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나무꾼 01
그날은 학교 체육대회가 있는 날이었다.
날은 무척 더웠고, 나는 땀에 쩔어있었다.
체육대회를 견디다 못한 나는 몰래 학교 밖으로 빠져나와 학교 앞 카페에 들어갔다.
이 카페는 학교를 다니면서 한번도 온적이 없었다.
학교가 끝난 후 학원을 가느라 항상 지나치듯 이 카페 앞을 지나갔었다.
언젠가 가봐야지 하는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들어온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다.
시원한 아이스티 생각이 절실했기에 빠르게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와 카운터 앞에섰다.
그때였다.
그가 내 눈에 들어온것은.
천사... 그래 딱 그랬다.
그는 하얗고 반짝반짝 빛이났다.
존재만으로 빛이 나는 사람이라는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었구나.
나는 그런생각을 하며 이 카페문을 늦게 열고 들어온 것을 후회했다.
좀더 일찍 이 사람을 보지 못한것이 못내 아쉬웠다.
나는 멍하니 그 사람을 쳐다보고있었다.
주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냥 단지 그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주문 안하세요?"
정신을 차린것은 그가 내게 말을 걸었을 때 였다.
그는 카운터 앞에 서서 멍하니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내가 조금은 짜증이 난듯 싶었다.
"어.. 아이스티주세요."
그제서야 나는 카페에 온 목적을 떠올리며 아이스티를 주문했다.
그리곤 카드를 받고 결제를 하는 그를 계속 바라보았다.
"진동벨로 알려드릴게요."
그의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카운터 앞에서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아이스티가 나올때까지 카운터 앞에 서서 그를 지켜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 뒤에는 주문을 하려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고, 아무말 없이 넋을 놓고 그를 보던 나 때문인지 그는 조금 피곤해보였으니까.
진동벨을 들고 자리에 앉아 그를 바라보며, 그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저음이였고, 말을 잘 못하는 사람처럼, 아니 술에 취한듯 조금 어눌한 말투를 갖고있었다.
더운 날씨 탓에 카페안에 손님은 많았고 그는 바쁘게 움직였다.
바쁘게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데 움직임 움직임이 천사가 날개를 움직이는듯 아름다웠다.
나는 그의 동작 하나하나를 바라보며 점점 더 넋을 놓게 되었다.
그는 사람일수가 없었다.
잠시 죄를 짓고 땅에 내려온 천사같았다.
어릴적 보았던 동화가 떠올랐다.
선녀와 나무꾼, 그래 나는 지금 그때 선녀를 몰래 지켜보았던 나무꾼이 된 기분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바라보는 사람은 선녀가 아닌 천사랄까..
나도 그를 계속 지켜본다면 그에게서 날개옷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지잉-
내가 그를 바라만 보고 있던 시간이 꽤 길었던 것인지, 사람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아이스티가 나온것은 생각보다 빨랐다.
그에게 다가가 아이스티를 받아들고 나는 학교로 돌아가야만 했다.
학교로 가는 길 내내 내 머릿속은 천사 같던 그의 생각으로 가득했고,
나는 매일 내 천사를 만나러 그 카페로 찾아갔다.
프롤로그 수정하면서 그냥 1편도 같이 적었어요
적은김에 연달아 올리는거죠 뭐
내용이 적어서 포인트 달기는 뭐하지만 그냥 한번 달아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