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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써머
Goodbye Summer
이동혁
/ deep.
7
기다림의 미학 따위는 없다
*
「야」pm 9:00
「김여주」
「연락 좀 받아」pm 9:01
집 가서 저녁밥 겨우 밀어넣고 독서실에 틀어박혔다. 집중 안되는 몸과 마음으로 문제집 펴고 앉아서 샤프 손에 쥐고 멍하니 앉아있는 동안 카톡이 세개나 떴다. 그것도 이동혁이 보낸 카톡만 세개가 떴다. 내가 그렇게 이동혁 집 뛰쳐나온뒤 이동혁에게서 온 연락만 열개가 넘었다. 여태껏 눈물 줄줄 흘렸으면서도 눈물샘은 마를 생각 일도 없어보였다. 화면 위 새겨진 이동혁 이름 석자 하나에 또 잔뜩 고였으니 말이다. 서러운 마음은 이동혁 집 나올때보다 더 커져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아까 울음기 애써 지우고 집 들어갔는데 엄마한테서 고3 수험생이 독서실은 안가고 어디갔다 오냐고 잔소리 한바탕 들어서 더 서러웠다. 오늘 액땜하는 날인가? 나한테 왜그래 다들. 전부 다 내 잘못으로 치부하기엔 내가 너무 억울했다. 내가 죄인이지. 내가 다 잘못한거지. 자기 합리화하면서도 엄마랑 이동혁이 괜시리 미워져 이동혁이 보낸 연락들이 수시로 보여지는 폰을 홱 뒤집었다. 그 다음엔 스탑워치를 켰다. 이렇게 죽상으로 앉아있는 것보단 뭐라도 하는게 나았다. 자꾸 치밀어 오르는 눈물은 옷소매로 닦아가면서. 눈물은 닦아도 닦아도 자꾸 고이고 떨어졌다.
그러면서 이렇게 최악인 하루는 다시 없길 간절히 바랬다. 그리고 두 눈 꼭 감고 하나 더 빌었다.
이동혁이 날 좋아했음 좋겠다고.
*
동혁은 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다. 여전히 묵묵부답인 여주와의 톡방을 들어갔다 나갔다 반복했다. 수백번 그래도 굳건한 숫자 1은 제자리 지키고 있었다. 아, 시발…. 진짜 엿같아서 머리만 쓸어넘겼다. 내가 왜그랬을까 자책은 이미 오조오억번 넘게 했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일 축하해줬는데 미운 열아홉살 이동혁이 제대로 깠다. 이거 미친 놈 아니야? 유일하게 이동혁이 김여주 좋아하는거 아는 이제노는 그렇게 말했다. 그래, 내가 미친놈이다. 내가 미친놈이야. 이제노한테 어떡하냐고 전화할때도 그 말만 열번했다. 니가 제대로 잘못했어. 이제노는 그 말을 열번했다. 이동혁은 할 말이 없었다. 왜냐하면 진짜 내가 제대로 잘못했으니까. 김여주 나갈때 그렇게 보내는게 아니었다. 무슨 수 써서라도 사과했어야했는데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동혁 진짜 미친 새끼. 자책 담은 욕지거리만 툭툭 튀어나왔다. 저번에 싸울 때도 말실수했는데 이번에도 말실수 한번 거하게 한 셈이었다.
“톡 좀 봐라 진짜…”
빙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앞에 놓여진 수능특강은 기껏 펴놓고 한번도 안봤다. 동혁은 또 머리를 쓸어넘겼다. 유독 김여주랑 이런 일 있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습관이었다. 그것도 김여주 좋아하고 나서부터 생긴 습관이었다. 한숨도 김여주 좋아하고 나서 부쩍 늘었다. 아까도 미역국에 밥 먹을때 한숨 푹푹 쉬어서 동생이 땅꺼지겠다고 계속 놀렸다. 놀리든 말든 아웃 오브 안중이었지만 말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동혁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렇잖아도 평소보다 늦게 퇴근한 엄마가 냉동실에 얌전히 놓여진 아이스크림 케이크보고 혹시 여주 왔다간거냐고 물었다. 동혁이 맞다 하니까 어이구, 하며 급하게 어딘가로 전화를 걸더니 여주 우리집 왔다 갔다고, 같은 고3이라 바쁠텐데 기특하기도 하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아무래도 김여주 어머니랑 통화하는 듯 했다. 그 짐작이 들어맞는건지 전화 끊자마자 여주 집 데려다주지 그랬냐고 동혁은 잔소리 아닌 잔소리 들었다.
여주네 엄마가 애한테 어디갔다왔냐고 엄청 뭐라했대. 우리 집 왔다 갔다니까 그것도 모르고 애 너무 다그친 것 같다고 하더라, 넌 케이크까지 받았으면 애 데려다 줬어야지… 그리고 그 뒤는 자세히 듣지 못했다. 걱정 들어차서. 안그래도 고등학교 3학년 처음 올라와서 친 모의고사 등급 떨어졌다고 엄청 혼나서 풀 죽어있던 앤데, 자기 엄마한테 한소리 들으면 온종일 우울한 앤데 지금 걔 심정이 어떨지 상상도 안가서. 이젠 자동적으로 오른손이 머리칼을 헤집었다. 시간도 더럽게 안가서 김여주가 늘 집가는 시간인 12시까진 한참 남았다. 폰에는 원치 않는 연락과 심심한 생일 축하 메세지가 번갈아가며 쌓여있었다. 제가 제일 기다리는 연락은 아무래도 내일까진 오지 않을 것 같아 입 안이 텁텁했다. 동혁은 문득 또 자책했다.
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때 그 이유까지 설명 했어야 했는데.
그러나 그러지 못한 자신을 매우 치고 싶었다. 왜그랬냐 진짜. 방송부 애들이 제 말 귓등으로 안듣고 생일 축하해준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왜냐하면 걔네는 다 후배들이고 수능치려면 1년 넘게 남았으니까. 그런데 김여주는 달랐다. 같은 고등학교 3학년이었고 누구보다 수능에 진심인 애니까 달랐다. 누구보다 모의고사 성적에 신경쓰고 누구보다 욕심 많은 앤걸 19년 소꿉친구 이동혁은 빤히 알고 있다. 동혁은 김여주 10년 넘게 봤으니 서당개 3년이면 풍월 읊듯 브리핑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렇게 수백수천번씩이나 생일 축하 해주지 않아도 된다 얘기했던 거였다. 게다가 김여주 성적에 연연하는 사람은 김여주 본인뿐만 아니었으니 더더욱 제 생일 축하하는걸 뜯어 말렸다. 만족 못할 성적 나올때마다 혼내는 엄마랑 대판 싸우고 엉엉 우는 김여주 한두번 달랬냐고. 하나 덧붙이자면 이동혁은 김여주 눈물에 존나게 약했다. 괜히 저 하나 때문에, 그것도 고3 첫 평가원 모의고사인 6월 모의평가 전날에, 축하한다고 이것저것 해주다가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못 챙길 것이 불보듯 뻔한데. 그래서 안해줘도 된다고 그렇게 말한건데, 되려 제가 상처입힌 꼴이었다. 일이 이렇게 꼬이는게 가능해? 동혁이 한숨 푹 쉬며 한 문제도 못푼 수능특강 위로 엎어졌다. 말이라도 곱게하면 좀 좋아? 미운 네살도 아니고 왜 화를 내. 축하해주러 온 애한테. 이동혁 미친 새끼…
여전히 김여주는 감감무소식이다.
*
「동혁이네 갔다왔다며. 말을 하지.」
「엄마가 미안해」 pm 10:30
답 못한 아니 안한 이동혁의 톡 위로 엄마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쌓였다. 아까 잔소리한게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었다. 괜찮아. 독서실 앞 편의점에서 커피랑 주전부리 사오는 길에 짧은 답장 보냈다. 이동혁이 보낸 톡은 그냥 옆으로 밀어 지워버렸다. 이 기분으로 답했다간 이동혁과 싸우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계산을 치루고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후텁지근한 여름 밤공기에 땀방울이 짧은 시간 안에 배어나왔다. 빨리 들어가서 1시간 반동안 열심히 하고 나와야지. 시큰한 마음 한 구석 애써 덮고 독서실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다. 과목별로 헷갈리는 부분 되짚어보다보니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있었다. 짐 싸서 독서실 나오는 와중에도 이동혁은 자려나, 문득 생각하다 고개 젓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짝사랑이든 뭐든 다 제쳐두고 내일 있을 시험이 가장 중요했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아까 독서실로 올때의 발걸음처럼 여전히 무겁기 짝이 없었다.
삑삑삑삑.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문 열고 들어서자 다들 자는 모양인지 온 집안의 불이 다 꺼져있다. 조용히 내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옷 갈아입고 다시 방문 연 뒤 화장실로 향했다. 아무 일 없듯이 평소 하던대로 양치하고 세수하다가 거울에 비친, 울음 꾹꾹 누른 티가 선연한 얼굴에 이동혁이 나에게 보이던 얼굴이 겹쳐져 또 눈물이 울컥 고여왔다. 지금 울면 눈 부을 텐데…. 안울려고 별짓 다해봐도 기어코 눈 벌개지더니 볼 위로 줄이 죽죽 그어졌다. 서러운 마음들이 물밀듯 치밀어 그 눈물 하나 다잡지 못하고 결국 울었다. 혹여 누군가 소리라도 들을까봐 숨죽여가면서. 그렇게 한참 울다 시뻘개진 얼굴에 물 몇번 끼얹고 방으로 돌아왔다. 다 울었다 생각했는데 베개 배고 눕자마자 또 눈물났다. 진짜 짝사랑 한 번 독하게 한다고 넌더리 내면서 두 눈 벅벅 문질러 흐르려는 눈물을 닦아냈다. 이동혁은 11시쯤에 부재중 전화 하나 남겨놓은 뒤 아무것도 보내지 않았다. 예전같았다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이번엔 내가 걔 연락에 대한 답도 보내지 않았는데. 쏟아지던 연락 하나 잠잠해진 것 가지고.
별게 다 서운했다. 유난도 이런 유난이 아닐 수 없었다.
*
시험은 그럭저럭 잘 봤다. 그렇게 전날 다사다난했는데도 잘봤다. 중간중간 시종일관 얼굴 굳어있는 이동혁이 신경 쓰였으나 시험이 먼저라며 애써 마인드 컨트롤했다. 수리영역 끝나갈 시점에는 그냥 이제부터 이동혁한테 신경 끄기로 마음 먹었다. 될대로 되라지. 신경 끄려고 이동혁 필사적으로 피해다녔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까지 멀어진다고. 급식실이든 매점이든 하다못해 복도든 어디든 가열차게, 최대한 피해다녔다. 그렇게 열심히 피해다니는 동안 6월 평가원 모의고사는 빠르게 치뤄졌다. 마지막 탐구영역 감독쌤이 나가자마자 들어온 담임은 입에 붙은 잔소리 몇마디 하고 나서 종례를 끝마쳤다. 여기저기서 끌리는 의자소리가 신경을 긁었다. 평소같았다면 등교도 하교도 이동혁이랑 같이 했을텐데 오늘은 등교도 같이 안했고 하교도 같이 안할 생각으로 뭐 먹으러가자는 담이의 말에 좋다고 하며 곧장 가방을 챙겼다. 주섬주섬 필통과 시험지를 가방 안에 밀어넣고 떡볶이 먹을까, 뭐 먹을래? 신나서 물어보는 담이에게 아무거나 괜찮다고 답하며 이동혁을 흘깃 보던 참이었다.
“……”
“……”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눈을 피할 줄 알았는데 이동혁은 진득하게 시선을 얽었다. 결국 또 시큰한건 나라 서둘러 고갤 돌렸다. 뒷통수는 따가운데 한 번 더 눈을 마주칠 자신이 없어서 빠르게 교실을 벗어났다.
「화난건 알겠는데」
「언제까지 피하려고」
킨지 얼마 되지 않은 폰 화면에 이동혁이 방금 보낸 톡 하나가 짧은 진동을 남기며 새로 떴다. 한 문장에 불과한 그 메세지가 날카롭게 날 찔렀다.
「나도 몰라」
일찍 끝난것만으로도 신난 친구들보다 조금 뒤쳐져 걸으며 한참을 고민하다 손가락을 움직여 짧은 답장을 보냈다. 보낸지 15초도 안지난것 같은데 이동혁의 답장이 도착했다.
「기다릴까」
「너 화풀릴때까지」
이번엔 답장을 보내는 대신 홀드키를 눌렀다. 넌 왜 자꾸 나에게 여지를 주는 걸까. 그것도 상처 준 뒤에. 아니 내가 너를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깊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을거다. 옛날같았다면 다음 날 네가 나에게 다가오고, 그럼 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굴었겠지. 우리는 늘상 그래왔으니까. 싸우는 것도 말 한 마디 안하고 냉전하는 것도 한두번이 아닌데 요즘은 그 사소한 일들이 왜그렇게 크게 다가오는걸까. 네 표정 말 행동 하나하나에 상처받다가도 네가 내게 주는 여지에 설레서 밤잠 못이루는 내 모습을 볼때면 내 인격이 두개로 나눠진 느낌이야. 이렇게 짝사랑 심하게 한 적은 없었는데. 그냥 혼자 좋아하고 접으면 끝이었는데, 왜 이동혁 한정으로 이렇게 다른건지 모를 일이었다. 난 이동혁이랑 언제까지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 아니 이 빌어먹을 친구관계를 대학 가기 전까지는 지속할 수 있을까? 그것도 난 확신할 수 없었다. 얘랑 이렇게 얼굴 맞대고 살다간 홧김에 속마음 말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기분이 어떻냐면,
금방 터질 것 같은 시한폭탄 하나 품고 있는것 같았다.
*
「너랑 친구 못해먹겠다」
시험 잘친거 아니냐며 주변이 더 난리였던 김여주랑은 다르게 이동혁은 시험 제대로 말아먹었다. 어차피 수시로 갈거 모의고사 따위 개나 줘버린지 오래였으니 동혁은 신경도 안쓰였다. 그냥 여주가 신경 졸라게 쓰였을 뿐이다. 등교할 때부터 하교할 때까지. 늘 만나던 장소에서 5분 넘게 기다리다가 이제노가 등굣길에 김여주 봤다는 말에 허겁지겁 학교를 향해 뛰었다. 숨 헉헉대며 가방 내려놓고 앉은 뒤 동혁은 들쑥날쑥한 숨 고르며 옆옆 분단에 앉아있던 김여주 먼저 봤다. 아니나 다를까 퉁퉁 부어있는 얼굴에 습관적으로 머리를 쓸어넘겼다. 아주머니한테 혼이 나서 운건지 저때문에 운건진 몰라도 원인 제공은 확실하게 이동혁 자신이 했다. 지금 당장 뭐라도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동혁은 국어 문제 푸느라 집중한 김여주 뒷모습 흘긋흘긋 보며 자기 찍신까지 김여주한테 가길 간절히 기도했다.
수리영역 끝나면 말이라도 한 번 붙여봐야지 했는데 이동혁이 김여주 부르는 일은 없었다. 아니 그냥 김여주가 없었다. 있었는데 없어요도 아니고 이동혁 제 머리카락 한 올 보일라 치면 어딘가로 사라지고 없었다. 얘 나 일부러 피하는 것 같은데. 야 김여주 진짜 많이 화난거 같은데. 어떡해? 급식실에서도 발 동동대며 그거 걱정하는 이동혁에게 제발 가만히 밥이나 먹으라며 이제노는 성질을 냈다. 아, 어떡하라고 나보고! 그만하고 밥이나 먹어. 나까지 짜증나게 하지말고.
“좀 기다려 봐.”
“아, 어떻게 기다리냐.”
“걔한테도 감정 처리할 시간은 줘야지.”
아, 그런가. 아니 그래도… 김여주 나랑 친구 못해먹겠다고 막 그러면 어떡해? 동혁은 그게 두려웠다. 간신히 친구로 지내고 있는데 그거마저도 못할까봐. 코찔찔이 시절엔 뭣모르고 김여주 내꺼라고 떠벌리고 다녔는데 뭘 알고나선 그런 말 한마디도 못했다. 남녀 사이에 친구 없다는 명제를 들이대며 김여주와 자신을 엮는 숱한 아이들에게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 치고 싶어도 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난 얘 좋아하는데 얘는 날 친구로만 생각하면 어떡하지란 불안감에. 처음엔 그냥 허허실실 웃으며 그런 거 아니라고 잡아뗐고 고등학교 올라와선 정색하며 아니라 했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란 말이 돌아오면 니 마음대로 생각하라며 넘겼다. 그러면서 나름대로 티는 냈다. 다른 여자애들한테는 하지도 않는, 귀여워서 그랬단 말과 머리를 쓱쓱 쓰다듬는다던지, 자고 있는 애 손 가지고 장난친다던지. 가만히 있었더라면 어중간한 지점에서 멈춰섰을텐데, 제가 들이부은 것들은 한계치에서 넘실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출 수 없었다.
「화난건 알겠는데」
「언제까지 피하려고」
화가 머리끝까지 난 듯한 김여주는 하교 시간 될때까지 저랑 눈길 하나 안 부딪혔다. 가방 싸다가 눈 겨우 한 번 마주쳤다. 그 시선 한번 마주친거 가지고 설레서 같이 갈까 싶어 기다렸는데 떡볶이 먹자는 친구의 말에 좋다고 화색 도는 얼굴 보고 풀이 팍 죽었다. 빠르게도 교실 벗어나는 여주 뒷모습만 멍청히 바라보다 미운 열아홉살 이동혁은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가며 들어갈 일 없는 타자 있는 힘껏 꾹꾹 눌렀다. 나도 몰라. 어제는 싸그리 씹어먹어버리더니 이번엔 답을 해준다. 그래서 바로 답했다. 기다릴까. 너 화풀릴때까지. 기다릴 자신은 언제고 있었다. 십몇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인생 중 반은 김여주 기다리는 데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동혁은 여주의 답을 기다렸다.
「동혁아」
「나 너랑 친구 못해먹겠어」
한참 뒤에 도착한 대답에 꼭 정전이라도 된 것 마냥 시야가 아득해졌다.
그 말을 기다린게 아닌데.
/
조만간 끝날거 같기도..? ^-ㅜ
댓글은.....작가를....글쓰게하는....원동력입니다....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분들 늘 사랑합니다.......감사하구요......
댓글 문제는 수없이 적어도 안나아지는거같아서 그만 말하려구요....자주 안 온 제 잘못도 있는거같으니...ㅎ....
ㅇㅏ 글구 막간의 공지 덧붙이자면 일식 글 비웠어요 TT 스토리 재정비하고 재업할게용!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우리 빠른 시일 안에 또 봐용 ㅎㅎ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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