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시점에서 나이는 미자이지만.... 그냥 성인으로 치고 봐주세요#_#
* (@)안에는 영어 [@]안에는 중국어에요! 자체번역 그런거 음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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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싶다' 라는 생각 하나로 모든 준비는 급하게 진행됐다. 아니, 준비랄 것도 없었다. 짐을 싸고, 기초 회화책을 사고, 비행기표를 예매하는 것이 여행준비의 끝이었다.
그 결과, 태환은 영국에 입국하자마자 아주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며칠동안 머무를 곳을, 알아보지 않았던 것이다.
1년 365일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곳에 빈 숙소가 없으리라는 건 뻔할 뻔자였지만 태환은 한줄기 실낱같은 희망을 놓지 않고, 데스크로 향했다.
("혹시 근처에 방이 남은 숙소가 있나요?")
("전화해서 알아볼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태환은 데스크 뒷편의 로비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공항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유로운 사람은 오직 태환 하나뿐인 듯 싶었다.
아, 저기 앉아있는 저 사람 빼고.
큰 키 탓인지 아까부터 계속 태환의 시야에 걸리는 검은 머리를 한 뒷모습. 이어폰을 꽂은 채로 고개를 까딱까딱 한다. 어? 일어나서 데스크로 간다. 살짝 보이는 옆모습이, 잘생겼다.
태환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키가 큰 남자를 관찰하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남자는 떠나고 데스크의 직원이 태환을 불렀다.
("근처에 호텔에 방이 남았다네요. 약도 드릴테니 여기로 가시면 됩니다. 또 궁금하신 건 없으세요?")
("아니요, 감사합니다.")
아, 다행이다. 태환은 생각했다. 숙소에 가서 한숨 돌린 후에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생각에 마음은 점점 들떠만 갔다.
별로 무겁지 않은 짐을 들고 태환은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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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쥐어준 약도에는 몇 블럭 안될 정도로 간단해 보였는데, 왜 3시간동안 버스를 타며 헤멨는지 모르겠다. 결국 택시를 타고 목적지였던 호텔에 도착했다.
와, 생각보다 크다. 이런 호텔이라면 방이 없을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태환은 호텔 로비로 들어갔다.
먼저 와서 체크인하고 있는 사람이 있길래, 자리에 앉아서 또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왠지 익숙한 뒷모습.
어디서 본 사람일까 의미없는 생각을 이어가던 태환은 이내 그 사람의 뒷모습이 공항에서 본 그것과 많이 닯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또다시 그는 떠나고, 태환은 체크인을 하기 위해 데스크로 간다.
("저기, 여기서 며칠 머무르려고 하는데요.")
("방금 그 분께서 마지막 방을 예약하고 가셨는데 어쩌죠? 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니에요.")
분명히 아까 공항에서는 여기밖에 남은 방이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길을 헤메는동안 이곳조차 꽉 차버린 것이다. 태환은 망연자실한 채로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감쌌다.
더는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잘 알아보고 오지 않은 자신에 대한 한탄과, 한국에서 훈련이나 할걸 하는 후회심만이 그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때, 누군가가 웅크리고 있는 자신의 어깨를 툭 하고 건드렸다.
("저기요.")
이 상황에서 누가 건드리고 난리야, 짜증으로 가득찬 태환은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봤다.
그 사람이다. 공항에서 봤던 그 사람. 그리고, 방금 마지막 방을 빼앗아간 그 사람.(빼앗은 건 아니었지만 지금 태환에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그의 얼굴을 보니 태환은 짜증이 더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꼈고, 이제는 누가 봐도 그의 얼굴에 드러난 적대감을 읽어낼 수 있을 정도였다.
("예?")
평소 같았으면 그 사람의 기분이 나빠지게 말한 것에 묘한 승리감을 느끼고 있었겠지만 지금 태환은 그런 걸 생각할 수 조차 없이 짜증이 나 있었다.
게다가, 그 사람은 별로 동요하지 않는 듯 했다.
("들어가다가 우연히 들었는데, 방이 없으시다고 하길래요. 혹시 불편하지 않으시다면 며칠동안 같이 방 쓰실래요? 저도 급하게 온거라 지나치게 넓은 방을 예약했거든요.")
태환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그의 얼굴을 가득 채우던 적대감은 사라지고 해사한 미소가 가득 차는 장면은 말 그대로 코메디였다.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태환은 대답했다.
("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럼 같이 올라가죠.")
그렇게, 그들의 동행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독자님들 안녕..? 오랜만이에요ㅠ.ㅠ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 안되는데...
앞으론 늦지않게 쓸게요ㅠ.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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