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힐링 하우스로 !
w.1억
나는 대형이 아닌 듣보잡 기획사에 들어가 데뷔를 했고, 나로 인해서 우리팀의 이름을 날렸고, 나로 인해서 스케줄도 생기고, 나로 인해서 우리팀 세명도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내 돈에서 떼어가는 거지만.
아, 제일 큰 건 나로 인해서! 우리 회사 이름도 날려 오디션 보러 오는 친구들이 많이 늘었다. 다들 나를 보면 편한 인생 좋겠다, 돈 많이 벌어서 좋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약점이 하나 있다.
"언니 나 이 옷 말고 다른 거 입을래."
대기실에서 담배를 펴대는 리더 언니와, 그리고 나랑 동갑인 친구 두명에게서 나는 왕따를 당한다. 처음에는 그렇게 예쁘다, 친해지자, 잘해보자 하더니.. 나 혼자만 뜨고, 나 혼자에게만 관심이 쏠리니 점점 나를 미워하기 시작했고.
"지수 쟤는 하이힐 말고 운동화나 신겨. 또 쟤 옆에 서있는 짤 찍어 올리면서 비율 차이 난다고 지랄할라."
대놓고 왕따를 시키곤 한다. 고작 데뷔한지 3년인데 데뷔하고 1년 조차 되지 않아서 수많은 관심이 쏠리고, 그 후 2년 동안은 이런 대접을 받아야만 했고. 숙소에서는 더 죽을 것만 같다.
매니저 언니가 내 옆에 앉아서는 나만 들리게끔 '괜찮아?'했고, 나는 고갤 끄덕였다. 스타일리스트 언니들은 모두 저 멤버들의 눈치를 봐야만 했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가 있다.
'수 처럼 뜨지도 못 해놓고, 매력도 없으면서 성깔도 더러워.. 으휴..'
그냥 독립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그러려니 하려고 한다. 그냥 똥 밟았다 생각하고 싶은데. 세명에게 왕따를 당하는 건.. 당연히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다. 대기실에서 나와 복도에 나와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으면, 후배들이 인사를 했고.
나는 인사를 받아주며 웃다가도 속상해서 표정이 굳힌다. 그럼 매니저 언니가 따라 나와서는 내게 말한다.
"이번주 활동 마지막이고.. 다음주면 힐링 하우스 촬영 시작이잖아. 한두달 정도는 멤버들 안 봐도 되니까. 조금만 참자."
"네. 저 신경 쓰지 마요..! 괜찮아요."
"나한테는 짜증 좀 내라.."
"아유.. 괜찮다니까요! ㅋㅋㅋㅋ."
'어서와, 힐링 하우스' 라는 리얼리티 예능 방송을 찍게 되었다. 출연진들은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그 날 현장에서 알 수가 있다.
한두달 정도 인적이 드문 시골에서 지낸다고 했다. 무슨 계획 같은 거 없이 진짜 리얼하게 일상 생활을 하는 그런 방송이라고 했다. 한두달을 시골에서 지내면서 스케쥴이 있는 사람은 스케뷸을 하고 다시 오고 그런 방송. 기대가 됐다.
"그리고 이번엔 정말 대표님한테 솔직하게 말해서 독립 한다고 말하자."
사실은 멤버들에게서 빨리 떨어지고 싶어서 다음주가 기다려지는 거일지도 모른다.
오전 11시 젊은 사람이라곤 살 것 같지 않은 인적 드문 시골에 좋은 차가 들어선다. 그리고 차에서 내린 남자는 자기 담당 pd와 함께 자신이 지낼 집으로 향한다.
캐리어를 질질 끌고 도착한 곳은 어릴 적 할머니 집 같은 곳이었고, 집 앞에 우루루 모여 앉아있는 몇몇의 스태프들에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오.. 제가 1등인가욥.."
어디로 들어가야 되지... 하며 이어져있는 두집을 보며 갈팡지팡 하고 있었을까.. 뒤에서 들리는 캐리어 질질 끄는 소리에 선호가 화들짝 놀라 뒤를 본다. 그리고 놀란 듯 입을 틀어막더니 곧 허리숙여 인사를 한다.
"억...! 엇..! 안녕하세요..! 아니 너무 대선배님.. 아, 존경합니다..! 안녕하세요..!"
"어, 어우.. 네. 안녕하세요."
"선배님.. 촬영 하시러 오신 거예요? 진짜..? 프로그램 잘 안 찍으시잖아요.."
"아, 그냥 뭐. 주름 더 생기기 전에 저도 한 번 그냥."
"…와 진짜. 너무.. 와...진짜 존경합니다."
"어우.... 요즘 뜨거우신 분께서.. 존경을.."
"저 아세요...?"
"요즘 인기 많잖아요."
"아유.. 아닙니다!"
"근데 왜 안 들어가고 그러고 서있었어요."
"아, 어디로 들어가야 되는지 잘 모르겠어서...."
"아무데나 들어가요. 먼저 자리 잡는 사람이 임자 아닌가."
"아! 아무데나!...넵!ㅎㅎㅎㅎ."
너무 너무 대선배를 본 선호는 정우가 신기한지 계속 힐끔 힐끔 쳐다보기 바쁘다.
그냥 아무 집이나 들어간 정우에 선호도 따라 들어오면, 안에는 정말 따듯했고, 방도 두개 정도 있었다.
"사람들 다 오면 그때 방 정하면 될 것 같은데."
"네엡.. 근데 바닥 엄청 따뜻해요. 밖에 날씨 엄청 추운데."
"?"
"……."
"혹시 또라이인가요."
"넼ㅋㅋㅋㅋㅋㅋ?"
"또라이면 미리 말해줘요. 같은 방 안 쓰게."
"선배니임...........저 또라이 아닙니다..."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면, 선호가 '누구 왔나봐요'하며 후다닥 달려가 문을 열었고, 정우도 슬금 슬금 다가온다.
"…아하하.. 안녕하세요."
안 그래도 어색했던 둘은 보아의 등장에 더 어색해진다. 신발도 제대로 신지도 못 하고 나와서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면, 보아도 역시 대선배인 정우에게는 더 깍듯이 한다.
"근데.. 집은 어떻게...."<- 보아
"모르겠어요. 그냥 두집 중에 하나 고르라는 것 같아서 저희는 왼쪽 집."<- 정우
"아아아, 집이 이어져있네요.. 신기하다...ㅎㅎ"<- 보아
"ㅎㅎ.."<- 선호
셋이서 어색한 모습을 보니 웃긴지 스태프들이 웃기 시작했고, 정우가 힐끔 스태프들을 보다가 말한다.
"우리 어색한 게 웃겨요?"
그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아가 짐을 거실에 놓고서 구경을 하고 있었을까, 밖에서 분주한 소리가 들리면, 모두가 또 문을 열고 나오는데.. 정우가 선호에게 말한다.
"이러니까 무슨 우리 시골개 같지않아요? 무슨 소리만 들리면 헐레벌떡 나가."
"네에... 아, 춥지만 않으면 나가서 기다릴텐데..."
보아도 소리를 듣고 나왔을까, 지금 온 사람 역시 화들짝 놀라 허리 숙여 인사를 하면, 모두가 같이 인사를 해준다. 새로 온 남자가 계속 쭈뼛 쭈뼛해 하면 선호가 '왜..왜 그러세요?'했고, 남자가 말한다.
"…어..매니저 형이 제 또래분들 있을 거라고 했었는데... 아니래서 좀 많이 놀랬어요.."
"지금 그래서 나이 많다고 비꼬는 건가."
"아, 아닙니다! 와 근데..."
"……?"
"되게 춥지않나요. 감기 조심하세요."
"얘 뭐야. 얘도 또라이야?"
"……."
"……."
"아, 근데 아까 제 뒤로 차 두대 섰었어요. 다른분도 오실 것 같던데.."<- 강
말 끝나기 무섭게 저 끝에서 누군가 캐리어를 끌고 오자, 모두가 그곳을 바라본다.
"어.. 두분이서 같이 오는데요?"
누군지 알아본 모두가 웃기 시작했고..
"안녕하세요오... 안녕하세요.. ^^!"
"아니 같이 올 거면 같은 차 타고 오지, 왜 다른 차 타고 오는 거야."
"……."
그리고.. 대선배 세명 뒤에 서있는.. 병아리들...
"……."
"……."
"……."
모두 인사를 하고서 보아와 예진이 집에 들어갔을까, 예진이 방을 구경하다가 보아에게 말한다.
"우리 한분 더 오신다고 했으니까 오면 방 정할까요 ^^?"< 예진
"네!그럴까요?ㅎㅎ아, 그리구... 선배님 말 편하게 해주세요...!"< 보아
"아, 그래도 돼요~? 그럼 보아씨도 편하게 언니라고 불러줘요..~^^.."
"아, 정말 그래도 돼요오...?ㅎㅎㅎ!?"
"그럼요! 저 얼마전에 드라마도 다 봤어요.. 진짜 너무 예뻐서 봤던 거 또 보고 그랬는데. 아, 말 편하게 한다는 거 깜빡했다 ^^ㅋㅋ"
보아와 예진의 웃는 소리가 옆집에도 들려온다. 그렇게 한편.. 남자들 네명이서 거실에 서있고..
"일단 나랑 재욱이는 원래 좀 알던 사이기도 하고.. 그러니까. 섞어서 방 같이 쓰는 걸로 합시다. 나랑 방 같이 쓸 사람 손 들어요."
선호가 손을 번쩍 들었고, 강이 뒤늦게 눈치 보다가 번쩍 들면, 정우가 말하길.
"뭐야 늦게 드는 거." <정우
"ㅋㅋㅋ아닙니다..!"< 강
"그럼 재욱이랑 방 같이 쓸 사람."
저 말에도 둘이 번쩍 손을 들면, 재욱과 정우가 빵터져서 웃기 바쁘고, 선호와 강은 그저 이 상황이 불편하다.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나랑 같은 방 쓰기 합시다."< 정우
그 말에 선호와 강이 가위바위보를 했고, 선호가 가위를 내면, 가위를 낸 걸 보고 뒤늦게 보자기를 내는 강에 정우가 강을 이상하게 바라본다.
"…나랑 진짜 방 같이 쓰기 싫은가봐."
"ㅋㅋㅋ...아, 아닙니다아..."
"사람이 좀 허당끼가 있어. 뭐야 진짜 신박한 캐릭터네. 그냥 재욱이랑 자고싶다고 말해요."
"……."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케쥴이 있어서 늦게 도착한 나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집 앞에 수많은 카메라들에 익숙한 듯 그쪽으로 향했고... 나 빼고 모든 사람들이 도착했다는 걸 알기에 나는 눈치를 보다 말한다.
"저기요오ㅗ오오오..! 안녕하세요오오!......"
내 목소리에 스태프가 다 웃었고, 곧 두집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어? 수씨 아닌가? 수씨. 김재욱이 너 저분.. 수씨 알아?"
"…아, 네. 알죠.."
"뭐야.. 남자분이라고 했잖아요오..! PD님..!"
"어..! 안녕하세요! ..."
"뭐야아~~ 어서와요 ^^~~진짜 반가워요!!"
오늘 생전 처음보는 나를 보고 안아주는 손예진 선배님부터 해서 모두가 정말로 진심으로 나를 환영해주고 진심으로 웃어주는데.
"아니 강이 갑자기 왜 수줍어하는데."< 정우
"……."
이런 느낌은 몇년만에 처음으로 받아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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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른 내가 이거 내고싶어서 조금 써놨었던 거였는디...
그냥 한 번 내보기만 하는 거예오........... 껄껄......................그냥... 한 번쯤 써보고 싶었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