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종이 땡땡땡
w.1억
내 앞에 서있는 주쌤을 올려다보면 괜히 뻘쭘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지금.. 나한테..
"에..?"
야..라고 한 거야....? 근데 난 진짜 바본가.. 여기서 설레버리는 것이다.
"인사 안 하시냐구요."
제10화
5점짜리 어려운 문제
분명히 주쌤은 연애고수가 틀림없고, 나는 주쌤에게 놀아나기싫어서, 주쌤이 미워서 무시했던 거였는데.
갑자기 여기서 인사 안 하냐고 해버리면.. 내가 너무 민망하고 쪽팔려서 뭐라고 대답을 해야할지 당최 모르겠다는 것.
"내일도 인사 안 하기만 해봐."
"…안 하면!.. 어떡할 건데요..."
"벌점."
"에...????"
집에서 저녁 먹으려고 막 밥을 차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 그 주쌤의 행동이 어이가 없으면서도 설레서 한참 멍을 때린다.
아, 진짜 사람 헷갈리게 왜 자꾸 그래? 혹시 막 그런 걸 즐기시나???
주쌤이 그 말을 하고선 그냥 가길래 나는 주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나.. 또 저 쌤한테 농락 당하는 거야.. 뭐야...진짜..에휴.. 한숨을 내쉬고선 숟가락을 들었을까..
침대 위에 올려두었던 핸드폰이 미친듯이 자기를 알아봐달라고 소리를 내기에 인상을 쓴 채로 핸드폰을 확인한다.
아 뭐야.. 모르는 번호... 안 받는데.. 중얼거리며 그냥 전화를 받기는 했다만..
"여보세요오."
- 여보세요?
"누구세요?"
- 쌤 저 보민이요.
"아...어! 보민아! 뭐야? 쌤 번호 어떻게 알았어???"
- 두나쌤한테 물어봤어요.
"아아아ㅎ 그래?? 근데 무슨 일이야..? 뭐 때문에..."
- …모르는 문제가 많아서..
"…아, 그래? 뭔데??"
- 잠깐 만나실 수 있어요??
"지금...!?!?!?!?!"
- 네!
"아.. 지금...어..."
- 내일은.. 쌤 수업도 없구요.. 학교 끝나고 약속이 있기도 하고! 그래서요.
"그래! 뭐... 그래. 쌤이 너 있는 쪽으로 갈게."
카페에 도착해서 막 문제를 알려주고 있기는 한데.. 너무 배가 고파서 미칠 것만 같다........
꼬르륵 거리는 배를 만지다가도 그냥 문제를 알려주고 있는데. 보민이가 내게 말한다.
"쌤."
"엉?"
"쌤은 미성년자만 아니면 돼요?"
"어?"
"쌤이 어린 건 싫다고 했잖아요. 그럼 미성년자만 아니면 괜찮은 거예요?"
보민이가 내게 저렇게 묻는데. 표정이 너무 진지하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길래. 나는 조금 불안했다.
설마 얘가 날...? 싶다가도.... 이런 파릇파릇한 잘생긴 고등학생이 나를....하고 생각을 접는다.
"갓 20살도 좀...."
"왜요?"
"군대는 다녀와야지."
"그러니까 왜?"
"왜 반말하냐-_-..."
"그러니까 왜요..."
"아직 20살 애들은 고등학생 티 못 벗어나잖아... 그리고.... 좀 그래.. 6살 차이 나는 연하랑 만나는 거."
"아아.. 그래요?"
"…응."
참나... 또 이런다. 주쌤이랑 나는 나이 차이 더 나는데.. 학생들한테 이런 소리나 하고 있고.
한심하다, 한심해.. 혼자 고갤 저으며 빨대를 잘근잘근 씹는데. 보민이가 내게 말한다.
"쌤은 주지훈쌤 같은 스타일이 좋아요? 정해인쌤 같은 스타일이 좋아요?"
"왜ㅡ.ㅡ..?"
"그냥 애들이랑 쌤이랑 의견 갈리나 싶어서요."
"……."
"진짠데."
"음.. 난 주지훈쌤."
"왜요????"
"그냥 키도 엄청 크시고 엄청 샤프하잖아."
"…아."
"근데 보민아.. 문제 10개 정도 알려줬는데 혹시... 더 궁금한 거 있니...?"
"…어. 잠깐..만요,"
"……."
"있어요!"
"…아, 그래?..그래그래...뭔데..?"
배고픈데....시불...
학교에 와서는 고민을 했다. 나 진짜 찌질이인가... 포기할 거면 깔끔하게!그냥! 평소처럼 지내면 되는 건데.
난 왜 인사부터 하기가 싫고, 불편한 거냐고..
오늘은 늦게 교무실에 도착했고..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인사는 하긴 했는데. 주쌤 쪽을 보면서 일사를 하지는 않았단 말이지.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차가 막혀서요!.."
"아, 진짜? 택시타고 출퇴근 힘들지이^^...? 집방향이 같으면 같이 출퇴근 할텐데..."
"아아! 괜찮아요!! ㅎㅎㅎ.."
그냥 내 뜻대로.. 인사 안 하려고 한 건 맞는데.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지..
힐끔 주쌤을 보면.. 주쌤도 턱을 괸 채로 업무를 볼 뿐.. 나에게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저렇게 신경도 안 쓸 거면.. 어제는 왜 그런 거야.. 진짜.
나랑 조쌤만 교무실에 있었고.. 조쌤이 나를 바라보길래 '넵?'하고 무의식적으로 대답을 하며 바라보면.. 조쌤이 내게 말한다.
"…손쌤이 오늘 저한테 비타500 줬어요."
"진짜요!?!?!"
"네."
"호오! 아무래도!! 어제 그 커피!! 그게 통했나봐요!!"
"그런 걸까요."
"네! 진짜! 느낌이 좋아요!!ㅎㅎㅎㅎ 손쌤한테 제가 자연스럽게 물어볼게요!! 진짜! 느낌이 강하게 온다니까요!!"
"…너무 그러지는 마요. 괜히.. 좀.."
"에이! 제 촉은 항상 맞습니다아!!"
"촉은 항상 맞는데. 이주하 선생님은 왜 주지훈 선생님이랑 아직도 그래요?"
"네??"
콰강- 천둥이 친다. 가만히 조쌤을 바라보면.. 조쌤이 내게 말한다.
"그렇게 티를 내는데 어떻게 몰라요. 모르면 바보지."
"근데 요즘 막쌤이랑 주지훈이랑 왜 저러지?? 주지훈이 그때 취해서 실수해서 저러는 건가."
"내 생각엔 둘이 뭔가 있어."
"에이 쌤도 눈치 진짜 없네. 둘이 있긴 뭐가 있어. 절대 아니야."
"아니야. 둘이 막 묘하지않아?"
"둘이 뭐 있으면 내가 학교 관둔다."
"아.. 그런가...? 아닌가?"
언제나 바보는 주변에 있다.
"…머리가 아프다고?"
"네."
"많이 아픈 거 아니면 듣지. 곧 있으면 또 중간고사야."
"아파서 못 듣겠어요."
"…아, 그러냐? 그럼 보건실 가서 약 먹고 누워있다가 와."
"네."
평소엔 안 그댈썯 보민이 지훈에게 쌀쌀맞게 대했고, 한 번도 보건실이나 화장실에 간 적도 없는 보민이 보건실에 가자.. 지훈이 보민이 가자 고개를 갸웃한다.
아파서 예민한 거겠지..?
수업을 마치고 1층으로 내려가고 있었을까.
크흠- 하고 누군가가 내 옆에 서서 같이 걷길래 놀래서 고갤 돌려보면.. 주지훈이 나를 바라본다.
인사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인사는 해야겠다 싶어서
"안녕하세요."
하고 진짜 영혼없이 인사했는데.
"엎드려 절받기 같은데."
"…아닌데."
"맞는데."
"아닌데요."
"끝나고 밥."
"에?"
"못 알아 들은 거야? 아니면 다시 듣고 싶은 거야?"
"못 알아 들었는데.."
"끝나고 밥 먹자고."
학생이 들을까봐 주위를 둘러보고선 조심스레 내게 말하길래 나는 다시금
"네????"
했고, 주지훈이 참나.. 하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이번엔 뭔데. 또 못 알아 들었어?"
"아니요. 알아 들었는데. 제가 왜요?"
"제가 왜요????"
"제가 왜 쌤이랑 같이.."
"아니 뭐지? 얘?"
"……."
"끝나고 가지 마."
"……."
"대답 안 하면 랄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에??"
주쌤이 먼저 교무실로 들어섰고... 나는 어제 새벽에 먹은 족발 덕분에 속이 좋지 않아서 보건실로 향한다.
진짜 주쌤은 왜 이렇게 혼자 왔다 갔다야.. 진짜...왜 저러는 거야.. 혼자 쒸익 쒸익 거리며 보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해인쌤이 내게 웃어준다.
"뭐예요. 기분 되게 안 좋아보이네."
"비슷해요...."
"왜 비슷하지? 무슨 일 있어요? 애들이 말 안 들어?"
"비슷...해요..아, 저 소화제 하나만요! 어제 새벽에 너무 먹어서 그런가..속이 좀..더부룩? 한 느낌!.."
"네에..."
"뭐예요? 누구 있어요?"
"보민이요. 머리 아프다고 와서 자고있어요."
"…아."
"근데 꾀병인 것 같아서. 비타민 줬어요."
"엨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안 아픈데 약 먹는 것보다 낫지ㅎㅎ."
"ㅋㅋㅋㅋ진짜아..ㅋㅋㅋㅋ"
약을 먹고서 학생도 있으니까 잡담을 못 하겠고 해서 바로 교무실로 왔고..
주쌤 뒤로 있는 여학생 두명은 주쌤에게 뺏긴 물건을 찾으러 온 듯 했다. 근데.. 그거 있지? 주쌤이 너무 잘생겨서.. 저 학생들도 기분은 안 나쁜 것 같은 그런 느낌.
좋겠다.. 누구한테나 인기 많아서...........그나저나... 맞은편에 조쌤이랑 눈이 마주쳐서 나는 고갤 끄덕였다.
손쌤한테 꼭 물어볼게요!!!!!!!!!!!!!!!!!!!!!!!!!!!!!!!!!!!!!!!!!!!!
"아.. 비타500? 그거.. 조쌤이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니까 너무 이상하잖아.. 아픈 것 같아서 줬거든."
A...ㅏ.........
내 촉 좋다는 건 취소하겠다.하지만... 조쌤한테는 이 말을 뭐라 전해야하나..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되는 거겠지...
혼자 아련하게 급식판만 보고 있으면.. 배쌤이 내게 묻는다.
"뭐야? 오늘은 무슨 모드지 이거...? 주쌤이랑은 어떻게 된 거야. 우리도 모르는 스토리가 있는 것 같은데."
"…그냥.. 포기하려구요."
"왜.아까 교무실에서도 보니까 계속 막쌤만 보던데."
"…에?"
"신경 엄청 쓰이겠지. 어려서 많은 생각이 든다고 해도.. 자기 좋다는 여자 어떻게 신경 안 써? 그리고 ##막쌤 예쁘잖아."
"……."
항상 이런 얘기를 들으면 나도 너무 흔들려버리니까.
듣고싶지 않았는데.. 또 나는 기대하게 생겼네. 한숨을 푹- 쉬면 손쌤이랑 배쌤이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고..
난 힐끔 고갤 돌려 주쌤을 본다. 저봐.. 모든 여자쌤과 학생들이 주쌤만 보잖아. 내가 보일리가..없지...
퇴근시간이 됐고.. 너무 힘들어서 책상에 이마를 댄 채로 한참 있으면.. 쌤들이 간다며 인사를 했고.
나도 가려고 일어섰을까. 누군가가 내 옷자락을 잡아당긴다.
"어딜 가시나."
"…에..?"
"저녁 먹자는 말은 똥꼬로 들었나."
"……."
"가자."
가자며 먼저 앞장서서 걷는데. 여기서 시러! 할 수도 없고.. 결국에 나는 또 한숨을 쉬고선 주쌤을 따라간다.
진짜.. 헷갈리게 좀 하지 말라고오오! 이 사람아!!! 근데 생각해보니까.
"똥꼬로 들었냐는 뭐예요 진짜.. 똥꼬로 어떻게 들어요...."
내 말은 듣는 척도 안 하고 따라오라는 듯 손짓을 하길래 혼자 궁시렁 궁시렁 거리며 주쌤을 따른다.
아오씨이!!진짜!
"여기 고기 되게 맛있거든. 고기 좋아하지?"
"…고기 싫어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오케이. 가자."
"근데."
"어."
"아예 말을 놓으셨네요.."
"근데."
"아니 그냥 그렇다구요.."
"……."
"근데.. 전 같이 밥 먹는 거 별론데요.."
"왜?"
주지훈이 나를 내려다본다. 아니.. 그래 내가 그쪽보다 키가 작은 건 알겠는데요.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좀 그래요.
좀 얕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나.. 이미 솔직하게 말한 것도 있기도 하고.. 솔직하게 말 안 하면 지금처럼 개호구처럼 볼 거 뻔하니까.
답답한 나에게서도 유일한 장점인.. 쓸데없는 솔직함을 지금 또 발산해보려고 한다.
"…주쌤은 저 안 좋아하는 거잖아요. 저도 막 구질구질하게 따라 붙어다니는 거 안 좋아해서. 그냥 포기하려고 하는데. 왜 자꾸 저한테 이러세요?"
"내가 언제 안 좋아한다고 했지. 난 호감이라고 했는데."
"호감이라는 것은요...... 모든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거예요.... 그거 좋아하는 마음 아니잖아요."
"……."
"주쌤 좋아하게 만들어보라고 하셨잖아요. 자신도 없고.. 다 어장이신 것 같.."
"그러니까. 내가 너를 안 좋아한다?"
"…네."
"안 좋아하는 사람한테 인사 못 받아서 화나고, 밥 먹자고 하나?"
"……."
"주하쌤 나이대 친구들은 그런 걸. 어장이라고 하나?"
"……."
"그럼 어떻게 확인을 시켜줘야 되지. 어장이라는 말 안 들으려면."
"……."
"일단 차에 타."
주쌤이 먼저 운전석에 탔고.. 나는 괜히 쫄아버려서 덜덜 떨며 조수석에 탔다.
'벨트'하기에 '네!'하고 군기 든 목소리로 벨트를 매고선 앞을 본다. 세상에.... 나 왜 쫄았어?? 그냥 평소처럼 말하시는데.. 왜??
한참 어디론가 향하는 주쌤에 나는 바짝 긴장을 했다. 우리 동네에 있는 공원 옆에 차를 세운 주쌤이 내게 말한다.
"이주하."
"네?"
"벨트 풀어."
"…에?"
나는 또 고갤 끄덕이며 벨트를 푼다. 진짜 바본가..? 벨트를 풀고선 주쌤을 바라보면..
주쌤이 갑자기 예고도 없이 내게 입을 맞추는 것이다.
"……."
놀래서 허공에 멈춘 손에 깍지를 끼우는 능청스러움에 나는 또 주지훈에게 당해버린다.
난..진짜..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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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이까짃게게ㅔㅔ 뭐랄고오오오오ㅗㅗ!!!!! 3시간이나ㅏㅏㅏ걸린 거햐아ㅏㅇ항!!!
아 맞다!!다음화 불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