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호 얼굴 왜저러냐"
숨도 못쉬고 꺽꺽대며 웃는 내게 슬쩍 물어보는 김유권이지만,
"아씨. 그만 웃어."
ㅋㅋㅋㅋㅋ밤새울어서 얼굴이 팅팅부었다고 어떻게 말해? 어휴 귀여운자식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잘 해결된것같더라고.
"야 오늘은 빵 안사와도 되겠다. 빵이 여기있어!"
"얼굴이 빵빵~ 하네"
오늘따라 죽이 척척맞는 표지훈과 김유권덕택에 우죠는 씩씩거리며 자리에 앉더라.
"으이구 우리 우죠~ 울어쪄여?"
"....쭈 너까지그러지마라..."
ㅋㅋㅋㅋ그럼 너가 귀엽지를말던가 바보야
"알았어알았어. 으 근데 오늘따라 왜이렇게 춥지?"
"슬슬 추워질때가 됐지. 이리와 오빠품에안겨"
"꺼져."
저새끼는 하여튼 이쁜짓만 골라해요.
교실을 쭉 둘러보니 공부 안하던애들도 웬일인지 책을 다 피고앉아있네?
"야, 우리 오늘 시험이야?"
"엥 아니? 나 기말까지 좀 남았는데?"
"올 우죠, 시험기간도 알아?"
근데 왜 공부를 하지...?
"수능이 코앞이다 병신들아."
....김유권 그렇게 한심한 얼굴로 보지 말아줘.
우리에겐 수능이란 의미가 없는거니깐.
"....우죠 오늘 뭐하고놀래?"
"영화보자, 어제 개봉한거 엄청 기다렸었거든"
역시, 너나나나 생각이 없구만.
옆에서 쯧쯧거리는 표지훈과 김유권을 돌려보내고 오늘도 평소처럼 놀고 먹고 했지.
그런데 일은 점심시간에 터졌어.
"어....김여주 선배님?"
...? 누구야? 옆에서 물어보는 우죠한테 나도 몰라. 라고 답했어
"저는 2학년7반 안재효라고 합니다!"
"...응 안녕."
새끼...겁나 잘생겼네. 역시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다니깐.
"..선배님한테 제가 반한것같아요."
.....? 지금 내 옆에 우지호가 있는거 안보이니 얘야?
왜 내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지 모르겠다만, 그 주둥이 지금 닥치는게 이로울것같은데...
"저랑 만나요!"
....하...이새끼 졸라당차네...
"...저기후배님."
"..네?"
"전 안보이세요?"
"..네?"
"네? 만 하지말고 시발. 얘 옆에 난 안보이냐고. 한번만 더 김여주한테 들이대거나 눈앞에띄면"
"....."
"...그 땐 시발 나 졸업이고 뭐고 너랑 같이 퇴학당하는거야 알겠냐?"
"....."
....어여가. 후배님을 돌려보내고 우지호의 손을 꽉 잡았어.
"너는 애한테 무섭게 왜그르냐."
"아 그럼 너한테 작업거는데 내가 가만히있냐?"
"...암튼 이뻐. 잘했어. 오구오구."
"ㅎㅎㅎ꾸쮸뿌쮸"
"닥쳐."
아무래도 그냥 졸업때까지 우리는 마냥 이러고있을듯싶다.
너랑 나랑, 아무걱정없이. 이렇게.
<여주는 모르는 이야기>
'지호야, 이거 들으면 전화 좀 해주렴.'
자동응답기가 삐- 하고 끊겼다. 걸까말까 수십번을 고민하다가 결국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나 지호."
"지호야! 엄마 걱정되게 연락은 꼬박꼬박 해줘야지. 잘살고있니?"
"..걱정마요. 아무일도없이 잘살고있어."
"그래, 다행이다. 이제 너 졸업때문에 전화걸었어. 이야기를 해봐야하지 않겠니?"
"무슨 이야기를요?"
"..너 대학 못가잖니. 뭐라도 해야하잖아?"
뭐라도 해야한다니. 내 살길은 내가 알아서 찾을텐데 왜 댁들이 난리에요.
내가 자기네들 맘대로 만드는거 못참아서 나온건데 왜 전화질인지 이해를 못하겠네.
"뭐라도...해야한다구요?"
"졸업하면 바로 유학가렴. 가서 너 하고싶은 미술하면서 대학 졸업장 따."
하 유학이라니. 갑작스러운 말에 순간 얼이 빠졌다.
맘대로 한국에 들어오라던때는 언제고, 이제는 맘대로 한국에서 나가라니.
끊겨진 전화기를 들고 한참을 서있었다.
평소였으면 당연히 승락을 하고 마냥 졸업을 기다릴테지만, 지금 내 머릿속을 휘젓는건
...김여주 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