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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백현] 선생님, 그냥 술김에 하는 말이에요 | 인스티즈

 

 

 

 

 

선생님, 그냥 술김에 하는 말이에요.

Writer by. Baby J

 

 

 

 

 

좋아했다, 선생님을. 아니 지금도 좋아한다고 해야 맞는 말인 듯싶다. 어떻게 해서든 선생님 앞에서 튀어 보이고 싶었고, 어떻게 해서든 선생님의 눈에 띄고 싶었다. 바보같이 입학한 순간 첫눈에 반해버리다니, 많고 많은 사람들의 첫눈에 반했다 하는 말은 절대 믿지 않았다. 어찌 사람이 첫눈에 한번만 보고 반할 수 있겠는가, 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만큼 타격이 컸고, 나에게 그 사람은 강하게 다가왔다.

너무 좋았다 그냥 모든 순간들이, 선생님과 함께하는 수업도,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하나하나 다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따뜻하게 혹은 달콤하게 다가오는 선생님의 모든 말들을 내 머릿속에, 그리고 가슴속에 담아두기만을 했다.

무턱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술을 먹은 채 선생님에게 고백 아닌 고백을 하기도 했다. 정말 바보처럼, 선생님과 멀어질 것을 다 알면서도. 그랬지만 선생님은 나에게 너무나도 어른스럽고 이성적이네 대답을 해주었다. 졸업을 하고 찾아오면, 그때는 생각을 해보겠다. 지금 어디냐, 집에는 갈수 있느냐 하며. 그 모든 순간이 너무 좋았기에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난 선생님을 향한 마음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지켜온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나에게도 고비는 찾아왔다. 졸업을 앞둔 지 얼마 안됐을 무렵, 선생님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소리를 이리저리에서 주워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너무 미웠다 선생님이. 졸업하면 그땐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해왔던 선생님이었는데, 난 그 많은 시간들을 선생님을 위해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있었는데….

결국, 난 또 다시 탈선의 길을 걸어버리고 말았다. 선생님을 좋아하는 그 순간부터는 나이에 맞지 않았던, 그 좋아하던 술을 먹지 않고 담배도 끊으려 노력을 해왔건만. 혹시나 역시나, 힘들 때 제일 많이 생각나는 것은 술과 담배였었다.

 

 

 

 

 

 

[전화 해줘요.]

[안돼요. 다음에 해요.]

[지금 하고 싶어요.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다음에 해줄게요. 내가.]

[지금 해줘요. 어차피 내가 무작정 걸어도 안 받을 거 다 알아요.]

  

 

 

  

 

 

한잔 두잔, 힘든 마음에 무작정 술을 들이켜다 보니 어느덧 친구들과 함께 먹은 술의 양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나 역시 내 주량인 소주 2병을 훨씬 넘게 먹은 것 같았고, 정신을 알딸딸하니 살짝 기분이 좋으면서도 붕- 뜨는 이상스러운 느낌이 가득 들었다.

그렇게, 술이 취한 난 무작정 선생님에게 카톡을 해버렸고 술에 취하니 무서울 것이 하나 없어 정말 바보처럼 선생님에게 되도 않는 말들을 순식간에 참 많이도 해버린것 같다.

 만나줘라, 전화해줘라 등등. 귀찮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절실하게, 너무나도 많이 절실하게 선생님을 붙잡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나이차이가 많이 나더라도 난 선생님을 지금 꽤나 많이 사랑하고 있으니.

 

 

  

 

 

 

 

[미안해. 선생님이 술을 먹어서 운전을 못해. 다음에 보자.]

[내가 갈게요, 선생님 있는 데로.]

[그럼 J아파트 앞으로 와요. 택시타면 다시 연락하고.]

 

 

정말 찌질 하게 매달리다 결국 선생님에게서 뜻밖의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가도 되니까 제발 한번만 만나 달라 애걸복걸 매달리니 선생님도 두 손 두 발을 다 든듯했다. 오늘이 선생님과의 마지막 만남이라해도 난 상관이 없었다. 선생님과 사석에서 만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설렘과 더불어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으니.

선생님과의 연락을 끝으로 친구들이 술에 취해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든 말든 무작정 택시를 타고 선생님이 있다던 J아파트로 향했다. 택시를 타자마자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하는 듯 혼자 온갖 착각을 하며 택시를 탔으니 금방 도착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이리저리 옷에 배어 있는 술 냄새와 담배냄새를 빼기에 바빴던 것 같다.

 

 

 

  

“○○○! ○○아, 이리로 와.”

 

 

  

 

 

 

 

 

 

 

택시에서 내려 선생님이 어디에 있을지도 모르는 채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멍하니 핸드폰으로 선생님에게 연락을 하기에 바빴다. 그 순간까지도 긴장을 해서인지 가방을 뒤적거리며 담배를 찾던 순간, 맞은편에 서서 가만히 서 있는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고, 뒤적거리던 손을 빼곤 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무작정 뛰어가 버렸다.

선생님을 만나자마자 무슨 용기가 났던 건지 선생님의 팔에 팔짱을 휙- 껴버린채 흐헤- 하며 멍청한 웃음을 가득 지으며 선생님을 바라본 채 선생님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선생님의 발걸음에 맞춰 걷기 바빴다.

 

 

 

 

  

 

“으아-!”

 

“조심해, 왜 높은 신발을 신고 와서 그래.”

 

“헤- 그래도 이거 편해요!” 

 

“가자.”

 

 

 

 

 

본래 성격이 무뚝뚝한 선생님이었기에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아 멍청하게 웃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목을 접질러 버렸고, 휘청거리는 날 잡아준 선생님이 또 다시 멋있게만 보이는 순간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곳은 선생님의 집이었고, 선생님은 내가 술에 만취한 것을 대충 지레짐작한 듯 보였다.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치마를 입고 있던 나에게 반바지 하나를 건네며 우선 이것부터 입고 있으라는 말을 마친 뒤 주방으로 향해 뚝딱뚝딱 이것저것 만들기 바쁜 것 같았다.

 왜 인지 모르게 주방에서 혼신의 힘을 다 해 할 일을 하는 것을 보니 또 다시 선생님이 멋있어보여 입을 헤- 하니 벌린 채 선생님의 모습을 두 눈으로,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버렸다.

 

 

 

 

 

“일단 이것부터 먹어. 술은 내가 아니라 네가 다 먹었냐.”

 

“헤- 나 술 안 먹었는데!”

 

“빨리 먹어, 나도 좀 먹게.”

 

뚝딱뚝딱, 해장국 비스무리한것을 순식간에 만들어 온 선생님을 바라본 채 여전히 우수에 젖은 듯 흔히 사랑에 빠진 여자들에게서 자주 보여지는 눈빛을 하고 선생님을 바라보니 선생님은 꽤나 당황한 듯 시선을 피하기에 바쁜 것 같아 보였다.

아무리 선생님과 내가 열두 살이 차이가 난다고 해도 난 다 받아들일 수 있고 감당할 자신이 있는데, 선생님은 전혀 아닌 것 같은 모습에 한번, 여자친구와 카톡을 주고받는 모습에 또 한 번 실망 아닌 실망을 하며 가슴속 깊은 곳에 생채기가 난 듯 아려오기 시작했다.

 

 

 

 

“선생님 여자친구 분은 몇 살이에요?”

 

“스물 하나.”

 

“오, 열 살 차이? 되게 많이 나네요.”

 

“너랑 더 많이 나지.”

 

“에이, 저랑은 얼마 차이 안나죠!”

 

“너랑은 얼마 차이 안 나고 여자친구랑은 차이 많이 나?”

 

 

도무지 들어가지도 않는 해장국을 숟가락으로 휘휘 저으며 시선을 해장국에 고정한 채 무심한 듯 한번 물어봐버렸다. 얼마나 잘난 사람이기에 선생님과 연애를 할 수 있는 건지.

바보같이 내가 한 질문이었지만 대답을 듣곤 더욱 더 큰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도 많이 좋아했었는데, 선생님도 나에게 질투 아닌 질투를 하며 날 착각 속에 참 깊이도 숨겨놨었으면서.

너무나도 야속하고 미운 선생님이 싫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선생님의 여자친구가 싫었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그저 많이 부러웠다. 선생님의 여자친구가. 내가 조금만 일찍 태어났었으면 혹은 선생님이 조금만 늦게 태어났었으면 하고 혼자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해버린것 같다.

 

“치- 난 선생님이 졸업하고 다시 고백하라고 한 말 때문에 여태까지 버틸 수 있었는데.”

“…그건 그냥 한 말이지.”

“여튼, 미워요. 난 진짜 선생님 많이 좋아했거든요. 물론 지금도 좋아하고.”

“빨리 먹어, 식는다.”

 

“취해서 하는 말 아니야. 난 진짜 선생님한테 내 모든 걸 다 바칠 수 있었어요.”

 

 

그냥, 그렇다고. 꼭 전하고 싶었던 말을 장난 식으로 다 말해버렸다. 술김에 한 말이니까 선생님도 대충 넘어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난 정말 온 마음을 다 해서 선생님을 많이 사랑하고 좋아하니까.

마지막으로 뱉은 말을 끝으로 선생님의 집안을 정적으로 가득 차 버렸다. 그저 숟가락이 움직이는 달그락거리는 소리만이 집 안을 가득 채웠고, 더 이상 이 상태로 같이 있다간 분명 내가 듣고 울컥울컥 눈물이 차오를만한 대답을 들을 것만 같아 그 자리에 가방을 챙긴 채 나와 버렸다.

 

 

“어쩜 잡지도 않아. 변백현, 너무하네요.”

 

 

 

 

집 밖으로 나와 계단에 한참을 서 있었을까, 잡지도 않는 선생님이 너무 야속하고 미워져 그동안 내가 정말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선생님과 난 이어질 수 없는 사이었다는 걸 왜 그동안 깨닫지 못했을까,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이 들며 눈물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와 버렸다.

내가 진짜 정말 많이 좋아하긴 했던 사람이었구나, 택시를 타면서도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이렇게 이어질 수 없었다는 걸 빨리 깨달았으면 그동안 감정을 허비하지 않았을 텐데, 아니. 선생님을 귀찮게 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

집 앞에 도착해 순식간에 담배를 여러 대 피워댄것 같다. 그 많던 담뱃값 속에 있던 담배는 어느덧 하나만을 달랑 남겨놓았고 여러 대의 담배를 태우며 선생님에 대한 나의 마음도 태우는 듯 했다.

정말, 진짜 많이 미친 듯이 사랑했는데. 안녕, 내 첫사랑.

 

 

 

 

 

 

 

 

 

 

 

 

 

 

 

 

 

 

 

 

 

 

 

 

 

 

 

 

-

 

 

 

 

 

 

 

 

 

 

 

 

 

 

 

 

 

 

 

 

 

 

 

 

 

 

 

 

 

 

 

 

 

 

선생님과의 짧고도 긴 만남을 끝으로 길었던 방학이 끝을 맞이했다. 선생님의 얼굴을 어떻게 마주쳐야할까, 많은 고민 속에 휩싸였던 것도 잠시. 그냥 난 선생님에게 그저 지나쳐간 바람과 같은 존재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합리화를 하니 꽤나 마음이 편안해 졌다.

첫 등교와 동시에 개학식 후 첫 시간은 변백현 선생님의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들어옴과 동시에 그대로 책상에 얼굴을 묻어버리듯 엎드린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비춰지는 선생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 잠시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하자.”

“…네.”

 

 

 

 

한참을 책상과 한 몸이 되어있던것도 잠시, 쉬는 시간 종이 침과 동시에 내 어깨를 살짝 두드리며 날 불러내는 선생님에게 짧게 대답을 한 채 선생님을 따라 나섰다.

무슨 이야기를 꺼낼까, 사적으로 만났었던 그 이야기는 안 꺼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머릿속 가득 하며 취업 혹은 진학 얘기이겠거니 하는 가벼운 생각을 하며 선생님을 따라나섰다.

 

 

 

“괜…찮아?”

 

“어떤 거요?‘

“그때,”

 

 

 

 

선생님을 한참이나 따라가서 도착한 곳은 운동장 한편에 마련된 작은 벤치 앞이었다. 날 벤치에 앉힌 선생님은 나와 눈높이를 맞춰 앉고선 눈을 맞추려는 듯 내 양팔을 잡은 손에 살짝 압력을 가하며 물어왔다.

최대한 밝은 듯,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무슨 말이냐며 되묻는 내게 선생님은 그때, 라며 딱 잘라 말하기 시작했고 바보 같은 난 그때의 일들이 다시 머릿속을 가득 채워버려 멍하니 붉어진 양 볼을 식히기에 바빴던 것 같다.

차라리 선생님도 모르는 척을 해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왜 아는 척을 하며 나에게 말까지 걸어오는 것인지.

 

 

 

 

“술김에 한 말이었어요.”

“뭐?”

“술김에 한 말이에요. 고 1때도 그 때도.”

“…그래, 괜히 신경썼나보다. 내가,”

“죄송해요. 신경 쓰이셨다면.”

 

“선생님 갖고 장난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최대한 태연한 듯 선생님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장난스럽게 술김에 한 말이라며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뜨리자 선생님의 표정이 조금씩 굳어가는게 내 눈에 훤히 보이기 시작했다.

왜, 왜 표정을 굳히는 건데…. 술김이었다는 말을 힘겹게 꺼내며 상황을 수습하려 한 것인데 왜 표정을 굳힌 채 뒤돌아 걸어가는지 모르겠다. 절대로 선생님을 갖고 장난친 게 아니었는데, 내 마음은 전부 다 진심이었는데….

선생님의 화가 난 듯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버린 것 같다. 내가 아무리 진심을 다 해 나와 만나달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우린 이어질 수 없다며 딱 잘라 말할 것을 다 알았기에 그렇게 말도 안 돼는 소리를 한 것인데….

선생님이 너무 미웠다. 아니, 선생님 말고 변백현이라는 그 사람이 미웠다. 이렇게도 잊기에 힘든 사람이며 나를 뒤흔든 사람인데, 적어도 내가 술에 취한 말과 그 전부터 해왔던 행동을 예의주시했다면 분명 다 거짓이라는 것을 알아챘을 만도 한데, 난 결국 선생님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나보다.

가만히 선생님이 떠난 그 자리에 초점을 맞춘 채 한참을 앉아있었다. 선생님의 사소한 말에도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비틀비틀 똑바로도 서 있을 수가 없는데, 선생님, 아니. 변백현을 너무나도 많이 좋아하는데, 사랑하는데….

결국 난 선생님이 사라져버린 허공에다 대고 삐뚤삐뚤 삐뚤어진 입으로 선생님에게 하지 못한 말을 해버렸다. 마치, 눈물이라는 진한 술을 먹은 것처럼.

 

 

 

 

 

“거짓말이야, 나 선생님 좋아해요 정말 진심으로.”

 

 

 

 

 

 

 

 

 

 

 

 

 

 

 

 

 

 

 

 

 

 

Baby J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

 

저를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1년? 2년? 만에 다시 찾아오니 감회가 새로워요.

 

시간이 된다면 혹은 우연이 된다면 다시 만날수 있겠죠?

 

항상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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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처음 읽어보는데 우와... 꿀잼... 브금이랑 내용이랑 느낌이 비슷해서 더 와닿는거같아요!
9년 전
비회원187.72
백현아 여주랑 안되겠니ㅜ 번외 없나요ㅜ
9년 전
독자2
와 대박이에요.. 취향저격! 다음편도 있나요? 다음이야기도 보고싶어요 ㅠㅠ
9년 전
독자3
아ㅠㅠㅠㅠㅠ 짠내나는 글이네요ㅠㅠㅜㅜㅠㅠㅠㅠㅠ 변백현 미워...ㅠㅠ
9년 전
비회원190.180
번외... 장편으로 읽고싶어요
9년 전
독자4
다른 글은 언제쯤 연재하실까요?이것도 되게 미련이 남네요ㅠㅠ꼭 이루어졌으면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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