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땡
w.1억
나는 오늘 주쌤 앞에, 어른 앞에 앉아서 어른처럼 행동을 할 예정이다.
그리고 평소의 나는 버리고 다른 사람처럼 행동을 하려고 한다. 근데..
"귀엽고, 신경 쓰이면 좋아하고, 사랑하는 거 아닌가요?"
내 입에서 저딴 오글거리는 개소리를 할 줄이야.
제9화
난 아직 사랑을 몰라?
"…사랑?"
"…말이 헛 나온 거였어요! 그냥..대충..그렇지않나..하구요..."
"아직 서로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없는데 사랑.."
"…그럴 수 있죠!.. 첫눈에 반해서 사랑에 빠질 수도 있는 건데요."
"그래요? 난 그런 거 안 믿는데."
"……."
"아직 사랑을 잘 모르나본데~"
"네에..???"
날 애 취급한 것 같았다. 딱!!봐도 저건 애..취급.... 이런 걸 사랑이라고 한다고? 하며 비웃는 것 같았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났다.
"비웃으시는 거예요..?"
"아니, 비웃은 적 없는데."
"…그렇게 비웃으실 거면 이 자리에 왜 부르신 거예요, 도대체..."
"…사과 하려고 부른 건데. 계속 학교에서 마주쳐야 되니까."
"……."
"어젠 진짜 미안했어요. 내가 술에 취하면 막.."
"제가 진짜 구질구질한 사람 아닌데요..! 근데 이건 좀.. 그렇잖아요!.. 평소에도 헷갈리게 하시고.. 취해서도 헷갈리게 하시면.."
"구질구질한 게 아니라 진심이겠죠."
"……."
"그럼 주하쌤 나 좋아해요?"
"네??"
"그걸 먼저 말해봐요."
여기서 자존심 싸움이 시작이 된다. 사랑하는데에 자존심 따위 있으면 안 된다고 하지만.....
기선제압이 필요하ㄷ..
"아니요."
"저도 같은 마음이에요."
"네???"
기선제압 같은 소리하네 주하야.
"농담인데."
"아니 무슨 농담을 그렇게 진짜처럼..!"
"그래서 진심이 뭔데요."
"…그럼 주쌤은요?"
"내가 먼저 물어봤는데."
"……."
아 진짜 유치해가지고...
"…좋아하는데요."
"그래요, 그럼."
"…뭐예요? 주쌤 마음을 알려주셔야죠!"
"난 아직 좋아하는 단계까지 아니고, 호감인데."
"…아."
진짜 할 말 없게 만드는데..나는 이 상황에서 주쌤에게 뭐라고 해야 될까.
가만히 주쌤을 바라보다가 크흠- 목을 가다듬고선 말한다.
"그래요. 저도 이제 그냥! 막장이에요!"
"좋아하게 만들어봐요."
"에?"
"내가 주하쌤을 좋아하게 만들어보라구요. 나도 주하쌤 사랑해보고싶은데."
"……."
"일주일만에 호감을 얻었으니까.. 좋아하고, 사랑하는 건 얼마나 걸리려나."
"…주쌤."
"네."
"주쌤 여자 많죠."
"나?"
"말하는 거 보니까 되게 선수 같으신데.... 저 그냥 안 좋아할래요."
"그렇게 보여요? 나 친구들 남자밖에 없는데. 나 여자만 보면 경기 일으키는데."
"안 일으키셨잖아요."
"내적 경기."
"……."
"그럼 포기?"
"아니요! 안 포기!"
이쌤은 사람 마음을 갖고 놀 줄 아는 것 같았다.
확실히 그래보였다. 내가 주쌤.. 아니! 주지훈의 먹이가 되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렇게.. 스스로 미끼를 물어버렸다.
"하아............................."
"……."
"하아.................................................."
"……."
"하유............................................."
"막쌤이 자꾸 한숨 쉬니까 나도 심란하잖아아~~ 주쌤 진짜 우리가 패버려!?"
"우리 셋이서 패도 질 것 같은데."
"그건 그렇네 ^^~ 아니면 해인쌤 어때? 해인쌤 괜찮지않나~~?"
이제는 주쌤 말고, 해인쌤이다.. 해인쌤 애인 없다며 계속 어필하는 손쌤에 나는 고갤 저었다.
저는요..샤프하게 생긴 사람이 좋아요.. 진짜 내 이상형이라구요.. 키도 크고..옷 핏도 좋고..그런 사람이요.....
아니 그렇다고해서 해인쌤이 별로인 건 아닌데..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지...
쌤들이랑 밥을 먹고 나와서 교무실로 향하는데 갑자기 남학생들이 우루루 와서는 우리에게 허리 숙여 인사하고서는 소리친다.
"주하쌤!! 하민이가 쌤 좋아한대요오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에 학생들이 키득키득 웃으며 도망쳤고, 무리들 사이에 있던 하민이는 당황스러운 듯 그 애들에게 야이 미친! 하고 욕을 하다가도 내게 말한다.
"죄송해요. 쟤네가 장난이 심해서.. 아, 맞다.. 학교 끝나고! 문제 물어볼 거 더 있는데! 들러도 되죠?"
고갤 끄덕이면 다시 허리 숙여 우리에게 인사를 하고선 저 무리들에게 다가가 뒷통수를 치는 하민이와, 여전히 웃고있는 무리들...
"뭐야..보민이가 말을 다 하네.."
"…그리고 요즘들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기도..하고...?"
손쌤과 배쌤이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가운데에 껴서 고개를 갸웃한다.
"에이~ 설마~~"<- 손쌤,배쌤
두분이서 에이- 하고 막 허허허 웃으며 앞장서 걷기에 나는 '왜요오오 뭔데요오..!'하고 쌤들을 따라 걷는다.
손쌤이랑은 양치를 하면서도 대화를 나눴다. 물론.. 내가 조쌤 때문에 계속 막 캐고있긴하지만...
"손쌤은 어떤 남자가 좋아요 그럼?"
"이상형??"
"네."
"나는 강동원 ^^?"
"ㅇ..ㅏ.."
"왜~^^?"
"아니요오...그럼 막 성격! 그런 건요...?"
"난 엄청 착한 사람이 좋아. 멍멍이 같은~ 나만 좋아해주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남들한테 싸가지없지는 않고..."
"……."
"그냥 모두한테 착한 사람. 나한테는 더~~착한 사람."
"A...ㅏ..."
일단.. 대충 겉모습으로만 봐서는 조쌤은 절대 아니네...
그래도...이런 건.. 바로.......................
"쌤..쌤...!"
5교시에 수업이 있는 나와 조쌤,주쌤은 같이 교무실에서 나왔고.. 나오자마자 조쌤의 옷자락을 잡고 끌어서는 은밀하게 쌤을 부르면, 쌤이 네? 하고 나를 바라본다.
"손쌤 이상형 알아냈어요."
"이상형이요?"
"네."
"뭔데요."
"일단.."
강동원이요.
"멍멍이같은 사람이요. 모두에게 착한데.. 손쌤한테는 더 착한 그런 사람이 좋대요."
"…아."
"일단 조쌤은요.. 되게 겉으로 봐서는 되게 되게 차갑잖아요. 일단 그것부터 바꿉시다! 어때요????"
"…바꾸라구요?"
"네! 완전 친절하게! 교무실 쌤들한테요!! 그리고! 웬만하면 학생들한테두요...!"
"…아."
"할 수 있겠죠??"
"…노력해보죠."
"네! 해봅시다! 화이팅!.."
"……."
"얼른요! 화이팅!"
"화이팅."
갑자기 누군가가 우리 옆을 지났고, 나는 흠칫 놀라 고갤 들어보았다.
"안 올라가요?"
"…가요!"
조쌤에게 입모양으로 화이팅- 하면, 조쌤이 고갤 대충 끄덕였고...
나는 괜히 뿌듯해서 흠하하- 웃다가도 계단을 밟고 올라서며 주쌤을 바라보고 바로 정색을 한다.
그럼 주쌤은 참나- 하고 콧방귀를 뀌었고, 나는 새침하게 돌아 계단을 두칸씩 밟아서 후다닥 올라간다.
수업이 끝났을까.. 옆반에서 나오는 주쌤에 본 척도 안 하고 그냥 가면, 주쌤이 내게 다가와서는 말한다.
"인기 되게 많던데."
"에?"
"애들이 다 주하쌤 얘기 하더라고."
"진짜요?"
"아니, 거짓말."
"?"
주쌤이 그 말을 하고선 긴 다리를 휘저으며 저 멀리 가버리는데.
진짜 한 번 당한 느낌이라서 확 달려가서 주쌤 헤드락을 걸어버릴까 생각을 했는데.
애들도 다 볼 거고.. 그리고 키가 너무 큰분한테 헤드락은 무리일 걸 알기에 바로 포기를 한다.
"오늘은 그래도 꾀병 부리는 학생들이 별로 없어요. 침대가 휑해 ㅎㅎ."
"아, 진짜요오? ㅎㅎㅎ."
"ㅎㅎ네. 아, 맞아요... 저 오늘.. 소개팅 나가요......."
"헤에?!?!??! 왜요!?!??!"
"어머니가 너무 걱정을 하셔서.. 꼭 보라고.....자기 친구 딸이라면서..하.."
"헐...................예쁘대요?"
"글쎄요. 안 물어봤는데요 ㅎㅎ."
"헐 왜요!!?!?"
"뭐.. 예뻐도 안 예뻐도 그만이니까요? 그리고 만날 마음도 없으니까 ㅎㅎ."
"오오오오~~ 해인쌔애앰~ㅋ"
"ㅋㅋㅋㅋ 왜요오~~"
가끔 화장실을 가려고 나오면 해인쌤이랑 마주칠 때가 있다. 신기해서 또 타이밍이 신기하다며 얘기하다가도.. 다른 얘기를 이어간다.
그러다 교무실 문이 열리고.. 해인쌤과 같이 고갤 돌려보면
"…아, 네. 지금 통화 가능합니다."
주쌤이다. 눈이 마주쳤고.. 나는 흥- 하고 바로 고갤 돌리고 해인쌤이랑 얘기를 한다.
"아, 다음주에 뮤지컬 또 볼까요? 표 또 구했는데 ㅎㅎ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서!"
"네!!! 완전! 완!!!전!!좋죠!뮤!!지!!컬!!!"
일부러 주쌤 들으라고 말했는데. 주쌤이 날 진짜 이상하게 쳐다보다가 아예 학교에서 나가버리는 것이다.
허! 참! 진짜! 재수없어! 허!!참!!!!!!!!!!!!!!!!!!!!!
학교가 끝나가고 있었을까... 조쌤이 커피를 마시려는지 자리에서 일어나길래 나는 입모양으로 '커피 돌려요'하며 커피를 막 턱짓으로 가리켰고.
조쌤은 못 알아듣는 듯 한참 나를 바라본다. 아쒸! 커피 돌리면 딱인데! 진짜!!!
"커피."
"……."
"드실 분 계세요?"
뭐야 했네......? 근데...
"……."
"……."
"……."
"……."
반응이.. 다 놀래서 아무말도 못하는 것이다.....
그래! 갑자기 착해진 조쌤이!!! 이제!! 막 엄청! 달라보일 거야!!
"오늘 조쌤이 되게 이상한 것 같아. 어디 아픈가?"
콰광!!---- 천둥이 치는 것 같았다.
당황해서는 가만히 있는 나를 본 손쌤은 왜?^^ 하고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을 하고 있고..
나는... 할...말이... 없다.............
보민이 문제 알려주고려고 상담실에 도착했을까...... 보민이뿐이 아닌.. 보민이 친구도 있었다.
근데.. 문제를 두개 정도 알려주고나서.. 보민이 친구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하고선 내게 말한다.
"썜 저 고민이 있어요.."
"응? 뭔데..?"
"제가 좋아하는 누나가 21살인데요.."
"…와우."
"…그 누나를 엊그제 보기는 했지만..전 그 누나를 진짜 사랑하거든요.. 그래서 그 누나한테 고백도 하고싶은데.. 엄마가 막 미쳤냐고!.. 막..그러는 거예요.. 집 나가고 싶고..하.."
"어유..... 사랑은 무슨.. 그거 사랑 아니야.. 그냥 호감인 거야. 어린노무시끼........넌 아직 사랑을 몰라!!"
"아니예요! 진짜 이건!! 사랑이에요!!!! 그 누나만 보면 심장이 막 뛰고!!!!!!!!!!!!"
나 진짜 너무 웃긴 것 같아.... 주쌤이 내게 한 얘기들은 한 순간에 잊고..
나도 똑같은 말을 이 학생에게 하고 있었다. 하....진짜.. 미친 거야....?
"일단.. 넌 미성년자고.....그 누나는 21살이라며... 그건 좀...."
또 또! 또 비슷한 얘기를 하고있다. 학생을 겨우 달래고나서 먼저 간다며 일어섰을까.. 보민이가 나를 부른다.
"쌤은요?"
"어? 뭐가?"
"쌤은.. 나이 차이 많이 나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
"……."
"ㅇ..ㅓ...음..."
"……."
"사랑이지! 그치만! 너넨 미성년자잖아.."
"아아..."
"…암튼! 간다!"
"…네. 안녕히가세요."
어휴! 진짜 저 말에 왜 한 번에 대답을 못 한 거야....?? 혼자 쒸익쒸익 화나서는 교무실로 향하자마자..
한참 교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다가도.. 퇴근시간이 되면 쌤들이 퇴근을 하기 시작했고..
"내일 봬요오오...."
나도 퇴근하려고 일어섰을까...
갑자기 누군가가 교과서로 내 머리를 툭- 친다. 놀래서 뒤를 돌아보면.
"야. 나한텐 인사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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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자연
저 내일 못와연
헤헤헤헿헿헿... 친구랑 만나서 소재 구걸 좀 해보께요 헤헿ㅎㅎ..
그리고!
보고싶은 장면 있으면
댓글에 적어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