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만나지 말 걸 후회하기에는 함께한 시간들이 너무 예뻤고
우리가 정말 헤어졌구나 인정하기에는 우리가 한 게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돼요.
아무데서나 울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었고
어차피 혼자였으니 하고 웃어버리기엔 보는 눈이 너무 많아요.
사랑한다고 말하려니 우리는 이미 끝났고
사랑했었다고 말하려니 나는 이제야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러니 당신은 이별을 해요, 나는 사랑을 할 겁니다."
"잘부탁 드립니다. 기호2번 차종현 입니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 차종현 입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차종현 후보의 딸 차준희 씨가 연예인 못지 않은 뛰어난 미모로 유멍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거둔 차종현 서울 시장이 시청에 입성했습니다."
"재경그룹의 정재현 대표이사와 차종현 서울시장의 딸 차준희 씨의 열애소식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두사람의 한강 데이트 사진이 단독 보도 되었는데요, 소박하게 편의점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오늘 처음으로 두 사람의 웨딩사진이 공개 되었는데요"
"새로운 정제계의 만남으로 선남선녀의 세기의 결혼식이 예상 됩니다."
"재벌가의 며느리로 살아가는 차준희씨의 모습입니다."
"시아버지를 배웅하는 차준희씨의 모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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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성한 소문이 있었던 정재현 대표이사의 결혼이 일 년 만에 파경을 맞았습니다. "
새로운 정제계의 만남,
선남선녀의 결혼식,
재경그룹, 시장선거, 결혼식.
가만히 나열하면 관련 없어 보이는 단어들로 준희는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었다.
재경그룹과 관련된 사람들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 더러운 정치판의 이야기들을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거리가 필요했고
그럴 떄 마다, 준희는 예쁘장한 얼굴에, 누군가 준비해준 옷을 입고, 사진을 찍혔다.
어떤 날은 손을 잡았고, 어떤 날은 팔짱을 끼고, 어떤 날은 껴안았다.
두 사람이 나란히 찍힌 사진은 항상 이슈가 되었고.
사진 몇 장에, 사람들을 너무 나도 쉽게, 두 사람이 사랑에 빠졌다 믿었다.
첫만남 부터 결혼식, 그리고 법정에서 이혼하고 나오는 길까지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개인의 감정은 절처하게 배재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