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박찬열] 신발가게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EXO/박찬열] 신발가게 | 인스티즈

w.산소

길었던 하루가 담임선생님의 종례를 끝으로 모두 끝난 기분이야.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한뒤 바로 교실 뒤 사물함으로 뛰어가 신발을 꺼내 갈아신은 뒤 아직 종례중인 옆반 친구를 기다리며 남아서 화장, 고데기 등등 한창 꾸미느라 난리가 난 아이들을 구경하고 있었어. 입을 벌리고 마스카라를 떡칠하고 있는 친구를 나도 똑같이 입을 벌리며 쳐다보고 있었더니 고데기를 끝내고 온 수정이가 갑자기 나를 가리키며 빵터진거 있지? 내 표정이 그렇게 웃겼나 싶어서 뻘쭘히 앉아있는데 수정이 시선이 내 얼굴이 아니라 내 발…응? 내 신발은 분명 검은색인데 저기 보이는 분홍색은 뭐야? 아 참, 나 오늘 분홍색 양말 신고왔는데… 어?

"헐 내 신발!!!"

이런 컨버스레기!! 구멍났잖아!! 언제 뚫린거지? 왜 아침엔 몰랐지? 아니 그보다 나 신발 이거 딱 하난데… 가슴속으로 차오르는 눈물을 머금고 핸드폰으로 체크카드 잔액을 확인한 뒤 마침 종례가 끝나 우리 반으로 찾아온 친구를 끌고서 바로 ABC마트로 찾아갔어. 컨버스는 절대 안살거고, 음 뭐사지? 뭐살까?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괜히 신경쓰이게 내 뒤를 졸졸 쫓아다니는 알바신발이 진짜 이쁜거야! 바로 그거 230사이즈 보여달라고했지.

"여기 신겨드릴게요."

"넹넹"

"발 되게 쪼그맣다. 귀엽네요."

"별로 안작은데… 감사함당 헤헤."

"자, 어때요? 편하죠? 저도 이거 딱 보자마자 반했거든요."

"딱 맞는다! 이거 얼마에요?"

"구만구천원 입니다~"

"힝… 비싸당…"

"요즘 신발 다 이정도 해요! 별로 안비싼건데? 아아 사주세요. 나랑 커플신발."

"음… 살게요! 이걸로 주세요!"

"계산대로 모실게요~"

조금 쎈 가격에 망설이다 사달라고 애원하는 알바때문에 그냥 시원하게 카드 긁었어. 알바가 키도 완전 크고 목소리도 진짜 낮은 동굴목소리였단 말이야. 그런사람이 괜히 애교부리면서 부탁하니까 불쌍하더라구… 사실 잘생겨서 그랬어 헤헤. 어쨌든 새 신발이당! 신난당! 안녕히가시라는 알바에게 되지도 않는 눈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하고 날아갈듯한 발걸음으로 기분좋게 걸어갔어.

***

"우와 ㅇㅇ이 신발 샀어?"

"웅! 이쁘지롱~"

"얼마주고?"

"비싸지롱~"

"새 신발이면 밟아줘야지!!"

"아아 안돼 꺼지지롱!! 악! 꺼져!!"

다음 날 새 신발을 신고 학교를 갔더니 다들 밟으려고 난리더라구. (((내 신발))) 피해다니느라 힘들어 죽는줄 알았네. 아침부터 도망다니느라 이마에 땀이 맺혀 휴지로 닦고있는데 어제 날 비웃던 수정이가 내 신발을 구경하러 왔어.

"나도 신발 사려고했었는데 너꺼 개이쁘다."

"그치그치?"

"이거 다른 색도 있어?"

"음… 있을걸?"

"그럼 나도 다른색으로 이 신발 사도 돼?"

"구랭! 나랑 커플신발! 오예!"

"이따 학교 끝나고 같이가자!"

시간을 달리고 달려 학교가 끝나고 옆반 친구에게 같이 못간다고 말해 놓은 뒤 수정이랑 또다시 ABC마트로 향했어. 스르륵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날 알아본 또 왔냐며 알바가 해맑게 인사를 해주더라구. 그리고 역시 신경쓰이게 또 졸졸졸 따라오고. 난 뒤에서 따라오는 직원이 그렇게 신경쓰이더라?

"오빠 저 이거 주세요! 240으로요!"

"네? 이 신발이요? 아…"

"왜요? 240 없어요? 그럼 235도 괜찮은데."

"이거 말고 더 예쁜 신발 많은데요."

"전 이거 살건데요."

"아, 음, 아아 맞다. 그게 지금 사이즈가 250부터 있어요."

"아… 진짜요? 아쉽다."

사이즈가 없다는 말에 결국 수정이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신발로 겟했어. 수정이가 계산대에서 계산하는 동안 나는 다른 신발을 구경하고있는데 그 알바가 슥 다가와서 말을 걸더라?

"친구가 똑같은 신발 사는데 상관없어요?"

"아, 어차피 다른색이고… 친구랑 커플신발이요!"

"아 왜요! 너랑 나랑 커플신발인데."

"네?"

"사실 저거 사이즈 다 있어요."

"헐 근데 왜 거짓말했어요?"

"너랑 나랑 커플신발이니까."

"허…"

"자 여기! 할인쿠폰 줄테니까 내일 또 와요~"

"이제 신발 살 돈 없는데…"

"꼭 신발사러 안와도 되는데. 내 얼굴 보러 와요! 안녕히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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