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산소
단순히 어린아이들이 좋아서 꿈꿔왔던 유치원선생님. 요즘 영어유치원 등의 비싸고 뛰어난 유치원도 많이 늘어났지만 나는 그냥 평범한 유치원에 들어왔어. 내가 처음으로 맡은 아이들은 이 유치원에서 가장 어린 4살애기들이였어. 마냥 귀엽고 천사같을줄 알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더라구? 전부다 아기악마들이야. 천사의 탈을 쓴 악마들이라구! 결국 내 몸을 가누지못할정도로 피곤해서 원장님께 부탁드려 그나마 한 살 더 먹은 5살 아이들이 있는 개나리반으로 옮기게되었고 옮긴순간부터 지금의 나는 만인의 연인이 되었지.
"선새님!!!"
"응 우리 경수 왜불렀어요?"
"나랑 예흥이랑 소꿉놀이해여!"
"소꿉놀이? 그래요. 선생님은 무슨역할할까?"
"선새님은 엄마! 나는 아빠! 예흥이는 강아지!"
"응? 강아지…?"
하고 많은 역할중에 왜 하필 강아지를 시키니… 혹시 예흥이가 역할이 맘에 안들어 울진 않을까 싶어 달래주려고 쳐다봤더니 얘 왜이렇게 해맑아?
"와 예흥이 강아지다! 멍멍이! 멍멍!"
"예흥이 멍멍이 좋아요?"
"응! 멍멍이 귀여워!"
의외의 반응에 조금 당황했지만 본인이 좋다면야 상관없지 싶어서 교실 바닥에 오순도순 앉아 소꿉놀이세트를 펼쳐놓고 재밌게 놀기 시작했어. 음… 근데 이건 소꿉놀이라고 하기보단 그냥… 경수랑 나랑 엄마아빠놀이… 예흥이는 나 홀로 강아지놀이를 하고있는거 같긴한데 그래 재밌으면 됐지 뭘 하하.
"에에~ 도경수랑 장예흥은~ 여자애들~ 놀이한대여~"
"에에~ 여자래요~ 여자래요~"
"에에~ 얼레리꼴레리~"
뭐지 이 유치한 노래는? 아니 노래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만… 어쨌든 뒤쪽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박자의 놀림에 고개를 돌려 쳐다봤더니 우리 유치원 개나리반의 일진 찬열이와 종대 그리고 백현이가 나란히 서서 경수와 예흥이를 손가락질했어. 아니 저것들이? 경수가 무서운지 내 뒤로 숨었고 예흥이는 멍멍이 놀이에 푹 빠져 신경조차 쓰지않았어.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나는 내 다리에 꼭 붙어있는 경수를 비글같은 삼총사 앞으로 데려가서 주의를 줬어.
"찬열이 종대 백현이! 친구를 놀리면 안되는거에요. 경수한테 사과해"
"경수야 미아내…"
"나도 미아내…"
"……"
"찬열이는 사과 안할거야?"
바로 반성하고 사과하는 백현이와 종대와 달리 비글삼총사 중에 대장이라 일컫는 찬열이는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간건지 입을 꾹 다물고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어. 경수는 점점 눈물이 고여 눈이 빨개진채 내 손을 꼭 잡았어. 에휴…
"찬열이 빨리 사과안하면 이따가 간식 안줄거야."
"경수야 미아내써!!! 내가 잘못해써!!!"
옳지 그래 잘한다. 사나이라면 그렇게 쿨하게 사과를 할 줄 알아야되는거야. 비글삼총사는 그렇게 경수와 예흥이를 신나게 놀리더니 어느새 다같이 모여서 소꿉놀이를 하기 시작했어. 얘들아 그거 여자애들 놀이라면서…
"쌤."
"응? 누가 불렀지?"
"저여."
"어어 종인아 왜요?"
"쩌기서 세훈이랑 타오랑 싸워여."
"뭐? 왜?"
걔네 둘은 왜 또 싸운다고 난리인거야. 급하게 달려가보니 주위 아이들에게 둘러쌓여서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는 세훈이랑 타오가 있었어.
"이 바부야!"
"넌 멍처이야!"
"멍처이가 아니라 멍청이거든?"
"그래 이 멍처아!"
"자 그만! 세훈이랑 타오 그만해!"
너네둘다 멍청이랑 바보야! 그만하라고! 둘 사이에 쏙 들어가서 그만하라며 떨어뜨려놓으니 갑자기 타오가 울음을 터뜨렸어. 오 안돼 하느님 제발 울음만은…
"어유 우리 타오 누가 울렸어요? 뚝! 뚝 그쳐야지?"
"세후… 세후니 나 울려써여어"
"아니야! 나 아니야! 선생님 나 아니에여!"
"그래 그래 알았으니까 그만하고 타오 뚝! 세훈이랑 서로 사과해."
"나 진짜 아닌데… 타오가 먼저 잘못했단말이에여!"
"타오 안그래써어…"
제발 그만해주라. 그냥 사과하고 화해할것이지 말이 많아… 그래 서로 뭘 잘못했는지 들어나보자 왜그랬어요?
"타오가 선생님은 자기를 제일 좋아한대자나요."
"진짜야! 서새님 타오 조아해!"
"아니거든? 선생님은 나 제일 좋아하거든?"
아나 무슨 그런 이유로 싸우고있니… 난 또 장난감이나 뭐 그런건줄 알았네. 내가 이쁜건 알겠는데 날 두고 싸우지마 얘들아… 흡…… 이, 일단 나부터 정신차리고 빨리 애들 화해시켜야… 어? 누가 자꾸 내 옷을 잡아당겨?
"루한이랑 민석이 왜 그래? 할말있어?"
"선생님 타오 제일 조아해요…?"
"민석이는 안조아요…?"
"에이~ 선생님은 개나리반 아이들 전부 똑같이 좋아해."
"정말?"
"정말로! 우리 타오, 세훈이, 루한이, 민석이 전부다 좋은걸?"
"나도! 나도 선생님 조아!"
"티쳐."
"응 그래 희수! 희수도 좋아!"
"그건 알아요. 근데 쟤네 계속 싸우는데요."
아 맞다. 아 정신없어! 애들 한꺼번에 조용히 시킬수 있는 방법 없나? 아… 에… 음…
"아악!"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큰소리를 내며 교실바닥에 철퍼덕 엎드렸어. 반 아이들은 모두 나한테 시선이 쏠렸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동시에 나한테 달려왔어. 윽, 잠깐 누가 방금 나 밟은거 같은데… 한명이 아닌거 같은데…
"선새님!!!!!!"
"쌤!!!!!"
"선생님!!!!!"
"서새님!!!!"
"어어엉어엉."
"우리 선생님 죽었어. 어떠캐."
"티쳐… 라이프… 굿바이…"
"준며나 준며나 어떠캐? 우리 선생님 어떠캐?"
"나 알아! 티비에서 어떠캐 하는지 봤어."
"우와 역시 준며니 또또캐!"
"어떠캐해? 선새님 살수이써?"
"인공호흡을 하면 살아나!"
어? 어 잠깐만 준면아 니가 인공호흡을 할 줄 안다고? 근데 나 지금 엎드려있는데 어떻게 한다는거… 아아아아 김준면 내 머리잡고 돌리지 말라고! 내 머리를 붙잡고 돌리는 준면이때문에 몸을 벌떡 일으켰어. 아이들은 준면이가 나를 살렸다면서 찬양을했고 준면이는 뭔진 모르겠지만 뿌듯하단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어. 그, 그래 장하다 우리 준면이…
"자 봤죠? 선생님은 여러분이 친구끼리 싸우고 다투면 이렇게 죽어버려요."
"이제 안그럴거에여!!!"
"안싸울거야!!"
"타오야 미안해…"
"세후나 미안해써…"
그래 얘들아 바로 그거야! 지금 내 눈에서 흐르는게 혹시 감동의 눈물이니? 진짜 애들 키울맛 나는구만 흑흑. 벅차오르는 감정을 추스리지못하고 흥분해있을때 마침 원장님께서 간식시간이라며 아이들에게 나눠줄 과일과 쥬스를 가져오셨고 아이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갔어. 얘들아… 너네 나 걱정한거 맞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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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해가 뉘엿뉘엿해지고 유치원이 끝나는 시간이야. 슬슬 학부모님들이 도착하시고 여기저기서 헤어지는게 싫은건지 아쉬움이 팍팍 묻어나는 인사소리가 들려와. 개나리반 아이들도 오늘은 이만 헤어져야 할 시간이야. 우리반 아이들의 어머님들이 오셔서 나도 문앞까지 일일이 배웅하며 인사를 드리기 시작했지.
"쌤 내일봐여~ 내일은 나랑 놀아야돼여!"
"잘있어~ 멍멍이 여자친구~"
"안녀히이써요~ 사라해요~"
"굿바이 티쳐 알러뷰쏘마치."
"내일까지 보고싶어도 참으세요~"
"내일도 나랑 소꿉놀이해여! 나는 아빠! 선새님 엄마! 안녕~"
"안돼 내일은 나랑 소꿉놀이해요! 나 아빠! 쌤은 엄마! 경수는 아들!"
"내가 타오보다 선생님 더 조아하는거 알져? 낼봐여."
"선생님 안녕히계세요 감사함니다. 민석아 가자!"
"감사함니다. 루한 같이가!"
"저 오늘 인공호흡 잘했져? 다른 선생님들한테 자랑하세여!"
백현이, 예흥이, 타오, 희수, 종대, 경수, 찬열이, 세훈이, 루한, 민석이, 준면이까지 모두 인사를 하고 보낸 뒤 나는 다시 교실로 돌아왔어. 항상 제일 마지막 까지 남는 종인이한테 다가가서 옆에 앉았지.
"종인아 뭐해? 친구들 다 가서 심심하지?"
"아니요."
"정말? 선생님이 안놀아줘도돼?"
"괜찮아요."
"그래, 그럼 놀고있어~"
종인이는 또래에 비해 많이 의젓해. 덕분에 나는 빨리 교실 정리하고 조금 일찍 퇴근할 수 있겠다 싶어 신이 났지. 한 10분정도 지났을까, 종인이에 어머님이 오셨어. 원래는 좀 더 늦게 오시는데 오늘따라 일찍 오셨더라구?
"종인아 어머니오셨다~ 조심해서가고 내일봐요~"
"나 쌤한테 줄거 있어요."
"응? 뭔데?"
"쪽."
헐. 나 깜짝 놀랐어. 김종인 이 자식 어디감히 여자한테 뽀뽀를… 선생님 설레게시리… 종인이가 뽀뽀를 해준 볼을 어루만지며 하루의 마무리를 하기 시작했어. 매일 보는 아이들인데도 왜 집에만 보내면 이렇게 아쉬운건지. 어서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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