마음을 어루 만져줬다.
그런 정국을 아는 여주는 더더욱 정국을 안으며
그의 품속에서 꽤 오랜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여주는 정국과 재회를 했다.
노란 튤립이 피기 시작하는 아름답던 2월이었다.
'이게 사랑이구나'
여주의 마음속에 이 한마디가 울려퍼졌다.
그러자 마자 여주의 심장은 걷잡을 것 없이 빠르게 진동하며 뛰기 시작했다.
비로소 자리를 찾은 사랑이었다.
졸업식을 마치고 정국과 석진 그리고 여주는 함께 저녁식사 약속을 잡았다.
점심은 부모님과 약속이 있다는 여주를 향한 둘의 배려였다.
그리고 저녁식사를 하며 여주는 정국을 다그쳤다.
어딜갈꺼면 말을 하고 가야지, 걱정 많이했다, 내가 그동안 너에대해 아는게 없더라
집주소랑 비상연락망 등 정국에게 모든 정보를 말하라며 재잘재잘 끝도없이 다그쳤다.
그리고 사실, 정국은 사라진 기간동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왔다고 했다.
자신의 마음을 알고도 매정하게 석진에게로 가버리는 여주를 차마 볼 수 없어서
자원 입대 소속을 빠르게 마치고, 가버렸다고. 연락없이 가서 미안하다며 여주를 달래줬다.
여주는 그런 정국의 모습에 눈물을 터트리며 끝없이 사과를 했다.
그리고 그런 둘을 보며 석진은 얌전히 소주를 비워나갔다.
너무 씁쓸한 소주의 맛이 이상하게 달달하게 잘 넘어갔다.
여주는 조교일때문에 학교로, 그리고 정국은 학생의 신분이므로
학교로, 석진은 회사로. 석진은 학교에서 여주와 학교에서
마주치는 정국이 미치도록 부러웠다.
석진은 불현듯 졸업전 여주와 나눴던 대화가 떠올랐다.
_졸업전
'조교? 대학원 가려고?'
'..네, 미련이 남아서'
'그것도 나쁘진 않겠다. 우리학교 분수대, 꽃 피면 예쁘잖아.'
'...그렇죠 여름에도 예쁘고,'
'그럼 꽃피면 여기서 도시락 싸워서 데이트하자, 어때?'
'...좋죠, 도시락은 신선해서 팔딱팔딱 뛰는 회로 준비해주세요.'
그 미련은 공부가 아니라, 정국이었던 걸까?
석진은 작게 웃어보였다.
그리곤 옆에서 쉬지않고 조잘대는 정국을 보며
웃는 여주를 바라봤다.
'이렇게 다른 남자옆에서 까지 사랑스러우면 나는 어쩌라고.'
너무나 비참했지만, 여주와 정국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그저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
_삐빅
정대리님
안오세요? 오늘은 회의라
자유출근이라고 해도 오셔야 할텐데
오전 9:02
'망했다.'
아버지 회사에 취직한 석진은 낙하산이라는 말이 듣기 싫어 말단사원으로
취직을 했고, 제 사수인 정대리를 만났다.
정대리 그는 오묘하게 차갑고, 따뜻한 이중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회의 지각을 제일 싫어한다.
고로, 뛰어야지 아악!
석진선배
나 지각..여주 보고싶다..
오전 11:22
010-XXXX-XXXX
정구기
여쥬! 오늘 날씨 디게 좋다!
데이트 가자!
오후 1:01
010-XXXX-XXXX
석진선배
선배, 오늘도 화이팅!
오후 1:40
010-XXXX-XXXX
정구기
그럼 우리집으로 올래?
나 콩나물국 끓였는데
오후 1:32
010-XXXX-XXXX
_지잉
정구기♡
"응 정구가"
-오오! 콩나물국!!!
"그래, 콩나물국 끓였어"
-뛰어갈게!
"비밀번호 알지? 그냥 치고 들어와 나 씻어야 하니까"
-..씻어?
"응, 데이트 가자며..?"
-..아냐아냐 오늘은 집데이트 하쟈!흫
"뭐야, 너 응큼해.."
-정구기 뛰어감!
_뚝
안녕하세요 글쓴이 사라질사람입니다.
오늘 편으로 해서 이젠 남은편이 완결만이 남았네요.
분명 제가 중간에 관둘 줄알았는데..여기까지 왔다니..
모두 여러분들 덕입니다...ㅎ..
너무 급작스럽게 완결을 짓는게 아닌가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실텐데
저는 실은 훨씬 전부터 이미... 남준과의 일이 풀리면 바로 뚝 끊어서 완결을 내려고 했답니다.
하하하..쓰다보니 길어진것이었죠.. 부끄러운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분께 감사드려요.
(이런말하니까 꼭 완결 후기 같네요..아직 완결 아닙니다.^^)
이 번글에서 남자 주인공이 보였는데,ㅎㅎㅎ보였나요..?
실은 지난편과 계속해서 남주에 대한 떡밥을 흘렸었는데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어요..
(남주에 대한 떡밥은 후기에서 모두 알려드리겠습니다.!)
제목은 밥선배지만 남주가..전혀 쓸데없는..정국,,?
하핳ㅎ
저는 정국을 무조건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을 하는 사람으로 쓰고 싶었어요.
그리고 석진은 특별한 사람을 향한 사랑으로 쓰고 싶었구요.
그래서 정국은 과거도 모르지만 여주에게
석진은 다른이와 다른 여주에게 사랑을 느낀것이죠!
(석진은 다른이와 다르게 여주의 과거를 알고있는 것처럼요! 서로 다름에 대해 느끼는 절절한 사랑..)
그럼 이번편에 대하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여주는 정국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자신이 석진을 사랑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석진과의 키..ㅅ..에서 느낄 수 있을것이여요..부끄럽네요..이런걸 못써서하하..)
그러나 정국이 사라지자, 정국의 생각이 가득 여주의 마음에 차게 되고, 그간의
친구로서 정국을 대했던 자신의 모습과 지금의 자신에게서 혼동을 느낍니다.
그리고 나서는 나중에 정국을 다시 보게 되었을때 확신합니다.
'아, 이게 사랑이었구나.' 하고 말이죠.
편안함에서 주는 사랑과 무조건적인 사랑은 불가항력으로 사람을 바보로 만들죠.
처음에는 이게 사랑인걸 몰랐다가, 나중에 그 사랑이 사라져야 깨달으니 말이에요.
그런 과정을 여주가 겪었구나 라고 생각해주시면 된답니다!
정국이 왜 이렇게 여주에게 헌신적이었는지는 다음편에 여주와 정국의 과거 이야기에 쓰여질 예정입니다.
그럼 오늘도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제 사랑을 아낌없이 모두 드리고픈 암호닉 분들
[래카럽] 님, [흑임자]님, [청포도]님, [진이]님, [리오]님, [껌딱지]님
[당근당근]님, [따옴]님, [뿜뿜이] 님, [꾸깃꾸깃] 님, [열매 달 열이틀] 님, [븅븅] 님, [더 퀸] 님, [쿠키두] 님, [까까] 님
여러분들..댓글덕분에 여기까지 왔습니다.
응원해주시고, 늘 부족한 글을 즐겁게 읽어주셔서 갑사합니다.
말이 두서없이 또 길어졌네요. 그냥 사랑한다는 말 꼭 하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오늘도 안온한 밤 되세요:)
그리워-메이트
(16화 여주 테마곡)
어젠 또 너를 만났어 매일 밤 꿈속에 날 떨리게 하는해맑은 웃음은 여전히 빛났고 여전히 못난 날 부끄럽게 하는 그리워그리워나를 아는 너의 눈빛이 난 슬픈 마음속에 꿈을 깨었을 때 앙상한 마음만 남겨져 있군요 숱한 거짓 속에 무뎌진 진실과 그 가면 너머에 채워진 눈물이 이젠 그리워그리워나를 아는 너의 눈빛이 난 그리워 미안해미안해나조차 나도 잘 모르게 돼서차가운 웃음도 이제는볼 수도 찾을 수도 없지만 이별의 아픔도 차가운 먼지 속에 흩어져있지만 머릿속 가득한 지워지지 않는 네 움직임들이 이젠그리워그리워나를 아는 너의 눈빛이 참을 수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