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UJA FLAVOUR 🍋
1학년 오티 때 그냥 재밌는 친구라고 생각했었다. 되게 잘 웃고, 말도 잘 하고.
누구한테나 모질게 굴지 않는 성격도 참 좋았고. 그래서 내가 유독 너한테 장난을 많이 치긴했다. 나는 그게 너무 재밌었고.
그러다보니 너만 찾게 되더라 어느순간.
여주 어딨어? 이말만 하루에 몇번을 하는건지. 김도영이 처음에 나보고 너 좋아하냐고 떠 봤을 때 그냥 솔직하게 말할걸.
그랬다면 내가 네 뒤가 아닌 네 옆에 서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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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이 맘때 즈음인가. 김여주가 갑자기 영호선배 좋아한다고 우리한테 말했던 날.
아마 그 때 알았던 것 같다. 내가 생각보다 김여주를 많이 좋아하고 있다는거.
네가 다행히 영호 선배한테 고백 안할거라고 말한게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진짜 내 자신이 어이없더라.
그냥 너 놀리면 반응하는게 귀여워서 계속 붙어다녔던 것 뿐인데 그게 다른 감정이였다는게 진짜 내 자신도 놀랍더라고.
그래 그 때 내 감정을 깨닫고 나서 나도 그 넘치는 감정을 조절하기 힘들었나봐.
주변 사람들이 눈치 채고 있었으니까. 근데 넌 죽어도 모르더라. 매일 네 뒤에서 나 좀 봐달라고 버둥거리는데.
내가 장난으로 플러팅 한다고 생각하더라고 바보같이.
오히려 다른 사람이 먼저 알았어. 김여주 너가 배신자라고 놀렸던 일 있잖아. 나 여자친구 생긴 날,
그 때 그 여자 선배가 그러더라 너한테 내 감정 다 말하기전에 자기랑 만나달라고.
혹시 다른 사람으로 잊혀질 수 있지않겠냐고.
너를 포기하고 잊으려고 한건 절대 아니고, 내 마음을 너가 알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겁났던거야. 네가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는데 다른 친구가 고백을 한다? 기본적으로 생각해도 받아 주지 않을거란 것도. 그리고 우리 이 친구 관계도 끝날거란 것도. 내가 너무 겁났던거야.
그래서 그 어줍잖은 협박에 내가 쩔쩔 맸던거지.
너는 배신자라며 웃었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나한테 기회가 있을까? 아니면 그냥 친구로서 계속 지내야 하는 걸까?
왜 나는 계속 네 뒤에 서있어야만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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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따 저녁에 맥주 마시쟈 쟈긔❤️]
김정우의 카톡을 보고 씹으려고 핸드폰을 뒤집었더니 다시 알림이 울린다. 집착 오지시네. 라는 생각으로 핸드폰을 다시 보자 미리보기로 민형에게 카톡이 와있다.
[ 나 오늘 누나네 집 가서 밥 먹어도 돼? ]
아니. 안됑.ㅎㅎ 답장을 보내고 침대에 누웠다. 아 요새 감기 기운이 있어서 몸이 영 좋지 않다.
미리 약 먹을까. 약 생각에 몸을 일으켜 거실에서 약을 찾는데 엄마가 뭐 찾냐며 묻는다.
" 나 감기약. "
" 엄마가 감기약 다 떨어져서 사다 채워놓는다는 걸 깜박했다. 지금 사올게. "
엄마가 두르고 있던 앞치마를 벗으며 말했다. 굳이 저녁 차리고 있는 엄마한테 부탁 할 필요는 없겠다 싶어 내가 나갔다 오겠다 했더니
그럼 가는 길에 두부를 사오란다. 저기요...어머니,...
" 잔돈으로는 아이스크림 사먹어 "
" 엄마 달랑 오천원 주고 할 말은 아니지 않아? "
" 싼거 먹어 기집애야. "
" 아 넵. "
두부를 잊지말라는 엄마의 말을 뒤로 하고 문을 나서자 찬 공기가 훅 끼친다. 요새 저녁에는 날씨가 쌀쌀해서 가디건을 두르고 나오기를 잘했다 싶었다.
아 이제 몇 달 뒤면 시험 보고 방학이네. 민형이 수능도 얼마 안 남았고. 시간 진짜 빠르다.
나는 휴학하는 바람에 애들하고 다 떨어지게 생겼다 했는데 도영이랑 정우 군대 다녀오고 슬기는 교양때 그나마 마주치고 하니 걱정과는 다르게 또 잘 뭉쳐다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약국에 도착했는데 왠열 약사님 바뀌셨나. 원래 되게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셨는데 언제 이렇게 초절정 꽃미남 약사님으로 바뀌었지?
웃는 것도 완전 천사다 천사. 감기약 하나 사는데 왜이렇게 다정하게 말해주시는지, 금사빠 도지네요 또.
약국을 나와 슈퍼 가는 길, 단톡방에 바로 카톡을 보냈다. 이 좋은 걸 혼자 알 수는 없지.
[ 야;;;; 우리 동네 약사님 바뀌셨는데 핵존잘. 우리 동네에 이런 분이 계시다니...]
[ 진짜? 나 이제 약국 바꾼다. ]
역시나 강슬기 바로 읽고 칼답장을 해주신다. 둘이서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 부르스를 치고 있는데 김도영이 끼어들었다.
[ 근데 그 약사님은 너네한테 관심 1도 없음. 이것은 팩트 ]
[ 어쩔ㅗ 존재 자체만으로도 훌륭하시니 괜차늠ㅎㅎㅎㅎㅎ ]
[ 뭔 논리이신지? ]
김도영과 투닥투닥거리는데 김정우가 지금 카톡을 봤는지 답장이 왔다.
[ 세상에 나보다 잘생긴 사람이 어딨어????? 믿을 수 없는girl???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뭔자신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슬기가 김정우의 말에 웃자 김정우가 뻔뻔한 얼굴을 한 이모티콘을 여러개 보낸다. 와 쟤 이모티콘 부자다.
[ 김여주 솔직히 말해봐. 나 잘생겼잖아. ]
갑자기 왜 나를 소환? 하긴 김정우가 또라이라 그렇지 잘생기기는 했지.
[ 뭐 김정우가 어디가서 꿀리지는 않지. ]
[ 사실 나도 인정, 쟤 우리 학번의 인간 포카리라고 불리니까 ]
[ 알면 잘해.😎😉 ]
참나 바로 뿌듯해 하는 거 봐라.
[ 근데 나는 김정우 스타일 보다는 쎈 남자 상이 좋음. ]
내 카톡에 슬기가 맞아 김여주 취향 완전 소나무잖어. 라며 답했다. 아 슈퍼 지나칠뻔. 핸드폰 화면을 잠깐 끄고 두부를 찾았다. 아이스크림 말고 그냥 막대 사탕 먹어야지.
포도맛 막대 사탕 하나 두부 하나를 계산하고 나오는 길에 막대사탕을 입에 물었다. 아 달아. 기분이 좋네.
카톡의 유무를 까먹을 때 즈음 다시 진동이 왔다. 김정우의 개인톡이였다.
[ 쎈 남자 상이 뭔데? ]
[ 그냥 쎈 남자...? ]
[ 너 모르는 구나. 내가 꽤 쎈 남자거든? 또 차려입으면 난리나요. ]
[ 아,, 예.,,🖕🏻]
[ 근데 마음이 따듯해야지 얼굴은 중요한게 아니란다? ]
[ 누가 얼굴만 본데?!!! ]
[ 근데 나는 얼굴도 보고 마음도 봐. 그래서 내가 너 좋아하나봐 쟈긔야❤️]
[ 님 차단이요. ]
아오 이 미친놈, 한시라도 장난을 안치면 입안에 가시가 돋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핸드폰 화면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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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또 술을 마시는 거지 우리는? 우리 서로 각자 있는 과제나 공부 하려고 모인거 아니였나?
지금 우리는 공부를 빙자한 모임으로 넷이 모여 이번엔 막걸리가 아닌 소맥을 말아 먹고 있다.
김정우가 치킨먹으러 가자고 쪼르지만 않았어도 공부 열심히 했을텐데... 아마도...?
" 나 오늘 달릴거야. "
" 오 김도영 갑자기 왜? "
" 여자친구, 친구들이랑 아까 한시간 전 부터 술 마시러 간다 해놓고 연락 안됨. 진짜 개 빡침. "
김도영이 잔에 소주 반, 맥주 반을 따른다. 근데 문제는 그걸 자기 것만 그렇게 만드는게 아니라 우리들 것 까지 그렇게 만든다는게 문제지.
씩씩거리며 소맥을 마는 김도영의 눈치를 보다 은근슬쩍 항의를 소심하게 해봤지만 기각당했다.
친구들의 의리란 이런것이라며..
" 자 일단 이거 두 잔 스트레이트로 원샷? 오케이? "
" 야 나 내일 아침 강의야! "
어쩌라구요. 김도영이 눈을 희번떡 뜨고 슬기를 노려본다. 슬기가 흠칫 놀란다. 무섭지 나도 무섭다.. 저러는거 처음봐.
각자 두 잔씩 꿀꺽거리며 삼키자 김도영이 만족하는 듯한 미소를 보낸다. 오늘 진짜 달릴거야. 란다.
한창 부어라 마셔라 하며 하하호호 웃으며 노는데 김도영 핸드폰으로 전화가 온다. 여자친구인가본데 통화하면서 얼굴을 찌푸린다.
정우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김도영이 얘 지금 완전 꽐라되서 술집에서 자고 있데.
도영이 나 빡쳤어요 라는 걸 표현하듯 머리를 쓱 넘기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 야 오늘 달리자며! "
미안하다 친구들아. 얘 데리러 가야돼. 그리고는 후다닥 누구보다 빠르게 달렸다. 어쩔 수 없네. 우리는 다시 잔에 술을 채우고 건배를 했다.
불쌍한 김도영. 쯧쯧
" 나는 남자친구 절대로 안사귈래. "
슬기가 술이 올랐는지 얼굴을 붉게 하고는 다짐한다. 어이구 귀여워라.
야 너 그 말 지켜야돼! 김정우 빨리 영상으로 담아놔! 내말에 김정우가 강슬기의 열변을 녹화했고 우리는 그걸 보며 낄낄거리며 웃었다.
근데 저런게 연애라면 나도 딱히 하고싶지는않네..
" 근데 나도 슬기말에 동의하는 듯. 나도 남자친구 안 사귈래. "
" 야 너는 왜? 안돼! "
김정우가 갑자기 소리친다. 뭐야. 슬기랑 내가 놀라 쳐다보자 자기도 당황한 표정이다.
야 왜 김여주는 남자친구 사귀어야 되는데? 슬기가 째려보면서 묻자 김정우가 허허 웃으면서 답한다.
" 아니.. 김여주 서른살까지 연애 못하면 내가 결혼해주기로 했잖아. 그래서 그렇지. "
" 뭐야??! 죽을래?? "
그럼 그렇지. 나는 또 나의 미래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줄. 지 미래를 걱정하시는거였구만?
" 나도 싫거든! "
" 흠,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게 싫지는 않네. 연애 하지말고 있어라 여주야. "
" 뻐큐 "
" 나랑 결혼해야지 쟈긔? "
능글맞게 웃으며 다가오는데 내가 몸서리를 치자 김정우가 박장대소를 한다. 아 김여주 역시 놀리는 맛이 있어.
...하나님 저 다음에 김정우로 태어나고 쟤 저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제발.
" 근데 둘이 지금 연애 안하면 그냥 둘이 만나봐. "
강슬기의 뜬금없고 얼척없는 제안에 뭐래? 라며 쳐다보자 이미 취할대로 취했는지 혀를 꼬부랑 거리며 아니 그냥 만나봐! 뭐 어때. 란다.
쟤가 돌았나.
" 아니, 어차피 너 김정우 비공식 여자친구잖아. 이왕 이렇게 된거 공식 여자친구해. "
" 슬기야.... 왜그래 너..? 정신차려... "
얘가 맛이 갔네. 갔어. 슬기의 어깨를 흔들며 정신차리라고 말하자 강슬기 푸흐흐 바람 빠지는 소리로 웃는다. 그리고는 갑자기 정색하고 소리친다.
" 야! 김정우 오늘부터 얘랑 만나!! 알았어?! "
쟤 진짜 왜저래? 놀란눈으로 강슬기를 쳐다보다 김정우를 바라보았다. 장난스럽게 웃고 있을 줄 알았던 김정우는 의외로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술에 취해서 그런건가 김정우의 볼이 발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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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교양 너무 듣기 싫어. 강의가 끝나고 책상 위로 철퍽 엎어지자 태일오빠가 내 뒷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
읭? 하는 마음에 고개를 들자 태일오빠가 웃는다.
" 초코 우유 사줄까? "
" 헐 오빠 우유라뇨. 저 트리플 샷 아아 사주세여. "
내말에 태일오빠가 입을 가리며 크게 웃는다. 그래, 가자.
이 교양은 유일하게 오빠랑 나만 듣기 때문에 강의가 있는 날에는 태일오빠가 자리를 맡아준다. 어쩜 부지런한지 나보다 항상 먼저 와있다.
한번은 내가 먼저 와있던 날, 깜박하고 옆자리 안 맡아줘서 진짜 미안했는데. 으이구 돌머리 김여주.
" 와플도 먹을래? "
" 대박. 오빠 혹시 천사세요? "
또 오빠가 입을 가리고 소리 내서 웃는다. 아니 내가 뭔 말만하면 웃어 이양반은. 참눼~ 내가 그렇게 재밌나~~~
개그맨으로 진로 바꿔?
" 오빠 휘핑크림 팍팍!! "
또 자지러진다. 아니 사실은 내 얼굴이 웃긴건가.
일단 가방에서 공부할 프린터를 꺼내 대충 훑는데 벌써 졸리다. 아 어제 너무 달렸어. 오후 강의 라고 깝치다가 이렇게 된통 당한거겠지.
태일오빠가 주문을 끝냈는지 진동벨을 들고 온다. 오빠 제가 이따가 샌드위치 쏠게요. 내말에 태일오빠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미소지었다.
" 아 진짜 공부 너무 하기싫다. 취업준비도 너무 하기싫어요 오빠 저 어떡해요? "
" 여주 잘 할거같은데 왜. 막상 수업하면 집중 잘 하는 타입이잖아. "
" 하면 하는데. 그걸 마음 먹는 과정이 완전 엉망진창이라는게 문제죠. "
" 이번 교양 족보 없어도 쉬울거래. 너무 걱정하지마. "
" 아 김정우랑 같이 들으면 좋았을걸. 걔가 그래보여도 공부 진짜 잘하거든요. 얌생이라 팁 같은걸 쏙쏙 알아채요 걔가. "
" 그래? "
" 그렇다니까요! 아우 아까워! 오빠도 걔랑 한번 시험 공부 해보면 제 마음 이해하실걸요? 진짜 지금 너무 안타까워요. "
" 나는 정우가 시험 잘 찝어내는거 알았어도 지금이 좋았을걸? "
" 헐, 거짓말. 걔 진짜 쪽집게에요. "
" 그게 아니라 너랑 유일하게 단 둘이 듣는 강의라 나는 뭐든 좋을 거 같다구. "
예? 내 멍청한 대답에 태일오빠가 웃는다. 그 와중에 울리는 진동벨에 들고올게 앉아있어. 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역시 다정킹이라 그런가. 대사도 참 다정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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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끝나고 곧바로 집에 왔는데 몸이 영 좋지않다. 진짜 감기 걸렸나봐.
머리가 지끈거려 이마를 어루만지다 가방을 바닥에 던져놓고 침대에 누웠다. 아 어제 달리는게 아니였는데. 감기기운에 술이라니 니가 돌았지 김여주.
태일오빠가 감기면 유자차를 타먹으라고 유자청을 1리터짜리를 사줬다. 참 손 커.
아 내일 강의가 없어 다행이지. 내일 진짜 푹 쉬어야겠다.
" 일단 씻자. 움직여라 김여주. "
말을 듣지 않는 몸뚱이를 달래서 화장을 지웠다. 씻으러 화장실로 터덜터덜 걸어가니 엄마가 감기냐고 묻는다. 어 엄마 나 깜박하고 약 안챙겨먹었는데 이래.
엄마한테 투정부리자 엄마가 으이구 라며 등짝을 아프지않게 때린다.
" 씻고 나와 이럴 땐 밥 든든히 먹어야돼. "
" 네.. "
씻고 나오자 더 몸이 무거운 느낌을 받는다. 와 위험한데 진짜. 내일 호되게 아프려고 이러나. 방에서 로션을 바르고 있자 엄마가 밥 다 되었다고 나오라고 소리친다.
역시나 밥 아직 덜 차려졌구여....? 앉아서 기다리라고 말하는 우리 엄마구여...?
무료함에 핸드폰을 키자 민형이한테 카톡이 와있다.
[ 누나 나 배고파. 나 오늘 한끼도 못먹었어. ]
[ 미쳤나봐. 수험생이 밥을 걸러? ]
[ I am so hangry😠😢 ]
Hangry라 함은 배고파서 화난다고 말하는 민형의 말 버릇 중 하나였다. 슬랭이긴 한데 헝그리랑 앵그리랑 합쳐서 쓰는 말이라 나는 어색해 안쓰는 말이긴 하다.
민형의 말에 놀라 당장 튀어오라고 말했다. 우리 엄마도 내가 워홀 갔을 때 부터 민형을 알았기에 그저 밥 한공기만 더 퍼달라는 말만 해도 대충 알아들었다.
몇 분 뒤 민형이 초인종을 눌렀고 엄마가 문을 열어줬다. 그리고 민형이 등장하자마자 잔소리 시전. 쿠쿠 쌤통이다.
" 어머님.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야 부른건 나거든? 내 말에 민형이 쏘왓? 이라며 어깨를 들썩거린다. 아니 저게?
민형을 째려보며 다시 식탁에 앉는데 엄마가 민형이 보고 칭찬을 또 콸콸콸.
" 엄마 민형이 밥 먹게 내둬. "
내 말에 엄마가 핀잔을 준다. 우에 여기 집에 내 편 어딨어.
민형이 밥을 큼지막하게 뜨며 잘 먹는다. 또 잘 먹는거 보니 뿌듯하네. 내가 차린건 아니여도.
" 어머님. 진짜 먹을 때 마다 놀라요. 너무 맛있어서. 매일 먹고싶어질 정도에요. "
" 어머 얘는 말을 어쩜 이렇게 이쁘게 하나 몰라. "
" 평생 먹고싶은데, 저 여주 누나랑 결혼해야 할까봐요. "
미쳤늬? 민형을 째려보자 엄마가 하하하 하며 웃는다.
" 민형아 제발 데려가라 좀 제발. "
" 아 엄마! "
민형이 착한척 하며 웃는다. 저게 진짜. 우리 엄마한테만 살살 기고 나만 맨날 구박하고.
" 민형아 과일도 먹고가. "
엄마 제발 밥만 멕이고 보내..... (현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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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꾸다 깼는데 온 몸이 축축하다. 어제 저녁부터 느낌이 안 좋다 했더니 제대로 감기에 걸렸다. 아 몸이 너무 무겁다.
힘들게 엄마를 부르자 아무 대답도 없다. 아 엄마 일 갈 시간이구나. 몸을 겨우 일으켜 기어 나가 거실로 향했다.
물이랑 약만 먹고 바로 눕자. 근데 약을 어디다 뒀는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 힘이 달리니 더 찾을 수가 없어 물만 한 컵 삼키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엄마 언제 퇴근하더라. 핸드폰 잠금을 풀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정우한테 전화가 온다.
" 어 왜. "
" ....? 너 아파? "
" 듣다시피 목도 아프고 열도 좀 나네. "
" 집에 누구 있는데. "
" 나 혼자. 근데 왜 전화했는데? "
" 야 이따가 초인종 누르면 문 열어. "
" 아 오지마..오지.,! "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끊는다. 아 아픈데 더 귀찮아 질 거 같아. 어떡하지. 머리가 핑핑 도느라 더 생각 할 겨를도 없었다.
그대로 다시 잠에 빠졌다.
눈을 떴을 때는 불이 꺼진 내 방안이였고 방 문 넘어로 거실에서 밥 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엄마 퇴근했구나.
그나마 푹자니 낮보다 괜찮아진 컨디션에 방문을 열고 나갔다.
엄마가 아프면 전화 하지 그랬냐며 속상해 하며 화내셨다. 울 엄마 속상할 때 마다 화내더라.
"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너 친구가 문앞에 쪼그려 앉아있더라. "
" 엥? 누가? "
" 걔가 너 약이랑 과자랑 이것저것 엄청 사왔더라구 "
김정우인가? 근데 초인종 누른댔는데 왜 안누르고 문 앞에서 기다렸데?
핸드폰을 키자 김정우의 카톡이 보였다.
[ 잘까봐 초인종도 못 누르겠고 혹시 이 카톡 알림이라도 들을 까 싶어서 카톡 해봄 ]
[ 줄게 좀 있어서 초인종 눌러봤는데 역시나 자나보네. ]
[ 너희 어머니 만나고 지금 집가는 중. 맛있는거, 단거 많이 먹고 약도 잘 챙겨먹어. ]
[ 아프지마 비공식 쟈긔님. ]
그냥 전화해서 깨우지... 고마움에 괜히 뒷머리를 긁적였다.
[ 정우야. 고마워. ]
내 카톡 답장을 보고 정우는 내 카톡을 기다린 사람마냥 조금에 틈도 없이 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
안녕하세요 여러분❤️❤️❤️❤️❤️
잘지내셨나요? 저는 가을 참 좋아하는데 글 쓸 떄 가을 배경이면 제 그 마음속에 있는 가을 느낌이 새록새록 생각나서 좋더라구요
댓글 하나하나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고 감사하고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좋은 밤 되시구 다음편에서 미숙하지만 좀더 재밌게 쓰도록 노력해서 찾아 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