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나는 11살 차이 나는 아재랑 연애한다🐥❤🐕
w.1억
약을 먹고 차 안에 가만히 앉아있다. 우리집 앞에 차를 세워두었고, 언제든지 내릴 수 있는데.
근데도 나는 내리지도 않고 애꿎은 손톱을 건드린다.
계속 고민했다. 내가 속상하다는 걸 그냥 말을 해야되는지, 감춰야 하는지. 여기서 감추고 그냥 가버린다면 일이 커질 수도 있다는 건 정확하게 안다.
근데 또 여기서 말을 하면 자존심도 상하고, 날 질투나 하는 어린 애라고 생각을 할까봐 그러지 못 한다.
"그 옷가게 왔던 친구.."
"…알아요. 인스타 댓글에서 몇 번 봤었어요."
"……."
"저 이제 갈게요."
"어.. 그럴래? 집 가서 푹 쉬어."
"네. 저녁 꼭 먹어요."
"알겠어."
"…갈게요."
"……."
아저씨가 창문을 열고 내게 손을 흔들었고, 나도 따라 손을 흔들다가도 시무룩해져서는 집에 들어선다.
그럼 엄마가 내게 다가와 뭔가 되게 기대하는 눈빛을 하고서 말한다.
"뭐야 애인? 애인이야? 너 할머니 집에 애인 데리고 갔다며. 엄청 잘생겼다고 할머니가 얘기하더라."
"아, 응."
"엄마한테는 소개 안 시켜줘? 할머니한테만 보여주고."
"다음에."
"뭐야 오늘 왜 이렇게 우울해?"
"나 저녁 안 먹어.."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 갈아입고 바로 침대에 누웠다. 베개에 얼굴을 묻고선 한참 생각을 했다.
오늘 처음보는데 다짜고짜 말부터 까던 박민영이... 폐인으로 온 나보다 더 화려한 박민영이... 김선호에게 여우처럼 환하게 웃어주던 박민영이 싫다.
"같이 밥 먹자는 건 또 뭐야 진짜."
원래는 이런 문제가 있으면 바로 바로 말해서 해결하는 성격인 나로써 이 상황이 너무 답답했다.
나도 이런 상황은 또 처음이라 너무 당황스럽다.
항상 드라마나 영화 같은 곳에서 이런 상황이 있으면 답답하다고 했던 내가 이러고 있다, 이러고..
종강을 했고, 체리가 알바를 구해줬다.그냥 카페 알바였다. 오늘부터 당장 할 수 있는 알바였고, 아저씨한테는 카페에서 알바한다고 말도 했다.
아저씨 옷가게와 별로 멀지않은 곳이기에 그래도 끝나고 같이 가고 이런 건 가능하겠구나 싶어서 웃음이 나왔다가도 또 우울해졌다. 아, 진짜 그 여사친!...
"근데 혹시 우산초등학교 나오지 않았어요?"
나에게 일을 알려주던 남자 알바생이 나에게 조심스레 물었고, 나는 고갤 끄덕였다.
"네. 어떻게 아셨어요?"
"나 몰라? 여진구."
"여진..구...?헐?????? 여진구라고 네가??? 헐 그러네! 똑같이 생겼다!!!"
"이름도 그렇고.. 뭔가 맞는 것 같은데.. 아닌 것 같기도 해서 아는 척 할까 말까 계속 고민했는데 맞았네. 너 진짜 그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거 없다."
"넌 엄청 달라졌는데!? 진짜 반갑다."
얘는 여진구라고.. 초등학생때 서로 괴롭히는 그런 존재였다. 물론 미워서 괴롭혔던 게 아니라, 그냥 장난치는 거였지.
서로 너무 반가워서 얘기를 막 하다가 또 재미있는 사실이 밝혀진다.
"진짜? 나 그 뒤에 아파트 살아."
"레알????"
우리집 뒤에 아파트에 산단다... 대박..
"야 근데 너 그때 나보다 키도 작았으면서.. 엄청 컸다? 목소리도 뭐야 뭐야."
"그치 ㅎㅎ? 키는....이 정도면 작은 편이지.."
"야 괜찮아. 넌 얼굴이 다 했잖아. 초딩 때 잘생겨서 인기도 많았던 놈이 ㅋㅋㅋ."
오랜만에 친구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아주 아주 대단한 힐링이였다. 그것도 가끔 뭐하고 사나 궁금했던 친구.
"집에 같이 가자!"
어차피 집 방향도 같으니까 나는 고갤 끄덕였다. 그러면서 뭐하고 지냈는지 얘기도 나오고.
"야 근데 진짜 넌 더 예뻐졌냐?"
"아유.. 아니야."
"아냐. 너 진짜 예뻐."
아주.. 예전에도 착한 건 알았지만, 지금도 착하고 난리네 넌.
"남자친구 진짜 잘생겼다. 와.. 연예인인 줄 알았어."
"그치? 잘생기긴 엄청 잘생겼지.. 키도 크고.."
"근데 표정이 왜 그래?"
"그냥.."
"……."
"남자친구한테 여사친이 있는데 진짜 더럽게 예쁘거든."
어쩌다보니 여진구에게 모든 얘기를 하게 되었다.
"좀 별로다.. 처음 봐놓고 반말한 것도 그렇고.. 셋이서 같이 밥 먹자는 건 뭐야. 그 상황이면 네가 거절할 수 있는 상황도 못 될 텐데.. 근데 거기서 또 네가 남자친구한테 서운하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그치..! 뭔가.. 찌질해보여.."
"…그래도 말은 하는 게 낫긴 한데. 그 전에 알아서 처리 해줬음 좋겠다. 남자친구가."
"…근데 나랑 사귀기 전부터 둘이 친했다면 말이 다르잖아. 질투 나는 건 나는 건데... 둘이 만나지 말라고, 연락 하지 말라고 하면.. 어리다고만 생각할 것 같아."
"…그런가."
"……."
"질투에 어리고 뭐고가 어딨어. 우리 엄마도 우리 아빠가 마트에서 직원분한테 말만 걸어도 질투해. 어른들도 다 똑같아."
진구가 저 말을 하고선 웃어줬다.
"너 진짜 잘 컸다 여진구?"
"뭐?"
"11년만에 만난 것도 신기해 죽겠는데. 애가 성격도 좋네."
"나 성격은 원래 좋잖아."
"참나.. 난 집 여기! 잘가라!!"
"응! 내일 보자."
"ㅂㅂ."
집에 오니까 밤 11시가 되었고, 늦게 저녁을 먹고 아저씨를 만나기로 했다.
아저씨가 시간도 늦었으니 집 앞에서 잠깐 보자고 하기에 나오긴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여사친이 너무 싫다.
차에 기대어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는 아저씨 뒤로 오면, 아저씨가 웬 여자랑 통화를 하는 듯 했다.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고..
크흠- 내 헛기침 소리에 아저씨가 뒤를 돌아본다.
"어, 그럼 전화할게. 그때 나와."
"……."
"깜짝 놀랐네.. 뭐야? 오늘은 어제보다 더 예쁘네."
"뭐예요 진짜아.. 아저씨가 더 예뻐요."
"잘생긴 것도 아니고 예뻐?"
"안 추워요?"
"오늘은 별로 안 추운데. 아, 내일 눈 온대."
"아, 그래요??"
"그래서 말인데."
"내일 너랑 데이트 하고싶은데. 알바 언제 끝나?"
"음.. 매일 똑같아요! 11시!!"
"11시? 되게 애매하네.. 낮에는 또 내가 일이 있어서. 밤에 잠깐이라도 볼까."
"그래요..! 좋죠."
아저씨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분명 그 여사친이랑 통화를 하던 거였겠지.
찝찝해서 혼자 그냥 바닥에 있는 돌이나 차고 있으면, 아저씨가 내게 말한다.
"아, 맞다. 빵 가져가."
"빵이요??"
"응. 오는 길에 빵집 생겼던데? 사왔어."
뒷좌석에서 종이가방을 내게 건네주는데.. 나에게 주는 것 말고 또 다른 종이가방이 있길래 나는 여기서 또 찝찝했다.
박민영한테 줄 빵인 건가.. 나한테만 주려고 산 게 아니라, 박민영한테도 주려고 산 거야? 되게 찌질하다 이리치. 그냥 물어보면 되잖아.. 왜 자꾸 혼자 멋대로 의삼하고, 서운해 해?
[나 이제 집에 들어왔어 씻고올게!]
- 넹 씻고와여~
[왔다~~뭐하고있었어?]
[자?]
"헐헐헐헐헐헐!!!!!!"
일이 끝나고 진구랑 같이 나와서 나는 입을 틀어막고 감탄했다. 미쳤나봐.... 카페 안에서 보긴 봤지만.. 그래도!
"개이뻐ㅜㅜㅜㅠ"
"야 네가 더 예뻐 ㅋㅋㅋ."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진구의 팔뚝을 주먹으로 때리면, 여진구가 아프다며 울상을 짓는다.
아아아으으으아!! 눈을 밟는다 ,눈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난 겨울이 그렇게 좋더라 진짜............
"야야 여진구 그때 기억 나냐? 우리 6학년 때 ㅋㅋㅋㅋ"
"어떤 거?"
"운동장에서 눈싸움 하다가 네가 나한테 눈 맞췄는데 울었잖아 내가."
"아, 맞다..그랬지."
"그거 나 운 거 아니야. 우는 척 한 건뎈ㅋㅋㅋㅋㅋ네가 막 걱정하길래ㅋㅋㅋㅋ뭔가 안 운다고 말할 수가 없었어."
"아, 진짜??? 뭐야....진짜아아아아!!"
"ㅋㅋㅋㅋㅋㅋㅋ미안미안ㅋㅋㅋㅋㅋㅋㅋ."
"하.."
"왜 갑자기 한숨이얔ㅋㅋㅋ."
"아저씨랑 같이 눈 밟고싶어서.."
"좀이따 본다며? 아니야?"
"보는데.."
"근데?"
"뭔가 모르게.. 어색하달까.. 물론! 나 혼자 어색한 것 같은데.. "
"언제까지 계속 혼자 꿍해있으려고?"
"…말할 거야."
"……."
"하긴 할 거야..근데.. 타이밍을 못 잡겠어."
에휴 하고 한숨을 내쉬면, 진구가 날 따라 한숨을 쉰다. 참나..
그나저나.. 오늘은 아저씨한테 전화 한통도 안 걸었어...바쁜 것도 바쁜 거지만.. 오늘 늦게 일어난 것도 있고!!..
아 몰라...일단 집가서 전화를 하자...
"하.."
옷사진을 올리는 아저씨 게시물에 박민영이 또 댓글을 달았다.
[어제 봤던 옷보다 예쁜데 ㅎㅎ?]
어제 봤던 옷? 어제도 만난 거야? 어제도 아저씨 옷가게 간 거냐고.. 진짜 짜증나.
그리고 애초에 생각이 있다면 내 친구가 여친 있으면 난 댓글 안 달아! 어른이 되가지고 저런 것도 모르나 진짜..!!!
"겨울 좋아해?"
"겨울 엄청 좋아하죠."
"시간 되면 스키장 갈까."
"좋아요."
"밥은 뭐 먹었어."
"그냥 김치찌개에 밥 말아먹었어요."
"밥 말아먹으면 건강에 안 좋대."
"…괜찮아요 뭐. 맨날 그렇게 먹는 것도 아닌데."
진짜 유치하다. 그냥 물어보라고 이리치..! 꿍해가지고 대답도 건성건성.. 아저씨도 눈치를 챈 것 같았다.
그냥.. 뭐랄까. 며칠 전까지만 해도 행복했던 우리가 없어진 느낌.
아저씨가 친구와 통화를 했다. 남자이긴 했는데.
"좀이따 약속 있어요?"
"응. 애들이 술 마시러 나오라고 하네."
"그때 그 여사친이랑?"
"아, 그 친구는 안 와."
"그럼 다른 여사친이요?"
"아니. 여사친이 왜 와."
"아저씨 여사친 많잖아요. 한명쯤은 오겠죠."
"…무슨 소리야. 그냥 남자 애들이랑 술 마시는 거라니까.. 그리고 나 여사친 없어."
"여사친 많잖아요. 아저씨 인스타 댓글만 봐도 많은 거 알 수 있는데.."
"친하지는 않아. 그냥.. 잠깐 마주쳤던.."
"…알겠어요. 미안해요."
내가 짜증내놓고 사과를 한다..라.... 진짜 개찌질이야. 확실해.
너무 너무 어색해졌다. 이렇게 눈까지 펑펑 오는 날.. 싸울 것 같은 분위기다. 여태 아저씨가 이해해주고, 풀어주고 다 했는데.
오늘만큼은 그런 분위기가 절대 나지 않았다. 늦었으니 들어오라는 엄마의 말에 아저씨는 집에 들어가보라고 했고, 차에서 내린 나는 괜히 아저씨에게 미안해져서 열린 창문에 대고 말한다.
"아저씨."
"응?"
"…잘 자요!"
"…응. 너두."
당장이라도 손 잡고싶고, 안고싶고.. 뽀뽀도 하고싶은데. 이렇게 행동하는 내가 너무 싫다.
내일은 꼭.. 내일은 정말로 꼭 내가 기분 나쁜 이유를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몇발자국 걸었을까.
"…리치야."
차 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네?"
아저씨가 나를 한참 바라보았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듯 했지만, 뭐 때문에 그러냐고 물을 수는 없었다.
아저씨도 표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야."
맨날 만나면 손부터 잡는 우리인데. 지금은 서로의 눈치나 보고있다.
이게 다 나 때문인 것 같았다.
+
내 여자친구가 요즘 기분이 안 좋아보인다. 박민영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 건 알지만, 그 얘기를 꺼내려고 하면 피해버리기만 한다.
옷가게에서 얼마 걸리지않는 곳에서 일을 한다고 했고, 카페 맞은편에 차를 세워놓고 기다리고 있었을까.
"뭐야 저건.."
"아냐. 너 진짜 예뻐."
처음보는 남자애가 내 여자친구한테 예쁘단다. 근데 이상하게 여기서 저 사이에 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눈이 예쁘게 쌓였다. 우리 둘이 처음 맞는 눈이라 기대도 됐다. 물론 눈보다 네가 더 예쁘겠지만.
네가 퇴근을 했고, 어제 그 남자애와 같이 나온다.
"개이뻐ㅜㅜㅜㅠ"
"야 네가 더 예뻐 ㅋㅋㅋ."
"미친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불안해졌다. 요새 나한테 자꾸 무언가 화난 것 처럼 행동을 하던 네가.
"……."
혹시나 내가 미워져서, 싫어져서 저 남자애랑 서로 좋아하게 되면 어쩌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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