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1억
둘이 막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내가 여기서 등장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택시를 타고 집에 왔는데.... 나도 속상한데..
"빨리 빨리 안 다니냐??? 진짜 이게 요즘 봐줬더니 정신 못 차리고!!"
엄마까지 나한테 난리다.................
그래서 난 '알았다고!' 대답하고선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기 시작한다.
"이제.. 지쳐... 내가 사장님 좋아한 것도 진짜.. 얼마나 오래 됐는지 몰라.. 이 정도면 진짜.... 나도 지칠만 했지.."
"? 너 그 사장 좋아한지 일주일도 안 됐어."
"…ㅅㅂ 체감상 몇개월이라고 닥쳐."
"ㅇㅋ;; 아니 근데 여자친구 예뻐?"
"예뻐."
"근데 대충 얘기만 들어보면 살짝 넘어 온 것 같은데. 그 여자가 좀 걸리긴 하네. 미친놈."
"……."
박수도 내가 그 남자랑 이어지길 바라는 건 아니니까..
뭐 어떻게 해보라는 말은 없다...
그냥 난.. 혼자 고독을 씹을 뿐...
"야 구름! 너 얼굴이 또 왜 이렇게 빵빵해졌어!"
"눈은 안 빵빵하냐."
"어라? 눈도 빵빵하네. 라면 먹고 잤어? 쌍수한 것 같아."
"했는데."
"어쩐지."
"개새."
"왜? 무슨 일 있냐?? 박수. 얘 무슨 일 있어?"
이도현의 말에 박수는 어깨를 으쓱했고.. 나는 다시 허흐흡- 하고 엎드려서는 고독을 씹는다.
정말.. 24년만에 내 사랑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나는 일주일 가까이 사장님 가게에 가지 않았다.
그 여자가 사장님한테 뽀뽀를 갈긴 게 아직도 떠올라서 너무 충격적이었달까.
일주일 가까이 혼자 미쳐서는 너덜너덜해진 몸으로 멍을 때리면.. 박수가 드디어 미쳐서 내게 말한다.
"야 그냥 그 사장 찾아가;;;"
"…왜?"
"너 이렇게까지 헤롱헤롱한 거 처음봐. 너 미친사람 같아;;"
"…에휴 가서 뭐하니. 그 여자가 있는데..."
"뭘 뭐해. 사장이 왜 그러냐며 밀어냈다며. 딱 봐도 여자가 매달리는 거고, 남자는 밀어내는 그런 상황인 거지.
네가 더 젊고 예뻐 ㄱㄱ 그냥 가."
"…못 가."
"뭘 못 가 미친년이. 그냥 가. 나도 같이 가줄게 ㅅㅂ."
"새벽 3시에...?"
"……?"
"……."
"혼자 가. 아무래도 친구 있으면 대화를 나누기 힘들겠지."
"…하."
"아니 그냥 살짝 가서 보기만 해봐야겠다. 그 사장 얼굴이 기억 안 나. 얼마나 잘생겼길래 이 년이 이렇게까지 된 거야???"
"뭘 안 나. 바람둥이처럼 생겼다며."
"근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남 ㅇㅇ."
"…에휴."
"뭐야 사장 어딨는데?"
"주방에 있으신가...?"
"ㅅㅂ 아 궁금해 죽겠구만..."
박수랑 같이 가게 앞에 서서 몰래 안을 들여다보는데.. 사장님이 안 보인다.
주방에 있나... 한참 지켜보는데...
"뭐해요 여기서?"
"날매ㅓㅏ럶저ㅐ러ㅐ램ㅈ러낭ㅁㅈ에ㅐㅏㅈ메러!!!!"
박수랑 같이 꺄아아앙아아ㅏㅎㄱ! 하고 놀라서 자지러지다가도 사장님이 우리 앞에 서있으면..
박수가 넋놓고 사장을 올려다본다..... 그리고 사장이 내게 말한다.
"너무 오랜만인 거 아닌가요."
"…아, 넵. 그쵸..! 너무 오랜만이죠.."
"왜 안 왔어요? 우리 신메뉴 나왔는데."
"아, 진짜요....?"
"나중에 친구분이랑 같이 와요."
사장님이 우리한테 인사를 하고선 가게로 들어섰고... 난 여전히 떨리는 심장에 심호흡을 하면, 박수가 내게 말한다.
"30대 치곤 되게 잘 꾸미고, 동안이네. 그래서 네가 좋아하는 거네."
"…엉."
"백퍼 지가 잘생긴 거 알고있다. 저런 사람들 진짜 ㅈ.."
"……."
"에휴.."
박수가 사장님 욕을 하려다가 곧 고갤 저으며 방향을 틀었고, 나는 쭈뼛쭈뼛 박수를 따라선다.
말은 해야겠는지 잠시 멈춰서 있던 박수가 날 보고 말한다.
"그냥 포기해!!"
"왜.....?"
"저 나이에 저 얼굴에다가 자기관리 오지게 한 사람이 여자 하나 주위에 없겠냐!? 딱 봐도 인기 존나 많아!!! 여자 존나 꼬이게 생겼어! 양아치같다고오!!!"
"……."
"시바 그리고 어지간히 네가 들이댔는데. 네가 싫으면 아예 싫다고 말을 하던가!!!!!!"
"말은 하긴 했어.... 나랑 잘 될 일 없다고... 연하 싫다고."
"아니 !! 정확하게 해야지!! 난 님 싫으니까! 우리 가게 찾아오지 마!! 라고!!"
"…아."
"아 가까이서 보니까 더 잘생겼어. 그래서 더 빡쳐. "
"…하."
"오늘 우리집에서 자."
"…그래."
"우리집에서 술이나 마셔."
"웅..........."
"ㅅㅂ 우리 구름 누가 주눅들게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시버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침 이도현에게 전화가 오길래 이도혀넝어어어너언 ㅠㅠㅠ하고 전화를 받으면, 이도현이 '잘못 걸었습니다'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개새끼가.
"아 더럽게 춥다 인정하냐... 좀이따 갔다오자.. 편의점 가기 졸라 귀찮쓰."
"박수 너 뭐 마실 거야?? 내가 가서 사올게. 바람 좀 쐴 겸."
"나는 카스~~"
"ㅇㅋㅇㅋ 이도현 너는?"
"야 너 혼자 가게? 같이 가."
"됐어. 혼자 가도 됨."
"뭐래. 위험해."
"미친셰키 ㅋㅋ 뭘 위험해. 안 어울리게 왜 그러냐? 다들 내 얼굴 보면 도망쳐."
"하긴."
"이도현 넌 내가 마시는 거 똑같은 거 마셔 ㅇㅇ~"
"…같이ㄱ.."
박수가 이도현의 입을 틀어막았고, 얼른 갔다오라며 발을 흔들기에 고갤 끄덕이며 혼자 나왔다.
아.. 시부울.. 이렇게 혼자 나오니까. 또.... 슬프고 난리네.. 줸장알....
괜히 슬픈 노래를 들으니까 눈물이 나기에 허겁지겁 닦고선 편의점 안으로 들어섰다.
"던힐 스위치 하나요."
누군가 담배를 사고있고.. 나는 맥주와 과자를 손이 부족해서 겨우겨우 들고서 카운터로 향했다.
그리고 카운터 앞에 서있는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
날 보고도 놀란 기색 없이 바라보던 사장님이 내 품에 가득인 과자랑 맥주를 대신해서 카운터 위로 올려준다.
잔돈을 받은 사장님이 말도 없이 그냥 편의점에서 나갔고..
나는 어정쩡한 자세로 사장님을 바라보다가 바로 시선을 편의점 점장님에게 둔다.
나를 유심깊게 보던 점장님은 곧 그냥 계산을 해주었고, 봉지를 손에 들고선 편의점에서 나오면... 또 사장님이 있다.
담배를 피며 서있는 사장님에 나는 사장님의 눈을 피해 내 갈 길을 향한다.
그때 이후로 이제 포기한다는 생각으로 있었는데.. 왜 또 이렇게 마주치냐고....
도망치듯 빠르게 걷는데. 사장님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포기 안 할 것 처럼, 나 꼬셔보려는 것 처럼 말하고, 행동하더니. 왜 나 피하지?"
"……."
결국엔 들켜버렸다. 여기서 도망치는 건 내 인생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천천히 고갤 돌려 사장님을 보면, 사장님이 담배를 바닥에 버려 발로 비벼 끄고선 내게 말한다.
"며칠동안 내 퇴근시간마다 가게 앞에 있더니 갑자기 왜 안 와요?"
"갔었어요. 근데 그때 같이 앉아서 술마시던 여자분이랑 같이 있는 걸 제가 봤거든요. 근데 둘이 되게 잘 되는 분위기라서 바로 피해드린 거고, 그렇다면 제가 사장님 더 좋아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서 안 간 거예요."
"그 친구는 나랑 만났다가 헤어진 친구고, 나는 그 친구랑 다시 만날 생각 없어요. 오해가 생겼네요."
"근데 사장님은요."
"……."
"제가 어려서 싫다고 연애 안 한다면서 왜 안 쳐내요?"
"……."
"그냥 그 여자랑 만나는 사이라고 하면, 제가 바로 떨어질 텐데. 왜 해명을 해요? 사장님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사라지니까 아쉬워서 그런 거예요? 제가 계속 무슨 이유가 있던 간에 사장님 좋아했음 좋겠어요?"
"……."
"제가 이렇게 누군갈 좋아하는 건 처음이라서 저도 신나고, 설레서 이렇게 생각 없이 들이대긴 했는데요. 저도 자존심 있어요.
무슨 제가 만날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사장님만 쫓아다니는 줄 알아요? 저 좋다는 애들 많다구요. 충분히 잘생긴 애들이 저한테 사귀자고도 해요."
"그때 그거 물으려고 했어요."
"…에?"
"그쪽도 예쁜데. 왜 다 늙어가는 나한테 이러는지 궁금했어요. 충분히 나보다 더 잘생긴 친구들이랑 사귀어도 될 것 같은데. 왜 나한테 이러나. 나한테 장난치는 건가 싶기도 했어."
"……."
"나 절대 그쪽한테 장난치는 거 아니었어요. 원래는 싫다고 거절을 하면 알겠다고 하고 떨어지는 게 맞는 건데. 오히려 더 들이대고 눈에 밟히게 하고 신경 쓰이게 하는 사람은 내가 또 처음봐서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근데 지금도 봐. 정말 우연히, 말도 안 되게 우연히 마주쳤는데. 인사 하나 없이 모르는 사람 본 것 처럼 바로 눈 피해버리고 도망가서 또 신경 쓰이게 하잖아."
"그야, 전 포기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까요."
"그건, 그 상황은 내가 오해라고 말 했는데."
"그래서 사장님 말은 그냥 목표 없이 사장님 신경 쓰이게 하라구요? 사장님은 어차피 어린 제가 싫다면서요. 안 만날 거라면서."
"신경이 쓰인다는 건."
"……."
"마음이 간다는 소린데."
"……."
"아직은 모르겠어요. 나도 좋아해서 마음이 가는 건지, 아니면.. 그냥 날 좋아한다는 사람이 나타나니까 의식을 하게 되는 건지."
"……."
"근데. 오해라면서 해명부터 한 것 보면 살짝 의미가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 난."
"……."
"어떻게."
"……."
"포기할 거예요?"
이 남자는 미쳤다.
확실히 사람을 쥐었다 폈다 할 줄 아는 사람이다.
37살을 무시한 내 잘못이었다..
"안녕하세요!!!!!!!!!"
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인사를 크게 하면, 카운터에 서있던 나랑 친해진 직원이 놀라 입을 틀어막으며 말한다.
"뭐예요! 왜 이렇게 오랜만이에요!!진짜!!!!"
"아유유우우 요즘에 좀 바빴네요!!!! 사장님! 안녕하세여!!!!!!!!!!!!!!!!!!"
"……."
결국엔 난 다시 사장님의 연륜에.. 아니, 사장님 자체에 넘어가버려서 또 가게로 출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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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
마자요.. 제가 1-2시에 안 오면..... 그 날은 쉬는 날이 될 것입니다 키키키키키키키킼키키키키키
아 마자요............
혹시.. 무서운 거 조아하고 게임도 조하하시는 뷴...
phasmophobia 해보시길,,,, 나 아주 기절하면서 오줌 지렸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