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재욱과 연애하는 썰_시즌2_07
w.1억
bgm_별빛같던 우리의 낭만들도 - 유지희
혜윤이가 우리집에서 거의 이틀을 지냈어. 학교도 안 가고 늦잠만 계속 자더라? 학교 가라고 그렇~게 말해도 혜윤이의 심란한 마음을 너무 잘 알겠어서 가라고 못 하겠더라...
족발을 시켜서 먹는데. 혜윤이가 배가 엄청 고팠는지 허겁지겁 먹었어.
"점심 안 먹었어? 냉장고에 샌드위치 있는데.. 그거라도 먹지.."
"엉? 아냐 아냐! 점심에는 배가 안 고팠달까....핳.."
혜윤이가 쌈을 싸서 크게 한입 먹다가도 갑자기 나랑 재욱이를 눈치를 봤어.
왜 눈치를 보나 싶어서 재욱이를 봤더니, 재욱이가 완전 벌레 보듯이 혜윤이를 보는 거야.
혜윤이가 뻘쭘한지 뒷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말했어.
"왜애...?"
"먹어."
"미안.... 염치없이 계속 내가 망고랑 붙어있어서.. 둘이 데이트도 못 하고.... 나 두고 둘이서 데이트 해도 돼! 그래도 되는데...ㅎㅎ..ㅎ..."
"누가 뭐래?"
"너 원래 쳐다보는 거 싸가지 없는 거.. 아는데.. 요즘 유독 더 싸가지 없게 느껴져서..그냥 찔려서 그랬어.."
"머리나 좀 감아라. 하루종일 집에만 이틀 꼬박 있어놓고. 더럽게."
"원래 밖에 안 나갈 때는 안 감아도 돼."
"친구끼리 잘하는 짓이네."
나도 안 감는데..괜히 찔려서 재욱이를 보면, 재욱이가 고개를 저었어.
혜윤이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게 좀 슬펐어..
망고가 화장실에 가자, 혜윤은 여전히 크게 쌈을 싸서 입 안에 넣었고.. 재욱이 혜윤을 한참 바라보다 작게 말한다.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니냐."
"어?"
"망고한테까지 굳이 괜찮은 척 해야 되냐고."
"…뭘 괜찮은 척이야."
"하여간.. 미련한 건 똑같네."
"김석우.. 학교 나오냐?"
"당연히 나오지. 너처럼 안 나올 줄 알았냐. 근데 너는 왜 안 나가는 건데. 피하지 마."
"……."
"서로 안 맞아서 싸우고, 헤어진 거면서 왜 네가 죽을 죄라도 지은 사람 마냥 안 나와. 너도 다른 남자 소개 받아. 너 좋다는 사람도 만나고."
"힘들어서 안 가는 거 아니야."
"……."
"쪽팔려서 못 가겠다 이놈아....그리고 나같은 년한테 좋은 사람이 나타날리가 없잖아."
"난 쪽팔리다고 해서 학교도 안 나오고 피하는 게 더 쪽팔릴 듯. 남들 시선 신경쓰는 게 제일 이해 안 가. 너 석우형이랑 헤어지기 전까지는 이런 성격 아니었잖아. 너무 소심해진 거 아니냐."
"……."
"눈치 없고 시끄럽기만 하던 애가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달라지냐."
"개새끼야."
"……."
"그래도 합격이다. 넌 쭉~~합격이야. 아주 우리 허니 남자친구인 거에 대해서! 너무 만족하구요~~~"
"ㅋㅋ.."
"비웃냐??"
"ㅋㅋㅋㅋㅋㅋ."
"미친놈이? 쪼개네?"
혜윤이 욕하면서 재욱에게 뻐큐를 막 날렸고, 재욱이 무시를 한다.
화장실에서 망고가 나오면, 혜윤이 재욱을 삿대질하며 말한다.
"허니! 이 새끼가 나보고 자꾸 기분나쁘게 쪼개는데 어떻게 생각해???"
"재욱이가 쪼개??"
"어!! 개쪼개!!"
"귀엽잖아 ^^ 봐주자."
"허니...? 허니는 내 편 아니야...?"
드디어 혜윤이가 학교에 간대!! 평소처럼 똑같이 하이하이하이! 안녕~~안녕~ 하고 사람들한테 인사를 하고 다녔어.
예은이도 뒤늦게 학교에 와서는 혜윤이 보고 왜 저러냐고 인상을 썼어.
글...쎄..? 갑자기 달라지긴 했지..."
"도환씌~~! 안녕하신가~~?"
혜윤이가 앙녕!! 하고 도환 오빠 엉덩이를 툭- 치고 빙빙 돌아서 강이 오빠 엉덩이도 툭- 치고 갔어.
"뭐냐..쟨 또..."
"뭔가.. 안 본 사이에 살짝 더 미친 것 같은데요..?"
"근데 내 엉덩이는 왜 안 치지?"
도현 오빠가 자기 엉덩이도 쳐달라면서 혜윤이를 쫒아갔고.. 마침 딱! 석우 오빠가 강의실에 들어오는 거야.
근데 이상하게...괜히...
"뭐냐 김망고? 왜 그렇게 쳐다보냐?"
"…에?"
"막 사람을 막...그렇게..막..쳐다보면.."
"제가 뭘 어떻게 쳐다봤다고.."
"아니야...?"
"뭐가요.."
"왜 이래. 화났어? 나 뭐 잘못했냐??"
"아니요..?"
째려보게 됐어.. 혜윤이를 괴롭혔으니까!!! 너무 미우니까 ㅡㅡ..;;;
자리에 앉아서 핸드폰이나 하고있는데 뒤에서 나를 콕- 찌르길래 뒤돌아봤더니.. 강이 오빠가 핸드폰을 보고 있는 거야.
그래서 강이 오빠를 한참 바라보면..강이 오빠가 고갤 들고서 나한테 말했어.
"뭔가 뒤 돌아보면서 바로 나를 보는 걸 보니.. 내가 널 찔렀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
"나 맞아."
"진짜 유치해서 상대도 하기 싫어."
"누가 들으면 맨날 내가 너 괴롭히는 줄 알겠다."
"맨날 괴롭히잖아;"
"딩동댕~~"
"하.."
혜윤이가 나의 팔을 잡고 흔들길래 혜윤이를 봤더니.. 혜윤이가 울상을 지으면서 말했어.
"허니이이잉~~ 우리 클럽 가자아아아~~ 어때??? 아~~ 맞다~~ 허니는 이재욱 때문에 못 가겠구나아....20살 청춘을..클럽도 못 가고...하..아쉽다....."
저 말을 하면서 재욱이를 대놓고 쳐다보는 거야. 그럼 재욱이가 고갤 절레절레 하면서 보던 핸드폰을 계속 봤어.
아무래도.. 클럽은 좀 그렇겠지??
"됐어. 그냥 해본 소리야."
"미안해..ㅠ...ㅠ..."
"됐어!허니..미안해 하지 마."
"예은이랑 가는 건...어때?"
"얘 클럽 싫어해."
"아.."
"진짜 미안해 하지 마! 그냥 해본 소리니까! 진짜!.."
그래도.. 뭔가 눈치 보이고..미안하고 그런 걸..
잠깐 조교실에서 설문조사 할 게 있다고 오라고 해서 도환이 오빠랑 같이 올라가는데
발을 헛디뎌서 넘어질 뻔 했는데 도환이 오빠가 내 옷깃을 잡아줬어.
"아! 고마워요."
"넌 애가 왜 이렇게 덤벙거리냐."
"아..그러게요. 어렸을 때부터 듣던 소리라.."
"계단에서 자빠지면 골로 가."
"말 참 무섭게 하네요.."
"처음 보는 옷이네."
"아, 이 옷.. 사실은 작년에 사놓고 이상해서 한 번 밖에 안 입었던 건데.. 역시 별로죠?"
"아니. 예뻐."
"그래요? 다행이다.."
"근데 확실히.. 예은이나 혜윤이가 입었으면 더 예뻤을 수도.."
"…저기요?"
"ㅋㅋㅋㅋㅋㅋ근데 넌 왜 나한테 말 안 놓냐? 강이한테는 말 놓으면서."
"말 놓으라고 안 했잖아요."
"아, 놓으라고 해야지만 놓는다? 그럼 놔."
"근데 지금은 존댓말이 편한데.. 가끔 말 놓는 건 어때요?"
"안 돼."
"치.."
조교실에 와서 설문조사를 다 하고선 내려가려고 했을까.. 도환이 오빠가 나한테 말했어.
"재욱이랑 성현이 강의실에 보이면 조교실로 올라오라고 좀 해."
"네에~"
"뭐야. 저기 오네."
재욱이가 딱 마침 조교실 문 앞에 도착한 거야. 재욱이랑 눈을 마주치고선 웃었어.
강의실에 가려고 하면, 재욱이가 내 손을 잡고 말했어.
"오늘 클럽 갔다와."
"어?"
"대신 술은 마시지 마라."
"재욱아....?"
"김혜윤 기분 맞춰주라고. 걔도 걔 나름 힘들텐데."
"진짜..? 그래도 돼?? 근데..그래도...좀..."
"괜찮아. 네가 예전에 그랬잖아. 김혜윤이랑 신예은이 진짜로 잘 만난 친구들 같다고. 걔네도 너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니까. 그대신.."
"……."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응!! 알겠어! 진짜 고마워!! 진짜 진짜...!"
재욱이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어. 나 진짜 남자친구 잘 만난 것 같아.. 내가 널 만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야아아! 됐어 허니!!! 됐어! 진짜 그냥 해본 소리야!"
"……."
"이재욱 그 새끼 진짜... 감동 받네.. 개쉐키.. 진짜! 클럽 안 가! 다음에 갈래!! 그냥 오늘은 술만! 술만 마시겠습니다. 강이 오빠가 술 사준다고 했거든!"
"그래?? 진짜?"
"응! 치맥 사준대. 쩔지?"
"오!!"
혜윤이가 브이- 하고 웃었고, 곧 혜윤이 옆으로 석우 오빠가 지나가자마자 괜히 내가 눈치를 다 봤는데
혜윤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바보같이 웃으면서 이상한 노래를 불렀어.
학교 끝나고 우리집에 와서는 침대에 누워있는데
자연스레 같이 누워서는 재욱이가 내 뱃살을 만지길래 난 가만히 있었어. 근데 재욱이가..
"뱃살 귀여워."
"아, 만지지 마....."
"한 5키로만 더 찌우자."
"싫어 ㅡㅡ."
"왜. 살 찌면 귀여울 것 같은데."
재욱이가 배를 물려고 하길래 간지러워서 밀어냈어.
생각해보니까 어제 택배와서 뜯어놓기만 하고 입지 않았던 옷이 생각나서 벌떡 일어나서 옷장을 열었더니
재욱이가 누운 상태로 물음표를 띄운 채로 날 봤어! 짜잔~~
"뭐야?"
"예쁘지!"
평소엔 붙는 옷 하나 안 입는 내가 이번엔 완전 붙는 옷을 입어보려고 해! 옷을 보여주면, 재욱이가 옷을 한참 보더니 말했어
"유아용 옷 아니야?"
"에? 아니야!!"
"입을 수 있기는 해...?"
"응! 붙는 옷!"
"그럼 완전 야할 거 아니야."
"뭘 야해!"
"완전..붙으면 막..그럴 거 아니야!"
"에이...난 볼 것도 없는데?"
"……."
"입어볼게!"
"…응."
결국엔 입었는데.
"안 돼."
"왜!!"
"너무 부각 됐잖아."
"…좀 그래?? 그래도! 나 이거 꼭 입고싶은데.. 이거 색도 예쁘고... 여태 이런 옷 안 입었었고... 너랑 데이트 할 때만 입을게!"
"그럼 나도 막 벗고 다닌다?"
"뭐래애 왜 벗어! 내가 벗었냐?????"
"벗은 거나 다름 없잖아. 색도 무슨 살 색이랑 비슷해."
"뭐래애 진짜 ㅡㅡ."
씨- 하고 싱크대 위에 있던 물컵을 싱크대 안으로 세게 쾅- 놨더니 재욱이가 어??하고 날 봤어.
"띠껍네?"
"ㅋㅋㅋㅋㅋㅋ띠껍댘ㅋㅋㅋㅋ"
"죽을래? ㅋㅋㅋㅋ."
재욱이가 이리와보라고 하길래 갔더니, 갑자기 내 어깨를 탁! 잡고 눕히는데.. 너무 야한 분위기길래.. 아아아아- 하고 재욱이를 장난스레 밀었어.
재욱이랑 뽀뽀 하려고 하는데.. 순간 카톡이 왔어. 알림 소리에 먼저 재욱이가 내 핸드폰 화면을 봤어.
"진혁이 누구야?"
"응?"
"??"
"아....왜? 뭐라는데?"
"뭐하냐고 카톡 왔어."
"아..그냥! 남사친인데..! 신경 안 써도 돼!!"
"무슨 신경을 안 써.. 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재욱이한테 뽀뽀를 했더니, 재욱이가 나를 삐진 듯 바라보았고... 결국 둘다 웃음이 터져버렸어.
소개받은 남자와 같이 술을 마셨을까, 혜윤은 조금 취해있었다.
남자에게 부축을 받고 편의점 앞에 도착한 혜윤이 편의점 앞에 벤치에 앉았고.. 남자는 잠시 음료수를 사온다고 하며 편의점으로 간다.
벤치에 앉아서 멍을 때리던 혜윤의 앞에 누군가가 섰다.
"뭐하냐?"
"…뭐."
"남자친구야 쟤?"
"아니. 곧 남자친구 될 거야."
"그래서 뭐 술 취해서 자기라도 하려고?"
"그러든 말든."
"술 취했으면 집에나 가. 이상한 남자랑 같이 있지말고."
"너도 소개 받은 여자랑 할 거 다 했을 거 아니야."
"뭔 개소리야 그건?"
혜윤이 울면서 석우를 올려다보았고, 석우가 혜윤의 손목을 잡아 끌며 말한다.
"집에 가."
"놔, 미친놈아."
"……."
"놓으라고오!! 나도 남자랑 하고싶은 거 다 할 거야! 너는 나 싫다면서! 왜 잡아?? 제발 한가지만 해!! 뭐하는 건데! 싫다고 할 땐 언제고..! 제발 꺼져."
"…야."
"……."
"너는 끝까지 사람 기분 나쁘게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