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빙수. 이건 다 빌어먹을 녹차빙수 때문이다.
나 카페 알반데, 한가할 틈 타서 대충 끼적이는거라 시간 음슴. 그러므로 음슴체ㄱㄱ 반말 양해 바람.
21살 대학생임. 수능 끝나면 불행 끝 행복 시작, 지옥탈출인 줄만 알았지. 이건 무슨 이승탈출 넘버원이야.
1학년 등록금은 엄마가 대준대서 맘 편하게 놀았다. 고등학교 때 내 로망이 뭐였는 줄 아냐? 자체휴강이었음ㅇㅇ
대딩들이 자체휴강이니 공강이니 수업쩄니 하는게 부럽더라. 근데 그거 부러울거 없다. 원치 않아도 실컷 하게 될 테니까ㅋㅋㅋㅋㅋㅋ
파릇파릇한 신입도 한 학기임. 한 학기, 두 학기 지나고 겨울방학 때 되니까 좀 걱정이 되더라고. 휴강이던 공강이던 등록금을 내야 학교를 나올 거 아냐ㅋㅋㅋ
그래서, 허겁지겁 과외 시작했다. 과외 꽤 받음ㅇㅇ 나 이래봬도 꽤 알아주는 대학 다님.
근데 과외로 모자람. 자취방 월세 내야지, 수도세 전기세 뭐 세금 다 내고 나면 남는 것도 별로 없음ㅠㅠ
과외 중딩 둘에 고딩 셋인데 이것도 벅차서 오전 타임에 이 카페 알바 잡았음.
사실 운이 좋았음. 과외 하는 놈이 전날 술 쳐마시고 수업 짼다고 연락왔다. 쌔파랗게 어린놈이ㅡㅡ 여튼 고딩들이 아직 방학 안 한 때라 야간자율 끝나고 11시부터 과왼데, 10시 57분에 전화왔음. 개새.
발랑 까진 놈 아파트 초입에서 발을 돌려야 했음. 돈 받는 입장에 뭔 힘이 있겠음...ㅎ
서울은 서울인데 우리 동네가 좀 구석진 동네라서 새로 생기는 게 별로 음슴. 근데 카페가 새로 생겼는지 알바구함 써있더라. 시급도 세고 오전 타임이라 맘에 들어서 일단 들어갔음. 나 되게 첫인상 공부쟁이같이 생겼다고들 그래서 사실 까일거 예상하고 들어갔다ㅎㅎ 근데 왠걸, 키 크고 코 크고 자알생긴 오빠가 나오더니 알바 구하러 왔어요? 하길래 냉큼 네 했다. 대학생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지. 근데 다짜고짜 대학 어디다녀? 하더라. 왜 말 놓냐고 한 소리 할라다가 난 슈퍼 을이라 닥쳤음ㅎㅎ 비굴하냐? 현실이다.
OO대 1학년이요.
OO대? OO대? 너 OO대 다녀? 진짜? 너 공부 대빵 잘하나보다?
반응 핫하더라. 예상치 못한 반응에 나 갱장히 당황했음. 여튼 그래서 어쩌라고? 눈빛으로 쳐다봤더니 축하한단다. 내일부터 나오세요! 하는데 머리 뒤로 후광이 비쳤음... 암튼 그래서 알바한지 지금 3주째다.
각설하고 사실 중요한건 지금부터임. 2주 전, 그러니까 카페 알바 시작한지 고작 1주일째 되는 날, 어떤 남자가 내 인생에 거대한 파장을 불러일으켰음.
아, 잠깐만. 사장이 부른다. 티라미수 20조각 포장하래 미친ㅋ
끊어서 먄 낼올게ㅃ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