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 민윤기 + 깔따구 박지민 / 군주의 꽃잎 02_레빌
-1년 전
" 야 정호석 매점가자 "
" 아 귀찮아, 남준이랑 가 "
" 남준아 매점가자 "
" 매점 NONO해 "
" 아 진짜 친구란 새끼들이 친구가 배고파 뒤져가는데 관심도 없고 진짜!!! "
교실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는 윤기.
" 아오, ㅆㅂ 쟤 오늘따라 왜저러냐 미친거같어 "
" 몰라, 아침 굶었나보지 "
" 야 민윤기, 따깔 하나 붙여줄테니까 얘랑 가 "
호석은 귀찮은 자신을 대신해 복도에 지나가던 아이 하나를 붙잡아 윤기에게 던지듯
밀어주고는 다시 자신의 할일을 계속했다.
" 아 진짜, 야 니들껀 꿈도 꾸지마라, 가자 뉴프렌드 "
" 아..저기 잠시만...."
" 아 왜 그냥 가자~~"
결국 윤기의 뉴 프렌드로 끌려갔다.
매점에 도착하여 매점에 있는 음식의 씨를 말리려는 듯
모조리 쓸어담는 윤기, 계산을 마친 뒤
옥상으로 올라왔다.
" 으어...편하다.... 너도 여기 누워 "
옥상에 있는 마루에 드러눕더니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쳤다.
" 저기...수업 들어야 하는데요..."
그 말에 살짝 짜증이 난 윤기는 지민의 팔을 잡아 앉힌 뒤
봉지를 뜯어 먹기 시작한다.
한참을 혼자 말도 없이 먹다가 옆을 흘깃 보니
햇빛에 나른해진 탓인지 꾸벅꾸벅 졸고 있는 지민.
자꾸 흔들흔들 떨어질듯 불안해 보이는 지민의 모습에
편하게 눕혀 주었다.
눈앞에 손을 휘휘 저어 잠든 것을 확인하고
지민의 얼굴을 훝어보았다.
얇은 턱선, 도톰한 입술, 부드러운 눈매.
고등학생의 얼굴 치고는 아직 앳된 지민의 얼굴에
순간 귀엽다고 느꼈다.
한참을 보고 있던 그 때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렸고,
번쩍 눈을 뜨는 지민.
자신의 눈앞에 있는 윤기의 얼굴에
당황한듯 눈을 깜빡거리다
벌떡 일어난다.
" 저...내려가도 되죠..? "
" 어??어...내려가 "
나가려다 뒤를 돌아보는 지민.
" 선배도 얼른 내려오세요, 추워요 "
우물쭈물 말하고 가는 뒷모습에 다시금 멍해진 윤기.
자신의 볼을 꼬집으며 애써 정신을 차리려 노력한다.
그리고 한참 뒤 윤기의 교실
" 와 이 치사한 새끼 진짜 아무것도 안들고 왔네 "
" 으리없는 으리으리한 새끼 "
" 나가 뒤져라 병신아 "
빈손으로 돌아온 윤기에게 비난이 쏟아졌지만
조금전의 상황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한 윤기.
" 야 민윤기 정신차려 "
" 아 진짜 얘 또 왜이래??"
" 야 민윤기 나와 구름빵 하러가자 "
" 어..먼저 가있어 "
" 뭐야 진짜 "
" 냅둬 야 빨랑와라 길 잃지 말고 "
" ㅋㅋㅋㅋㅋㅋㅋ저 병신 저번에 담배 꼬나물고 자기발로 학주 찾아감ㅋㅋㅋㅋㅋㅋㅋㅋ "
" 지금 상태보면 경찰서 찾아갈 삘이여 "
" 미친놈ㅋㅋㅋㅋㅋ "
" 언능와라!! "
요란스럽게 나가는 아이들.
이내 복도도 조용해지자 몸을 일으켜 계단 건너 옆 건물에 있는 지민의 반을 찾아갔다.
빈 지민의 옆자리.
슬그머니 엉덩이를 붙였다.
고개를 숙이고 자고 있었던 건지
옆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부스스 눈을 뜬다.
고동색 눈동자로 윤기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지민.
" 담배필줄 알아 ?? "
느닷없는 담배 얘기에 살짝 당황하며 지민이 대답한다.
" ..? 아니요.. "
" 아...그래... "
"....."
" 술은? "
" .......? "
점점 대화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자
대답을 하지 않고 물끄럼히 바라만 보는 지민.
이제 오히려 당황한 쪽은 윤기다.
" 아..미안하다 "
그리고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을 나갔다.
친구들과 합류한 윤기.
죽고 못사는 담배를 피우면서도 도무지 정신을 차리질 못하고 멍하니 있는 윤기.
윤기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망할, 애초에 그런 질문을 하면 안 됐던거다
그저 오래 대화해 보고 싶었고, 한번 더 보고싶었다.
그런데 막상 얼굴을 보니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고,
기회를 놓칠까 아무 말이나 내 뱉었는데 지민을 당황시키고 말았다.
게다가 두 번째 질문에는 아예 답을 하지 않았지 않던가..
" 씨발 "
순간 확 짜증이 올라온 윤기는 얼마 타지도 않은 담배를
손으로 우그러트렸다
" 미친새끼야!!! 와 이 또라이새끼 담배를 손으로 끄는 새끼가 어딨어!!
안아프냐??!! 어!?? "
호들갑을 떨며 윤기의 손을 살피는 호석의 손을
신경질적으로 쳐 내며 일어나 먼저 교실로 돌아왔다.
남은 교시는 동아리 시간이다.
밴드부인 윤기.
지민은 무슨 동아리일까 궁금하여
연습후 쉬는시간이 되자 혼자서 지민을 찾아나섰다.
학교를 한바퀴나 돌고 나서야 보이는 지민.
지민의 동아리는 의외였다.
' 댄스부 '
조용하게 생긴 애가 댄스부라니...?
동아리를 확인하니 들어가기 꺼려졌다.
밴드부와 댄스부.
두 동아리가 창설된 이후로 계속 앙숙 관계를 유지 중이었다.
두 동아리중 어느 누구도 상대 동아리를 먼저 찾아오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자존심이나 체면 따위보다
거울 앞에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지민이 먼저였다.
' 벌컥 '
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윤기에게 쏠리는 모든 시선.
그 시선을 뚫고 지민에게 다가섰다.
" 선배..! "
" 잠깐 나와봐 "
" 야, 너 밴드부지 뭔데 우리 부서 애를 맘대로 데려가냐 "
" 얼른 나와 "
" 야 민윤기 너 미쳤냐 ? "
" 얘기만 하고 보내준다고 "
지민이 소심하게 윤기를 따라 나왔다.
근처 의자에 앉아 말을 시작하는 윤기.
" 야, 너 이름이 뭐냐 "
" 박...지민 이요 "
" 야......너 나랑 같이 다니자 "
" 네? "
" 아니..뭐...같이 매점 갈 사람도 없고...
걍 같이 다니자고 "
" ...네 "
라고 대답한 지민,
그제서야 윤기는 남몰래 긴장했던 몸을 풀고
" 내일부터 반에 붙어있어, 내가 갈테니까 "
"네.."
" 됐어 들어가봐 "
" 아..안녕히 가세요 "
깍듯이 인사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는 지민의 뒷모습을 보며
슬그머니 미소짓는 윤기.
" 야, 쉬는시간 20분 지났다. 어디갔다오냐 "
" 미안 "
" 아 뭐야 진짜 너 오늘 왜그러냐고 "
" 됐고, 얼른 연습해 "
" 치사 똥이다 민윤기 "
" 죽을래, 야 그리고 내일부터 나랑 같이 다닐 애 있다 "
" 진짜?? 누군데?? 드디어 민윤기 친구사귄거???? "
" 저 냉혈인간이 어떻게 친구를 만들었냐 우리없으면 왕따인 새끼가 "
" 친구 아니고 후배 "
" ㅇ에??????? "
" 누군데???!!! "
" 니가 매점갈때 붙여준 놈 "
" 그새끼도 참 인생 고달프게 살겠다 에휴..내가 미안하다!!! 후배여!!!!! "
변함없이 시끄러운 호석의 오버액션을 무시하며 자신의 자리인 피아노 앞으로 가 앉는 윤기.
그 후 연습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안녕하세요 레빌입니다!!
즐겁게 읽으셨으면 좋겠네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오겠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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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