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로망, 클리셰
W. 백빠
오세훈; 우리 집의 개
' 한국 청소년 미술 대회 고등부 대상 OOO '
학교 교문 앞, 당당히 걸려있는 플랜카드, 그 위에 있는 내 이름 석자. 그것은 꽤나 익숙한 일이었다. 등교 하는 길, 아이들은 내게 축하의 인사를 건내주기도 하고 시기의 눈빛을 보내기도 했다. 대상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지금까지 온갖 미술대회에서 은상이라던가 동상 혹은 특선 같은 자잘한 상들을 휩쓴 내력이 있기에 아이들은 내가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그리 놀라지 않은 모양이었다.
교실에 들어가자마자 담임은 웃는 얼굴로 축하해주었으며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곧바로 교장실로 향했다. 똑똑,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니 교장 선생님과 이사장 아니, 아버지… 라고 해야하나. 둘은 점잖히 앉아 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얼른 표정을 밝게 웃어가며 꾸벅 인사했다.
" 안녕하세요. "
" 어, OO학생. 기다리고 있었네. 이번엔 대상이라지? 아주 축하하네, 아주 축하해! "
" 감사합니다. "
" 이사장님도 이런 든든한 딸 두셔서 행복하시겠습니다. 이런 미술계의 재목이 따님이시니…. "
우리 학교의 주인은 교장이 아니었다. 대외적으론 교장이 이런 저런 활동을 하지만 학교의 실질적 우두머리는 학교에 가장 많은 금전적 투자 및 기부를 하는 이사장이었다. 듣기론 정치계의 거물이며 손에 쥔 권력이 꽤나 막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고아인 나를 입양했다. 내가 13살 때 고아원에서 주기적으로 그림그리기 행사를 열었었는데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이었던 그가 축사를 하러 왔다 우연찮게 내 그림을 보게 되었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를 입양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가 이렇게까지 그림에 소질이 있을거라고 예상했던걸까.
" 아닙니다, 아들녀석이 아직 정신을 못차려서… 대체 언제 철이 들런지. "
" 세훈이도 다 제 길을 찾아 갈겁니다. 제 누나가 이리 좋은 모범을 보여주는데요. "
" 그랬으면 좀 좋으련만… 교장선생님도 신경 좀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어휴, 물론이죠. 누구 아드님인데요, 제가 확실히 더 신경써달라고 전달하겠습니다. "
누군가 이런 나를 본다면 참 운이 좋은 고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선택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핏줄도 아닌 주제에 초호화 아파트에서 지내고 고급진 음식을 먹으며 학비가 왠만한 대학 등록금과 비슷한 고등학교를 다니고 금전적으로 많은 지원이 필요한 미술까지 원없이 하고 있다는 사실-은 날 운 좋은 아이라고 판단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루하루를 그들의 기대에 부흥하려 발버둥을 쳐야만 했다. 손에 물집이 잡히고 피가 나도록 그림을 그리고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오고 당신들의 입양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증명하고 또 증명해내야했다. 가족이라는 이름 하에, 철저한 갑을 관계였고 나는 완벽한 을이었다. 당신들의 지배에 대한 복종이었다. 나는 복종해야만 했다.
" 저, 이제 곧 수업시간이라서요. 먼저 가봐도 될까요? "
" 응, 그래야지. 세훈이 오늘 집 일찍 들어오라고 해. 자기 누나가 상탔는데 외식 정돈 해야할 거 아냐. "
" 네, 그럴게요. "
내가 그의 딸이기 위해선, 그들의 가족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선 기대에 부흥해야했다. 조금이라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그들은 날 남이나 다름 없는 존재로 대했다. 서글펐지만 내겐 서글퍼 할 시간이 없었다. 그게 나였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해본다. 차라리 가난한 고아로,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갔다면, 기대에 부흥할 일 따위 없이 나 혼자 아등바등 살아갔다면 그게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교장실을 나와 교실로 향하는데 때마침 1교시 수업 종이 쳤다. 1교시가… 문학이었던가? 문학은 늦으면 얄짤 없이 지각체크 하는데... 반으로 향하는 걸음걸이가 점점 빨라졌다. 저 복도 끝에 어렴풋이 보이는 3-11 팻말. 왠지 분위기가 조용한게 선생님이 벌써 들어오셨나싶어 뛰다싶이 반으로 들어갔지만, 선생님은 아직 들어오기 전이었다. ...설마. 좋지 않은 직감에 서둘러 내 자리를 보니 아니나다를까, 내 책상 위에 긴 다리를 쭉 걸쳐놓은 채 휴대폰을 하고 있는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오세훈, 너의 뒷모습이.
침제된 반 분위기의 이유를 그제서야 알게된 나는 빠른 걸음으로 세훈의 옆으로 다가갔다. 너는 내가 옆에 서자 휴대폰에 꽂혀있던 시선을 자연스레 나로 돌렸다. 올려다보는 눈길이 꽤나 날카롭다.
" 사람 존나 기다리게 하지, 또. "
" …수업 종 쳤어. "
" 그러니까 누가 이렇게 늦게 오래. "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를 아래로 숙이자 나한테만 들리게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교장한테 다리라도 벌려줬어? 험한 막말에 나는 고개만 도리도리 저을 뿐이었다. 수치심을 드러내지 않으려 입술을 꾹 물었다. 너는 머리를 헝클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보다 한뼘은 더 큰 네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날 내려다보다 손목을 강하게 쥐곤 어딘가로 향하려했다. 나는 깜짝 놀라 온몸에 힘을 바짝 주곤 당황한 말투로 물었다.
" 어, 어디가..? "
" 누나 상 받은거 축하하러. "
" …안돼, 수업시간이야. "
애써 반항 아닌 반항을 해보지만 너는 가지 않으려 바짝 몸에 힘을 주고 있는 나에게 가까이 다가와 속삭인다. 여기서 축하해줘? 결국 그 말에 나는 네 손에 붙들려 교실을 빠져나가고 만다. 아이들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내봤지만, 집 안에 돈이 넘쳐나는 간 큰 남매의 수업 땡땡이 정도로 생각한 아이들은 세훈의 손에 이끌려 교실에 빠져나가는 나를 못 본 척 했다.
오세훈을 설명하자면… 내 동생이다. 나보다 한 살 어린 동생. 오세훈은 키가 크고, 얼굴선이 날렵하고, 성격이 못됐다. 나쁘고 악랄하고 사납다. 내가 우는 걸 좋아했다. 내가 괴로워하고 힘들어하고 지쳐하는 모습을 좋아했다. 그리고 날 누나라고 부르는 걸 좋아했다. 날 누나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그렇게 부르면서 날 깔아뭉개기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오세훈에게 나는 제 발로 기어들어온 노리개- 혹은 장난감 정도였다.
어렸을 때부터 날 어떻게든 괴롭히려 안달이었다. 어떻게서든 나를 울리려고 했었다. 괴롭힘의 종류에는 아주 여러가지의 것들이 있는데 처음엔 가족의 사랑을 뺏긴 질투심이나 관심의 표현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수위는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고등학생의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결국 오세훈은 날 가졌다. 내 첫경험을 가져갔고 내 육체를 소유했다. 내 정신마저도 지배하려 들었다.
말했듯 난 철저한 갑을 관계 속에 있었고, 나는 완벽한 을일 뿐이었다. 복종해야만 했다.
" 흐으…, 흐…, "
잇새 사이로 흘러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널찍한 체육창고엔 그 울음소리만이 울려퍼졌다. 세훈은 잔뜩 흐트러졌던 제 옷 매무새를 툭툭 몇번 정리하곤 가만히 누워 울고있는 내 옆으로 다가와 날 일으켰다. 나를 옆 뜀틀 위로 들어앉히더니 활짝 풀어헤쳐진 나의 셔츠 단추를 천천히 채워주기 시작했다.
" 몇 번을 했는데 아직도 울어. "
" …흐, 으…. "
" 왜, 누나 노릇 이제 싫어? "
반복되는 강제적인 행위, 익숙해지지 않는 수치심, 나를 지배하는 이질감, 모든 것들이 날 괴롭히면서도 그 중 가장 날 괴롭히는 것은 너의 저런 못된 질문에도 고개를 저으며 아니, 라고 대답해야하는 것이었다. 네 누나 노릇 하는거 좋아, 라고 말해야하는 현실. 내겐 선택지 따윈 존재하지 않았고, 그저 살아남으려면 택해야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고개를 젓자, 마지막 단추까지 채운 오세훈이 씨익 웃으며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쌌다. 엄지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는 너.
" 누나가 우니까 동생 마음이 아프잖아. "
" …흐…. "
" 또 교실가서 나 울었어요, 존나 티 내라. 어? "
" …. "
" 잘해. 누나 대접 받고싶으면. "
세훈은 내 머리를 툭 한번 치곤 체육창고를 나갔다. 문이 다시 닫히는 걸 멍하니 보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지탱하며 바닥 아래 널부러져있던 팬티를 집어들었다. 언제까지 이 짓을 받아내야만 할까. 내가 감당하고 견뎌내야만 할까.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닦아내며 속옷을 입는 일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이건 내가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 다녀왔습니다. "
" 응, 왔니? "
집에 도착하자 엄마가 신경 쓴 옷차림으로 날 맞이했다. 대상을 탄 기념으로 가족 외식을 한다고 했던 게 불현듯 생각났다. …오세훈한테 집 일찍 들어오라고 말 못했는데. 가정부 아주머니가 내 가방을 벗겨주었고 나는 방으로 향하며 급하게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문자를 보냈다. [ 오늘 외식한다고 일찍 오래 ] 1은 금방 사라졌지만 무어라 답은 오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내가 방에 들어오자마자 내게 원피스 하나를 내밀었다. …귀찮아, 외식 같은거.
내가 온 이 집엔 형식적인 겉치레들이 많았다. 엄마 친구들 만나러갈때, 아빠 지인 모임에 나갈 때, 가족 여행을 갈 때 등 지켜야하는 옷차림이 있었고 반드시 엄마와 아버지는 사람들이 있을 땐 서로 존댓말을 사용했다. 호칭은 여보와 당신이라는 말만 썼고 팔짱을 푸는 법도 없었다. 그러니까, 쇼윈도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었다. 오세훈은 그 지긋지긋함에 부모님과 동행하는 모든 일엔 참여하지 않았고 집구석에도 잘 붙어있지 않았다. 오늘도 내 문자를 확인해놓고는 몰랐다고 시치미 떼며 새벽이나 되서야 집에 들어올지도 모르겠다.
아주머니가 건내준 원피스를 입고 화장을 고친 후 거실로 내려가자, 현관문에 아버지가 신발을 벗고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뒤엔 잔뜩 인상을 찌푸린 오세훈이 있었다. …아. 오늘 학교에 있으셨지. 안 올 것 같았던 세훈을 아버지가 데리고 오신 모양이었다. 엄마는 아버지의 정장 마이를 받아냈고, 가정부 아주머니도 세훈의 가방과 교복 마이를 받아 세훈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계단에 선 채,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자 어쩐지 소외감이 들었다. 내가 끼어들 수 없는 무언가가 항상 존재하는 기분이다. 이럴 때 난 또 다짐한다. 이들의 구성원이 되어야한다는 다짐. 내가 지금까지 지켜내고 이뤘던 것들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 그래, 요즘 학교 생활은 다들 어떻니? "
" …. "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아버지의 질문, 우리 둘의 침묵 사이 종업원의 서빙 멘트가 들려왔다. 테이블 위로 올려지는 스테이크를 보다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6년을 지어온 억지미소 쯤은 손쉽다. 친절한 목소리도, 상냥한 말투도, 언제나 해오는 거짓말도.
" 둘 다 잘하고 있어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
" 세훈이 수업은 이제 안 빼먹니? 선생들이 쟤 때문에 골머리 꽤나 앓는다 들었는데. "
나를 바라보며 묻는 아버지에, 세훈의 눈치를 몇 번 보다 최대한 돌려돌려 대답했다. 예전보다 훨씬 말썽도 안피우고, 잘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세훈의 눈치를 살폈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관심도 없다는 듯, 휴대폰을 만지작 거릴 뿐이었다.
아버지는 내 대답에 만족하기라도 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서 조용히 스테이크를 썰던 엄마가 입을 열었다.
" 여보, 당신 내 친구 중에 최여사 알지. 그 미술재단 협회 부사장인 여자 말이야, 나 매일 무시했다는 여자."
" 알지, 당연히. 왜? "
" 그 여자 딸이 얘보다 한살인가 어린데, 다음달 청소년 전국미술대회에 나간다네? "
동시에 엄마와 아버지가 날 똑바로 바라본다. 포크와 나이프를 쥐고 있었던 내 두 손이 파르르 떨려왔다. 끌어올리고 있던 입꼬리가 쳐져가기 시작했다.
" 그럼 이번 기회에 아주 그 여자 콧대를 눌러놔야겠네. "
" 그러니까요, OO이가 대상타는 거 보고 표정이 어떨지 궁금하지 않아요? "
" 근데 최여사 딸 미술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하지 않어? "
" OO이가 더 잘하겠죠. 우리가 떡잎부터 알아보고 데려와선 얼마를 투자했는데. "
투자한 애. 나는 딸이 아니라 투자하는 애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들었으면서도 다시 한번 마음에 상처가 나는 걸 느낀다. 바보같이. 엄마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해왔다.
" 우리 딸 이번에도 대상 탈 수 있지? 우리 실망 안 시킬 자신 있지? "
" …네, 그럼요. "
" 그래, 엄마 실망시키지 않게 꼭 노력해주렴. 너가 내 딸이란 걸 보여줘. "
앞에서 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오세훈이었다. 시선은 단 한번도 휴대폰에서 떨어진 적 없으면서도 우리들의 대화내용을 들은 세훈은 비웃음이라고 해도 무방한 실소를 내뱉었다. 나는 또 한번 확인 받았다. 이렇게 발버둥을 쳐야 겨우 가장자리에 붙어있을 수 있는 나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중심에서 날 바라보며 비웃고 있는 너는 절대로 가까워질 수 없는 평행직선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더 이상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여길 나와야만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에게만 작게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속삭였다.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는데 지잉-, 하며 휴대폰의 진동이 울려왔다. 액정을 바라보자 동생이라는 이름이 반짝, 떴다. 저장하진 않았지만 어느 번호보다 익숙한 네 번호. 확인을 누르자 그곳엔 신경을 강하게 건드는 말들이 적혀있었다.
[동생]
- 엄마 실망하겠지ㅋㅋ? 20:12
- 니가 누군지 알면 20:12
그 말에 화장실을 가려던 걸음을 멈췄다. 내가 누군지 알면이라니. 내가 뭘 어때서, 내가 뭘 잘못했는데. 휴대폰을 말 없이 빤히 바라보는데 곧 이어 세훈에게서 또 다른 문자가 올라왔다.
[동생]
- 너 동생한테 20:12
- 다리 벌려주는 걸레년이잖아 20:13
지금쯤 오세훈은 내게 이런 말을 보내놓곤 혼자 큭큭 대며 웃고있겠지. 자신의 문자를 얼빠진 표정으로 보고 있을 나를 상상하며. 그리고 나는 네 상상 속의 나와 한치도 다름없이, 얼빠진 표정으로 네가 보낸 문자를 봐야만 했다. 동생한테 다리 벌려주는 걸레년. 난 아무 말 없이 휴대폰 전원을 꺼버리곤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만약 세상에 인간의 얼굴을 한 악마가 있다면 오세훈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동시에 '나' 자신 또한 그랬다. 그건 니가 나한테 요구하는거잖아, 강제적인거잖아, 내 의지가 아니었잖아… 할 수 있는 말이 그렇게 많은데도, 변명이 깔리고 널렸는데도 아무 말 하지 못하는 내 자신도 죽이고 싶었다.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이 잘 안났다. 아무렇지 않게 오세훈이 행동하는 걸 보며, 터져버릴 것 같은 심장을 꽉 쥐고 역겨움을 진정시키느라 어떤 것에도 신경쓸 수 없었다. 가장 최악의 외식이었다. 물론, 여태까지의 외식들이 행복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말이다.
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으며 집까지 들어왔고 약간은 빠른 걸음으로 내 방으로 들어왔다. 방문을 닫자마자 바로 화장실로 뛰어들어가 변기를 붙잡곤 헛구역질을 해댔다. 체한 듯 싶었다. 그래, 그 상황에서 속이 멀쩡할 수가 없지. 속이 쓰렸다. 아팠다. 약간의 눈물이 고여왔다. 오세훈이 보냈던 무자비한 글자들이, 그 낮고도 작은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내 귓가를 멤돌고, 내 마음을 죄이고, 머릿 속을 헤집어놨다. 아무렇게나 옷을 화장실 밖으로 집어 던지고 샤워를 했다. 삼십분이고 한시간이고, 나를 적시는 물줄기를 가만히 맞으며 내 자신을 달랬다. 추스렸다. 두꺼운 가면을 다시 쓰기 위해서. 써야만하는 나를 위해서.
그리고 화장실을 나갔을 땐, 내 침대 위에서 오세훈이 날 기다렸다는 듯 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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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ternet - Special Affair
분량이 좀 짧은건... 미안합니다ㅠㅠㅠ 번외 있을 예정이에여. 번외가 없다면 저도 미칠 예정..^^
사실 컨셉은 좋았는데(못된새끼가 취향임) 글은 망한 것 같아여...빠무룩... 오랜만에 와서 망글 보여드리구 가는 것 같아 죄송..
그래두 재밌께 읽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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