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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팊
내가 그를 내 목표로, 우상으로, 또는 라이벌로 굳게 다잡은지도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기억이 나지않는다. 아마도 그렇게 오래, 나는 항상 '너'라는 남자의 뒷모습만 바라봐왔었다. 아니, 바라보고있다. 항상 내 시선의 끝에는 그가 있었고, 그 뒤에서 '나'라는 남자는 또 그렇게 묵묵히 뒤를 따랐다. 그의 등을 바라보는건 땅에서나,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물 속에서나 변함이 없었다. 언제나 그렇게 앞서가는 그가 부러웠고, 동시에 두려웠다. 더이상, 정말 내 손이 닿지않는, 내 눈이 닿지않는 먼 곳으로 가버릴까봐 그렇게나 두려웠다. 더이상 그의 등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기엔, 아마도 나는 너무 지쳐버린거같다.
" ‥후-…. "
무슨 일이지? 어디가 아픈가? 고민이라도 있나? 라는 답 없는 질문만 내 속에서 되내이다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고개를 푹 땅으로 떨군 그가 다시 눈에 띄었다. 갑자기 넓고 크게만 느껴지던 내 우상의 어깨가 그렇게 작고 여려보였다. 왠지 모르게 저 어깨를 이 손으로 토닥여주고 싶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아니,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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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목인 400m에서 겪은 참담한 경험은 끝도 없이 내 머리속을 맴돌며, 미친듯이 나를 옥죄여왔다. 결승에서 내 능력을 최대치로 당연히 올리지 못했다. 실패. 메달을 떠나서, 나는 또 내 경력에 오점을 하나 남겼다. 그게 심판의 오심이든, 아니였든 내 성격상 용납 할 수 없는 일이였다. 문득 그 날의 시상식이 떠올랐다. 시상대에 섰을때, 그냥 아무 이유없이 엄마가 그리웠다. 엄마의 품이 그리웠다. 모든걸 포기하고 도망가버릴까 하고 짧게 고민도 해봤다. 머리속이 뒤죽박죽 꼬여가고 있을때, 옆자리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시선을 옮기니 '그'가 바라보고있었다. 원채 키가 큰 그였기에 올려다보는거엔 익숙하다 생각했는데, 그날따라 그는 너무 크게 느껴졌다. 가슴이 미어질정도로 크게 느껴져서 아마 나는 그때 단순히 시상대에 올라가 있기때문이다. 라고 생각했던거 같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꽤 오래전부터 나를 우상이라고 말해오던 그는 항상 그렇게 어디에 있던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거 같다. 그의 그 마음이 어떤 느낌인지 이해가 가지만, 간혹 그는 내가 내 우상을 바라보는 시선과는 다른 시선으로 종종 나를 보기도 했었던거 같다. 물론 그 시선의 의미는 여전히 알 수 없고, 물어 볼 수 도 없었다. 아무튼 그날의 그 시선은 너무 밉게 느껴져서, 그냥 웃어주고 시선을 돌렸던거 같다. 우상의 위에선 그는 어떤 기분일까. 이젠 우상이 아니라 만만하게 보일까? 쓸데없는 고민이였다.
복잡해진 머리를 정리하려고 산책을 나왔는데, 텅빈 산책로를 걷고 있노라니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생각하기에 지친 나는 벤치에 주저앉아 하늘을 올려다봤다. 내가 보고자라던 하늘과는 다른 뿌연 하늘이 더 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마음은 그저 긴 한숨에 섞여 내려갔다. 고개를 숙인채 눈을 감았다. 얼마가 그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숙이고 있던 뒷목이 뻣뻣하게 느껴질때쯤 나는 뺨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에 눈을 번쩍 뜨고, 몸을 움츠렸다.
" -주스. "
쑨양의 짧은 말에 태환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그러자 쑨양은 고개를 끄덕였고, 태환은 하하 소리내서 웃고는 Thanks. 라고 짧게 감사의 인사를 건내며 음료를 건네받았다. 바로 먹기는 그랬는지 손에 쥔채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던 태환을 바라본 쑨양은 다시 한번 태환의 정수리를 톡톡쳤고, 그에 반응하듯 태환은 다시 올려다봤다. 쑨양은 마시라는 듯 몸짓을 했고, 태환은 아아…. 라며 짧은 탄식을 내뱉고는 음료수캔을 땄다. 맑은 소리가 울리고 태환은 음료를 한모금씩 천천히 들이켰다. 쑨환은 그 목울림을 한참이나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 콜록! "
" I don't know Chinese. "
기침을 멈춘 태환은 계속 중국어로 뭐라 말하는 쑨양에게 한마디하며 제 가슴을 쓸어내렸고, 쑨양은 한손으로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가 멋쩍은듯 뒷통수를 긁적거렸다. 그리고 시선을 살짝 떨군채 작게 웅얼이듯 다시 입을 열었다.
" Sorry, Park…. "
쑨양은 그 큰 덩치가 무색하게 뭔가 잘못을 저지를 어린아이마냥 풀죽은 얼굴로 시선을 떨군채 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태환은 잠시 두어번 눈을 깜빡이다가 풉. 하고 작게 실소를 터뜨리더니 이내 배를 잡고 웃었다. 쑨양은 왜 웃는지 알 수 없는 태환을 바라보다가 그냥 그의 웃음소리가 너무 기분이 좋았는지 따라서 웃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잠시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아무도 없는 런던의 산책로에서 단 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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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블라 " 이렇게 써진건 영어에요!
팊.
헐... 저 글 처음 써봐요 ㅇ<-< 원래 그림만 그리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이 너무 써보고 싶었어요 *u_U* 머리에 썰이 하나 떠올랐는데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너무 너무 쓰고싶었어요 ㅠㅜㅜ 원래 쓰려던거랑 달라졌는데 불꽃마크에여 ㅠㅜㅜ
바..반응보고 더 써볼게요..헿헤헤헤헤.. 아직 예고? 프롤로그??? 같은 느낌입니다 ㅋㅋㅋ
첫부분은 쑨양, 두번째는 박태환, 세번째는 작가 시점이에요!
커플링보고 이건 뭔가하셨져? 본격 위아래 구분없는 글임다
어...어떤가요...... *ㅡㅡ*........ 별로라그여..? 알아써여 짜질게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