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응?"
"저기..."
"응?"
"아, 그러니까..."
"응?"
"자철오빠..."
"그래. 왜?"
아, 오빠란 소리 다른 사람들한테 잘 나오는게 왜 구자철선수한테는 안 나오냐고... 구자철선수는 그걸로 분명히 날 놀리고 있는거야.
"오늘 아줌마 생일이라서 온거예요?"
"응."
"우와, 아줌마랑 친한가봐요?"
"난 인기많은 운동선수니까 한인회장님댁 식구들이랑 친하게 지내야지."
"헐."
"뭐가 헐이야. 팬이라는 애가. 팬이면 팬답게 맞아요, 오빠는 정말 인기많은 운동선수예요! 이래야지."
"지나친 망상은 몸에 좋지 않아요."
"이게 내 매력이야."
"예. naver stop."
"너!"
내가 놀릴거라고는 기성용선수가 트윗으로 놀리는걸 한번 더 울여먹거나 구글거린다고 놀리면 금방 반응이 온다. 왜 나를 놀리는 이해가 가기도...
"오늘같은 날은 제가 저녁상도 차려드리고 해야되는데..."
"괜찮아. 그 발목으로 요리했다가 덧나기라도 하면 그게 더 걱정이니까 나중에 해줘."
"네. 아, 이건 선물이요."
"여기 제것도요."
크기가 비슷한 상자다. 뭔가 포장도 느낌이 비슷한게....
"어머, 같은 선물이네?"
색깔만 다르고 디자인까지 같은 스카프다.
"둘이 가서 같이 산거야?"
"둘이 가서 샀으면 같은 걸 안 샀겠죠? ㅇㅇ이랑 마음이 통했나봐요."
"스카프 다시 주세요. 내일 다른 디자인으로 바꿔올게요."
"괜찮아. 두 색 다 이쁘다."
"그래도..."
"괜찮으니까 밥먹자. 자철씨도 어서 들어요."
"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아줌마 음식솜씨가 좋으셔서 기분좋은 저녁식사가 끝났다.
"그럼 전 가볼게요."
"더 있다 가셔도 되는데..."
"아니예요. 내일 또 훈련있고 해서 일찍 들어가려구요."
"안녕히가세요."
"그래."
그 큰손이 머리 위에 툭 얹혀지면서 머리를 헝크리듯 쓰다듬는다. 원래 머리카락 다른사람이 만지면 간지러운 느낌이 드는데, 구자철선수가 만져주니까 심장쪽이 간질간질하는 기분이 든다. 뭐지? 그 이후로는 구자철선수가 우리집에 올 일도 없고 해서 한동안 연락이 아예 안됐었다. 그래 난 그냥 많은 팬들 중 하나지...
[내일 시간있어?]
진동느낌과 함께 문자가 왔다. 한국어로 문자 올 사람들은 다 저장되어 있는데?
[누구세요?]
[헐. 날 모르는거야?]
[아 진짜 죄송해요ㅠㅠ 저장이 안 되어 있어서... 진짜 죄송한데 누구세요?]
누구지? 누군데 내가 저장도 안했지? 답장이 안오더니 지이잉-하는 진동이 길게 느껴진다. 아까 그 번호다.
"여보세요?"
"내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구나."
"어?"
"난 부회장님한테 니 번호 물어봤는데, 너는 안 물어봤구나. 이거 왠지 섭섭한데?"
"아니, 저... 구자철선수는 유명하고, 친구도 많을 것 같고 하니까..."
"나 왕따야."
"네?"
"나 왕따니까 너가 놀아줘야한다."
"예? 아니 저기..."
"내일 주말인데 학교가나?"
"아니요..."
"내일 나도 오전훈련밖에 없거든."
"아... 그렇군요."
"이 여자가 눈치도 없구만."
"뭐가요?"
"같이 놀자고. 데이트 신청 하는건데? 설마 구자철이 신청하는 데이트를 거부한다거나 그런건..."
"아니, 저 내일 뵈요!"
"그래 내일 한시 어때? 같이 점심먹자."
"네!"
"내일 집앞으로 갈게. 그럼 내일보자."
헐... 데이트 신청이라고? 구자철이 나한테? 지금까지 모쏠이라 외로웠던게 다 싹 사라지는 기분이야. 당연히 애인이거나 그런게 아니라 그냥... 친구로서 구자철선수랑 친하게 지낸다는거 자체가...뭔가 감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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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뭘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네요ㅠㅠ
요...욕은 하지 말아주어요.......
스릉흡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