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땡
w.1억
우리의 분위기는 딱 보면 누구든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둘은 정말로 어색해요- 라고 이 정적이 알려주니까.
손에 우산을 쥔 채로 창밖만 보는데.. 정말 다행인 건.. 비가 와서였다. 빗소리가 그래도 덜 어색하게 해주니까.
"감사합니다.."
"내일 봐요."
우리 둘은 결국 아무 대화도 없이 동네에 도착했고, 나는 그냥 택시비 아낀 샘이다.
집에 와서는 씻고나와서 한참 또 생각을 했다.
"애인도 없고.., 썸도 없으면.."
내가 그냥.. 오해한 건가.. 오해한 거 아니면.. 손쌤이 주쌤을 좋아하는 건데.
근데 또..
제4화
오해가 낳은
쪽(2)
"막쌔앰~~"
"안녕하세요오...!"
"ㅎㅎ 오늘은 좀 늦었네?"
"네! 손쌤도.. 원래 일찍 오시잖아요..!"
"나는 차가 고장나서.. 친구가 데려다줬어."
"남..자친구요...!?"
"엥? 남자친구 아닌데~ 여자친구야."
"아....손쌔앰...남자친구 없..으세요...?"
"없는데^^~있게 생겼나봐~"
"썸도요..!? 좋아하는..분..도..."
"응? 없는데??"
없단다. 그냥 내 오해였던 것일까 아니면....감추는 것일까.. 둘 다 아니라는데도 의심병이 생겨서 막 혼자서 소설이나 쓰고 있다.
교무실로 가는 동안에 학생들이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쌤 안녕하세요오~ 소리에 나는 아직 어색해서 웃어줄 뿐인데, 손쌤은 애들 이름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이름까지 불러준다.
와아....대단하다. 혼자 막 감탄이나 하고 있는데.. 손쌤이 내게 말한다.
"어제 수업준비는 다 하고 퇴근한 거야?"
"네!"
"오늘은 몇교시 수업이야?"
"2교시요...!배쌤반!!ㅎㅎ.."
"아, 진짜아~?"
진짜 너무 예쁘신 거 아니냐고오...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 채로 바라보다가, 쌤이 들어가자- 하며 교무실 문을 열길래 따라 들어섰다.
들어서면 이미 다 온 선생님들이 나와 손쌤에게 인사를 건넨다.
"좋은아침입니다~"
"오늘은 좀 늦었네."
"늦었으니까 두명 춤 추고 들어가지?"
"어, 뭐지.. 막쌤 손에 들린 그거?"
4
"원래 먹을 건 나눠먹으라고 있는 건데."
손을 내미는 이쌤에 어색하게 웃으며 초콜렛을 건네줬다. 나..참.. 학교 다닐 때.. 언니들한테 돈 뜯긴 적은 있어도.. 쌤들한테 뜯기다니.
"어유.. 교무실이 조용하다가도 두분만 오면 엄청 화기애애 해진다니까.. 초상집인 줄 알았잖어."
"왜 삥을 뜯어요."
"그러니까아! 막쌤 뭐 사줘도 모자랄 판에 뜯어 먹어요 왜?"
오늘도 주지훈은 잘생겼다. 아침부터 저렇게 잘생기다니..라는 생각만 지금 몇번 째야... 혼자 그냥 어색하게 웃으며 자리에 앉아서는 주지훈을 힐끔 보았다.
나한테 시선을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왜 내 삥을 뜯냐며 아는 척 정도는 해줬다. 아는 척...정도는!...
"주지훈이 너도 먹을래?"
하쌤의 말에 주쌤이 고갤 끄덕였고, 하쌤이 초콜렛을 던지면.. 주쌤이 받아 먹는다. 내 거를.. 먹었다.
괜히 이런 거에 또 설레가지고는 웃다가도 하쌤이랑 눈이 마주쳐서 급히 고갤 돌렸다.
그와중에...
"……."
진짜 조쌤은 어떻게 한결같이 저렇게 조용할 수가 있지..? 인사도 없이 그냥 자기 할 일만 하는 조쌤에 신기해도 한참 바라보는데.
고갤 돌렸다가.. 주쌤이랑 눈이 마주쳐버린다. 나를 보고 있었던 건가......? 왜? 조쌤을 보는 내가 이해가 안 가서?? 왜지?? 혼자 또 별 생각을 다 한 것 같다.
차라리 나도 조쌤처럼 아무 생각도 없이 저렇게 앉아있고싶다... 급히 눈을 피한 내 덕에 상황은 마무리 됐지만.. 괜히 민망한 거.. 그런 게 아직 남아있어서 문제인 거다.
"안녕 얘들아아.."
"안녕하세여~~"
두명 정도가 내 인사를 받아주었고, 애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드는 바람에 나는 결국 또 찌질이가 된다.
앞에 서서 애들을 바라보고 있어도, 애들은 떠드느라 바쁘다.
"그.. 얘들아~~~~ 쌤 왔는데에..."
"ㄻㄹㄴ대려ㅓㅐㅑ겨댜ㅐㄷㅈ8겾28#@*&$(^&@"
"얘들아~~..."
"4나ㅗ마너온ㅇ뫄27$*"
"얘들..!"
"야 선생님 오셨잖아. 그만 좀 떠들어."
"……."
보민이 덕분에 모두가 조용해졌다. 난 믿기지가 않아서 멀뚱히 보민이를 바라보다가도.. 고맙다는 말도 못한 채로 크흠- 헛기침을 하며 말한다.
"…그래애! 조용하니까 얼마나 좋아...!"
"아아아 쌔애애앰 공부 하기 싫어여어."
"그래도 해야지! 너희 고3인데..!?"
"아아아아아~~~"
"ㅎㅎ 오늘도 10분 전에 끝내줄게!"
"20분!!"
"에이.. 20분은 너무 긴데?"
"치.."
"그럼...책 펴볼까!?"
내 말에 몇명이 기운이 쭉 빠져서는 네에- 대답을 했고, 학생들이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그와중에 책을 피지도 않고 나를 바라보는 최보민에 나는 보민이와 눈이 마주쳐서는 한참 바라보다가 웃어주었다.
보민이도 무심하게 눈을 내리깔며 교과서를 펼친다.
수업중에도 다른 애들은 자기한테 문제 적어보라고 할까봐 눈을 피하는데. 유일하게 나를 뚫어져라 보는 학생이 었다. 바로..
"…그 문제 다시 설명해주시면 안 돼요?"
최보민이었다. 내 수업을 들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은 좋은데..너무 부담스럽게 쳐다보니까. 내가 당황스럽다고 해야되나.
원래는 문제를 시키려고 했었는데. 그냥 뒤돌아 칠판에 문제들을 적어 푸는 방법을 알려주기로 한다.
그리고 최보민은..
"야 일어나."
자는 애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아니 왜............?
"그.. 보민아.. 안 그래ㄷ.."
"야 너도 일어나."
최보민의 말에 모두가 대꾸도 없이 일어나긴 했는데.. 괜히 막 엄청 창피하고.. 부끄럽고 그런 것이다.
애들이 하품을 하면서까지 내 수업을 들어주길래.. 그래도 이런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열심히 수업을 하긴 했는데. 보민이가 말한다.
"쌤 10분 남았는데요."
"아, 그래!"
너도 쉬고는 싶구나.. 괜히 웃음이 나왔다. 애들에게 쉬라는 말을 하고선 의자에 앉아서 애들 구경을 하다가 핸드폰을 하는데.
여학생들이 몰래 핸드폰을 하다가도 신나서는 내게 말하는 것이다.
"쌤 제가 sns에 주지훈쌤이랑 정해인쌤 사진 올렸는데 ㅋㅋㅋ진짜 막상막하예요 반응이 ㅋㅋㅋㅋ."
"아, 정말??"
"네..역시.. 진짜... 이분들은 학교에 있을 얼굴이 아니라니까 ㅇㅈ? 어 ㅇㅈ."
하긴.. 두분 다.. 되게 연예인상이야. 특히 주쌤은 키도 크고 막 그래가지고 모델 해도 될 상.
혼자 마구 고갤 끄덕이다가 친구에게서 온 카톡을 보았다. 쌤들이 눈치줘서 힘들어 죽겠다는 내용인데.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해서 이해를 할 수는 없지만, 척은 해줄 수 있다. 왜 그러냐는 말에 카톡방 나가지 않고, 쌤들 욕을 하는 친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욕 잘 안 하는 친구인데.. 막 쌍욕을 해버리네.. 종이 쳤고, 나는 교과서를 들고선 일어서서는 말한다.
"안녕 얘들아~ 고생했어~"
내 말에 남학생들이 네에에에 쌤 잘가여~ 하고 소리쳤고, 여자들은 쌤 빠이요오오~ 한다.
장난치는 학생들이 귀여워서 웃으면서 나오기는 했는데. 나... 웃고 있기는 해도.. 기빨려 죽어.................
나오자마자 힘이 풀려서 정색하고 한숨을 쉬면, 지나가는 학생들이 막 인사를 한다. 그리고... 막 옆반 교실에서 나온 조쌤에 좀 반가워서 인사를 하려는데.
"갖고와."
핸드폰을 갖고 있던 학생을 불러내는 쌤 덕분에 나는 인사도 못한 채로 그냥 옆을 지나쳤다.
어우... 나같으면 수업시간도 아닌데 쓰는 거면 봐줄 것 같은데.. 완전.. 자비없네..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데 2층에서 해인쌤을 만났다. 어어? 하고 쌤을 보고 웃으면, 쌤이 해맑게 웃으며 내게 다가온다.
"ㅎㅎ안녕하세요. 주하쌤?"
"안녕하세요!.. 오늘 수업 하셨어요?"
"네ㅎ!!"
"성교유우우욱...??"
"왜 부끄러워 하시는 걸까요오~~?"
"ㅎㅎㅎ핳.."
역시 제일 편해 진짜......
"쌤은 인기 많아서 좋겠어요.....완전 수업 잘 들었겠다..."
"아무래도 그렇죠? 제 얼굴 때문도 그런데.. 수업 내용이 흥미롭다 보니까.. 애들이 안 자요."
"진짜 왜 그러세요?"
"뭐가요?"
"자존감 되게 높으신가봐요..."
"장난이잖아요 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아 진짜아 ㅋㅋㅋㅋㅋㅋㅋㅋ."
둘이 막 키득키득 떠들면서 계단을 밟고 내려가는데 학생들이 자꾸만 우리 둘을 엮는 거다...
오오오! 설마 둘이이이ㅣ이두분이서어어어~ 하고 장난을 치는 학생들에 나랑 해인쌤은 웃으며 아니라고 말한다.
아주 신나서는 지나가는 학생들이 모두 다 헐? 헐? 두분 사겨? 하고 대놓고 장난을 친다.
"야아.. 나랑 주하쌤이랑 엮지 마. 주하쌤 애인 있대. 그것도 현빈 닮은."
진짜요!?!?!하고 학생들이 나를 보았고, 나는 막 고갤 저었다. 아니이! 제가요오!?!?!??! 막 키득키득 웃으면서 먼저 내려가는 거 보니까.. 장난이구나.
진짜 왜 저러시는 거야아 ㅋㅋㅋㅋㅋ 학생들에게 아니라고 말하고선 해인쌤을 따라 내려왔다.
"쌔앰! 왜 장난쳐요...!"
"왜요 ㅋㅋㅋ 주하쌤 현빈이랑 사겨도 될만큼 예쁘신데."
"와.."
"장난같아요?"
"네."
"맞아요,."
"와!!!!!!!"
"ㅎㅎ."
"치이..ㅋㅋㅋㅋ 안녕히가세요..."
"ㅋㅋㅋㅋㅋㅋㅋ장난인 거 알죠?"
"아니요!"
"ㅎㅎ아아 왜요~~"
"씨.."
"ㅎㅎㅎㅎㅎ."
쌤에게 목례를 하자, 쌤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쌤이 보건실로 들어선다.
웃으며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을까.. 교무실엔 주쌤밖에 없었다. 다른 쌤들은 수업을 가신 듯 했고..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주쌤의 눈치를 한 번 보다가도 정쌤이 장난친 게 떠올라서 다시 푸웁- 웃는데.. 갑자기 주쌤이 일어나 내게 다가온다.
허얼- 진짜 키도 겁나 큰 사람이 다가오니까 얼마나 심장이 쫄리던지... 근데 주쌤이 내 책상 위로 빵과 음료수를 올려놓는 것이다.
이게 뭐냐는 듯 쌤을 올려다보자, 쌤이 나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애들이 먹으라고 사준 건데. 난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해서요. 막쌤 먹어."
"…네에?"
"막쌤은 그래도 젊으니까 이런 거 좋아할 거 아니야."
"아, 네!!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볼 일이 있는지 교무실로 나가버리는 주쌤에 나는 멀뚱히 빵과 음료수를 보았다.
아주 타이밍 좋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배쌤과 손쌤에 나는 고갤 돌려 쌤들을 보았고, 배쌤이 책상 위에 빵과 음료수를 보며 말한다.
"오잉? 뭐야? 매점에서 사왔어?"
"네? 아.. 아뇨!!!"
"그럼??학생들이 줬나...?"
"진짜? 주쌤이 줬다고?? 허얼.. 설마 주쌤이....."
"아, 아니요!! 그게 아니라... 제가 젊으니까!... 그래도 학생들이랑 입맛이 비슷할 거라고.."
"아닌데. 나도 빵 좋아하는데."
"나도 빵 좋아하는데."
손쌤과 배쌤 두분이서 나도 빵 좋아하는데- 하며 정색을 하는데.. 죄를 지은 것만 같았다. 가만히 쌤들을 바라보면.. 쌤들이 혹시라도 밖에 누군가 들을까.. 밖에 눈치를 보며.. 배썜이 말한다.
"주쌤이 너 좋아하는 거 아니야?"
"네에!?!?!?!?아, 아니..그건!!절대...!"
"왜.. 그럴 수도 있지. 주하쌤 예쁘고 귀엽잖아. 주쌤도 이제 연애할 때 되기는 했어.. 1년 동안 같이 근무하는데. 연애하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아, 아뇨...전.."
"…그래애! 주쌤이랑 내가 동갑이라서 조금 막 친하게 대화를 하기는 해도! 막 뭐 주고 그런 적 없는데??"
"아, 좀있으면 주쌤 밥 먹고 들어오잖아. 그때 인사해봐. 반응 좀 보게."<- 배쌤
"그래그래 좋다!"
왜인지 두분이서 더 신났다. 나는 아니라고 하는데.. 두분이서 막 신나신 것 같다..
못하겠다며 막 울상을 짓는데. 양쪽에 서있는 손쌤과 배쌤이 왜애- 해봐- 하며 나에게 부담감을 준다.
그래서... 주쌤이 들어올 때만을 기다리는데.. .문이 막 열리고..! 긴장해서는 문쪽을 보는데... 주쌤이 아니라.. 하쌤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 셋 모두다 아...하고 하쌤을 보면..
"뭐지.. 그.. 못볼 거 봤다는 듯한 눈빛과 한숨?"
"아닙니다."<- 배쌤
"아니예요."<- 손쌤
그리고 또 얼마 안 있어 문이 열리고...
"아;;;;;"<- 배쌤, 손쌤
"……."
조쌤이 배쌤과 손쌤의 반응에 잘못 들어온 건가 싶은지 고갤 들고 푯말을 보고선 자리로 향한다.
그리고 바로 뒤로.... 주쌤이 왔고. 손쌤이 얼른 하라며 내 등을 톡톡- 건드린다.
"..어.. 안녕하세요...!"
"? 아침에 인사 했잖아요."
"아."
"……?"
"…넵."
주쌤이 자리로 가서 앉았고, 나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리고.. 손쌤이 입을 틀어막고 웃기 시작했고.
배쌤도 웃음을 참으며 내게 말한다.
"밥 잘 먹었냐고 물어봐야ㅈ..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쌤과 손쌤이 미친듯이 웃는다.
학교가 끝나고 손쌤의 집에 저녁을 먹으러 왔고.. 저녁 먹고나서는 술을 마시고 있다.
자꾸만 아까 나를 떠올리며 웃는 배쌤과 주쌤에 나는 얼굴이 더 빨개진다.
"근데에 내 생각엔 주쌤이 진짜 마음 있는 것 같은데? 어제 야근도 아닌데 야근하고 차 태워준 거면 말 다했지. 주쌤이 은근 연애교수구나.."
"…에이 아닌 것 같은데요! 뭐 할 게 있다고 하셨어요!!..."
"아니지 아니지이! 진짜로 빵이 싫었으면, 학생한테 빵이랑 음료수를 안 받았겠지. 주쌤이 얼마나 단호한데? 그리고 아까 전에도! 두 번이나 인사했을 때.
그냥 네- 이래도 되는 걸 굳이 난감하게 만들고 그런 거! 그거 장난인 게 분명해."
"아니예요 진짜아 ㅠㅠㅠㅠ막 그러지 마세요..........그리고...."
"응?"
"…주쌤을 좋아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고.."
"어디에?"
"교무실..에..?"
"에에에에에에!?!?!?!?!?!?!?!??!?!?!?!?!??!?!!?!?!?!"
두분이서 에에에에?하고 막 소리를 지르시길래 내가 더 놀래서 두분을 보았다.
배쌤이 손쌤을 한 번 보더니 말한다.
"전소민 쌤이랑 김서형 쌤은 결혼 했고........ 나도 애인 있고... 손쌤은 절대 아니야."
"맞아 맞아! 없어!!"
두분의 말에 나도 모르게 안심이 되었다. 그럼.. 내가 오해를 했던 거였잖아..........
"죄송해요..............제가! 손쌤이랑 주쌤이랑 친해보여서..! 두분이서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죄합니다앍!!하고 테이블에 머리를 박으면, 손쌤이랑 배쌤이 막 소리내어 웃는 것이다.
아 쪽팔려 진짜..........이럴 줄 알았어! 내 직감은 어떻게 맨날 틀려? 어떻게??
"잘해봐. 애인도.. 썸도 없다고 했다며. 주쌤 잘생겼잖아~ 성격도 좋고.. 키도 크고.. 돈도 많고."
"네에..? 아........ㅠㅠ그런 거 아니예요..진짜..그냥...저 혼자...잠깐! 그냥..."
"솔직히 주쌤도 막쌤한테 마음 없어도, 주하쌤이 들이대면 안 싫어할 걸? 10살은 더 어린 친구가 들이대는데 싫어할 사람이 어딨어?"
"……."
"잘해봐~~~ 한 번~ 잘 되게 도와줘어~~?^^"
"아아아아아! 손쌔애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애애~ 진짜 잘 어울려서 더 엮고 싶은 거야 ^^~ 진짜~~진짜 둘이 잘 어울려!! 그 뭔가 주쌤은 날카로운 고양이같으면 막쌤은 병아리같아서 더 귀엽고 잘 어울려 ㅎㅎ."
"그래 그래! 우리 있을 때 한 번! 발전을 좀 해보자. 주쌤 번호 줄게."
"아아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막쌤이랑 주쌤 연애 시키기 프로젝트~~~"
두분이서 술 들어갔다고 이렇게 텐션이 높아질 일인가 ㅠㅠㅠㅠ다들 막 신나서는 춤추고 노래를 부르는데. 나만 초조하다.. 나만...
그냥 나 혼자 호감 있어서 난리 치는 거고... 쌤들은 그런 내가 재밌으니까 이러시는 것 같기는 한데.
괜히 주쌤한테 피해가 가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아.. 진짜 전 못 해요오..."
배쌤이랑 손쌤이 내 맞은편에 앉아서는 진짜 무슨 쌤처럼 나를 바라본다.
얼른 걸어- 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는 손쌤과 배쌤에 나는 핸드폰을 손에 쥔 채로 고갤 막 젓는다.
주쌤에게 전화를 하란다... 아니! 어떻게 초면에?? 연락처를 교환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그러냐고요오오오...
"연락처 교환한 적도 없구요.. 갑자기 전화하고 그러면.. 이상하잖아요."
"해 ^^~"<- 손쌤
"글쎄 그냥 해봐."<- 배쌤
"…뭐라고 해요..전화 해서........"
"뭐하세요~?"<- 손쌤
"제가 술을 조금 마시긴 했는데~ 잠깐 나오실 수 있나요~?"<- 배쌤
두분이서 꺄르르 막 웃는데. 나만 못 웃는다. 못하겠어요! 하고 고갤 저으면.. 두분이서 또 정색을 하고 나를 바라본다.
알겠다구요... 알겠어요!! 한다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다못해 손쌤이 전화 버튼을 눌렀고..
"아.. 증말...좀 그런데에.........."
정말로 정말로 하기 싫은데.. 결국엔 하게 된다......
"……."
혹시나 그냥 끊어버릴까봐 배쌤과 손쌤이 나를 지켜보는데....네.. 무서워서 못끊겠네요...
"안 받으시는ㄷ..."
- 여보세요.
"……."
- …여보세요?
말도 못하고 몸짓으로 막 난리를 치면, 손쌤과 배쌤이 더 신나서는 막 숨죽여 웃기 시작했다.
"…어! 저...이주하..인데요..."
- 아, 네.
"…그게 음.. 다름이 아니라...."
- …….
"뭐하고 계세요...?
- 지금 집에 들어왔는데요.
"아아.."
- 근데 번호 어떻게 알았어요?
"네!?"
너무 예상치도 못한 물음에 쌤들을 보면, 배쌤이 같이 밥 먹다가 쌤들 번호 물어봤다고 하라고 하기에 연기톤으로 말하게 된다.
"오늘.. 배쌤이랑 손쌤이랑 같이 밥 먹었는데요!... 쌤들 번호 물어봐서.. 다 저장했거든요."
- 아, 근데 왜요?
"네에?"
- 왜 전화 했냐구.
"…아니 음."
- …….
"음.."
- 끊어야겠다.
"아! 아뇨!!!"
- …….
"잠깐..그..나오실.. 수 있나요.. 제가 술을.. 좀 마셨는데!... 그.. 술 좀 깰 겸...그...."
- …….
"피곤하시면..어쩔 수 없ㄴ..."
- 그래요. 어디로 가면 돼요.
"네?"
- 술 취해서 데리러 와달라는 뜻 아닌가?
주쌤의 목소리에 쌤들이 고개를 미친듯이 끄덕였고, 나는 고갤 끄덕이며 말한다.
"어..네!..."
- 문자로 주소 찍어 보내요. 갈게요.
"네에...!"
전화를 끊자마자 배쌤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고, 손쌤이 어머어머! 하고 소리지르며 말한다.
"맞다니까! 백퍼라니까아!!"
"빨리! 빨리 더 마셔!더 취해!"
더 취하라며 맥주컵에 소주를 채우는 배쌤에 기겁하며 고갤 뒤로 빼면 얼른 마시라며 억지로 막 마시게 했고.
나는... 체념을 한다. 이 쌤들... 믿어도 되는 거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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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떻게든 엮어보려고 하는 모습,,,,
진짜 친구들 보는 느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다 엮어부러야지~ 좋아하는 거 아니고 호감이라도 엮어야지~~~~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어떻게든 엮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저런 적이 언제였지.......(연애세포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