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어라고오~?이하숙집에남자만 13명이라고?
-★생명의 은인☆-
어색한 공기의 흐름은 왜 나에게만 오는 느낌이지..?
미성년자들은 다 학교갔고, 학교에서 일찍 돌아온 승철이와 원우만이 각자 할 일을 하고 있었어.
승철이는 방에서 과제를 한다며 올라갔고, 원우는 tv를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어..
난 지훈이 눈치보여서 입 뻥긋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원우는 간간히 나와 지훈이에게 말까지 걸어가며 드라마를 시청중이야.
"저렇게 될 줄 알았다니까.. 저새끼 진짜 나쁜놈이지 않아?"
"야 닥치라고 했지."
지훈이의 말에 그제야 원우의 입은 본드를 바른 듯이 떼어지지않고 닫혔지.
항상 곡작업이 안 풀릴 때마다 기분이 땅속까지 뚫고 들어가 잠자고 있는 두더지랑 하이파이브를 하거든.
"아 진짜 존나 짜증나."
지훈이는 갑자기 소파에 깊숙히 누우며 말했고, 난 쫄아서 몸이 경직됐어.
한 살 어린 동생이라도 이럴 때는 무섭더라구..ㅎ
그러다 용기내어 한마디 건네봤어.
"지훈아 뭐가 잘 안 돼?"
내 말에 지훈이는 대답도 없이 더 깊숙히 기대며 눈을 감을 뿐이었어.
순간 오기가 생겨서 더 물어봤지.
"많이 피곤해? 들어가서 잘래?"
내 말에 지훈이는 감았던 눈을 떠 고개를 내쪽으로 돌렸어.
눈이 마주치는 순간 무서워진 나는 목각인형처럼 고개를 다른쪽으로 돌려버렸어.
"잠이 안 오는 걸 어떡해."
순간 헛웃음이 나왔어.
내가 그랬어? 내가 잠 안 오게 했어?
이 상황이 답답해서 나도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는데 지훈이는 그게 못마땅했나봐.
"한숨쉬었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목이 막혀버린 듯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어.
다른쪽으로 돌렸던 고개를 다시 지훈이에게로 고정시켰어.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마주보고만 있었지.
"누나가 걱정되서 그런거지. 걱정 안 됐으면 저렇게 말하겠냐?"
"누가 지금 걱정 듣고 싶대나.."
원우의 말에 말하기도 귀찮다는 듯이 대충 얼버무리며 말하는 지훈이야.
내가 여태까지 곡작업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거 알아서 챙겨주려고 노력하고, 잘해준 게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어.
"그럼 걱정 해주지 말고 악담 퍼부어줄까? 그래야 마음이 풀려?"
"누나..!"
옆에서 원우가 내 팔을 꽉 쥐며 누나라고 불렀고, 난 아랑곳 하지 않고 지훈이를 째려봤어.
옆에서 안절부절 못하던 원우는 서둘러 위로 올라갔어.
"누나랑 멀어지고 좋겠네. 악담 퍼부어 봐."
"멀어지고 좋아? 멀어지는 게 좋다는 거야?"
"지금 상황에서는 좋을 것 같아서."
"야 이지훈!!!"
"다 들려, 작게 말해도 돼."
지훈이의 싸늘한 말과 행동은 여태껏 한번도 본 적 없는 태도였어.
원래의 지훈이와 매치가 잘 되지 않아 지훈이가 맞나? 싶은 의문도 들었어.
이게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되뇌어봐도 지훈이는 내 앞에 있고 이 상황은 바뀌지 않아.
"세봉아 방에 들어가. 지훈이 넌 나랑 얘기 좀 해."
원우가 위로 올라갔던 게 승철이를 부르려고 그런건가 봐.
승철이가 내 팔을 잡아 계단쪽으로 갔고 난 팔을 뿌리치고 지훈이 앞에 섰어.
"너가 힘들 때마다 내가 얼마나 잘해줬어..? 내가 여태껏 너한테 해줬던 행동들 기억안나냐?!"
내 울먹이는 말에도 지훈이는 안들린다는 듯이 눈을 감을 뿐이었어.
승철이는 내 손을 잡고 직접 방 앞까지 데려다줬어.
올라오는 내내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나서 눈물이 점점 차오르다가 한방울이 떨어졌어.
"방에있어. 내가 지훈이랑 잘 얘기해볼게. 왜 울고 그래.. 울지마 뚝."
"내가 진짜 지훈이를 얼마나 아꼈는데.."
"나한테도 다 느껴질만큼 너 지훈이한테 엄청 잘했어. 그러니까 울지마 뚝!"
내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던 승철이는 방문을 열어 날 침대에 앉혀줬고, 쭈그려 앉아 내 눈높이와 맞추더니 내 눈물을 다시 닦아줬어.
원래 누가 달래주면 더 눈물 나는 거 알지? 눈물이 진짜 막 쏟아졌어.
"혼자있을래.. 나가주라.."
우는 게 창피해서 한 말에 승철이는 기분이 상했을법한데도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여주고 문을 조심히 닫고 나가더라고..
혼자남은 방 안에서 방금 전 일을 생각하다가 또 울컥해서 눈물이 나왔어.
혹시라도 더 우는 게 들킬까 입을 막고, 다른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벅벅 닦았어.
옷소매로 닦아서 그런지 눈이 따가워졌고 이상황에도 아픈 건 싫은 건지 나도 모르게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고 있었어.
**
지훈이와의 사이는 조금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그 일이 있고 한 3일쯤 지났을 때까지도 우리는 냉전상태를 유지했어.
말도 안하고, 눈도 마주치지 않았지.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지훈이가 작업실에서 살다시피했거든.
밥도 안 먹고 하루종일 작업실에 있어서 애들이 걱정됐는지 맨날 밥을 내려줬어.
근데 웬일로 오늘은 위로 올라와 밥을 먹더라?
"화해 좀 해라. 미안해, 잘못했어, 다신 안 그럴게 이게 어려워?"
정한이의 말에 난 지훈이를 쳐다봤어.
지훈이도 날 봤고, 우리는 싸운 후 처음으로 눈이 마주쳤어.
그것도 잠시 난 눈을 피해 식판으로 시선을 옮겼고, 지훈이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커진 젓가락질 소리에 아직도 우리 사이는 그대로라는 걸 느꼈어.
나도 일부러 더 크게 소리내어 밥을 퍼먹었지.
다 먹고 식판을 싱크대에 넣었는데 석민이가 내 팔을 잡았어.
놀라 쳐다보니 자기 것도 넣어달라며 웃는 석민이야.
석민이의 웃음에 한대 때려줘서 울음으로 바꿔줄까 생각도 해봤지만 참고 억지미소를 지으며 싱크대에 넣어줬어.
"누나 엄마가 짐 무겁다고 들러오래."
"니보고 오라고 했지? 나한테 떠넘기지 말라고 나쁜놈아ㅠㅠㅠㅠ"
"아니야. 정확히 누나보고 오라고했어. 나 거짓말 안 해."
"민규야 코 길어졌어. 좀 집어넣어."
원우의 말에 민규는 어색하게 웃으며 현관을 묵묵히 가르켰어.
걍 꺼지라는 거지..? 난 방으로 들어와 패딩을 입고 계단으로 내려와 신발을 꾸겨신었어.
근데 어이없게도 저번에 지훈이가 날 신데렐라에 빙의하게 해준 날이 급 떠오르는 거야. 순간 또 울컥해서 눈물이 나오려는 걸 꾹 참았어.
역시 참지 못하고 궁상맞게 또 눈물이 나오더라.. 빠르게 밖으로 나가려는데 지수가 날 불렀어.
"세봉아 잠시만 이리와 봐."
지수의 말에 신발을 벗고 그쪽으로 가니 나의 목에 목도리를 감아줬어.
목도리를 보다 지수를 보니 깜짝 놀라는 거야.
아 맞다 걍 땅에 고개 쳐박고 갈걸..★
"왜 울어?"
그 말에 애들은 다 나한테로 몰려왔어.
"누나 운다고?"
"하품했어.."
"하품? 하품으로 나올 눈물양이 아닌데?"
순영이의 말에 난 정말로 하품해서 울었다며 억울한듯이 말했지.
지훈이는 내 쪽을 슬쩍 보더니 웬일로 작업실 말고 방으로 들어가더라?
빠르게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와 바람에 눈물을 말렸어.
"엄마 이게 다 뭐야? 우리 일주일에 한번씩 장 보잖아!"
"일주일마다 살 게 아니라 이틀에 한번씩 사야하나 봐. 뭐만 했다하면 반찬이 떨어지잖니.."
"아.. 이리줘요 내가 들게!"
봉지를 받아들자마자 헉소리가 절로 나왔어.
엄청 무겁네.. 혹시 엄마 돌 산 거 아니지? 이 질문 했다가 돌아오는 건 무시일 걸 알면서도 난 물었어.
"얼마 혹시 돌샀어?"
역시나 엄마답게 무시하더라구!
엄마는 잠시 은행 좀 들리자며 은행으로 들어갔고, 난 들어가기 귀찮아서 밖에서 휴대폰이나 했지.
"누나!"
오랜만에 들려오는 지훈이의 목소리에 좋아하던 것도 잠시 내 위쪽을 가르키며 심각한 표정으로 뛰어오는 지훈이가 보였어.
정신차리고 봤을 땐 내 위에 지훈이가 축 늘어져있었고, 난 멍하게 누워있기만 했어.
사람들이 점점 모이자 사태파악이 됐고 119 좀 불러달라고 소리쳤지.
가까이 있던 사람이 119에 전화를 걸었고 난 빠르게 일어나 지훈이를 흔들어 깨워보았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자 유리조각들이 보였고 난 놀라움에 입이 벌어졌어.
엄마가 곧 은행에서 나와 119에 전화하려고 했고 난 어떤 분이 해주셨다고 말하며 다시 한 번 지훈이를 흔들어 깨웠지.
**
"여긴 어디지..?"
혹시나 머리가 다쳐 기억까지 잃은 건가 싶어 오열을 하며 지훈이의 손을 잡고 병원이라고 말해줬어.
지훈이는 날 보며 웃는 거야. 이 상황에 웃음이 나오냐며 가슴팍을 쳐도 그저 웃을 뿐이야.
"누나는 안 다쳤어?"
"너걱정이나 해ㅠㅠㅠ 얼굴에도 상처낫잖아ㅠㅠㅠ"
"누나 안 다쳤으면 됐어."
갈라지는 목소리에 마음이 더 아파졌지..
하필이면 그 때 유리가 떨어질 게 뭐야ㅠㅠㅠ 진심 모든 유리 다 뿌셔버려ㅠㅠㅠㅠ
지훈이를 안고 토닥이자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더라?
지훈이도 우나봐ㅠㅠㅠㅠ 마음 여린 우리 지훈이ㅠㅠㅠㅠㅠㅠ
"형!!!.."
"지훈아!!.."
시끄럽게 들어오는 애들은 곧 이어 병실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들어왔어.
아 애들 오니까 또 시끄러워지겠네..
"아주 돈독해졌구나."
"생명의 은인이니까 잘해야겠네?"
"누나 저번에 그렇게 화내서 미안해.."
"내가 더 미안해.. 너 힘들 거 뻔히 알면서 그렇게 말해서 진짜 미안해ㅠㅠㅠ"
그렇게 훈훈하게 화해했다고 한다..★
"근데 계속 그렇게 안고 있을 거야?"
"어..? 아.. 큼큼!"
순영이의 말에 헛기침을 하며 떨어지려는데 지훈이가 더 꽉 안으며 내 등을 토닥여주는 거야.
그 행동에 애들은 모두 눈버렸다는 식으로 토하는 소리까지 완벽하게 해냈지.
"목마르지..? 음료수 좀 사올게."
순영이가 밖으로 나갔고, 난 숨막힌다고 하자 그제야 지훈이가 놔줬어.
순간 편해진 난 지훈이의 얼굴을 봤지.
"상처 어떡할 거야ㅠㅠㅠㅠ"
"누나가 책임져. 상처 어떡할 건데?"
"지수야 상처 어떡해ㅠㅠㅠ"
"의사선생님이 흉 안지게 해주실거야ㅎㅎ"
그 말에 우리는 모두 다 고개를 끄덕였지.
의느님 지훈이를 잘 부탁 드려요.
bonus
곡작업의 스트레스는 그날마다 달랐다.
이번에는 진짜 빡치게도 항상 이별곡이나 슬픈곡 위주로 쓰던 내가 자꾸만 사랑스러운 가사가 써져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별 거 아닌데 그 때는 왜 이렇게 짜증이 난 건지 상처주면 안 될 사람한테 상처를 준 것 같다.
누나와 싸우고 하루 뒤, 가만히 멍때리고 있어도 이별에 대한 가사가 둥둥 떠다녔다.
가사를 종합해보면 미안하다는 말이 반이었고, 그 흔한 말을 가사에서 밖에 표현을 못하는 내가 정말 죽도록 싫었다.
가사를 쓰다보니 누나에게 하고 싶은 나의 말이라고 생각이 든 나는 오늘은 기필코 사과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위로 올라가 식탁에 앉았다.
정한이형의 사과하라는 말에 난 누나를 쳐다봤고, 눈이 마주치자 입을 열려고 했는데 누나는 내 눈을 피해 자존심 상하게도 식판에게로 시선을 두었다.
순간 기분이 팍 상한 난 세게 떠 먹었고 덕분에 쇠부딪히는 소리가 너무나도 크게 들렸다.
신발을 신으러 간 누나의 뒷모습을 멍하게 쳐다보았다.
저거 봐. 또 꺾어신네. 대체 누나는 언제쯤 신발을 똑바로 신고 밖으로 나갈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젖고 있는데 지수형이 누나를 불렀다.
놀라 방금 일어났던 식탁에 다시 앉으니 아직까지 밥을 먹던 원우와 눈이 마추졌다.
"왜?"
"혼자 먹는 거 안쓰러워서."
"웬일이냐?"
"그러게."
영혼은 1도 담지 않고 말하는 날 보다가 다시 밥을 먹는 원우를 보며 답답해서 내 가슴을 내리쳤다.
세상에서 제일 퍽퍽한 고구마를 한입에 다 먹은 느낌이다.
"왜 울어?"
지수형의 말에 놀라 누나와 좀 떨어진 곳에서 눈치를 보며 슬쩍 쳐다보다가 방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었다.
아무래도 형들이랑 동생때문에 민망하고, 어색해서 사과를 못하는 걸 거야.
누나 혼자있을 때 기회를 봐서 미안하다고 하자 다짐하며 누나가 나가고 바로 뒤따라 나갔다.
뒷모습을 보니 뭔가 애기같은 느낌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저렇게 귀엽게 걷지?
"이리줘요! 내가 들게"
누나의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다가 다가가려다가 아주머니의 모습에 또 용기가 나지 않아 걸음을 멈췄다.
아주머니가 은행으로 들어갔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다가가려는데 누나 위로 유리가 떨어지고 있었다.
"누나!!"
정의의 용사가 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날이었다.
누나와 화해를 하게 된 날이기도 하고, 나의 마음을 알아차린 날이기도 했다.
암호닉
일공공사/지유/홉푸/숲/지후니/밍구냐/불가항력/후니/빨강
스포시/순영아/불닭볶음면/호우쉬/밍쩡/J/더침/뿌/자몽
굴렁/권호시/호시십분/하롱하롱/계지계맞/부리풀/티거
뜽철뿌잉/최봉구/뿌존뿌존/뿌뿌뿌뿌/BBB/아이닌
치킨샐러드/민규야/부뿌뿌/수녕수녕/고장난 팅커벨/
뿌뀨야/쿠키/섭징어/속상해/밍구리/세븐판다/쿱승철/한체
호빵/민꾸꾸/뀨뀨/레인보우샤벳/달마시안/풀/세라★
반달/망고/쿱스쿠스/골룸/당근/스누피
암호닉 신청은 언제나 환영이지요ㅎㅎ
골룸님의 소재입니다!
싸우는 거 좋죠!? 너무 좋죠 골룸님?ㅠㅠㅠ 전 정말 좋아요ㅠㅠㅠ
하지만 싸우는 건 똥손인 내가 쓰면 망치는 건 한순간이에요..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어요ㅠㅠㅠ
맞다! 순영이가 더 적극적으로 변하는 건 다음편부터 시작해볼게요(찡긋)
좋은 소재 감사합니다!
지훈이는 원래 독자님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있었어요!
근데 이 일로 자기가 좋아한다는 마음을 알아차린거죠!!
크으으으! 코오오오오!
항상 좋은 댓글 감사해요! 요즘 댓글 읽는 맛에 산답니다ㅎㅎ
항상 사랑한다고 말해서 오늘은 다르게 말해보고 싶네요.
아이 러브 유.
다음편에서 봅시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