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곡입니다!!!!! 우하하하)
🍋YUJA FLAVOUR🍋
교양 강의를 태일오빠랑 듣는 것도 모자라 쪽지시험 까지 봐야하는 내 인생 레전드,,,,
강의실 문 앞에서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뒤에서 저기요, 안 들어가실꺼면 비켜주실래요? 라는 말을 듣고 후다닥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태일오빠가 먼저 와 있겠지 하는 마음에 강의실을 둘러보는데 오빠가 안보인다. 다행인건가.
한숨을 푹 쉬고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평소같으면 내 옆자리에 가방을 놓아서 자리를 찜해줄텐데, 오늘은 그러기가 고민되었다.
강의시간 거의 다 되서 태일오빠가 허겁지겁 문을 열고 들어오는게 보였다.
머리도 까치머리인게 정말 자다 일어나서 급박하게 뛰어온 것 같았다. 오빠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고개를 푹 숙이고는 문과 제일 가까운 자리에 가방을 올려놓는다.
그래 차라리 오늘은 따로 앉는게 좋을지도.
" 여주야. 이거 일단 받아. "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책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태일오빠가 언제 내 앞에 다가왔는지 내 책 위로 쪽지 시험 정리해 준걸 건넸다.
" 오늘 수업 끝나갈 때 즈음에 시험 볼거라고 하시니까 수업 중에 몰래 몰래 읽어봐. "
" 아... 오빠 감사합니다. "
태일오빠는 얼굴이 붉게 물들어있었다. 그래 그럼 이따 끝나고 보자. 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시험 정리 된 파일 위에 작은 에비씨 초콜릿이 참 마음을 따듯하게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미안함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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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준 쪽지시험 정리본으로 공부한 것보다 훨씬 잘 본 느낌이었다. 어떻게 갚지 이 은혜를.
가방을 정리하며 생각하는데 태일오빠가 내 앞으로 와서 시험을 잘 봤냐고 물어보았다.
" 오빠 덕분에요. 너무 고마워요. "
" 그럼 오늘 시간 좀 내줄래? "
아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하긴 언제까지 이렇게 어색하게 있을 수 는 없으니까.
태일오빠는 밥 먹으면서 얘기하자며 내게 말했다. 고개를 끄덕거리자 오빠가 싱긋 웃었다. 고마워.
오빠 고맙긴요. 제가 더 고마운걸요.
둘이 나란히 강의실에서 나와 어디로 가서 밥을 먹을지 생각하며 얘기하는데 그 때 민형이한테 전화가 왔다.
오빠한테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민형의 목소리가 꽤나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 민형아. 너 아파? 목소리가 왜그래? "
' 누나. 강의 언제야 오늘? '
" 나 지금 끝났어. "
' 미안한데 그럼 이따가 집에 오면서 나 감기약 좀 사다주라. '
" 야! 뭐야. 너 진짜 아파? 미치겠다. 내가 너 때문에. "
인상을 쓰며 민형에게 소리쳤다. 민형의 잘못이 아니라는건 나도 알지만 속상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
민형이 시끄럽다며 전화를 먼저 끊었고 그 모습을 본 태일오빠의 표정이 궁금한 표정이였다.
" 그 캐나다 동생이야? "
" 아.. 네. 아프다고 이따가 집 올 때 약 좀 사다달라고해서. "
" 많이 걱정 되겠네. 그럼 오늘 집에 그냥 들어갈까? 데려다 줄게. "
" 아니에요. 오빠. 저 괜찮아요. 밥 먹고 가요. "
" 여주야. 너 표정이 전혀 괜찮지가 않아. 가자. "
태일오빠가 내 미간을 살짝 눌러주고는 내 손을 잡았다.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태일오빠가 아 이건 고의적이야. 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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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도움으로 약국가서 약을 이것저것 사고 태일오빠에게 작별 인사 후 바로 민형의 집으로 뛰어갔다. 왜 또 아프고 난리야. 진짜.
민형이는 한 번 아프면 독하게 아픈 타입이라 더 걱정이 되었다. 캐나다 있을 때도 감기걸린걸 딱 한번 봤었는데 얘가 완전 피죽이 되어서 골골거리는걸보고 엄청 놀랐었다.
뛰어가며 민형에게 전화를 하는데 전화를 안받는다. 아 불안하게 왜이래. 뛰어가는 내내 전화를 수십통을 걸었다. 뛰다가 숨을 고르고 또 뛰다가 숨을 고르고를 몇번하고 나서야 민형이 전화를 받았다.
" 야! 전화를 왜이렇게 안받아! 괜찮아? "
' 아까부터 소리를 지르고 그래. 자면서 땀을 많이 흘려서 씻고 나왔어. '
" 하아. 진짜 너는.. "
' 약 사오고 있어? '
" 그래! 이자식아! 집앞이야. 문이나 열어. "
민형과 전화통화를 하며 몇분 더 걷자 민형의 집이 보였다. 민형이 공동현관문을 열어주고 층을 올라가자 민형이 문을 신발을 걸쳐놓아 살짝 열어놓은것이 보였다.
신발을 발로 차고 문을 닫고 들어가자 집안에 정적이 흐른다.
와 그때... 민형이한테 갑자기 고백 받은 이후로 오랜만에 오네.
두리번 거리며 민형의 방문을 노크하자 민형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들렸다. 들어와.
들어가기 전에 거실에 가서 물을 떠 방문을 열었다. 얼굴이 엄청 상기되어 누워서 숨을 거칠게 고르고 있는 민형이 보였다.
민형 침대 옆에 가방을 놓고 앉아 사온 약을 뒤적거리며 약을 준비했다. 민형이 감고있던 눈을 살짝 뜨고서는 나를 바라 보았다. 잔뜩 메마른 갈라진 목소리로 민형이 말했다.
" 누나. "
" 어. "
" 나 너무 아파. 너무 힘들어. "
" 그래보여. 약 먹자. "
" 누나야. 나 너무 아파. "
민형이 아픈지 옹알거리며 어리광을 부렸다. 하긴 어떻게 보면 민형에게는 한국은 타지고 또 부모님도, 친구도 없이 와서 지내는데 아프기까지 하니 얼마나 서러울까.
그 생각까지 미치자 괜히 내가 다 눈물이 났다. 민형이 모르게 눈물을 급하게 닦고 민형에게 약 먹자고 다시 타일렀다. 민형이 힘들게 몸을 일으키고 내가 준 약을 힘겹게 삼켰다.
" 밥은 먹었어? "
" 아니 힘이 없어. "
" 밥 먹어야지. 죽 해줄까? "
" 응 누나가 해줘. "
민형이 내 옷깃을 잡고는 말했다. 참, 아프니까 그 차가운 이민형씨가 애교쟁이가 되네.
알았다고 다시 좀 자고 있으라고 말하고는 주방으로 나갔다. 문을 조용히 닫고 냉장고를 열어보는데. 그래 너가 뭘 해먹을 애가 아니지.
한숨을 쉬고 일단 야채 좀 사와야겠다는 생각에 지갑을 챙기고 민형이 집 앞에 있는 마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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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을 때 단백질 보충이라도 하라고 고기랑 계란도 넉넉히 샀다. 냉동고랑 냉장고에 채워넣고 사온 야채를 씻어 죽 끓일 준비를 했다. 아주 내 용돈 다 털어갔어.
혹시 몰라 소분으로 파는 쌀을 사왔는데 진짜 신의 한수. 무슨 집에 쌀도 없음. 진짜 뭐하고 사는거야. 에휴.
한창 잘 먹어야할 나이에 이게 무슨 짓이냐. 걱정되는 마음으로 야채를 조용히 하나씩 썰어나갔다. 죽을 올려놓고 식탁에 앉아 핸드폰을 보며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다
어느정도 죽이 퍼질 정도로 끓자 불을 끄고 민형을 깨우려고 방문을 살짝 열었다. 아이고 얼마나 아팠는지 색색거리며 잘도 잔다.
" 민형아 이제 밥 먹자. "
민형이 내 부름에 뒤척거렸다. 깨워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하다가 다시 민형의 머리를 쓸어넘기며 민형아 일어나자. 라고 말하자 민형이 갑자기 머리를 쓸어넘긴 내 손의 손목을 잡아왔다.
" 겁도없어. "
민형이 다시 냉정한 눈빛으로 들어왔다. 얼씨구 약 효과가 좀 있었나 본데?
" 겁이 없는거야. 나를 남자로 생각을 안하는거야. "
민형의 말에 무슨말이야. 아프더니 머리도 아파? 라며 묻자 민형이 내 잡은 손목을 확 당겨 자신쪽으로 당겼다.
" 뭐해 이민형. "
" 누나는 경계심이 너무 없어. "
금방 자신의 옆으로 나를 눕혔다. 순식간에 민형이 내 위에 올라타고는 나를 내려다 보았다. 민형의 긴 속눈썹이 보였다.
" 지금 뭐하자는 짓이야. "
" 경계심을 심어주는 짓. "
재미없어. 내 말에 민형이 금방 다시 털썩 누웠다.
" 누나 때문에 더 아픈거같아. "
" 니가 무리해서 장난치니까 그렇지. "
민형이 한숨을 쉬더니 도대체 어디서부터 가르쳐야될지 모르겠네. 란다. 뭘 가르쳐 이 똥깨야.
내가 민형을 흘겨보자 민형이 내 쪽으로 돌아 눕더니 나를 바라본다.
" 눈 떴을 때 누가 집에 있다는게 참 좋다. "
민형의 말에 마음이 순간 뭉클했다. 많이 외로웠나보다.
" 그게 누나라면 더 좋을텐데. "
민형의 눈을 바라보자 민형이 눈을 슬며시 감았다.
" 나 언제 가질래? "
민형의 목소리의 무거움과 먹먹함이 담긴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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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까지만해도 팔팔하게 장난치더니 갑자기 못 일어나겠다며 어리광을 부리며 방으로 죽을 가져와 달란다.
핵빡친 표정으로 나와서 먹어. 라고 말했더니 아픈 사람한테 너무 한 거 아니냐며 찡찡. 와 이민형이 찡찡거릴 수 도 있던가.
반포기 상태로 죽을 그릇에 퍼 조그만 책상에 올려 물이랑 들고 가자 민형이 씨익 웃는다. 으이구 저 진상.
민형 몸 위로 식탁을 올려주고 먹으라고 옆에 의자를 끌고와 앉으니 힘이 없다며 먹여달란다.
" 뭘 먹여줘. 너 힘 남아 돌잖아! "
" 나 진짜 아파.. 콜록콜록 "
가짜 기침인지 진짜 기침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직 몸에 열기가 남아있고 볼도 발갛게 물든 것이 아픈건 맞는거 같아 숟가락을 들었다.
죽을 한 숟가락 퍼서 입으로 가져다 주자 민형이 얼굴을 돌린다.
" 뜨거운데 어떻게 먹어. 호 불어줘야지. "
오 때릴까 말까. 그래도 식혀서 먹이니 또 잘 받아 먹는다. 아기 고양이랑 아주 똑같네.
" 진짜 누나가 한거야? 사온 거 아니고? "
" 그래 이눔아. "
" This is so delicious. Thanks a lot 여주. "
" 유어웰컴이다! "
민형이 내 대답에 웃었다. 그러더니 어디서 배워왔는지 찐 행복이라고 내게 말해줬다.
너가 찐행복이면 나도 찐행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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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이 약을 먹고 다시 잠드는 것을 보고서야 집으로 향했다. 내일도 병문안 다시 와봐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정우에게 카톡이 왔다.
[ 어디야? ]
[ 지금 집 가는 길 ]
[ 나는 ㄴ니ㅣ짚 집앞. ]
엥 웬 오타? 손가락에 빵꾸 뚫렸나유? 어디 집 앞이라는거야.
[ 오타 뭐야? 손가락 왜저래ㅡㅡ ]
[ ㅇ아드ㅟㅇ니. 너네 짚ㅎ앞이라ㅕ고 ]
우리집??? 뭐야???? 또라인가 왜저래. 카톡으로 욕을 치고 있는데 지도 답답했는지 전화가 왔다.
" 야 오타 작작 보내. 너가 왜 우리집앞이야. 내가 우리집 가는길이라고! "
' 여어주우야아아아. '
" 아. 너 취했냐? "
' 으하하하하하하 웅! 정우 취해떠! '
이마짚..... 취했으면 곱게 집에나 쳐 들어갈 것이지.
' 여주 보고싶어서어~ 내가 집 앞으로 왔눈데애 근데 그래서 여주 어디야아? '
" 너가 진짜 진또배기 또라이다. 인정. 일단 아파트 앞에 있는 편의점 있지? 거기 앉아있어 5분이면 가. "
왜 내 주변 남자들은 다 이모양 이꼴이야 증말. 아 태일오빠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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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도착하니 눈이 다 풀려서는 스크류바를 쪽쪽 빨아 먹으며 의자에 얌전히 앉아있는 김정우가 보였다.
얼마나 취했는지 내가 왔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것 같다.
일단 김정우를 지나쳐 편의점으로 들어가 숙취음료를 사서 나왔다. 김정우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병을 소리나게 내려놓자 움찔하더니 느린 동작으로 나를 바라 본다.
" 헐 김여주다. 안뇽. "
" 안녕은 개뿔. 이거나 먼저 마셔. "
" 넴! "
한손으로는 스크류바를 들고 한 손으로 뚜껑을 열려고 하는데 열릴일이 없지... 오늘 왜 이렇게 수발 드는 기분이지. 이게 예능으로만 듣던 수발놈인가.
김정우한테 병을 빼앗아 열어주고 건네주자 배시시 웃는다. 그리고는 꿀꺽꿀꺽 잘도 삼킨다.
" 어디서 술을 그렇게 마시고 온거야. "
" 너 기억나? 너랑 나랑 김도영이랑 자주가던 포장마차. 거기서 혼자 딱! 3병만 마셔떠용! "
" 쯧쯧. 아주 개떡이 되었구만. "
" 너가 거기 잔치국수 맛있다고 맨날 그것만 먹었는데. "
" 맞아. 거기 잔치국수 맛집임. "
" 그리고 너 거기서 술 먹고 취해서 넘어져서 무릎에 피나구. "
" 그럴 수도 있지 뭐. "
술 취했다고 뭐라 한 내가 나의 술취한 흑역사를 들으니 민망해져 큼큼거리니 김정우는 아무 상관없었는지 계속 말을 이어갔다.
" 김여주 젓가락질도 못해서 내가 맨날 앞접시에 안주 덜어주구,
소주 싫다고 찡찡거려서 아주머니한테 부탁해서 편의점에 막걸리 사와서 먹이고,
술마시다가 갑자기 춥다고 그래서 내 핫팩 하나 줬더니 김도영이 내 남은거 하나도 뺏어가고 그랬는데 하하.
둘이 시간 맞은 날에는 둘이 와서도 마셨잖아. 맥주랑 국수랑 같이.
솔직히 김도영이 눈치 있게 자주 좀 빠져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
김정우가 말을 어눌하게 하면서도 천천히 땅에 시선을 둔 채로 말을 했다. 그리고는 조금 남은 스크류바를 한입에 먹더니 아삭아삭 씹어먹고는 풀린 눈으로 내 눈을 바라본다.
" 이런 말 너무 진부하고 너무 드라마스러운 허구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김여주, 나 너랑 더이상 친구 하기 싫어. "
왜! 라고 묻는 내말에 김정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내가 앉아있는 의자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 의자 두 팔걸이를 잡고는 허리를 숙여 나를 바라본다.
왜이래 부답스럽게. 선선한 바람이 불자 김정우의 특유의 향과 술냄새가 훅 끼쳤다.
" 너랑 친구 더이상 안해. "
" ...왜.. 우리 계속 친구 하.. "
김정우가 그대로 입술로 다가와 하려던 말이 막혔다. 짧게 붙었다가 떨어지는 입술에서 달콤한 아이스크림맛이 났다.
" 친구 그만 하자. "
내 놀란 눈을 김정우가 살풋 자신의 손으로 가리고는 내 입술로 다시 다가왔다.
-*-
잘 지내셨나요? 저는 계속 하루만 쉬다가 드디어 일이 잘풀려 글 쓸 시간이 많아 질거 같아요!!!!!!
너무 오랜만에 와서 제가 원망스러운건 아니신지 모르겠어요ㅠㅠ
오랜만에 오는것에 비해 조금 짧은 분량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죄송스러우네요ㅠㅠ
앞으로는 더 자주자주 오도록 하겠슴니다!!!!!!!!!!!!!!!!!!
어떤 독자분이 유플이라고 줄여서 말해주셔서 너무 귀엽고 좋아요ㅠㅠㅠㅠㅠㅠ 유플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