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택] 그 따스했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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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 원식시점
유달리 몸이 약했던 택운이 형, 그런 형을 옆집에 살면서 친형처럼 대하며 자라온 나는 어느 순간 형제처럼 여겨지던 마음이 점점 사랑으로 바뀌는것을 느끼고 고등학교에 들어서 혼란을 느끼고 형에게서 멀어졌다. 거리를 두고 피하고 무시하고 일부러 더 툴툴거리며 형을 밀어냈다. 형은 영문도 모른채 나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아 점점 더 쇠약해져 갔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친구들과 여기저기 쏘다니며 수많은 여자를 끼고 놀며 형을 잊으려 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그리 쉽지 않았다.
항상 옆에서 재잘거리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며 무심한듯 하지만 귀를 기울이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형...
가끔은 나를 향해 예쁘게 웃어주며 재밌게 해줘서 고맙다는듯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따스한 형....
몸이 아파 힘들어 색색거리는 와중에도 괜찮다며 걱정하는 나를 보며 웃고 손을 잡아 오던 형...
그 모든것이 꿈처럼 기억처럼 향기처럼 스며들어 지워지지도 빠지지도 않고 내 안에 자리잡았다. 견딜 수 없었다. 고등학교 3년이라는 시간동안 매몰차게 멀리하던 형이 계속해서 생각이나 지울 수가 없었다. 도망치지 말자...결심을 굳힌 나는 형의 병실을 찾아갔다. 하지만 형은 병실에 없고 깔끔하게 정리된 침대만 있을 뿐이었다. 지나가는 간호사를 붙잡고 물었다. 간호사는 1인실에 있다며 말을 전했고 나는 형에게 달려갔다.
1인실이라니...병실을 옮길정도로....그정도로 아프지 않았던 형이였는데 어째서...갑자기 옮긴거지...
나는 허겁지겁 형에게 달려갔다. 1인실 문폐에 떡하니 적힌 [정택운] 라는 이름 세글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잘못된것은 아닐까....어디가 갑자기 안좋아 진것은 아닐까...하는 오만자기 생각을 하며 문을 찬찬히 열었다. 문을 열자 커튼 사이로 내비친 햇살을 받으며 따사로이 책을 읽고 있는 형이 보였다. 나는 긴장이 풀리 듯 털썩 바닥으로 주저앉으며 형을 불렀다.
"형...."
형은 날 향해 고개를 천천히 돌렸고 나를 발견하고는 눈이 커지더니 커진 눈망울에서 서서이 눈물이 고여 또륵...하고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후다닥 일어나 형에게 달려가 옷소매를 당겨 형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왜..왜이제..왔어...기다렸,는..데..흑.."
형은 날 기다렸다며 나에게 안겨 하염없이 울었다. 나는 그런형을 안아주며 침대에 걸터 앉아 등을 토닥이며 달래듯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참을 울고 형이 지쳤는지 내 어깨에 기대 잠이 들었다. 내 어깨에 기대어 울다 지쳐 잠든 형을 보니 3년동안 멈춰 있던것 처럼 신장이 미친듯이 뛰어 왔다. 이 떨림이 더 이상 두렵지도 싫지도 그렇다고 거부하고 싶지도 않았다. 난 정택운을 좋아했다. 아니 사랑했다. 나는 이 말을 소리 내어 형에게 전하고 싶었다. 어깨에 기댄 형이 불편할까 살며시 침대로 눕히고 이마에 콧잔등에 뽀뽀를 해주고 지그시 형의 얼굴을 바라보며 붉게물든 눈가를 손으로 쓸어주며 입을 열었다.
"형...사랑해요...미안해요..."
그리곤 형의 입술에 내 입술 맞대고 가만히 형의 체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달콤하고 따스했다. 난 감았던 눈을 뜨고 형에게 이불을 덮어준 후 옆에 자리를 잡고 누워 잠을 청했다. 몸을 움직이며 살짝 눈을 뜨자 형이 후다닥 움직이는듯 하더니 급하게 자는척을 했다. 귀엽다....형을보며 장난을 치고 싶은 욕구가 생겨 형의 콧잔등을 손으로 톡톡 두드리며 귀여워...예뻐...형이 평소에 부끄러워 할만한 소리를 하자 꽉 감은 눈이 파르르떨리며 얼굴을 붉혔다. 장난을 치며 꾸무적 대던 와중 문이 드르륵 열리며 회진을 돌러온 의사들이 들어 왔다. 뒷따라 형의 어머니도 들어 오셨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가 자는척을 하는 형을 모르는척 깨웠고 형은 부스스 눈을 뜨며 부끄러운듯 내 눈을 피했다. 그런 우리를 보는 아주머니의 눈빛이 썩 좋지많은 않았지만 나는 형에게 장난을 쳐서 그러겠거니 하며 넘겼다.
시간이 지나 1년여가 흘렀고 형은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 형은 날때부터 몸이 약했지만 정확한 병명은 나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엔 그저 약하고 여린형이란 것만 알고 있었고 그걸로 충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형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점점 형이 궁금해 졌다. 형도 나에게 관심이 생긴것인지..아니면 나의 감정에 동조를 한것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힘겹지만 서로에게 한 발자국 다가섰고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형...형 몸상태 좋아졌는데..우리 여행..갈래요?"
"어디로?"
"어..울릉도? 형이 눈도 보고싶고 산도 보고싶고 바다도 보고싶다고 했으니깐"
나는 형에게 함께 여행을 가자고 했고 형은 기분이 좋은듯 흔쾌히 허락했다. 하지만 형의 어머니는 반대를 하셨다. 다 났지도 않은 형을 데리고 먼 울릉도까지 간다는게 마음에 안드셨는지 거절하자 나는 포기하려했다. 하지만 형은 너무 가고싶어 했기에 아쉬움도 커 보였고 나는 형을 몰래 데리고 나가기로 했다. 팬션을 예약하고 기차도 예약하고 찬바람이 거세게 불던 날 형의 손을 잡고 병실을 탈출했다. 우리는 성공했다며 깔깔깔 웃으며 기차 안에서 서로에게 음식을 먹여주며 울릉도에 도착했다. 팬션까지는 조금 걸어야 했고 나올 때 부터 거세게 불던 찬바람은 울릉도에 도착하자 눈보라처럼 휘몰아 쳤다. 나는 형의 옷을 단단히 여미고 모자까지 씌워주자 나를 멀뚱멀뚱 보던 형이 귀여워 입에 가볍게 뽀뽀를 해주곤 손을 잡고 걸어갔다. 바람은 더욱 거세 졌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더 나아가는 것은 불가능 하다 싶어 근처에 작은 집이 보였다 아무도 살지 않는지 텅빈집은 폐가나 다름이 없었다. 일단 그곳으로 몸을 피하고 들어서자 형이 온몸을 경련하듯 떨며 나에게 연신 춥다고 말했다. 나는 내 외투를 벗어주고 안아주고 다독여 줬지만 계속해서 춥다고 하는 형이 너무 걱정됬다. 형이 아직 다 나은것도 아니고 무슨 병인지도 모르는 환자를 무작정 끌고 나오면 안됬던 것일까 하는 생각에 형에게 외투를 주고 얇은 옷차림으로 문을 열고 먹을것이랑 약을 사오겠다며 밖으로 나왔다.
형은 가지말라며 말렸지만 나는 '약국도 요 앞이고 아까 걸어오면서 봤어요 걱정마세요 금방 돌아올께요 바로 돌아올테니깐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요 알았죠? 다녀올게요~' 라고 말하고는 흔들리는 눈초리로 가지말라고 말하는 형을 웃음으로 안도시키고 밖으로 나왔다.
분명...이 근처에서 봤는데....하아..진짜 춥다...
한참을 걸어도 아까 보았던 약국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계속 걸어갔다. 한참을 걷자 약국의 불빛이 보였고 나는 일단 몸을 따듯하게 해줄 음료와 핫팩을 샀고 조금 더 걸어 마트 같은 곳으로 걸어가 먹을것을 잔뜩 사들고 추위를 해치며 형에게 갔다. 올 때 처럼 한참을 걸었다. 하지만 폐허가 보이지 않았다. 불안해진 나는 기다리고 있을 형을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디 있는거야 분명 여기 어디였는데...아무리 걸어도 새하얀 눈과 눈 덮힌 언덕만 보일뿐이였다.
나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걸어 오던길에는...눈덮힌 언덕이 없었는데...
놀란 마음에 손에 들고 있던 집을 내던지고 높이 솓은 언덕을 해집었다. 장갑을 끼고서 눈을 파내려니 잘 되지 않자 나는 장갑을 벗어던지고 눈을 퍼냈다. 한참을 퍼내자 눈사이로 나무판 같은것이 보였다. 나는 이성을 잃고 급하게 눈을 퍼냈다. 손에서 피가 흘러 새하얀 눈을 붉게 물들여 갔다. 그렇게 또 한참을 퍼내자 나무판 사이로 형의 손이 보였다. 나는 팔을 뻗으 그 손을 잡았다. 얼음장 처럼 차가웠다. 두려움에 찬 나는 나무판을 미침듯이 들어 내며 눈을 해집고 몸을 구겨 넣어 형을 꺼냈다. 바닥에 박히듯 누워있던 형을 꺼내자 형위로 덮혀 있던 눈들이 내위로 쏟아져 내렸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내가 눈을 떳을때는 나는 병원 119 호송차에 실려 병원으로 가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해 정신을 차린나는 몸이 나아짐과 동시에 형을 찾아 병원을 온 사방으로 찾아 다녔다. 하지만 형은 보이지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형은 당시 이송되면서 상태가 심각해 큰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그 후 원래 입원해 있던 병원으로 돌아갔다고 하였다. 나는 그래도 안심되어 치료를 다 받고 형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형의 병실 문을 열자 형의 어머니가 형의 손을 잡고 흐느끼고 계셨다.
"아주머니.."
나는 조심스레 형의 어머니를 불렀다. 그러자 눈물이 범벅이 된 눈으로 나를 보고는 매섭게 눈을 뜨고 소리치셨다. [살인자]라고 나는 영문을 알지못하고 소리치는 어머니를 말리는 간호사들을 지나 형을 봤다. 형은 눈을 감은 채 말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한 상태가 되었다. 그런 형이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또 이 병원에 와서 이 상태가 되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되뇌였던 말이 있다고 한다.
"거짓말..쟁이.."
그건 나를 말하는 것이었다. 금방 돌아온다고 굳게 약속한 나는 형에게 영영 돌아오지 않은 거짓말쟁이가 된것이다. 돌아오지 않는 나를 기다리며 그 춥고 어두운 곳에서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결국 나는 형에게 돌아오지 않은 존재이자 그 곳에 차갑게 버려두고 가버린 존재가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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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2편입니다 ㅋㅋㅋㅋ
아줌마가 왜 식이를 미워했는지!
코마상태에 빠지 운이가 춥다고 했는지!
- 급하게 쓴거라 오타 수정 못해서 엄청 많을거에요 ㅋㅋ
그 이유랍니다 ㅋ
앞에 1편에서 코마상태에 빠져 답을 할 수 없는 운이가
원식의 물음에 답을 한것처럼 보인것은 전부 식이의 상상!
혼자 생각하고 혼자 추억한거죠~ 그 상태가 되기전의
운이라면 이렇게 답했을꺼야~ 라면서 혼자 생각한거랍니다.
그리고 춥다고 한 이유! 왜 그런지는 아시겠죠???ㅋㅋㅋ
어머님이 미워한 이유도 아실테고...이제 이해가 쏙쏙 되시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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