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길래 움직이질 않으시나?"
"그냥 지금 듣고 있는 노래도 그렇고
비도 오고 하니까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생각나서"
"그때 비맞고, 울고, ○○이 너 진짜 못생겼었는데~"
"뭐? 진짜?"
엎드려있는 준면이 오빠 엉덩이를 배고 누워있다가
훽 앞으로 돌아 오빠 얼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진짜? 진짜?"
재차 물어보니 으이구 하면서
자기도 몸을 일으켜 앉곤
나도 무릎을 마주 하고 앉게 했다
"그럼 이러고 같이 있겠나 쌩 도망가 버리지"
"얼굴 보고 만나는 나쁜 김준면 이였구만?"
"흐음 나도 남자니까 예쁜여자 좋지"
이제봤네 이제봤어 했더니 푸흐흐 웃으면서
오빠코가 내코에 맏닿았다
"예뻐서 좋은데 너니까 더좋아"
따뜻하고 기분좋은 오빠의 입술이
나에게도 그렇게 되라며 다가왔다
-
그렇게 오빠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 여름 이년 쯤을 함께 보내며
끌려가기 바빴던 암흑 속에서 빛은 점점 더 크게 자라는 중이다
"날씨도 더운데 시원한데 놀러갈까?"
"어디?"
"가보면 알지"
두세시간 정도를 차로 달렸을까
딱 그곳에서만 느껴지는
특별한 냄새로 어딘지 알아 맞췄다
"바다네?"
"어? 어떻게 알았어?"
"바다 냄새, 오랜만이다"
"가끔, 정말 가끔은 어쩌면 너가 여러가지를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바다 냄새에 빠져 흘깃 들었다
"응?"
"아니야, 전부터 노래를 불러서 딱 준비하고 온거지!"
아이고 예뻐 감동이야 감동 하며 창밖에 고정 되있던 고개를 돌려
얼굴을 찾아 짧게 뽀뽀 해줬더니
너 이걸로 다면 혼낼거다 하면서 웃음기 있는 목소리가
날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지금 구름은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줘"
내 손바닥을 가져가 손가락으로 뭉글뭉글 동그란 모양을 그려주는 오빠
이렇게 오빠와 지내며 손과 손으로 이야기 하는 시간도 그만큼 늘었다
"날씨가 좋은거 같네, 물결은 어때? 빛나?"
손바닥에 잔잔한 물결을 그리더니
"응 반짝반짝"
"못봐서 아쉬워"
"볼 수 없으면 느끼면 된다고 했지"
잡고 있던 손을 놓고 발로 가져가 신발끈을 풀어준 뒤
손을 고쳐잡고 앞으로 이끄는 오빠손을 그대로 따라갔다
한걸음 두걸음... 열걸음 스무걸음 조금씩 내딛다
차가운 느낌이 발가락, 발등, 발꿈치 차례차례 다가오고 멀어져가길 반복했다
"좋다 진짜 좋아"
"○○이 너 웃으니까 바다가 더 빛난다"
"오빠가 너무 그러니까 이제 막 진짜 같잖아"
"사실이긴한데... 그럼 나한테만?"
"그래 그게 더 좋다"
그렇게 손을 잡고 잔잔한 바다 물결에 발을 담구고 바다 냄새에 흠뻑 빠져있었다
"고마워 ○○아"
"응? 뭐가?"
"그냥 다. 지금까지도 내 곁에 있고, 이렇게 견디고 손잡고 있는거 까지도 다"
"항상 나대신 내가 해야되는 말 해주면 난 뭐라 말하지 진짜"
말이 끝나기 무섭게 끌어 안은 오빠가 믿음을 주듯 조금 더 힘을 주어 안아줬다
항상 함께 했던 믿음이 더 단단해지는 기분에 살풋 웃고 이어 말했다
"항상 고마워 오빠. 그냥 다 고마워, 지금까지도 그리고 그 뒤에도"
"이 세상 누가 너보다 예쁠까, 남은 그림 손바닥에 더 많이 그려줄게 뭐든 같이보면서
더 사랑받는느낌 느끼게 해줄께"
"아 맞다, ○○아"
"응?"
"딱 지금이 좋은거 같아"
"뭐가?"
"너가 고마운거 갚을 수 있는 시간"
바다보다 깊은 입맞춤 뒤엔
부부라는 이름으로 영원히 함께할 우리둘이 우리를 기다렸다
외롭게 모자라지도 부담스럽게 과하지도 않게 내 곁을 지켜준 당신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