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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un 전체글ll조회 913l

 

 

 

W. The Sun

 

화이트 크리스마스 강미르 (미친미르) X 시크릿 가든 한태선 (썬)

 

 

 

 

 

“취향 하고는.”

 

 

 

투덜거리며 옷을 갈아입고 온 한태선은 작게 한숨을 뱉으며 내 앞으로 걸어왔다. 어울릴 것 같아서 사왔더니 진짜 잘 어울리네. 검은 니트와 검은 스키니. 그 선명한 검은색에 한태선의 백옥 같은 피부와 붉은 머리칼이 대조 되어 평소보다 한층 더 부각되고 있었다.

 

 

 

“내 취향이 뭐 어때서? 원래 그렇게 입고 다녔잖아.”

“그랬던가.”

 

 

 

작게 웃은 한태선은 자연스럽게 내 목 뒤로 팔을 감으며 어깨를 한 번 으쓱 했다. 이쁘긴 진짜 이쁘다. 여린 숨을 뱉으며 가볍게 내리깐 눈 끝에 달린 길다란 속눈썹과 말없이 제 아랫입술을 살며시 깨무는 것까지. 퇴원하기 전에 기념으로 한 판 하자는 건가.

 

 

 

“어떻게 해줄까. 몸도 괜찮아졌으니까 좀 아프게 해볼까?”

“아픈 건 싫어.”

“그럼 살살하지 뭐.”

 

 

 

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가 한태선의 니트를 조금 걷어 올려 얄쌍한 허리를 끌어안았다. 부드러운 피부가 내 피부에 마주 닿자 열이 확 오르는데…. 솔직히 이 정도면 질릴 때도 된 것 같은데 한태선 앞에서는 모든 것이 리셋이 되는 기분이었다. 볼 때마다 설레는 것도 그렇고… 할 때마다 처음 하는 것처럼 기분 째지는 것도 그렇고….

 

 

 

“무슨 생각해?”

 

 

 

매번 적극적으로 다가와 주는 것도 그렇고. 내 손길에 눈을 가볍게 내리깔며 숨을 내뱉는 한태선의 손은 어느새 내 벨트를 풀고 있었다. 매번 나보다 선수 치는 건 일가견 있다 진짜. 난 고개를 조금 숙여 벨트를 푸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입술에 부드럽게 입 맞췄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짧은 키스로 천천히 고개를 들게 만든 나는 끝내 그 새침한 눈꼬리를 이쁘게 휘어 살풋이 웃으며 내 몸에 제 몸을 기대오자 더 참지 못하고 그 도톰한 입술을 집어 삼켜버렸다. 내가 여자들이랑 사귀면서도 이렇게 자주 사랑을 확인 했던 적이 있었던가.

 

입 속을 거칠게 헤집으며 그 도도한 자세를 조금 흐트려 놓은 나는 숨이 가빠져 몸을 뒤로 빼려하는 것을 더 단단하게 끌어안으며 그대로 침대 위에 밀어 눕혔다. 본래의 상태를 되찾은 말캉한 입술은 어쩜 그렇게 입술에 착착 달라붙는지. 그렇게 한참을 이곳저곳 쓸고 주물러가며 열을 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타이밍 진짜 개 같네.”

 

 

 

짜증스럽게 몸을 일으켜 핸드폰을 들어보니 유은성의 번호가 떠있었다. 평소엔 전화 한 통 안하던 여자가 왜 전화질이야. 이걸 받아 말아.

 

 

 

“누군데 그래? 옛 여자 친구라도 되는 거야?”

 

 

 

열에 달뜬 숨을 뱉으며 내 목덜미에 짧게 입 맞춘 한태선은 애가 닳고 있는 듯 갸르릉 거리는 듯한 소리를 냈다. 흠… 이게 급하긴 하지만 뭐, 받아야겠지? 짜증 속에서 어렴풋한 불안함을 느낀 나는 내 턱에 입을 맞추고 있던 한태선의 입술에 짧게 입 맞추고는 전화를 받았다.

 

 

 

“왜, 왜, 왜, 바빠 죽겠는데 왜 전화를 하고 난리야. 어?”

- 강미르. 큰일 났어.

“무슨 큰일.”

- 지금 그 쪽으로 수상한 사람들 여럿이 올라가는 걸 봤어. 난 지금 수술 준비 중이라… 치훈이도 그렇고. 그러니까….

“…최대한 조용히 빠져나갈게.”

 

 

 

사람을 죽일 수 없을지는 모르지만. 이를 바드득 갈며 전화를 끊은 나는 침대 위에 누워있던 한태선을 잡아 일으키며 외투를 챙겨 입었다.

 

 

 

“일 났다. 지금 당장 이동해야….”

“나가자마자 오른쪽으로 5M.”

“뭐?”

“비상계단. 놈들도 그 쪽으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지만 곧바로 외부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곳은 그 곳 뿐이야.”

 

 

 

그건 또 언제 파악한 거야? 참 너답다. 제 옷매무새를 정돈하며 병실 문을 응시하고 있는 한태선을 보고 작게 웃은 나는 옷장에서 검은 가죽 자켓을 꺼내 건넸다. 제 무릎 위에 놓인 자켓을 바라보는 한태선은 어디에서 빼 온 건지 아직 사용을 하지 않아 봉투 속에 담겨있는 메스 2개를 봉투 속에서 꺼내 손목 안으로 집어넣고 있었다.

 

 

 

“그건 또 뭐야?”

“이거, 생각보다 엄청 날카롭거든.”

 

 

 

번뜩이는 첨예한 칼날이 길고 부드러운 손끝에서 빠르게 움직였다. 목을 울리며 작게 웃은 한태선은 날 바라보며 싱긋 웃어보였다.

 

 

 

“동맥에 닿아도, 그 두꺼운 가죽을 순식간에 끊어낼 수 있어.”

 

 

 

왜 이렇게 내가 한태선의 상대편이 아닌 게 다행스러울까.

 

 

 

 

**

 

 

 

 

외부 주차장에 도착한 나는 미리 주차해놨던 재규어를 몰고 빠르게 병원을 빠져나왔다. 나 참, 퇴원 날에 딱 맞춰서 오는 건 또 무슨 일인지. 나름의 호의라도 베풀어 준 건가? 어이가 없어 웃는 와중에 옆 자리에 앉은 한태선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손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 있었다. 순식간에 시체 네 구를 만들 뻔한 걸 힘겹게 막아내긴 했지만… 계단이 피바다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당분간 유은성의 얼굴은 안 보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분명 병원에서 무슨 지랄을 한 거냐고 욕지거리를 내뱉겠지. 어쨌든 오늘 일로 한태선 손에 메스나 단도 같은 날붙이가 있으면 안 된다는 것도 다시 알았으니… 뭐, 좋네. 그렇게 한참을 달려 고속도로에 올라선 나는 속도를 올리며 길게 숨을 뱉었다.

 

 

 

“강미르, 뒤에.”

 

 

 

시선을 돌려 사이드 미러를 바라보니 아무도 없던 고속도로 위. 우리 뒤로 검은 승용차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추적자들이 붙은 모양이었다. 총 네 대. 넓게 펼쳐진 상태로 사이드의 한 대씩 앞으로 나오는 걸 보면 바로 공격을 할 생각인 것 같았다. 반갑기도 해라.

 

 

 

“시트 아래에….”

“찾았어.”

 

 

 

난 말도 안 했는데 언제 찾았대. 철컥- 탄창이 끼워지는 소리와 함께 안전장치가 내려가는 딸깍이는 소리도 들려왔다. 놈들은 빠른 속도로 내 차를 쫒아오고 있었다. 그 소리가 신호탄이었다. 수많은 총소리가 울리며 순식간에 큰소리와 함께 뒷유리가 날아갔다. 다행히 난 한 대도 맞진 않았지만 기분이 썩 좋질 못했다. 안타던 차 여도 어쨌든 내 차가 박살이 나는 거니까.

 

 

 

“빌어먹을 새끼들.”

 

 

 

작게 욕을 내뱉은 나는 속도를 올리며 두 개의 차선을 순식간에 넘었다. 한태선은 그런 내 목소리에 작게 웃으며 대응 사격을 시작했다. 급격하게 차가워져 냉기를 뿜어내는 눈을 하고 수없이 쏟아지는 총탄을 피해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긴 한태선은 단 여섯 발로 바로 뒤에 붙었던 앞바퀴를 터뜨려 한 대를 날려버렸다.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나가떨어진 차는 난간을 들이받고 제대로 엎어져 얼마 지나지 않아 붉은 화염을 뿜어내며 터졌다.

 

 

 

“왼쪽!”

“젠장.”

 

 

 

잠깐 운전에 집중한 사이에 옆으로 한 대가 더 붙어 있었다. 내 머리를 조준하고 있는 총구를 발견하자마자 그 쪽으로 차를 밀어붙인 나는 그 차가 난간에 부딪혀 크게 비틀거리자마자 준비해뒀던 총을 꺼내 운전석에 있는 놈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끔찍한 파열음과 함께 터져 나오는 검붉은 피들. 오랜만이다. 가까이에서 보니 차 한 대에 고작 두 놈 뿐이었다. 두 동강이 난 인력. 가슴에 달려 있는 금색 뱃지.

 

 

 

“팀 S야.”

“알고 있어.”

 

 

 

익숙한 얼굴이었는지 누군지 모를 이름을 나열하던 한태선은 탄창을 바꿔 끼며 작게 한숨을 뱉었다.

 

 

 

“아끼던 놈들이었는데.”

“한태선, 정신 차리고 뒤에 붙는 놈들 좀 어떻게 해 봐.”

 

 

 

잠시 차 정비를 미뤄둔 탓인지 급속도로 과열된 엔진에서 기분 나쁜 금속성의 소리가 울려대기 시작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진즉에 엔진 바꾸고 오는 건데.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최대 속도까지 올리다가는 이대로 엔진이 과열되어 터질 것이 뻔했다. 그렇게 잠시 걱정을 하고 있는 사이에 바로 옆으로 접근한 차 뒷문이 열리면서 우리 차에 접근하려는 듯 웬 놈 하나가 문 잠금장치를 부수고 뒷좌석을 열었다.

 

 

 

“찾았다!”

 

 

 

그래도 실력은 좀 있는 놈이었는지 한태선과 꽤 동등하게 싸움을 이어갔다. 그러던 와중, 안전벨트를 한 손에 감고 밖으로 몸을 빼낸 한태선은 그렇게 소리치는 놈의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고개가 꺾여 나갔고, 왠지 모르게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손목에 숨겨뒀던 메스를 꺼낸 한태선은 뒷좌석 문을 쥐고 있는 녀석의 팔을 순식간에 그어냈다. 동맥이 찢겨져 나간 모양이었다.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내 눈에 붉은 피분수가 보일 정도였으니까.

 

 

 

“크아악-!”

“꺼져.”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녀석의 목에 그걸 꽂아 넣고 뒷좌석으로 다시 들어와 차 문을 닫은 한태선은 창문을 열지도 않고 운전석을 향해 총을 쐈다. 피를 뿜으며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던 차에서 나가떨어져 바람 빠진 공 마냥 아스팔트 위에서 통통 튀어 굴러가는 사람. 아니, 정확히는 시신 한 구. 떨어지기 전에 죽었으면 천운이 따른 것일 거다.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정신이 살아있었다면 거친 아스팔트에 자기 살이 찢겨나가는 끔찍한 고통을 겪다가 끝내는 피를 뿜으며 죽었을 테니까. 전에 크게 잘못한 거라도 있었나. 저렇게 잔인하게 보낼 필요까진 없었을 텐데. 살짝 뒤를 힐끔거리다 한태선이 보내버린 차가 폭발하는 소리를 들은 나는 곧바로 차를 빠르게 꺾어 유턴을 하며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이제 두 대 남았다. 금방 끝내자.

 

 

 

“오른쪽 맡아!”

 

 

 

그 차들이 우리 차를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끝내는 거다. 다 된 탄창을 뽑아내 밖으로 집어 던지고 차 손잡이에 미리 넣어두었던 새 탄창을 낀 나는 운전을 하느라 손이 자유롭지 못해 덜 끼어진 탄창을 차벽에 내려치며 제대로 들어감과 동시에 안전장치를 풀고 바로 옆을 지나치는 차 운전석에 무차별적으로 총알을 퍼부었다.

 

 

 

“클리어.”

 

 

 

웃음기 섞인 한태선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운전수를 잃은 두 대의 차가 귀를 찢는 소음과 함께 긴 스키드 마크를 내며 고속도로 바깥으로 떨어져 나갔다. 정확히 5초 후, 커다란 굉음과 함께 또 다시 엄청난 불길이 휘몰아쳤다. 이제 다시 가볼까. 뒷자리에서 옷매무새를 정돈하던 한태선이 다시 조수석으로 돌아와 앉는 것을 신호로 다시 차를 유턴한 나는 정방향으로 달리며 오랜만에 총을 쏴 저리기 시작한 손을 쥐었다 폈다.

 

 

 

“왜 그래?”

“오랫동안 일을 안 한게 몸으로 티가 난다.”

“손 좀 봐줘?”

“됐어. 넌 다친데 없냐?”

“어.”

 

 

 

아픈 데가 없는 걸로 봐서는 난 몸에 구멍 난 건 없는 것 같은데…. 한태선은 정말 괜찮은 건가? 살짝 걱정스러웠던 나는 아무도 없는 도로를 확인하고는 한태선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디에 피 나는덴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때,

 

 

 

“빌어먹을!”

 

 

 

갑자기 아래 도로에서 올라와 한태선 쪽으로 맹렬하게 달려드는 트레일러를 발견한 내가 충격을 최소화 하려 핸들을 세게 꺾자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파열음이 들려왔고, 그와 함께 몸이 붕 뜨는 것을 느낀 나는 핸들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며 정신을 잃었다.

 

 

 

 

**

 

 

 

 

죽진 않았다. 그래, 기름 냄새랑 풀 냄새랑 엄청나게 나는 걸 보면 아직 살아있는 것 같다. 힘겹게 눈을 떠 주변을 살펴보니 다행히도 고속도로 옆 풀밭에 떨어져 어찌저찌 목숨을 부지한 것 같았다. 하여튼, 내 목숨. 질기기도 엄청 질기구나. 중얼중얼 한탄을 내뱉던 나는 차가 굴러 떨어질 때 타박상을 꽤 입었는지 온몸을 흔드는 격통에 신음소리를 뱉으며 차 밖으로 기어 나왔다. 한태선은 차 안에 없었다. 그렇다면….

 

 

 

“윽-!”

“강미르라고 그랬나? 구면인 것 같은데.”

 

 

 

차 밖으로 나가자마자 얼굴을 크게 걷어차인 나는 큰 충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해 풀밭 위에 몇 번을 구른 뒤 엎어져 있다가 힘겹게 상체를 일으켜 날 걷어찬 이의 얼굴을 확인했다.

 

 

 

“…오스카.”

 

 

 

여유로운 표정의 오스카는 혼자 서있었다. 나 하나쯤은 부하들 없이도 쉽게 처치할 수 있다 이 말인가. 다리에 금이 간 듯 서있는 것조차 괴롭긴 했지만 이를 악물고 몸을 일으킨 나는 이를 바드득 갈며 주변을 살폈다. 오스카 뒤에 서있는 대형 트레일러는 앞부분이 심각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나와 한태선이 탔던 차는 거의 반파가 되어 있었고. 하지만, 한태선이 없다. 그 흔한 핏자국조차 하나 없다. 대체 어디로 간 거지? 저 놈들이 벌써 끌고 간 건가?

 

 

 

“한태선을 찾는 건가?”

 

 

 

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놈을 째려봤다.

 

 

 

“한태선 어디다 숨겼어.”

“한태선을 사랑하나?”

“내 물음에나 대답해.”

“역시 내가 키운 놈다워. 임무 하나는 끝내주게 하네.”

 

 

 

입 다물어 개새끼야! 그대로 오스카를 향해 달려든 나는 놈의 복부를 어깨로 세게 들이받아 드러눕히고는 그 위에 올라타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가드는 또 더럽게 빨리 올리네. 한 대라도 좀 쳐 맞지. 퍽- 퍽- 퍽- 둔탁한 소리가 이어질수록 온전치 못했던 손과 타박상 때문에 아려오던 팔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힘은 점점 빠져가고, 머리를 다쳤는지 시야도 아슬아슬한데… 이거 이러다가는 진짜…. 그렇게 이를 악물고 어떻게든 공격을 해보려고 빈틈을 찾고 있는데, 가드를 올리고 있는 팔 속, 오스카의 얼굴을 보자마자 온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이 새끼… 웃는다? 내가 행동을 멈추자 날 발로 밀치고 일어난 오스카는 소리 내어 웃으며 다시 몸을 일으킨 나를 바라봤다.

 

 

 

“이거 진짜 미친 새끼 아니야?”

“지금 누가 누굴 보고….”

“한태선의 임무는 아직 안 끝났어.”

 

 

 

뭐? 오스카의 웃음기 섞인 목소리에 숨을 멈춘 나는 잠시 눈을 가늘게 떴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몸을 제대로 세웠다.

 

 

 

“어디서 약을 팔아? 되도 않는 거짓말에 내가 속아 넘어갈 줄 알고?”

“진실도 구분 못하게 하는 치밀한 연기와 치명적인 매력이 한태선의 장점이거든.”

“입 다물고 덤벼.”

“믿기 싫으면 직접 그 손에 가던가.”

“덤비라고!”

“한태선. 나와.”

 

 

 

한태선이 네 말 듣고 나올 리가 없….

 

어야 하는데 왜…? 분노에 찬 내가 다시 오스카에게 달려드려는 순간, 트레일러 뒤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걸어 나왔다. 붉은 머리와 마른 체구. 한태선이다. 다친 곳은 없어보였다. 이마에 난 작은 생채기에서 흘러나온 피가 한 쪽 볼을 타고 흐르고 있는 것 말고는. 그런데 왜 저 새끼 명령을 듣고 있는 거지? 한태선이 왜? 무표정한 얼굴로 내 쪽으로 걸어오는 한태선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나는 오스카 옆에 서자 손에 쥐고 있던 권총을 나를 향해 거침없이 겨누는 것을 보고 넋이 빠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뭐야 너….”

“….”

“한태선… 네가 왜….”

 

 

 

대답은 없었다. 만족한 표정으로 한태선의 볼에 짧게 입 맞춘 오스카는 한태선의 귓가에 뭐라 속삭이고는 살짝 몸을 뒤로 뺐고, 손에 알 수 없는 서류를 쥔 채 고개를 끄덕인 한태선은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시선을 나에게 맞췄다. 항상 날 바라볼 때마다 싱긋 웃어줬던 것처럼, 그렇게 웃으며 잠금 장치를 풀고….

 

 

 

「 탕- 」

 

 

 

거침없이 총알을 내 몸에 꽂아 넣었다.

 

 

 

 

 

***

 

태선이의 배신!

총 맞은 것처럼~ 이 아닌 진짜 총 맞은 미르!

과연 미르의 운명은...! ㅎㅎㅎㅎㅎㅎ

 

드디어 다음 화가 대망의 마지막 화 입니다!

유혹의 끝은 과연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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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오늘 정주행햏어여ㅜㅜㅜ다음편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해여
11년 전
독자2
태선아!!!너 그러면 안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미르야 죽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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