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BAP - 대박사건 (Crash)
너희만 보면 내 숨이 멎는단다 01 |
" 아이구-, 우리 영재 잘한다. "
" 에이, 칭찬하지 마. 손 떨려. "
" 어떻게 공부도 잘하고, 청소도 잘하고~, 설거지도 잘하고~. "
" 아 엄마, 그만 해. 칭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네. "
" 이 엄마가 뽀뽀해줄게, 일루와. "
쨍그랑.
영재의 옆에서 쫑알대던 힘찬은 끝내 그릇을 하나 깬 후에야 조용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 씨, 어쩔 거야! 뒤에서 들려오는 영재의 짜증 섞인 외침에 힘찬은 재빨리 대현의 방으로 쏘옥 들어갔다. 친구랑 통화를 하고 있던 대현은 힘찬이 들어오는 걸 보고 재빨리 통화를 꺼버린다. 어, 왜 나 들어오니까 통화 끝내? 힘찬의 순진한 물음을 곱게 씹어버리곤 표정 변함 하나 없이 그대로 방에서 휙 나가버리는 대현. 대현이가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나, 사춘기 왔니? 요즘 들어 자신에게 계속 쌀쌀맞게 구는 대현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힘찬 이였다. 에이, 이렇게 우울할 땐, 남편이 최고지! 축 처진 어깨를 힘차게 쭈욱 피고는 아까 용국이 샤워를 하기위해 욕실에 들어가는 걸 목격했던 힘찬은 문을 잠그지 않은 욕실 문을 박력 있게 벌컥 열었다.
" 닫아. "
옙. 힘찬은 군 말없이 욕실 문을 닫았다. 이렇게 나는 준홍과 대현, 하나뿐인 우리 남편 용국한테도 버림받았다.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에 힘찬은 힘없이 소파에 몸을 던졌다. 종업이는 방에서 공부하고 있고…, 모처럼만에 식구들 다 모였는데 왜 다 이런 식이야. 내가 진짜 너희 때문에 숨이 멎을 것 같다. 숨이 멎어간다. 하. 이때, 귀를 찌르는 울음소리, 나는 이 울음소리를 굉음이라고 표현하겠다. 그 괴음이 행복한 힘찬의 꿈같은 주말이 산산조각이 났다는 걸 알려주었다. 그렇다.
" 준홍이가…, 일어났어요. "
방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던 종업이 거실로 나오면서 혼이 나간 듯 그대로 풀썩 쓰러졌다. 검은 동공이 불안적으로 흔들린다. 빨리…, 하, 빨리 준홍을 어떻게 해줘요. 힘찬은 거실 바닥에 쓰러진 종업을 아련하게 쳐다봐주고는 재빨리 굉음이 울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귀가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 같다. 침대 위에서 목 놓아 울고 있는 준홍. 엄마아아아아아, 이제 막 다섯 살이 된 준홍은 아직까지 똥오줌을 못 가리고 바지에 모든 것을 내뿜은 채로 엉엉 울어제끼고 있었다. 힘찬은 공포스러운 눈으로 엉엉 울고 있는 준홍을 보다가 이내 급하게 달려가 준홍을 달랬다. 주… 준홍아.
" 엄무아아아, 나 바띠엣 똥 따떠, 바띠, 똥. 똥. 우힝. 화가 나니 드떠 네마디 똥. 응애."
힘찬은 정신이 아찔해짐을 느꼈다. 몸이 기울어지는 것을 옆에서 어느새 끔찍한 표정으로 준홍을 지켜보던 대현이 잡아 주었다. 그 누구 하 나 준홍에게 가까이 갈 수 없었다. 그렇다. 준홍의 똥을 닦아 줄 수 있는 사람은, 두 시간동안 샤워를 하는 방용국밖에 없었다. 빨리 갈지 않으면 준홍의 굉음은 끊이지 않을 거야. 대현이 어느새 벽에 몸을 기댄 채 머리를 짚었다. 그리곤 살려줘. 대현의 살고 싶다는, 처절한 목소리가 가녀리게 떨렸다.
" 여보!!!!! 방용국!!!! 빨리 그만 좀 씻고 나와!!!!!! "
힘찬의 처절한 외침이 용국은 들리지도 않는 지 샤워기에 물을 튼 채 노래만 흥얼거린다.
" 아, 아빠 빨리 나와!!!!!! 똥 냄새 겁나 심해!!!! "
코를 거칠게 틀어막곤 소리치는 대현의 울부짖음.
" 하읍.....으...어... "
거실 바닥에 쓰러져있던 종업이 스멀스멀 기어오며 내는 소리.
" ...이제 끝이야. "
고무장갑을 낀 채 모든 것이 끝났다는 듯 허탈하게 웃는 영재의 말.
코와 귀의 기능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을 느끼는 네 남자였다.
" 엄무아아아아, 아뿌어어아아. 주농이 또오옹! "
발작을 하며 침대에서 발버둥치는 준홍.
" 아이고, 개운하다. "
그리고 만족스러운 얼굴로 태평하게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며 나오는 용국. 그 동시에 집 안에 울러 퍼지는 거친 초인종 소리가 아랫집에서 올라온 성질 더러운 재수생이 결국 등장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힘찬. 용국. 영재. 대현. 종업. 준홍.
이들은 한 집에 사는 화목한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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