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 참조) 얼떨결에 구준회 숙제 셔틀이 된 불쌍한 진환이.. ㅠㅠ " 저.. " " 뭐 " " 여기.. " " 저 뭐. 뭐뭐뭐. 여기 뭐. " " 미안.. " " 알면 됐으니까 10분 뒤에 깨워 " 기껏 숙제까지 해 줬더니만.. 늦게 온 주제에 바로 풀썩 엎어져 자는 괘씸한 준회 아직 잠들지도 않았으면서 건드니까 더럽게 성질을 냄. 숙제 주려고 조심스럽게 말 건 김진환은 동공지진 ㅋㅋㅋㅋㅋ 〈10분 뒤> 톡톡. " 저기.. " " 아으아.. ㅆ,발 " " ..10분.. " " 너 누구야으으ㅇ, 뒤질래? " " 미안.. " 10분 사이에 침까지 흘리고 잔 준횤ㅋㅋㅋ 밍기적밍기적 일어나 보니 옆자리에 아무도 없음 뭐지 누가 깨웠지. 음. 다시 자려던 도중 책상 끄트머리에 올려져있는 책과 포스트잇을 발견함 ' 숙제 다 해놨는데 많이 졸린 것 같아서 여기 둘게. 오늘 2교시 검사래 -김진환 ' 글자로는 말 졸라 잘하네. 반듯하면서도 정갈한 진환이 글씨가 신기했는지 가까이서 몇 번 관찰하고 그 밑에 샤프로 작게 답장을 써놓음 ' ㄱㅅ -구준회 ' 그리고 포스트잇은 고이 접어서 자기 필통에 넣음.. 그럴거면 도대체 답장은 왜 쓴거얔ㅋㅋㅋㅋㅋㅋ - " 진환아 가자! " " 알았어 잠깐만, " 종례가 끝나자마자 요즘 한빈이는 교실로 매일 진환이를 데리러 옴. 원래는 교문에서 느긋하게 만났었는데 진환이 짝이 준회라는걸 알아버린 이후로부터 부쩍 빨리 뛰어오는 한빈이.. 물론 준회는 그런걸 알 리 없음.ㅋㅋㅋ " 너네 둘이 사귀냐? " " 너 내가 얘한테 말걸지 말랬지? " " 진짜 쫑알쫑알 확 때려버리고 싶네. " " 뭐? 누가 누굴 때려? " " 하..한빈아 그만하고 빨리 가자. " " 너 내가 봐준다 " " 야!!!! " 가방 메면서 준회 특유의 약올리는 표정으로 나가는 순간까지 시비걸고 감 ㅋㅋㅋ 물론 한빈이는 부들부들.. 진환이가 말리는 탓에 씩씩거리기만 할 뿐 절대 싸우진 못함. " 진환아 내가 오늘 연습이 있어서 너 못 데려다줄 것 같은데.. " " 괜찮아 내가 무슨 애도 아니고, 빨리 가 봐 " 항상 학교 끝나고 집까지 진환이를 데려다주는 한빈이, 신입 부원인데도 센터를 맡고 있어서 매일 연습해야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 대고(=사실 진환이 데려다주느라) 30분씩 늦게 감. 그런데 이젠 옆 학교 공연이 임박해서, 어쩔 수 없이 진환이를 먼저 보내야 하는 상황 " 하긴 이제 너도 다 컸지.. 그래 내일 아침엔 꼭 데리러 갈게, 조심히 들어가! " " 응 너도 연습 열심히 하고! " 생글생글 웃으며 손 흔들어주는 진환이. 사실 진환이가 걱정되는 것도 있지만 하루종일 진환이와 붙어있고 싶은 마음도 큼. 그걸 '좋아한다'는 감정이라고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음 진환이랑 어렸을 때부터 붙어있으면서 짝사랑하던 여자들까지 전부 지켜본 한빈이 입장에서는 자신을 좋아할 확률이 0%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진환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하루 중 유일한 낙이니까,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쭉 해왔던 일이니까. 자신에게 의지해주는 순한 강아지같은 진환이가 마냥 좋아서 한빈이는 항상 진환이의 흑기사를 자처했음. - [ 조심히 들어가 - 한빈 17:13 ] [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 한빈 17:13 ] → [ 알았어ㅋ ] 헤어진 지 몇 분이나 됐다고. 피식 웃는 진환이 항상 의지하는 한빈이지만 이럴 때 보면 고맙기도 하고 나름 귀여움. 오늘은 집에 가서 준회 숙제부터 해야겠다. 생각하며 두배는 무거워진 책가방을 메고 집으로 향하는 길 틈만 나면 자신을 괴롭히는 준회가 밉지만 그래도 학교 끝나고 불려가서 맞는 일이 없는게 어디임.. 잠시 중학교 때를 떠올리자 생각만 해도 괴로운지 작게 몸서리치는 진환이. 한빈이가 없었다면 지금쯤 구준회한테 끌려가서 맞고 있겠지? 그나저나 오늘 국어 숙제가 우리나라 속담 50개 조사해오기인데 그걸 어느 세월에.. " 어, 김진환이냐? " " 아.. " 벌써 하나 채웠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 - 재미 없는 글 재밌게 봐주신 분들,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 고맙습니다 ♡_♡! 준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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