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칼로 물 베기
"OO씨, 이것 좀 도와줘요!"
"네, 대리님!"
역시 우리 막내 잘하네-
사실 처음에 김대리님 이미지가 나한테는 좋지는 않았는데 알고보니 되게 좋으신 분이더라고.. 장난기가 많으신것 빼면?ㅋㅋㅋ...
이번에 나한테 처음으로 기회아닌 기회가 왔는데, 부탁도 안 드렸는데 잘 도와주시고..ㅋ큐ㅠㅠㅠ
감사한 것도 많고, 그래서.. 밥..까지는 나한테 무리수고ㅠㅠㅠ 커피 몇 잔 같이 마시다보니까 되게 친해졌어ㅋㅋㅋㅋ
물론 김종대는 엄청 마음에 안 들어하긴 하지만.. 내가 그렇다고 여자랑만 일 할수도 없는거고, 내가 자기 두고 무슨 사심있어서 그렇다고.. 유난이야 진짜ㅎㅎ..
아무튼 회사에 내 편이 많아지는 것 같아서.. 괜히 기분 좋아서ㅋㅋㅋㅋ즐겁게 일하다, 요즘 내 일이 많아져서 야근하고 있는데,
어김없이 김대리님이 내 책상 위에 먹을거 턱 올려놓으시더니 ..오다 주웠어요. 하시는거야ㅋㅋㅋㅋㅋ
"뭐예요ㅋㅋㅋ그게ㅋㅋㅋ"
"..이러면 좋아한다던데?"
"누가 그래요ㅋㅋㅋㅋㅋㅋ"
내가 빵터져서 자지러지면서 웃으니까 어색하게 웃으시더니 이러면 좋아한다던데.. 하고 머리 긁적이시더라ㅋㅋㅋㅋ
대리님 연애 못해보셨죠?
괜히 놀리면서 보니까 인상쓰시더니 내가, 생각보다 꽤 ..많을걸요? 하시더니 나한테 먹으라고, 오늘 점심도 제대로 못 먹었잖아요- 하고 젓가락 쥐어주시더라
기분 좋아져서 잘 먹겠습니다- 하고 냠냠 맛있게 먹는데, 대리님이 내 손만 빤히 보시는거야
"..ㅇ, 왜요?"
"..결혼 반지예요?"
"아니, 결혼은 아ㅈ.. 에? 네?!"
괜히 이상해서 손 꼼지락거리면서 물으니까 계속 시선 꽂힌채로 결혼 반지냐고 묻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려다 놀라서 소리지르니까 결혼..한거 아니었어요? 하시는거야
어.. 아니, 저, 아직 안..음, ..안 했는데..
사실 뭐라 말해야할지 많이 망설였다ㅋㅋㅋㅋㅋㅋ그냥 뭐, 혼인 신고만 해놓은게, ..결혼인가.. 싶어서 안 했다고 하니까
..그럼 남편은 애칭? ..아닌 것 같던데.. 하시는거야
그 말 듣고 더 놀라서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까 사실 나 취했을때 대리님이 데려다주셨는데, ..내가 종대한테 막 남편이라고 그랬나..보더라..ㅎ...
혼자 멘붕와서 계속 에에?! 네!!?? 하면서 듣고 있는데, 대리님이 끝에 막 웃으시면서 ..그럼 그냥 남자친구예요? 하시는거야
"..남자친구가 맞긴 맞는데, ..음,..그것보다는 조금 깊은.. 사이겠죠?"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ㅋㅋㅋㅋ"
"..아, 그러니까 그냥, ..결혼 할 사이, 그런거요"
종대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배시시 웃으니까 그렇게 좋냐고 하시는데, 그럼요- 하니까 어우, 닭살. 하면서 기겁을 하시더라
웃으면서 나 보시더니 갑자기 ..되게 좋겠다, 부럽네. 하시는거야
"네?"
"사실요, 처음에 OO씨랑 처음 딱 만났을때.. 걱정해주는게 너무 예쁜거예요"
"..아.. 그렇.. 네?!"
"그러면서 밴드 주는데, 와, 어디서 이런 여자가 짠 나타났지? 했는데,"
"...."
"혼자 관심갖기 시작하자마자 무슨, 남친 자랑을 그렇-게-.. 내 마음 와장창. 알아요?"
대리님 이야기 들으면서 눈 동그래졌다 어색하게 하하.. 웃으니까
사실 그냥 잠깐 철판깔고 대쉬라도 해봐? 싶었는데, OO씨 남친 만나자마자 또 와장창. 아주 모조리 제대로 박살이 났어요 그 날-
하면서 막 자기가 더 웃으시는데 ..종대 말고 누구한테 이런 얘기 듣는게 처음이라 막, 기분은 이상한데 ...떨리거나 설레거나 그런건 전혀 없더라
"..ㄷ, 대리님은 좋은 분이시니까, ..꼭 좋은 여자 만나실거예요!"
"..위로예요?"
"아, ..ㄴ, 네!"
"뭐, 난 내 남친이랑 결혼할테니, 니 짝은 알아서 찾아라- 이거네요?"
"네?! 아, 아닌데.. 아니에요!"
아 진짜ㅠㅠㅠ대리님 장난기는 진짜ㅠㅠㅠㅠㅠ 내가 망설이다 조심히 주먹 꼭 쥐면서 좋은 여자 만나실거라니까 오히려 나 놀리시는데 정신을 못차리겠더라ㅋ큐ㅠㅠㅠ
나 혼자 횡설수설, 어쩔줄 몰라하니까 크하하 웃으시더니 아, 진짜 혹시 남친이 잘 못해주면 나한테 말해요. 바로 틈새공략해야지. 하시더라
내가 그 말에 어색하게 웃으면서 ..틈새 아마, ..없을걸요..? 하니까
멍하게 나 보시더니 와, ..이것 봐, 아예 희망을 짓밟았어.. 하시더라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완전 철벽이네, 철벽이야. 하고 툴툴거리시더니 그래서 나 이제 더 안 잘해줄거예요. 이런것도 안 사올거예요. 하시는거야
나도 애인한테 사달라고 할거예요- 하니까 와, 와.. 거리시더니 들어줄테니 더 해봐요. 애인자랑. 하고 아예 나한테 가까이 와서 빤히 보시는데
나 진짜 종대랑 사귀면서 대놓고 그렇게 한참을 자랑한게 처음이었어ㅋㅋㅋㅋ
그 일 있고 나서 나도 조금 남아있던 불편한 감정 다 사라지고 진짜 친오빠처럼 챙겨주시는 분이 됐거든
나야 정말 눈꼽만큼도 그런식의 호감이라던지, 그런게 없었으니까 아무생각 없었는데 종대는 아니었나봐
주말에 요즘 종대가 바빠져서 거실에 책이며 자료며 다 펼쳐놓고는 공부하고 있는데 나도 일 조금 하다, 심심해서 휴대폰 만지작거리고 있었거든
그냥 이것저것, 남들 하는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보고 있는데, 대리님이 저번에 도와달라고 한거 수정해서 보냈어요! 하는 카톡을 보내셨더라
[ 아 감사해요!ㅎㅎㅎ ] 오후 9 : 45
[ 감사하면 ] 오후 9 : 46
[ OO씨가 밥이라도 사주겠네??ㅋㅋ ] 오후 9 : 47
[ 당연히 사드려야죠ㅠㅠㅠ ] 오후 9 : 48
[ 없는 살림에 빠듯하지만ㅠㅠㅠㅠ ] 오후 9 : 48
[ 저는 하루 굶고 그 정도는 해드려야죠ㅠㅠㅠ ] 오후 9 : 49
[ ㅋㅋㅋ ] 오후 9 : 49
[ 알았어요 ] 오후 9 : 49
[ 안할게요ㅋㅋ ] 오후 9 : 50
[ 농담이에요! 사드려야죠! ] 오후 9 : 51
농담 주고 받으면서 나도 모르게 큭큭 웃고 있는데, ..뭐하냐니까? 하는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그 목소리에 순간 정신이 들어서 어? 하고 고개드니까 언제 왔는지 김종대가 엄청 가까이에 있더라;
잘못한 것도 없는데 종대가 되게 나 뭐라 할 것같이 보고 있길래 놀라서 ..아, 아무것도 아니야.. 카톡한다고.. 하고 얼버무리니까 살짝 인상쓰더니 누군데? 하는거야
"..어, 누구냐면,"
"..친구야?"
"..아, ..아니 친구는 아닌데.."
"..그럼 누구길래 그렇게 즐겁냐, 내가 하는 말도 못들을만큼"
종대가 뭐라고 했..었나?
종대 말에 내가 당황해서 어, 어.. 거리는데 종대가 내가 말할때까지 아무말도 안 할 기세길래 작게 ..그, ..김대리님.. 하니까
진짜 마음에 안든다는 목소리로 왜, 뭐래? 하는거야
"..아니, 오해하지마, 그냥, 진짜 일 얘기 했는데.."
"원래 회사 다니면 일 얘기를 이 시간에 그렇게 즐겁게 해?"
"..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
"아니면 그 사람이 이상한거야?"
아니, 나는 진짜 별 얘기 안 했는데.. 유별나게 과민반응하니까 나도 욱하는거야
종대가 대리님이 이상한 거냐고 말하는데, 나도 모르게 내 회사고, 내 상사이신데 왜 니가 그렇게 말해. 해버렸어
내 말 듣고 종대가 잠시 멍하게 나 쳐다보더니 뭐? 하고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더라
"..넌 요즘 나한테 관심이 있어?"
"..당연하지, 내가 널 얼마나,"
"요즘 너도 계속 야근하고, 나도 바빠서 겨우 잠 들기 전에나 얼굴보면서,"
"...."
"하는 얘기라고는 그 김대리인가 뭔가, 그 사람 얘기밖에 없고"
"...."
"맞아, 아니야"
종대가 꾹꾹 눌러담은 말투로 말하는데, 그제서야 아, 이건 단순한 질투가 아니라 내가 너무했구나.. 싶더라
그래도 나 나름대로 억울한거야
사실 김대리님한테도 종대 자랑밖에 안 하는데.. 내가 요즘 자기 얼마나 걱정하는지도 모르고ㅠㅠㅠㅠㅠ
속상한 마음에 대답안하고 입 달싹거리니까 허탈한 표정으로 그래, 또 나만 이상한 사람이지. 하고 자기 하던 공부마저하더라
"..종대야"
"...."
"야 김종대"
자기도 신경은 쓰이는지 나 슬쩍 곁눈질로 보면서 책장 안 넘어가는게 보이길래 이름 부르니까 모르는 척 해버리는거야
아니, 내가 져주겠다는데! 내가 먼저 굽히고 들어가겠다는데, 왜 자기가 저래?
갑자기 막, 자존심도 꾸깃꾸깃 버려지는 느낌이라 더 욱해서 ..나는 내 사회 생활도 못하냐! 하니까 손이 멈칫, 하더니 나 무표정으로 쳐다보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잘못했다고하는게 맞는건데, 나도 억울하고 욱하니까 성질머리가 삐죽삐죽 모나서 못난 입은 이미 내 말을 안 듣더라
질러놓은거, 그냥 나도 내 할말 다 질러버리니까 종대가 벌떡 일어나더니 ..넌 어떻게 니 생각밖에 못하냐. 하는거야
"..뭐?"
"...내가 편한 설계실 두고 여기서 이러고 있는 이유가 뭔데,"
"...."
"..답사도 안가면서, 주말에 집에 붙어있는 이유가.. 나 좋아서야?"
"...."
"..허무하다 진짜"
다 알고 있는데, 종대가 얼마나 수고하고 있고.. 자기 스케줄 나한테 맞춰주는거 다 알고 있는데.
종대가 서운하다는듯이 헛웃음 지으면서 말하는데, 차마 거기엔 말대꾸를 못하겠더라
알면서도 한번도 제대로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말해준 적 없는 것 같아서..
갑자기 미안함이 확 몰려와서 미안하다고 하고 싶은데, 막상 마지막 자존심때문에 입이 안 떨어지는거야
그냥 물끄러미 종대 보고 있는데, 하필 그 타이밍에 김대리님한테 전화가 와 버렸어
내가 종대 눈치만 조용히 보다, 전화 안 받으니까 왜 안 받아, 그냥 받아. 하는데, 됐다고 얼버무렸거든
그러니까 자기가 휴대폰 뺏어서 직접 확인하더니 한숨쉬면서 ..미친다 진짜, 하더니 통화 버튼 꾹 눌러서 나한테 건네주더라
얼떨결에 전화 받으니까 그냥 아무것도 모르시는 대리님은 막내! 바빠요? 하면서, 막 회사 일이랑 개인적인 얘기도 섞어서 하시는데..
집안이 되게 조용하니까 그 소리가 종대까지 쩌렁쩌렁 울리는거야
내가 눈치 계속 보면서 대리님 제가 지금, 전화받기 곤란해서.. ..네.. 죄송해요.. 하면서 끊으니까
종대가 침실에 들어가더니 자기 베개랑 이불 같지도 않은 담요들고 나오는거야
"..너 뭐하는 거야?"
"..나 새벽까지 이거 끝내고 자야 돼, ..너 편하게 자"
"..그거 급한거 아니라며"
"..갑자기 급해졌어"
"야, 김종대"
"..내 자신이 찌질해서 미치겠으니까 그냥 들어가서 자, 제발"
아니, 진짜, 이건 아니지!
각방 쓸 기세인 김종대 때문에 당황해서 계속 따지니까 마른 세수하더니 피곤하다는듯이 제발 들어가서 자라고 하더라
그래도 종대랑 계속 얘기하려니까 ..나 너랑 싸우기 싫어. 하길래 그냥 조용히 들어가서 이불 뒤집어 쓰고 누웠는데, ..잠이 올리가 있나
멀뚱멀뚱 깜깜한 이불 속에서 생각하는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막, 그게 이렇게 사람 독수공방하게 할 정도야?
이게 뭐야..
서러움이랑 막, 묘한 감정들이 섞여서 문 빼꼼 열고 종대 뭐하나, 쳐다보는데 종대가 눈에 불을 켜고 자기 할 일 하고 있길래 그냥 조용히 다시 문 닫았어
한숨만 푹푹 내쉬다, ..아침에 종대 기분 좀 풀리면.. 사과해야지.. 하고 유난히 넓은 침대에서 시나리오만 잔뜩 짜다 잠들었어
일어나서 심호흡 하고 거울보고 몰골 정돈만 좀 하고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종대야- 하고 나갔는데, ..아무도 없더라
"..뭐야.. 왜 없어, ..얘 어디갔어"
순간적으로 ..집, 나간 건 아니겠지.. 하고 멈칫했다, 얼른 흔적 찾는데 내 휴대폰으로 문자가 하나 와 있더라
[ 바빠서 먼저 갔어. 나 오늘 보강때문에 수업 풀이라서 연락 못해. 미안해 ]
밥은? 옷은 잘 챙겨 입고 갔어? 오늘 좀 추울 것 같던데.. 빠뜨린 건 없고?
습관적으로 물을게 되게 많아서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빠르게 놀리다, ..괜히 답장 안 올 것 같아서 그냥 관뒀어
나도 출근 준비하고 회사 갔는데, 가서 계속 망설이다 결국엔 [ 나 회사 도착했어 오늘 일 많을 것 같다ㅠㅠ ] 하고 평소처럼 카톡 보냈는데 확인도 안하더라ㅠㅠㅠ
같이 살고 나서 싸움같은 싸움한게 처음이라 한숨만 푹푹 내쉬는데,
김대리님이 왜 그러냐고 발랄하게 물어보시는데 괜히 김대리님이 잘못한게 아닌데.. 막 김대리님한테 화가 나는거야 미워보이고..
그래서 하루종일 몸이 안 좋다는 핑계로 피해다니고, 일만 했는데 그 때문인지 오랜만에 일찍 퇴근하게 됐어
[ 종대야!! ] 오후 6 : 10
[ 나 오늘 일찍 퇴근했어 ] 오후 6 : 11
[ 같이 저녁먹자 ] 오후 6 : 11
[ 맛있는거 해둘게 ] 오후 6 : 12
[ ..할 말 많으니까.. ] 오후 6 : 12
[ 꼭 일찍 와ㅠㅠㅠㅠㅜㅜ ] 오후 6 : 13
집에 가는 버스 타고나서 종대한테 밝게 고민하면서 꾹꾹 눌러서 카톡 보내놓았는데, 확인이 늦더라
혹시나 싶어서 전화도 했는데 안 받더라고..
..많이 바쁜가..
살짝 미간 찌푸렸다, 뭐, 집에가서 저녁 준비하고 있다보면.. 오겠지? 싶어서 얼른 집에가서 종대 좋아하는 것만 해놓고
뭐라 말해야 하지, ..난 너밖에 없어! ..에이 오글거리는데.. 막 이런 생각만 하면서 한참을 시간 보내다,
기다리다 깜박 잠들어서 일어나니까 한시간 쯤이 훌쩍 지나있는거야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물끄러미 음식들 보는데 ..다 식으면 맛 없는데... 생각 들어서 다시 데우면서 카톡으로 [ 종대야, 집 근처는 왔어? ] 하니까
그제서야 늦는다고, 이제 봤다고.. 저녁 혼자 먹으라는 카톡이 오는거야
..순간 확 서운해지더라
난, 나는.. 요리하고, 한 자리에서 2시간 넘게를 기다렸는데, 자기 때문에 밥도 못 먹고.. ..일찍 못 간다는 그 한 문장이 뭐가 어려워서..
웃긴게 배는 고파서 한 술 입에 떠넣었다, 서러움이 먼저 가득차서 짜증스럽게 내려놓고 그냥 그대로 두고 침대에 누워서 눈물 조금 흘렸다 ..그렇게 잠 들었던 것 같아
인기척이 느껴져서 눈 확 뜨니까 종대가 내 눈치 보면서 침대에 조심히 앉았더라
김종대 보이자마자 내가 벌떡 일어나서 야!! 하니까 움찔, 했다 어색하게 웃으면서 ..아, ..그게 있잖아.. 하는거야
"너는, 나한테 그렇게 말해놓고, 이러면, 진짜, 김종대, 진짜!"
"..기다렸어?"
"..당연한거 아니야? 전화도 안 받고, 내가 너한테 카톡 보낸게 몇시간 전이었는데,"
"...근데 나도 어쩔수 없었어, 동기 놈이 뒤늦게 군대간다는데, ..당장 내일이라는데 그걸,"
"..장난해?"
"...."
"..아, 맞다. 원래 너는 나보다 친구가 먼저였지"
서운하니까 나도 모르게 공격적으로 변하더라
하루종일 사과해야겠다고 고민하던 생각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종대 베개로 퍽퍽 때리면서 막 쏟아냈어
내가 비아냥거리면서 말하니까 계속 그게 아니라, 하면서 변명하려던 김종대 표정이 확 바뀌더니 ..누가 그래. 하는거야
"..너 나랑 그것 때문에 몇번이고 싸웠잖아"
"...."
"..사람 헷갈리게 하지말고 하나만 정해, 나야, 친구야"
"..그런 질문이 어디있ㅇ.."
"니가 어제 대리님때문에 나한테 시비건거랑 뭐가 달라"
"야, 그건 완전히 다르지"
내 말에 자기가 오히려 욱해서 말하는데, 몰라. 그냥 김대리님도 밉고. 그 순간은 김종대도 밉고. 세상 모든게 미워 보이더라
종대가 막, 외간 남자랑 그렇게 알콩달콩하는거랑, 동성 친구 위로해주는거랑 같냐고 나한테 뭐라 하는데..
알콩달콩 한 적 없거든? 넌 얼마나 날 못 믿길래 그렇게 생각하냐. 하니까 더 화내더라
"남편이 눈을 이렇게 뜨고 있는데, 어떻게 그럴 생각을 해"
"야, 내가 먼저 연락했어? 대리님이 하신거잖아. 그럼 내가 상사 전화 막 마음대로 다 끊어버려?"
"왜 못해"
"억지 부리지마, 김종대"
"..아니면 그냥 적당한 변명이라도 둘러대던가, 주말인데"
"..나도 좀 먹고 살자! 제발!"
둘이서 으르렁거리면서 서로 싸우다, 내가 지쳐서 지갑이랑 휴대폰 들고 겉옷 입으니까 내 팔 잡으면서 ..너 뭐해. 하고 낮게 말하더라
너랑 같이 못 있겠으니까, 내가 집 나간다. 왜!
빽 소리지르고 손 뿌리치고 현관까지 걸어가는데, 다시 김종대가 잡으면서 이 시간에 어딜 간다고 그래! 하는거야
"어디든! 너 없는 곳이면!"
"..야, 너 진짜!"
"몰라, 나 말리지마. 잡지마"
결국엔 김종대 다 뿌리치고..ㅋ...거의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무작정 집에서 나와버렸어
근데 진짜 막상 나오니까 갈 곳이 한 군데도 없더라..
그냥 편의점가서 맥주 한 캔 사서 동네 놀이터 그네에서 흔들거리면서 마시고 있는데, 생각해보니까 또 화나는거야
..아 진짜 김종대, 이기적인건 자기면서.. ..내가 나오는게 아니라 김종대를 쫓아냈어야 하는데!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맥주만 들이 마시는데, 조금 지나니까 후회가 밀려오더라
..어디서 자야하지, ..엄마한테라도 가야하나.. ..엄마 보고싶다..
술기운에 더 헛소리 섞인 말 중얼중얼거리면서 맥주 두 캔을 다 비웠는데, 할 일도 없고.. 해서 혼자 그네 타는데, 오랜만에 타니까 좀 기분이 좋아지더라..ㅋㅋㅋ..
미친 사람처럼 헤헤거리면서 혼자 신나서 삐걱삐걱 그네타고 있는데, 뭔가 물방울이 자꾸 얼굴에 떨어지는 것 같은거야
..불길해서 하늘 보니까 굵은 빗방울이 툭, 툭 떨어지는데 우산도 없고 해서, ..미끄럼들 안에 들어가서 쭈그려 앉아 있었어
혼자 쏟아붓는 비 멍하게 보면서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는 생각도 들고.. ..집에 어떻게 들어가지.. 이러고 막 술기운에 졸리기는 더 졸리고..ㅋㅋㅋㅋ
총체적 난국 속에 정신이 혼미해지려고 하는데, 누구 다리가 내 시야에 갑자기 보이는거야
올려다 보니까 얼굴은 곧 죽어도 안 보이는데, ..그냥 직감에 ..김종대라서 괜히 ..나 집에 안갈거야.. 하니까 허, 하는 소리 들리더라
"..집에 안가면, 어디 갈건데"
"말했잖아, 김종대 없는 어디든!"
"..내가 너 여기서 이러고 있을 줄 알았다"
우산 쓰고 내 앞에 쪼그려 앉더니 나 혼내듯이 말하는데, 손 꼼지락대면서도 할말 꼬박꼬박하니까
못살겠다는 눈빛으로 여기서 이러고 있을 줄 알았다는거야;
내가 그 말 듣고 니가 어떻게 아냐! 거짓말 하네! 하니까 내 이마 손가락으로 꾹 누르면서 ..너 나 때문에 장모님이랑 싸우고 집 나와서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잖아 하더라..ㅎ..
"..내가?"
"어, 전화받고 도착하고 어이가 없어서"
그 때 생각하면 진짜 어이없었는지 진심만 가득 담긴 헛웃음 지으면서 나 쳐다보는데, ..이번엔 집에 안 갈거야. 하니까
되게 여유로운 표정으로 나 딱 세번만 묻고 간다. 하는거야
"..가자, 빨리"
"싫다니까!"
"밥도 안 먹었던데, 집에 가서 뭐라도 먹고 자"
"..안 갈거야.."
"너 여기서 잘거야? 집에 가자"
"..나 여기서 잘 수 있"
"마지막이야"
"....."
내가 여기서 잘 수 있다고 우길려니까 내 눈 똑바로 마주치면서 마지막이라고 하는데, ..입 꾹 다물고 째려보니까 한 숨 쉬더니 ..비는 안 맞아서 다행이네 하더라
나 간다고 안했거든!
빽 소리지르니까 인상 쓰더니 이 여자야, 신고 당해 너. 하는데, 내가 잡혀가지 뭐! 하니까 더 크게 한 숨 쉬더라..ㅋㅋㅋ..
..내가 잘 못 했어. ..이번 건 인정
종대가 나랑 눈 한참을 마주치다, 조곤조곤 작게 말하는데 나도 참 단순하지..ㅋㅋㅋ.. 그 말이 뭐라고 갑자기 확 다 풀려버리는거야ㅋ큐ㅠㅠㅠ
종대 눈 마주쳤다, 괜히 눈 피하면서
..나도 미안해, ..근데 나 너 진짜 좋아한단, 아니 사랑하는데! 왜 이상한데 질투하고 그러냐.. 하고 꾸물꾸물 말하니까 크흐흐 웃는 소리 들리더라
"..종대야 미안해"
"나도 미안해"
"..나는 진짜, ..너 밖에 없는데.."
"..뭐?"
"..에이씨,"
내가 작게 오글거리는 말 하니까 괜히 얼굴 가까이하면서 되묻는데, 내가 에라 모르겠다 종대 얼굴 양손으로 잡고 입술 부딪히니까
웃는게 느껴지더니 우산 안 든 한 손으로 내 얼굴 잡고 자기가 더 몰아 붙이더라ㅋㅋㅋ...
한참을 쪽쪽거리면서 내가 먼저 했다, 종대가 먼저 했다.. 막 그러다 입술 떼니까 ..무슨 놀이터에서 이러고 있는게 웃긴거야ㅋㅋㅋㅋ
내가 어후, 뭐하는 짓이야.. 하니까 자기, 요즘 유치원생들은 뽀뽀는 다 해- 하는거야ㅋㅋㅋㅋㅋ
그게 되게 변태스러워서 ..우리 아기 새싹들한테 뭐래! 하니까 크크큭 웃으면서 자, 가자. 이제 진짜. 하고 나 일으켜 세우는데ㅋㅋㅋㅋㅋㅋ
얼마나 오래 몸을 구겨넣고 있었으면 다리에 힘이 풀려서 혼자 휘청휘청거리다 종대가 잡아줘서 겨우 걸었어ㅋㅋㅋㅋ
"남편아 나 졸려 가자마자 빨리 잘래.."
"..난 재우기 싫은데 ..나 이기고 할 수 있으면 그러던가"
"..아 진짜 김종대!"
"왜? 뭐가?"
"..ㅎㅎ..좋다고.."
..좋아 죽- 겠다..ㅎ...
♡ 암호닉 ♡
꿍디꿍디 / 베리믹스 / 벙벙 / 새싹이 / 설렘사 / 고기만두 / 6002 / 빠삐코가 급하게 먹고 싶다 / 레몬 / 대다 / 나랑 / 심장이빤쓰빤쓰 / 체리 / 가가멜이담♥ / 루루 / 헐 / 뭉이 / 엘르 / 밍밍이 / 지블리 / 과일빙수 / 언어영역 / 열릭 / 새벽빛 / 눈두덩 / 뿌까뽕 / 훈세 / 모카 / 성장통 / 빨강큥 / 매력넘치는 / 총총 / 됴들됴들 / 산딸기 / 빙수 / 문라잇 / 땅콩 / 잭프로스트 / 갸또 / 잇치 / 어썸 / 봄 / 삉삉 / 김종카이 / 소시지 / 빠니 / 랭거거랭 / 꺄룰 / 근댕 / 양양 / 뚱이 / 배백 / 얄루얄루 / 례뽀 / 츄파츕스 / 세젤빛 / 촛불 / 됴로로 / 윤아얌 / 딘둥딘둥 / 스파클링 / 가란 / 바이블 / 구리구리뱅뱅 / 레밍워더 / 곤듀 / 오빠 / 하하핳 / 양념치킨 / 폭죽 / 꼬맹이 / 종따이 / 엠씨엠 / 동운라임코끼리 / 쪼똥이 / 뿡뿡이 / 씽덕 / 연대경영 / 잔망스러워 / 김성규속살 / 씽숭생숭 / 알파카 / 로운 / 얄라리얄라 / 슬픈고삼 / 렉 / 준짱맨 / 경박 / 애정 / 꽈배기 / 쪼꼬리나 / 햇반 / 꾸엉 / 피글렛 / 오구오구 / 알바생 / 닭갈비 / 샵샵 / 핫초코 / 들레 / 사바나 / 쌀보리 / 피자 / 크롱 / 순살 / 자몽 / 쭈야 / 김종대 / 옥수수수염차 / 맴매맹 / 종대맛츕파츕스 / ♥글리소♥ / 짝짝 / 신혜성 / 요거트스무디 / 도마뱀 / 노란우산 / 민트초코 / 허거덕 / 안녕변백현 / 독방최고이쁜징 / 히밤 / 브디엘 / 낯선이 / 슈웹스 / 재범잉 / 규야 / 아르간 / 짜요짜요 / 이웃집여자 / 205 / 망고 / 다람쥐 / b아몬드d / 부농이 / 바밤바 / 치즈 / 조율 / 장마 / 돌하르방 / 코나 / 햄햄햄 / 황도복숭아 / 설렘 / 여보세요 / 우주최강 / 경주빵 / 강아지똥 / 민속만두 / 오덜트 / 붕붕 / 망고쩰리 / 거북이 / 클시 / 꼬꼬마 / 딸둥이 / 헛헛헛 / 장미꽃 / 치즈밥버거 / 충전기 / 작가님사랑합니다 / 준나 / 토익 / 문어 / 콩콩이 / ♥뀨뀨♥ /애니 / 라바라바 / ●냉면● / 내남편 / 하늘하늘해 / 민트소년 / 황772 / 고3소녀 / 슈큥 / 금요일에 만나요 / luci / 됴랑 / 세훙 / 꿈틀 / 버쭈 / 예찬 / 돌하르방2 /에피톤 / 뽀뽀 / 쇼쇼 / 독영수 / 충전기 / 더위사냥 / 11시93분 / 어여쁘소서 / 롱롱 / 캐서린 / 맴매때찌 / 수리꿍 / 마름달 / 마가린 / 설레쥬거♥ / 슴꽃 / 희아 오른팔 / 똥강아지 / 멘토스 / XoXo / 까꿍이 / 비 / 콩쥐 / 꽃게 / 곰탱이 / 꾹꾹이 / 니베아 / 찡찡이 / 건축 / 초코초코 / 지뚜 / 종대야 / 시카고걸 / 오수 / 새콤짱 / 종구 / 꽁꽁 / 종대생 / 2평 / 고구마 / S / 여더쿠 / 권지용 / 크롬 / 요맘떼 / 샘이 / 슘슘 / 죤대 / 빵야빵야 / 피스타치오 / 박듀 / 앙쀼 / 분홍타조 / 오센 / 니니 / 해바라기 / 똥잠 / 코코팜 / 찬듀 / 모찌모찌 / 딸기요정 / 오렌지색케이스 / 초코 / 13학번종대생 / 아이폰 / 수니탕탕 / 샘이 / 애플망고 / 아가야 / 손가락 / 피터팬 / 츕스 / 꼬마곰 / 벚꽃 / 거뉴경 / 미니횽 / 물고기 / 테레사수녀 / 김다정 / 모멘트 / 코끝 / 김종대학교 / 리버덕 / 됴꿍 / 스폰지밥 / 호봑종인 / 1등급 / 첵스초코 / 종대찡찡이 / 노트북 / 부릉부릉 / 체리블루밤 / 트윙귤 / 브릴리언트 / 조니니 / 준나드요정 / 감자 / 꽯뚧쐛뢟 / 홍합 / 사랑해요♥ / !꼽! / 메리미 / 까만원두 / 수덕 / 형광곰도리 / 김종대학교장학생 / 종인이뽀뽀 / 스탭분들 / 권쫑 / 진리종대 / 신청하는암호닉 / 니니뽑뽀 / 기화 / 똥백현 / 결혼할과 / 초무룩 / 멍뉴 / 둥이 / 고기 / 밥 / 호빵 / 예봄비 / 효니콤보 / 훈훈 / 죤대짱 / 큐브잼 / 꾸뀨 / 슈슈 / 오윈 / 바닐라 / 겸디 / 자가비 / 핑쿠핑쿠 / 비타임 / 랄라 / ☆오피치 / 혀니콤보 / 줄킴 / 누텔라 / 슈밍와플 / 과자집죤대 / 펄맛 / 종갓집 /김종대내꺼할과 / 백설공주 / 꿀떡 / 종종걸음 / 백현아 / 널만난봄 / 꿀잼 / 호이호잇 / 밍 / 결혼할과? / 리리 / 요나 / 소소 / 열매 / 솜사탕 / 뚜룹 / 나니꺼 / 호잇☆ / 첸쓰 / 스무살의봄 / 도키도키 / 똔또니 / 말랑카우 / 뚜뚜 / 민석쀼쀼 / 루모스 / 뽀오후야 / ❤️감❤️ / 쁌쁌 / 단미 / 바나나킥 / 리자몽 / 말랑 / 건망고 / 알찬 / 버블버블 / 설렘사 / 체니첸 / 듀바 / 귬귬 / 쬬아 / 뚜벅이 / 모찌 / 딘시 / 자몽 / 호두 / 오센 / 죠옹대애 / 루디 / 종대여보 / 치트키순딩이 / 호구 / 니나노 / 어느새 / 엄마만두사주세요 / 다민 / 비비빅 / 감귤빛 / 자몽에이드 / 별다방커피 / 나비림 / 비밀번호486 / 과자집 / 라코 / 립밥 / 미세모 / 배터리 / 종대생♡ / 알티스트 / 우호라 / 밤비 / 센치 / 구금 / 까만애기 / boice1004 / 망고빙수 / 핑구 / 운밍 / 쿨쿨 / 1025 / 예에에 / 바자다가 / 백설공주 / 행운아 / 슈가! / 양에리 / 똔또니 / 찌개 / 밍쏘기 / 단어장 / 진진자라 / 수수캉 / C / 바나나우유 / 0616 / 살구 / 나침반 / 됴르륵 /
+) 암호닉은 항상 받지만 신청하실때 가장 최근 편에 [신청하는 암호닉] 으로 눈이 나쁜 작가의 눈에 띄게 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합니다!
+) 추석 전날인가요? 글잡 무료때 쓰려고 했는데.. 아픈 바람에..큐ㅠㅠㅠㅠㅠㅠㅠㅠ
+) 사실 좀 더 가볍게 쓰려다 싸워랏!! 싸워랏!! 해버린게 사실..
더 격하게는 못쓰겠어요..(눙물) 어울리지 않게 제가 평화주의자라서.. 하하핫(아직 덜 나았나봐요 약 먹을 때가 됐는데.. 주섬주섬..)
+) 사실 종대썰 처음 시작할 때 50편으로 끝내야지~ 했는데 ..안대여... 다 못 풀어낼 것 같아여..(절레절레)
+) 댓글과 추천은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