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꼭 꼭 제발 들어주세요 브금 없었으면 생기지도 않았을 글..허허)
가끔은 혹시 그 아이가 다 알고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언제나 조용히 내 앞에 앉아 밥을 먹고, 수행평가를 하면 같이 짝도 해주고, 학교가 끝나고 비 오는 날이면 조용히 우산을 위에 씌워주고 집 앞에 다 와서는 말 없이 뒤돌아서서 자기 집으로 향했던 그 아이는요, 제 인생에서 최고로 멋진 아이었어요.
우리는 말 한마디 안섞고 고등학교를 졸업했어요. 참 신기한 일이죠. 친구 없는 저랑 같이 밥을 먹는 그 아이는 2년이 다 되도록 저한테 질문 하나 한 적이 없었어요. 그래도 우린 편했어요. 오래된 친구처럼, 태어날 때 부터 옆에 있던 아이처럼 편했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 아인 대학에 갔어요. 음악을 했던 그 아이는 항상 노트를 옆에 끼고 살았어요. 보려고 손을 뻗으면 저 멀리 노트를 치워버리면서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 딱 한 번 봤어요. 책상 위에 엎드려 자고 있는 그 아이 밑에 펼쳐져 있는 노트. 예쁘게 그려놓은 음표들은 아니었지만 몇번이고 지운 흔적이 음악을 정말로 좋아한다는 걸 보여줬어요. 오전수업만 있는 날이면 밤 늦게까지 빈 강의실에서 그 아인 가사를 쓰고, 저는 그 옆에서 멍하니 그 모습만 바라보다 잠이 들곤 했어요. 그래봤자 맨날 바로 앞에 앉혀다 놓고 가사를 쓰는 바람에 무슨 가사를 썼는지는 하나도 못 봤지만. 어차피 봤어도 몰랐을거에요. 그래도, 그래도 그 아이랑 있는게 좋았어요, 그 아이가 쓰는 노래가, 가끔 귀에 꽂아주는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뭔지 음악에 관심이 없던 저는 하나도 몰랐지만 그냥 내 옆에 같이 있다는 거 자체가 좋았어요.
언젠가 한 번 그 아이가 다니는 대학교 도서관에 같이 있었던 적이 있어요. 딱 봐도 자기가 싫어하는 교양 과목들을 공부하기 귀찮다는 얼굴로 연신 한숨을 쉬면서 책장을 팔랑팔랑 넘기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운 거에요. 저도 참 이상하죠. 무섭게 생겨서 고등학교때 여자애들이 말도 한번 못걸어봤던 그런 애를 귀엽다고 느끼다니. 혼자 웃겨서 웃고 있는데 그런 저를 보더니 제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틀었어요. 한참 동안이나 저를 바라보던 그 아이는 제가 아무 반응도 안하니까 책 귀퉁이에다가 뭐라고 쓰는 거에요. 뭐라고 쓰는지 봤더니, 참 어이가 없어서. 이 노래에 제 목소리가 들어갔으면 좋겠대요. 자기가 작곡한 곡이라면서, 내가 그 노래에 목소리를 입혀줬으면 좋겠대요. 말도 안되는 일이라 고개만 설레설레 저었더니 책을 덮고는 제 손을 잡고 일으키더니 무작정 밖으로 나가서는 시내로 나갔어요. 몇시간동안 돌아다니면서 옷가게로 끌고 가서는 제 몸에 이것저것 대보더니 자기 마음대로 몇 개 사고, 길거리를 지나가다 머리끈 파는데에 멈춰서더니 하나 사서는 제 머리를 묶어버리는 거에요. 태어나서 한 번도 머리를 묶어본 적이 없어서 거울 속에 제 모습이 너무 생소해 풀어버리려고 했더니 절대로 못풀게 하길래 공부하다 나와서 뭐하는 짓이냐는듯이 올려다보니까 그냥 씨익 웃었어요. 하여튼 제멋대로에요. 밤이 늦어서 온통 깜깜해져서 이젠 정말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은데 동네 놀이터에 저를 앉혀놓더니 아이스크림을 하나 손에 쥐어주곤 또 뚫어져라 한참 쳐다봤어요. 왜이러나 싶어 저도 지지 않고 계속 쳐다봤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눈을 뗄 생각을 안하길래 그냥 장난같아서 집에 가려고 일어났어요. 그랬더니 저를 잠깐 눈으로 쫒더니 자기도 일어나서 꽉 안아버리는거에요. 당황해서 이리저리 몸을 비틀었더니 그제서야 저를 풀어주고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휭 가버리는데, 뭐 저런 애가 다 있나 싶었어요.
역시 시험 전날에 하루종일 저랑 놀러다닌 그 아이는 C를 맞았어요. 성적표가 나온 날에 저한테 성적표를 보여주면서 머쓱한듯 머리를 긁는데, 진짜 한심해보이는거 있죠. 그래놓고선 뻔뻔하게 다음 시험때도 똑같은 학점을 받았어요. 마음같아선 그래서 취직이나 할 수 있겠냐고 욕하고 싶었는데. 음악 하난 기깔나게 잘 했던 애니까 뭐든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저도 같이 장단 맞춰서 놀아줬어요. 시험이 있던 말던 봄에는 벚꽃구경가고, 여름에는 바다 구경가고, 가을엔 같이 산도 타러 가고. 겨울엔 썰매 타러 갔다가 그 아이를 놓치는 바람에 하루종일 손이 빨갛게 얼어서 찾아다니다가 깜깜해져서 결국 못찾고 쭈그리고 앉아있는데 어떻게 저를 찾아서는 손을 잡아채서 일으키고는 엄청 화내는거에요. 눈도 세모낳게 뜨고 머리도 막 헤집으면서. 그렇게 화내는건 처음봐서 무서웠어요. 화내지마, 내가 잘못했어. 날 찾아 헤맸을 그 아이를 생각하니까 미안해져서 살짝 안아줬어요. 이러면 내 진심이 너에게 통할까? 그러자 그 아인 더 이상 화도 내지 않고 그냥 제 머리만 몇 번 연신 쓰다듬더니 이만 가자는 듯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어요.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미안해서 몇번이고 그 아이 손을 잡았다 놓고, 잡았다 놓고. 그런 제 모습에 아예 손 깍지를 껴서 자기 코트 주머니에다가 넣어버리는 모습에 뭔가 속은 느낌이었지만 내가 잘못한 날이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조용히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진짜 속은 느낌이네.
그렇게 사계절을 놀러다니다보니 어느새 그 아인 졸업했어요. 졸업하자마자 무슨 작업실 같은델 취직한건지 하루종일 거기 박혀서 나오질 않더라구요. 아예 살림을 차린건지 작업실 안에 침대도 있고, 작은 냉장고도 있고. 정말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제대로 먹지도 않고 작업하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도시락도 몇 번 싸서 갖다줬는데, 게 눈 감추듯이 먹는 모습에 마음이 찡해져 그 뒤론 작업실에 갈 때마다 거의 매번 싸갔던 것 같아요. 맨날 계란말이에 햄 밖에 없었던 별거없는 도시락이었는데도 항상 너무 맛있게 먹어줘서 기분이 좋았어요. 작업실에 들어간다고 바로 자기 노래를 낼 수 있던건 아니었는지 한참 동안이나 이것저것 배우고, 욕도 먹는것 같았어요. 종종 자기가 쓴 곡을 들고 나가서는 얼마 있다 시무룩한 얼굴로 돌아와선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빙글빙글 도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건 참 힘들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한 세 달 쯤 작업실에서 일했을까, 내가 작업실에 앉아있으면 도와주는 일도 없으면서 방해만 되는 것 같아서 몇 일 작업실에 안갔는데, 딱 삼일 흘렀을때 집에 앉아있는게 심심해 공기라도 쐬려고 문을 열었더니 뭔가 무거운게 문 앞에 턱 걸려요. 깜짝 놀라 내다봤더니 세상에, 애가 양 손 가득 봉지에 뭘 들고는 쭈그리고 앉아서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는거에요. 경황도 없어서 일단 흔들어 깨웠더니 딱 봐도 날 밤 샌 얼굴로 저를 딱 올려다보고는 벌떡 일어나서 제 얼굴을 잡고 이리저리 돌려보는데, 내가 아픈 줄 알았던 것 같아요. 누가 아픈 사람인건지 몰라도 집에 들어와서는 주방으로 가서 이것저것 꺼내놓고 죽에다가 숟가락을 꽂아서 들이밀면서 어서 먹으라고 손짓하는데 또 걱정시킨게 괜히 미안하고, 몇시간인지 몇일인지 모르게 기다렸을게 너무 안쓰러워서 침대에다 눕혔어요. 영문도 모르고 눈만 동그랗게 뜨고 저를 쳐다보던 아이 입에 죽을 몇 번 먹여주니까 그제서야 제가 아픈게 아니란걸 깨달았나봐요. 한숨을 쉬더니 다행이라고 하는듯이 쳐다보고는 웃으면서 이불을 덮고 눕는데 갑자기 이불이 확 걷히더니 저를 끌어당기고는 다시 덮어버리는 거 있죠.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 후다닥 나가려고 하니까 아예 저를 뒤에서 껴안아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해요. 한 번 한다면 하는 애라 그냥 포기하고는 저도 눈을 감았어요.
몇시간이나 잤는지 눈을 뜨니까 바로 앞에 보이는 그 아이의 얼굴에 놀라 숨을 훅 들이쉬는데 얘가 뭔가 이상해요. 앞머리가 다 땀에 젖어있고 제 몸에 걸쳐진 팔도 너무 뜨거운거에요. 기어코 감기몸살에 걸렸구나 해서 일단 이불도 싹 걷어버리고 입고 있던 후드도 벗겨버렸어요.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건진 모르겠지만 다행히 안에는 반팔 티를 하나 입고 있더라구요. 많이 아픈건지 옷을 벗겨도 정신 못차리고 끙끙대는 모습에 얼른 대야에 물수건을 적셔서 닦아줬어요. 물을 몇번이나 갈았을까 조금씩 풀어지는 얼굴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한 숨 돌리는데, 침대 맡에서 뭐가 반짝거리길래 보니까 그 아이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어요. `작업실'. 꼭 받아야 하는 전화인 것 같은데 받을 수가 없어 발만 동동 굴렀어요.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 살짝 흔들어봤는데 미동도 안해요. 결국 어쩔 수 없이 전화가 끊기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문득 저는 그 아이한테 아무것도 해준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괜히 저 때문에 고등학교때 친구도 못 사겨본 것 같고, 노래도 못 불러주고, 같이 가사도 못 써주고 어디 가기만 하면 꼭 그 아이 마음졸이게 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서 눈물이 났어요. 그렇게 또 한참을 울다가 청승맞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눈물을 닦고 그 아이 자는 모습을 쳐다보는데 우리가 어떻게 친해졌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부터 밥을 같이 먹은건지도 기억이 안나요. 열 여덟살때였나. 혼자 밥을 먹고 있는데 누가 앞에 와서 앉길래 그냥 자리가 없어서 앉은 줄 알고 신경 안썼는데 그때부터 항상 그 아인 내 앞에 앉아서 밥을 먹더라구요. 열아홉이 지나서, 스무 살이 되고 스물 다섯이 될 때까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꿈틀꿈틀하면서 깨더니 급하게 손을 뻗어서 전화를 받아요. 또 나때문에 욕먹을까 불안해하면서 얼굴을 보는데 갑자기 웃음꽃이 만개하더니 침대를 박차고 나와서 방방 뛰는거에요. 그러고는 제 손을 붙잡고 미친듯이 작업실로 달려요. 너 지금 반팔 하나 입었는데. 쌀쌀한 공기에도 신경 안쓰고 단숨에 작업실로 뛰어간 그 아인 멀뚱히 어색한 미소만 지으면서 소파에 앉아있는 날 한번 쳐다보고는 벽에 걸린 달력으로 가서 10월 19일에 엄청나게 여러번 빨간색으로 동그라미를 쳐 놓고는 책상 귀퉁이에 놓여있던 자기 악보를 들더니 종이에다 대고 막 뽀뽀하는거 있죠. 아, 드디어 그 아이 노래가 나오는 구나.
그렇게 그 아이의 데뷔라고 해야하나요, 뭐 어쨌든 첫 발표곡을 앞두고 2주 정도가 남았을 때 우린 난생 처음으로 술을 마시러 갔어요. 스물 다섯에 첫 술이라고 하면 어떻게 보일진 모르겠지만 워낙 자극적인걸 싫어했던 우리 둘이라 한번도 술을 마신적이 없었어요. 적어도 저는요. 스무살이 되고 나서는 거의 하루종일 붙어있던 우리라 그 아이도 마신 적이 없었겠지만 누가 알아요? 집에서 혼자 몇 번 마셔봤을지. 태어나서 처음 와보는 포장마차에 신기해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자기 손에 쥔 어묵을 몇 번 불더니 내 쪽으로 간장이랑 같이 내밀면서 먹어보래요. 한 입 베어무는데 뜨거워서 어쩔 줄을 모르니까 고개를 젖히고 웃는 모습이 괘씸해서 삐진 척을 했더니 계속 툭툭치면서 귀찮게 하길래 그냥 앞에 놓인 술잔만 연신 비웠어요. 너무 급하게 마셨나. 딱 다섯 잔 마셨는데 막 세상이 돌아요. 옆을 보니까 얘도 술을 처음 마셔서 얼굴이 빨개져 있길래 너무 웃겨서 우리 둘이 이상한 애들처럼 부여잡고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가다가 내가 길바닥에 토했던 것 같은데... 그 뒤로 우리는 술을 단 한번도 마신 적이 없어요. 마시고 싶어도 못 마시긴 했어요.
그 앤 10월 18일날 죽었거든요. 교통사고로.
그 날 새벽에 같이 길을 건너는데 제 쪽으로 오는 차를 막다가, 저 대신 죽었어요. 자동차 경적 소리를 못들었어요. 사실, 그 아이가 들려주는 음악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어요. 들리지가 않으니깐요. 한 번도 내가 귀가 안들린다는 걸 원망한 적이 없는데, 딱 두 번 귀가 들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 아이가 책 귀퉁이에다 자기 음악에 내 목소리를 입혔으면 좋겠다고 쓴 날이랑, 그 아이가 죽은 날이요. 피를 쏟아내는 그 아이를 부여잡고 우는 그 순간이 미치도록 간절하게 이 세상에 태어나서 딱 한번만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싶은 날이었어요.
탄소야, 김탄소.
제 이름을 말하면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제 얼굴을 붙잡고 애써 웃는데, 전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어요. 울지마, 김탄소. 입꼬리가 떨리는 작은 그 입이 저보고 울지 말라는데 그 순간조차도 저한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어요. 파란색 후드티가 빨갛게 물들어가는데 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병원에 전화를 할 수도 없었고, 주위에 소리치면서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었어요. 내 눈앞에 그 아이가 스러져가는데, 얼굴을 쓰다듬는 손에 힘이 점점 풀리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눈물을 흘리면서 누가 제발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 뿐이었어요. 그 아이를 치고 간 사람은 치고 가자 마자 그대로 도망가버렸어요. 말을 할 수가 없으니 경찰서에 가서도 뭐라 하지 못해 결국엔 그 사람도 못잡았어요. 한참이 지나서야 어슴푸레하게 하늘이 변할 때쯤 청소부 아저씨께서 우릴 발견하고 병원에 신고했는데, 이미 훨씬도 더 전에 그 아인 눈을 감고 아스팔트 바닥 위에서 차갑게 식어버려서, 구급차가 왔을때도 사람들이 내려서 그 아이 몸에 머리 끝까지 하얀 천을 씌워버렸어요. 이젠 못 보는 거야? 영안실에 창백해져서 누워있는 그 아일 끌어안고 한참이나 물었어요.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어요. 나를 다시 안아주지 않았거든요. 납골당에다 어렵게 자리를 마련해놓고 그 아이 물건을 이것저것 챙기는데 죄다 이어폰, 노래 시디, 사보집 이런 것 밖에 넣을 게 없었어요. 워낙 음악을 좋아했던 애니까요. 그러다 그 아이 작업실 귀퉁이에서 사진 한 장을 발견했어요. 오 년 전 시험 보기 전 날 그 아이가 사준 옷을 입고 벚꽃 밑에 서 있는 내 사진. 언제 찍었는지도 모르는 그 사진에 왈칵 눈물이 났어요. 너는, 너는 알고 있었을까. 내가 듣지 못했다는 걸 알았을까. 그때까지도 저는 그 아이가 그냥 말수가 별로 없는 줄 알았어요. 이제와서 생각하면 그건 아닌 것 같아요. 그 아이 음악이 나온다고 결정된 날에, 같은 작업실에 있던 형을 붙잡고 한참이나 떠들더라구요. 사람 입이 그렇게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오늘이 그 아이가 죽은 지 딱 일 년 째 되는 날이네요. 일 년 동안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아마 거짓말이겠죠. 처음 두 달 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가끔 그 아이 환영이 보이기도 했고. 우리 둘이 같이 있었던 도서관에 앉아있어보기도 하고, 항상 내 귀에 이어폰을 꽂아주고는 내 무릎에 누워서 낮잠을 자던 그 벤치아래에 앉아있기도 하고. 우리가 다녔던 고등학교 운동장도 한 바퀴 돌아보고. 그 아이와 내가 함께 있던 시간이 짧은 시간은 아니어서인지 추억도 많더라구요. 하루하루 그 아이 생각을 하면서 살았어요. 니가 살아있었다면 지금 쯤 유명해 졌을까, 아직도 나와 함께 벚꽃놀이를 가고, 바다에 갔을까. 생각해보니 납골당에 안 간지 꽤 됐네요. 잊어보겠다고 한참 안갔었는데, 어차피 잊지 못한다는거 아니까 오늘 찾아가보려구요. 내가 그 아일 좋아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을 잊지 못하는건 당연한 일이니까, 애써 잊으려고 하지 않을래요.
앞으로 매년 10월 19일이면 괜히 들리지도 않는 이어폰을 꽂고 라디오를 켜보겠죠. 혹시나 그 아이 노래가 나올까 싶어서요.
언젠가 제 귀가 들리는 날이 오면, 하다못해 시간이 많이 흘러 그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면 노래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요. 무슨 가사였을까.
*
어쩜 사람이 그래
세상을 혼자 사는 듯한 착각이 드네
내 곁을 지나는 그대
내 맘에는 너라는 달콤한 바람이 부네
넌 딱히 꾸미지 않아도
매력이란 향수를 뿌리겠지 아마도
신은 없다고 믿었었던 나마저도
신을 믿게 만들어 나에게 여신은 바로 너
니가 어리던 말던, 나이가 많던 숨긴 아이가 있던
나는 상관없어 내가 널 사랑하거든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꽃이 핀 garden
명품 백을 쥐기보다는 내 손을 잡아주는
질투심과 시기보단 됨됨이를 알아주는
그런 너와 함께 우리의 미래를 그려봐
우리 커플 신발 사이에 어린이 운동화
+)
안녕 여러분....미안해요 1주일만에 온 글이 겨우 이거라니^^!
뭐 마지막 가사가 그렇게 딱 들어맞는것 같지는 않지만...!(가사가 밝은 분위기라..)
여주를 보면서 쓴 가사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도서관에서 들려줬던 곡에 듀엣으로 목소리를 입히고 싶었던 거겠죠?
왜 갑자기 이걸 썼냐.
작가 언니 생일이라서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금을 듣는데 이런 내용이 떠오르더라구요. 쓰던 보클4화도 내팽겨치고 썼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고마워요...망글...
암호닉
쿠야쿠야/센빠이/콜라/태형오빠/취향저격/넌나의첫번째/새벽하늘/방치킨/윤기모찌/태태/치명/노른자/눈부신/님워더/이부/슙슈/태태뿡뿡/하이린/마시마로/춘심이/투기/웬디/민슈가/오구리/흥탄♥/설탕형/시나브로/슙꽃/반짝반짝/룰렛/은하수/민군주님/국산비누/매직핸드/1시55분/아지랑이/민우지/민피디/꾸꾸야/제인/닭키우는순영/탱탱/0418/ 태태 /에오스/연이
잠깐 나 또 누구 빠트린것 같은데...칼 거기 내려놓고 천천히, 울지 말고 말해봐요...미안해요...작가가 꼼꼼한 성격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