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는 끊겼지만 정국은 뜻밖의 수익에 실실 웃었음. 태형이 이름이의 이름을 말했기 때문에. 정국은 이름이의 이름을 곱씹으며 침대에 누움. 아, 어떡하지. 누나는 왜 이름도 예뻐? 이름이가 집에 오면 이름을 불러줘야겠다고 생각하는 정국. - 태형이 전화를 던지곤 이름이를 끌어안았음. 누나는 왜 날 불안하게 만들어요. 이름이가 태형을 부드럽게 감싸안음. 그리곤 태형의 등을 살살 쓸어줌. 뭐가 불안해. 이름이의 말에 태형이 이름이를 잠시 품에서 떼어놓고 눈을 마주했음. 태형의 검은 눈동자엔 흐릿하게 이름이가 비쳤음. 누나도 나 버리고 갈까봐. 누나가 태형일 왜버려. ... 이름이의 달래는 듯한 말투에도 태형은 여전히 기분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음. 이름이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음. 김태형 풀어주려면 앞으로 일주일은 정국일 못 보겠구나, 하는 생각에. 태형이 이름이의 턱을 꽉 잡고 입술에 도장찍듯 자기 입술로 눌렀음. 이름이가 살짝 움찔하며 뒤로 물러서자 태형이 인상을 찡그렸음. 누나 나랑 있을때 다른 생각하지마요. 누나는 표정관리가 안되서 무슨생각하는지 다보이니까. 태형의 말에 이름이가 어색하게 웃음. 알겠어. - 뚜르르 딱딱하고 건조한게 꼭 저의 주인과 닮았다. 정국은 며칠째 전화며 문자며 아무런 연락이 안되는 이름에 미치기 일보직전임. 짜증나, 이 누나는 왜 쥐려고 하면 달아나고 따라잡은거 같으면 왜 더 멀어져서 웃고 있는거 같지? 결국 정국이 휴대폰을 바닥에 내던짐. 이게 다 빌어먹을 김태형때문이지. 그 시발놈이 우리 누나를 잡고 놔주지 않는거야. 사실은 그 반대인데 정국은 그걸 몰랐음. - 태형과 이름이는 어릴적부터 알던 사이임. 왜 태형이 이름이의 스폰을 받게 되었는지 간단하게 설명하면 태형이 부모님이 없기 때문. 고아라는 소리. 태형은 원래 모델을 희망하던 그냥 평범한 아이었음. 집도 넉넉했었고. 하지만 아버지 사업이 망하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셨음. 힘들어하던 태형이 옆엔 이름이가 있었음. 이름이가 태형이 달래주고, 또 태형의 어머니도 있었기에 태형은 그래도 꿋꿋하게 버팀. 하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 컸던 어머니는 그만 태형을 두고 집을 나가버림. 태형은 하루아침에 엄마없는 고아신세가 되고 말았음. 그래서 이름이가 태형이 거둬서 자기집에서 같이 살게됨. 어차피 둘은 어릴때부터 친했고 태형도 이름이를 누나누나하면서 잘따랐고. 태형은 이름이가 엄마같은 존재였음. 이름이는 모성애와 동정심으로 태형을 보살폈고 그래서 태형이 말엔 꼼짝 못함. 이름이는 태형을 버릴 수 없음. 자기가 키웠고 또 이미 한번 버림받은 경험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태형을 함부로 대하지 못함. 태형도 그걸 잘 알고 있기에 여주를 쥐고 흔듦. 지금 이름이가 정국때문에 흔들리는걸 아는 태형은 또 버림받을까봐 이름이를 자꾸 자극함. 누나도 날 버리고 갈거냐 하는 말로. 이름이는 태형의 입에서 버린다는 말이 나오면 불안함. 태형이 어머니가 태형을 버리고 떠났을때도 태형은 몇년동안 정상이 아닌채로 살았고 그걸 옆에서 지켜본 이름이는 맘이 찢어지는 듯 했음. 하지만 그 마음이 태형을 향한 애정이라고 오해해 태형을 떠날 수 없게 만든 것임. 그래서 이름이는 자신이 정국에게 가면 태형이 또 그렇게 될까 불안해서 한동안 태형의 옆에 붙어있음. 저번의 공백이 무색하게도. 태형은 이름이를 너무나 잘알고 있음. 자기를 버릴 수 없다는 것도 버리지 않을 거라는 것도. 또 이름이에게 가장 큰 자극을 줄 수 있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음. 태형은 이름이가 자기 마음에 안들게 행동하면 종종 뛰어내린다는 말을 하곤 하는데 그것은 이름이의 트라우마를 건들이는 말임. 이름이의 어머니가 이름이가 일곱살이 되던 무렵에 이름이가 보는 앞에서 뛰어내려 자살했기 때문에 이름이는 뛰어내린다 라는 말에 굉장히 겁을 먹곤 했음. 그런 것을 아주 잘 아는 태형은 그것을 이용해 이름이를 협박아닌 협박을 함. 누나가 내 옆에 없으면 나 뛰어내려버릴거예요, 라던지. 태형이 뛰어내린다 라는 말을 하면 이름이는 울음을 터트리면서 태형의 허리를 꼭 감싸안음. 제발 그런 무서운 소리 하지말라고. 태형과 이름이는 서로의 약한점을 잘 알면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곁에서 상대를 위하는 사이임. 이름이는 태형을 감싸고 태형은 더 후벼파는. 이름이는 태형에게 휴대폰을 빼앗긴채 강제로 옆에 있게 됨. 가끔 정국이 생각 나긴 했으나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음. 이름이에게 정국은 아직 큰 의미는 아니었으니까. - 현관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에 쇼파에서 휴대폰만 뚫어져라 쳐다보던 정국이 현관으로 뛰어감. 현관문이 열리고 보인건 자신이 기다리던 이름이가 아니라 태형이었음. 정국은 얼굴 한 번 본 적없지만 현관에 서있는 남자가 태형임을 확신했음. 마치 얼굴에 김태형하고 써있는 것 같았음. 정국이 태형을 보자마자 인상을 구겼음. 반가워. ... 아, 넌 별로 안반가우려나? 난 반가운데. ... 그렇게 째려보지마. 나 너한테 좋은거 알려주려고 온거니까. 태형이 마치 자기 집인양 현관에 서있는 정국을 가볍게 지나쳐 거실로 향했음. 그리곤 겉옷을 벗어 쇼파위에 올려두곤 편하게 앉음. 정국도 멍하니 서있다가 태형을 따라 쇼파에 앉음. 태형이 정국을 찬찬히 쳐다봄. 음, 누나 취향이 이런쪽인 줄 몰랐는데, 의외네. 태형의 말에 정국이 입술을 안으로 말아넣으며 정국 또한 태형을 살핌. 뭐가 이렇게 잘생겼어. 정국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태형이 씩 웃으며 말함. 잘생긴거 아니까 그만쳐다봐, 얼굴 닳어. 우리 누나꺼야. 지랄.. 정국은 저도 모르게 나온 욕설에 입을 틀어막았음. 태형이 깔깔 웃으며 정국을 날카롭게 째려봄. 그리곤 주머니를 뒤적거려 케이스를 꺼냄. 정국은 그것을 빤히 쳐다봄. 태형이 케이스 안에서 주사기을 꺼냈음. 너, 이게 뭔 줄 알아? 정국이 고개를 가로로 저었음. 태형이 웃으며 정국에게 손을 내밀었음. 정국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태형이 정국의 손목을 낚아 채곤 말릴새도 없이 주사바늘을 팔에 삽입했음. 정국이 인상을 찌푸리며 태형을 쳐다봄. 태형이 입꼬리를 올리며 낮게 속삭임. 마약이야. ... 내가 좋은거 알려준다고 했잖아. ..야. 우리 누나는 내꺼고, 누나 없으면 너 힘들까봐. 나 존나 착하지. 너 이거 하면 누나 보일껄? 정국이 느리게 눈을 꿈벅거렸음. 정말 거짓말처럼 이름이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만 같았음. 정국의 입술이 조그맣게 움직여 이름이의 이름을 불렀음. 그런 정국이 모습에 태형은 숨넘어갈듯 웃어제낌. 병신새끼. 태형의 말이 희미하게 들렸음. 정국의 눈앞엔 이름이가 있었음. 누나, 누나. 정국이 손을 뻗었음. 이름이가 안개처럼 사라지고 태형의 얼굴이 보임. 정국이 애타는 얼굴로 태형의 팔을 흔듦. 더, 더보여줘. * 드디어!!!정국이!!약에!!손을!!대고!! 만세 ㅠㅠㅠㅠㅠㅠㅠㅠ 저 이제 과학 조시러갑니다^^ 열~공~ 2만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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