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참 전화기를 붙잡고 씨름하다 걱정이 되 입술을 앙 물었다. 항상 바로바로 전화를 받는 편이었는데, 배터리가 없어도 내 번호가 뜨면 꼭 받는 놈이었다. 그런 놈이 전화를 받지 않으니 당연히 긴장 될 수 밖에. 벌써 여섯번째 전화였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지겨운 여자의 목소리만 들려 신경질적으로 종료버튼을 눌렀다. 아, 왜 안받아! 결국 손에 들고있던 휴대폰을 던져버렸다. 쿵 소리와 함께 퉁퉁 튕겨 나간 휴대폰을 보다가 결국 주춤주춤 그 자리로 걸어가 다시 집었다. 익숙한 11자리를 누르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단조로운 컬러링 끝에 전화가 끊기고 만다. 마음 같아서는 찾아가고 싶었지만 거실 밖에서 윤윤제 니 뭐하노, 하며 부르는 성시원의 목소리에 나가지도 못하고 혼자 고민하고만 있다.
“저 가시나. 왜 오늘따라 안나가고 지랄이고!”
맨날 밤마다 싸돌아다니던 가시나가. 겉옷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방에만 쳐박혀있고 나오지 않자 윤윤제ㅡ 하며 통통 튀어오는게 느껴져 방문을 잠궈버리려다 말았다. 니 뭐하노? 방문을 살짝 열고 고개만 내민 성시원에게 나가라, 하고 말하자 툴툴 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와 손에 들린 휴대폰을 본다. 뭐꼬, 준희가 전화 안받나. 장난으로 던진 말에 내가 굳어있자 진짜가, 하며 깔깔 거린다. 대충 집히는 걸 던지자 미칫나! 하며 자리를 피한다. 준희 아까 줄서주다가 먼저 갔다. 아픈거 아이가?
“뭐라꼬?”
“준희 아까 줄서주다가 먼저 갔다.”
“……어땠는데.”
“글쎄. 모르겠다.”
그런것도 안보고 뭐했노! 아 왜 성질인데! 던진 베개를 집어들어 되려 던진다. 함 가보던가. 어느새 침대위를 차지해 다리를 흔들거리며 말한다. 책상위에 놓여있는 초콜릿은 또 언제 본건지 포장지를 벗기고 있다. 말 안해도 갈꺼다. 고민하다가 겉옷을 걸쳤다. 진짜가. 고개를 끄덕이고 방을 나왔다.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내 다시한번 번호를 눌렀다. 고민하지않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따르릉, 따르릉. 연속되는 컬러링 끝에 또 전화를 받지 않는다. 언제 나온건지 초콜릿을 우물거리며 성시원이 옆에서 쿡쿡 찌른다. 전화 안받나. 자기 휴대폰을 주섬주섬 꺼내 준희에게 전화를 하려는건지 통화버튼을 누른다. 신발을 신는데, 뒤에서 총총 거리며 따라온다. 거슬린다, 오지마라. 준희는 내 친구다, 내도 갈끼다! 따라서 신발을 신으며 전화를 끊었다, 걸었다, 끊었다 난리다. 안받제. 뭔 일 있나.
캄캄한 밤 10시에 이게 무슨 꼴이고. 투덜대며 걷길래 확 밀어버렸다. 가지마라. 갈끼다. 가기 싫다 난리면서 끝까지 간다고 따라붙는다. 어느새 준희네 집 앞에 도착했다. 거실에 불이 환하게 켜져있다. 고민하는 사이에 성시원이 다가가 초인종을 누른다. 준희야! 크게 소리지른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나고 문이 열렸다. 준희네 엄마가 어, 시원이 왔나. 하며 성시원을 쳐다보다가 날 힐끔 보고 어머! 하고 소리지른다. 윤제도 왔나! 급 높아진 목소리에 성시원이 들어가도 되죠, 하며 슬금슬금 집안으로 들어선다.
“우리 준희 방에 있다.”
내 화장실. 성시원은 옆 화장실로 빠지고, 준희 방문앞에서 멀뚱히 서있다가 문 손잡이를 잡았다. 잠겨있을 줄 알았는데 부드럽게 손잡이가 열린다. 불이 모두 꺼져이는 컴컴한 방. 자주 왔던 방이라 구조를 대충 파악하며 불을 켰다. 방 한가운데 놓여져있는 침대에 준희가 누워있었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채, 자고있는 모양인지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일정하게 울렸다. 휴대폰을 찾으니 방석 위에 던져져있다. 뭐꼬, 자나. 가까이 다가가 보니 침대 옆 서랍 위에 약이고 죽이고 이것저것 올려져있다. 놀라 이불을 확 들추자, 얼굴이 붉어진 채 자고 있는 준희가 보인다.
“준희야.”
“……”
“아프면 말을 해야되는거 아니가.”
자는 얘 앞에서 이게 뭐하는 짓이고. 머리를 긁적이다가 손을 들어 이마를 짚어보았다. 제법 뜨겁다. 옆에 놓인 물수건이 식어 미지근해 화장실로 가 찬물을 묻혔다. 성시원 이 가시나는 어디갔나 싶어서 둘러보니 준희네 아주머니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깔깔 거리고 있다. 다시 준희네 방으로 들어가 찬물을 잔뜩 묻힌 수건을 조심스럽게 이마위에 얹었다. 차가운지 인상을 살짝 찌푸리는 행동에 조마조마했다.
“……윤제가?”
“아프면 전화를 해야되는거 아니가!”
“정……신이 없었다. 걱정했나.”
당연……!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멈췄다. 아픈얘 가지고 뭐하노, 윤윤제. 머리를 긁적이다 안아프나. 하고 말을 건넸다. 내는 괘안타. 아픈기색이 역력한데도 웃으며 괜찮다 말하는 얼굴에 차마 화내지도 못하고 한숨만 쉬다 침대옆에 걸터 앉았다.
“아프지마라.”
“니 지금 내 걱정하나.”
“문디 자슥아, 쫌.”
알았다. 웃으며 말하는 통에 손을 뻗어 땀에 젖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옮는다 비키라. 그 말에 일부러 더 가깝게 붙어앉았다. 비키라. 힘없이 손을 흔들길래 그 손을 잡았다. 가만 있어라, 아픈게 말이 많다. 내 말에 조금 웃으며 상체를 살짝 일으킨다. 누워있으라는 내 말에도 아이다, 괘안타 라며 끙끙 거리며 일어나더니 상체를 완전히 일으켜 앉고 물수건을 옆에 두더니 헤, 하고 웃음지어 보인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숙였다. 가까워진 거리에 놀라 눈이 커진 준희의 머리결을 두어번 쓰다듬고 그대로 입맞췄다. 살짝 물자 왜 그러는지 두 입술이 꽉 맞붙어 떨어질 생각을 안한다. 괘씸해져 약한 아랫입술을 콱 물자 아아, 하며 입을 벌린다.
“……하아, 옮는다!”
“괘안타.”
“내는 안……”
중얼거리는 입술을 다시 삼켜버렸다. 이번에는 반항없이 입술이 벌어진다. 고개를 꺾어 깊게 입 맞췄더니 살짝 밀려나며 손으로 어깨를 밀어낸다. 어깨를 밀어내는 두 손을 잡고 다시 입맞추자 으응, 거리며 손으로 팡팡 친다. 하나도 안아픈데. 약올리듯 입술을 떼고 말하자 잔뜩 붉어진 얼굴로 씩씩 거린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다시 어깨를 잡고 입 맞추려는데 방문 밖에서 눈치없는 성시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윤윤제, 집에 안가나! 아씨. 맞붙으려던 입술을 그 틈에 밀어낸 준희가 집에 가봐라. 한다. 가기 싫다. 내 말에 내일 보자며 어깨를 잡고 밀어낸다. 다 나아서 학교 와라. 고개를 끄덕인 준희에게 다시 이불을 꼼꼼히 덮어주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 방을 나왔다. 방 앞에서 삐딱하게 서있던 성시원이 날 보고 하이고, 하이고.
“성시원 니는 눈치도 없나.”
“와, 내가 방해라도 했나.”
“가시나 조용히 말해라, 아주머니 듣는다.”
내 말에 깔깔 거리며 아주머니! 하고 크게 부르려는 성시원의 입을 손으로 막고 조용히 안하나! 하자 금새 입이 나와서는 툴툴 거린다. 준희야 잘있어라. 방문 사이로 인사를 하자 꼴 사납다는 듯 쳐다보던 성시원이 먼저 걸음을 뗀다. 방문앞에서 시선이 떨어질 줄 모른다, 하이고. 투덜 거리며 아주머니! 하며 인사를 건넨다. 내 진짜 간다. 내 말에 조용하던 방안에서 학교에서 보자는 준희의 목소리가 들린다. 결국 방문을 등진채 뒤돌아섰다. 계속해서 뒤돌아 보다가 성시원이 재촉하는 소리에 결국 발걸음을 뗐다.
역시 사투리는 어려워요.. 그렇죠..?ㅠㅠㅠㅠㅠㅠ
달달물은 무슨..ㅎㅎ..ㅎㅎㅎㅎ 나름 달달으로 잡았는데 이게 무슨..!!^^;;...
떡글 텍파는 내일 감당ㅠㅠ! 재촉 노노.. ^^:; 달달물 보면서 기다려주시와요..ㅋㅋㅋㅋㅋㅋㅋ는 무슨..ㅎㅎ..
오타는 애교로 봐주세요! 급하게 쓴거라서.. 부끄ㅂ부끙.. 그럼 전 이만 물러나겟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