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전정국
너탄과 2살 차이나는 오빠 바보들의 특성이 그거라며 머리에 든 건 없는데 힘만 드럽게 좋다. ㅇㅇ바보오빠임. 아는 게 없음 애초에 뭔갈 알려는 노력도 안함. 뭐가 되려고 저러는 지 모르겠음. 근데 또 다른 바보 특성이 그거라며 드럽게 착함. 착하긴 겁나 착해서 너탄이 뭐라고 해도 화도 못 내고 그냥 헤헤 웃기만 함. 너 탄은 학원을 다녀서 밤 늦게 집에 들어옴. 그래서 오빠가 맨날 마중나오는데 오늘 재수없게 좀 불량한 애들이랑 마주침. 거긴 남자 셋, 여긴 여자 하나에 남자 하나. 숫자로 보나 성비로 보나 여기가 밀릴 게 뻔함. 제발 아무 일 없이 지나치면 좋겠다 속으로 기도하는데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죠. "야, 거기 너네 둘. 아니, 남자애 넌 필요 없고, 반반하게 생긴 여자애 너. 우리랑 놀자." 시발. 시발시발. 너탄은 속으로 시발을 초당 100번을 외치고 오빠와 모른 척 못 들은 척 지나가려고 함. 근데 그 중에 하나가 쫓아와서 내 팔목을 잡고 끌고 가려고 함. 너탄은 졸라 심장쫄려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오빠 옷자락만 꽉 붙들고 자리에 버티고 있음.
"저기요, 누구신데 이러세요. 경찰부르기 전에 그 손 좀 놓으시죠." 저 새끼가 미쳤나. 사실 너탄은 타이밍봐서 그냥 손 뿌리치고 토낄 작정이었음. 근데 오빠새끼가 미쳐가지고 말을 검. 무려 말을 걸었음. 너 탄은 다시 속으로 초당 200번 시발을 외침. 너 탄은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오빠 왜 그래...하하...저, 아직 학생인데...집에 가야 되서...이것 좀 놓아주시면 참 감사할텐데...하하..." 이라고 말함. 근데 시발새끼가 안 놔줌. 더 꽉 붙드는 거임. 존나 아픔. 아파서 나도 모르게 아! 라고 소리냄. 오빠 눈빛이 달라짐. 좆됐다 싶었음.
"웃으면서 말로 할 때 손 놓지?" 내 손목을 잡은 남자가 헛웃음을 치며 껄렁하게 오빠 발 밑에 침을 뱉음. 드러워 죽겠네. 그리고 오빠 머리를 기분나쁘게 툭툭 밀치기 시작함. "남의 일에 간섭말고 집이나 가라 꼬맹아."
"아, 나 지금 맞은건가." 그러더니
이 표정으로 남자 손을 내 팔에서 떼어냄. 이제 제발 토꼈음 좋겠다. 시발! 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그냥 토낄 분위기가 아님. 너 탄은 슬슬 똥줄이 탐. 영화에서만 보던 그런 개판난리판날까봐. 꼴에 가족이라고 그래도 오빠 다치는 꼬락서니는 보고 싶지 않거든.
"물러나 있어. 가까이 오지말고, 112에 전화부터 해." 오빠가 너 탄을 자기 뒤로 끌어 놓음. 분위기가 정말 심상치 않음. 숱한 인소와 영화 드라마로 봤던 간접경험에 의하면 저런 대사는 주먹을 날리겠다 이 뜻이 아닌가. 너 탄은 발을 동동 구르며 핸드폰을 뒤적거려 찾음.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112를 누르고 급하게 여기 싸움났다고 빨리 와달라고 울면서 전화를 함. 그 사이에
오빠가 밀리는 거 같음. 너 탄은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달려들어서 무작정 남자 하나 붙들고 팔 깨물고 손가락 깨물고 머리 잡아당기고 오빠와의 전쟁에서 써먹었던 화려한 스킬들을 마구 시전하고 있음. 경찰이 오고 놈들은 이 근방에서 꽤 유명한 양아치였는지 바로 잡혀감.
"별 것도 아닌 것들이 까불기는..." 허세 오짐. 나도 한몫했거든? 하고 말하는데 오빠가 왜 끼어드냐고 화를 냄. 너 탄은 좀 빈정 상함. 도와준 건데 왜 화를 내고 지랄이람. 집에 돌아와서 오빠가 약 좀 발라달라며 내 침대에 벌러덩 누움. 아까 빈정 상함이 아직 그대로라서 조금 거칠게 약을 바름.
"동생아, 오빠 아프다. 살살해라, 살살." 흥. 했지만 그래도 너 탄 때문에 다친 거고 아프다니까 조심스럽게 발라줌. 약 다 발라줬는데 바보새끼가 내 방에서 안 나감. 너 탄은 어깨를 툭툭치며 "바보새끼야, 약 다 발랐으니까 나가." 라고 말 함. 근데 오빠가 갑자기 눈을 딱 뜨더니
"야, 근데 나 오늘 좀 멋지지 않았냐?" ...뭐, 멋졌던 건...인정. 2.정호석
너 탄과 3살 차이나는 오빠. 평소 입으로 먹고 사는 오빠임. 웃기도 잘 웃지만 아부도 진짜 잘함. 장담하는데 땡전 한 푼 없이 내쫓겨도 입만 있으면 밥 벌어먹고 사는데 지장없을 거임. 너 탄은 20살 된 기념으로 친구들이랑 늦게까지 술마시고 놀다가 차 끊기기 직전에 집에 들어가는 중이었음. 근데 자꾸 뒤에 누가 따라 붙는 기분임. 너 탄이 뒤를 힐끗 돌아 봤는데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푹 눌러 쓴 남자가 따라오고 있음. 너 탄은 거의 울지경임. 요즘 연쇄살인이나 납치, 인신매매 이런 주제의 뉴스기사들이 막 뇌를 스침. 너 탄은 핸드폰을 들고 오빠한테 카톡을 함.
오빠가 마지막 카톡 확인을 안 해서 너 탄은 마음이 더 급해짐. 조금 뛰듯이 걸었더니 남자의 발소리도 좀 더 빨라짐. 너 탄은 진짜 울 것 같음. 제발 누가 지나가기라도 해줬으면 좋겠음. 근데 제기랄스럽게도 아무도 없음.
"정탄소!" 저 멀리서 오빠가 너 탄 이름 부르면서 경주마처럼 달려오고 있음. 오빠가 저렇게 전투적으로 뛰는 거 처음봄. 오빠 얼굴보니까 긴장이 풀려서 주저 앉아 버림. 근데 이상함. 남자가 안 도망감. 발소리가 더 가까워짐. 오빠가 여기까지 달려 오려면 좀 더 걸릴텐데. 갑자기 뒤에서 남자가 너 탄 팔을 끌어 당김. 진짜 무서워서 눈물 남. 너 탄 진짜 주저 앉은 채로 남자 팔 잡고서 살려달라고 울면서 애원함. 그 때 오빠가 땀에 흠뻑 젖어서 남자의 손을 발로 차냄. "너 뭐야, 이 새끼야!" 너 탄은 무서워서 오빠 허리 끌어 안고 엉엉 움.
"안 꺼지냐? 꺼져." 남자는 낮게 욕을 읊조리고 반대편으로 도망침. 너 탄은 오빠 끌어안고 엉엉 움.
"어후,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날 뻔 했네. 어디 다친덴 없냐? 업힐래?" 너 탄은 이대로 집까지 걸어가는 건 무리인 것 같아서 업히겠다고 고개를 끄덕임. 그리고 오빠 등에서 잠들었던 것 같음. 눈 떠보니 너 탄 방, 너 탄 침대 위더라고. 방문 열고 나오니까 오빠가 식탁에서 커피마시고 있음.
"일어났네? 눈 팅팅 부은 거 봐라. 웃기다, 너." 너 탄은 입을 비쭉대다가 등을 휙 돌림. 그래도 고맙다고는 말해야 될 것 같아서 개미똥구멍한 목소리로 고맙다고 함.
"좀 크게 말해주면 어디 덧나냐?...그래도 고맙다고도 말하고 철들었네, 우리 탄소." *보고 싶은 주제 마구 찔러주세요! 댓글은 작가를 춤추게 합니다 ~^0^~ 호석이 사진 하나가 안올라가요...8ㅅ8 자꾸 렉걸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