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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도 다찍고 초저녁이 되가자 7명이 그 좁은 (거실보단 작은) 정기의 방에 꼬물꼬물대며 자리를 잡았다. 아무래도 여자들도 있지만 덩치가 작지만은 않은 남자애들이라 금방 방안이 꽉꽉 차는듯 했다. 그냥 사소하고 별거없는 장난이나 헛소리를 펼치던 우리들중에 누군가 여름휴가 이야기를 꺼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우리는 마치 물만난 고기떼 마냥 떠벌떠벌 침을 튀어가며 서로 떠들기 바빠졌다. 다시 학교처럼 방안이 우리들의 수다소리로 뜨겁게 달궈졌다.

 

 "아 맞다 우리 언제 놀러가나."

"휴가는 가냐? 우리집이번엔 안가는데."

"어, 나도 안가!"

 "야, 이광."

 "뭠마."

 "사랑한다."

 "뭐라카노 맨날 우리집이가 삼촌이 뭐라 카는지 아나! 됐다 마"

 "아.. 아숩다 무을거 사갈라 그랬는데.. 삼겹살..고기...."

 

"온나."

 

 결국 다시 한번 진지했던 이광훈의 대답에 우린 빵터졌다. 알고보니 광훈이네 사촌중에 작은 팬션을 운영하시는 한분이 계신다 했고 전부터 광훈이 말고도 친구들과 팬션청소를 대신해주거나 삼촌을 도우는 대신 친구들과 함께 바다도 가고 팬션에서 놀았다고 한다. 이광훈의 말을 시작으로 우리는 더욱더 주젯거리에 열을 내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한번도 가보진 못했지만 바다 부산의 향기가 솔솔 흘러나오는듯 했다. 눈을 감고 바다를 생각하는데 너무나 신이 났다. 아이들도 나와 다 같은 마음인지 입가에 웃음이 조금씩 번졌다.

 

"익시랑 연제는 휴가안가고.. 8월말?"

"우리 훈련."

"아.이광이랑 내랑 이창 연제도 훈련가고.. 7월 방학하고 콜?"

"아..나 평일은 안돼는데.."

"뭐?! 왜!!! 익시왜!!!"

"나.. 학원 연장수업.... 미안."

"내도.. 무용..이틀만 뺄까?"

 "뭐 이틀을 팬션빌리자고??"

 "밥 쏨."

"콜."

 

 결국 방학이 시작되고 그주 평일에 바로 갔다오기로 한 우리는 이제 밥 메뉴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휴가의 음식. 고기와 찌개는 당연한거고, 각자 먹고싶은 음식을 말하기로 했다.

 

"익시 넌 뭐 좋아하는거 없나?"

 "음..난 부대찌개랑 치즈.짱좋아해진심.... 치즈.."

 

 쭉 늘어나는 피자치즈.. 슬라이드 치즈.. 모짜렐라치즈.. 아..치즈란 치즈. 부산에 치즈 맛있는 집이 있다던데.. 아련하게 말을 읊는 날 보고 아이들이 치즈덕후라고 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치즈는 맛있는걸 어떡해, 먹는 걸 특히나 좋아하는 나로썬 모든 음식을 좋아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음식은 특히나 좋아했다. 나로인해 점심은 라면, 나는 치즈라면. 저녁은 고기파티랑 김치찌개. 거기다 나는 치즈.  그리고 다음날 아침은 부대찌개. 또난 치즈.  이렇게 어이없는 메뉴를 짜면서 신나했다. 하얀 연습장위로 널부러지게 누운 우리의 손놀림에서 여러색이 뒤섞였다. 그러나 바다라는 글자는 색들속에서 묻히지 않고 크게 빛나고 있었다.

 

 

 

 

 

 

 시험이 끝나고 곧 방학이란것때문에 우리는 좀 늘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선생님도 뭐라 말리지는 않았다. 처음맞는 1학기이자, 기말고사까지, 수고 했다는 마음으로 선생님을 그저 잠에 시달리는 우리를 웃으며 쳐다보곤했다. 그리고 항상 수업이 끝날때 말씀하셨다. 앞으론 너희는 더 힘들것이다. 그것이 늘어진 내마음을 하루에 한번, 다시 잡게. 그리고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학원이 끝나고 힐링도 하겠다 싶어서 가만히 길을 걸었다. 전동네와 비슷하게 학원 에서 집으로 가는길로 오솔길이 있길래 가끔씩 기분이 안좋을때 가끔씩 생각도 하기위해 걷곤 했다. 휴대폰에서 진원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예전에 좋아하던 사람의 미니홈피 배경음악이였는데.. 왠지 이 노래를 들을때면 감성적으로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가타 힘들때 이노래들을 듣곤 했다.  오늘은 여름인데도 밤공기가 시원하네- 가로등 불빛이 오늘따라 이쁘다. 폰을 뒤적거리며 카톡온 친구에게 심심한 답장을 하다 새로운 카톡이 와서 보니 응? 하고 발걸음 을 멈췄다. 연제민.

 

뭐해?                                                   

운동하고있어ㅋㅋ

아진짜?                                                

어디서ㅋㅋ                                           

여기 **상가뒤오솔길ㅎㅎ      

우리만날래?                                        

 

 

 뭐? 만나자고? 순간 뜬금없는 연제민의 말에 다시 걷던 발을 멈췄다 무슨 마음이지 얘는...솔직히 여전히 조금은 꺼림찍하긴 하다. 내가 좋아해서 꺼림칙하고, 걔가 날 좋아하는 것 같아서 꺼림찍한게 아니라! 진짜! 그냥 주영이가 한말 때문에 좀꺼렸다. 뭐물론 걔가 날 좀 좋아하는 것 같음 어쩌지.. 하는 꺼림도 있었지만..

 근데 누가 날 좋아하면 나도 좋아해야 되는거 아닌가?

 갑자기 생각을 하다 의문이들어 머리가 아파졌다. 나왜이러지... 몇분을 그자리에 멈췄다가 다시 걷고. 또 멈추고 하다 결국 자판을 눌렀다.

 

 놀이터에 노래를 들으며 앉아있다 누가 어깨를 치는 바람에 고개를 돌리니 연제민이었다. 연제민은 운동을 하다 온건지 흰 나이키티에 아디다스 바지를 입고있었다. 놀이터에서 그래도 상가까진 거리가 좀 있어가지고 좀 걷자 하면서 상가쪽 으로 갔다. 애들이랑 같이 운동하다 왔나.. 땀냄새가 전혀 안났다.

 

 "야자때 운동한거야?"

"어. 넌이제 야자 안해?"

 "아, 나학원다니니깐. 방학엔 더 바쁠거 같아."

"완전 열심히네."

  "운동화이쁘다. 어디서 샀어?"

"이거?아, 이번에 엘레쎄 신상같던데. 거기서 산거라"

  "남자꺼야? 나 발큰데.. 사고싶다.안비싸면"

"왜 나랑 커플로 하라고?"

  "위에는 나이키 입고 밑엔 아디다스 입고온 애 한테 그런말은 듣기 싫다."

 

  이창근과는 다르게 말이 많은 연제민 덕분에 말이 끊길때마다 말을 붙여 심심하진 않았고 얘는 이런사람이였구나.. 하고 생각했다. 뭐, 잘만난것 같기도하고..

그동안의 오해나 그런마음도 좀 없어져야 하는것 같기도하고.

 

 

 

 

 

+

글 분위기와는 안어울리지만 글에서 익시가 듣고있던 노래음악입니다ㅎㅎ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중 하나인데 너무좋아요.. 여러분들도 다운받아서 하나들어보세요. 밤에 들으면 힐링도 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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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 글분위기가 뭔가 풋풋하고 아련하고 그러네요ㅠㅠㅠㅠㅠㅠㅠ 좋다ㅠㅠㅠㅠㅠㅠ이런글 너무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여 작가님♥,♥
11년 전
독자2
어제오늘연재♥♥♥감사합니당 잘읽고가요ㅎㅎㅎ
11년 전
독자3
끼앙ㅠㅠㅠㅠㅠ저녁ㅠㅠㅠㅠㅠㅠ지금 집에가고잇는데 들어야겟어요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홍푸우예요ㅎㅎ제민이ㅠㅜ다정다정하네...ㅠㅜ제민아ㅠㅜ나랑도 걷자ㅠ
11년 전
독자5
작가님ㅠㅠㅠ진짜짜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6
작가님 ㅠㅠㅠ 아진짜 너무너무 잘읽었어용 다음편도 . .헤헤
11년 전
독자7
바다라는 글자는 색들속에서 묻히지 않고 크게 빛나고 있었다.
이 문장 보고 듀글뻔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친구들이랑 막 여름방학때 어디갈래 이러면서 막 떠들고 그랬었거든요. 바다로 계획 잡았는데 아쉽게도 애들끼리 시간이 안맞아서 못갔지만.. 이번엔 꼭 갈려구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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