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누나 왔어?" 일을 끝내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상혁이가 다가와 반긴다 내 겉옷을 받아주려는 손길을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가자 민망해진 손을 주머니에 숨긴다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옆에 따라붙어서 말을 건다 "누나누나 내가 밥차려놨어 밥먹어!" 따라붙는 상혁이를 지나쳐 소파에 앉아 티비를 틀고 들어오지도 않는 내용을 들으려 노력한다 내가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하자 식탁과 나를 시무룩하게 번갈아 쳐다보다가 이내 내 옆자리에 앉아 날 빤히 바라보는 상혁이다. 그 시선에 슬픔이 묻어있어 내가 눈물이 날것같아 황급히 티비를 끄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웅크리고 누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잠시뒤 머리맡이 잔잔히 흔들리더니 상혁이 내 등을 토닥인다 그 손길에 더 울컥해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소리를 질럿다 "제발 가라고!!!!! 왜 계속 나타나는건데!! 어짜피 평생 같이 못할건데 왜 계속 내 앞에 나타나는건데!!!!!" "별빛누나... 울지마... 슬퍼하지마..... 내가 미안해.." "니가 뭐가 미안한데......흐윽.. 상혁아..으흐윽.... 니가 무슨 잘못이 있어...내가...내가 미안해... 내가 잘못햇어.." "아냐. 누나 잘못 아니야..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거야. 차라리 이편이 나아.. 누나 잘못하니니까 그만 슬퍼해.." 꺽꺽대며 우는 나의 어깨를 토닥이며 자신도 눈물을 훔치는 혁이다 그런 혁이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함에 더 안타까워져 눈물만 흐른다. 한참을 울다지쳐 잠이 들고 상혁이는 내가 잠들때까지 계속해서 내 곁을 지켰다. 다음날 눈을 뜨니 왠일로 내 옆에 상혁이가 없다. 뭔가 이상해 벌떡 일어나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상혁이를 부르는데 없다. 상혁이가 떠났다. 완전히 날 떠나버렸다. [띠리릭-] 문열리는 소리에 상혁인가싶어 현관으로 뛰쳐나갔는데 상혁이가 아닌 재환이가 서있다. "재..재환아....재환아....어흐으윽" "왜그래???별빛아 무슨일 있었어???" "혁이가...상혁이가....하으윽.......상혁이가 떠났어.. 상혁이가 가버렸어...어으윽....상혁이가 사라졌어..." "별빛이 너 아직도....하아.. 왜그래.. 요새들어 나아지나 싶었더니.. 휴.. 별빛아... 상혁이 죽었잖아.. 왜 그래 또.. 니가 니 손으로 강에 뿌려줬잖아... 왜 또 이러는건데.." "무슨소리야... 상혁이가 왜 죽어.. 분명히 어젯밤까지 내 옆에 있었는데!!!!!!" "상혁이 죽었어!!!!!!! 너 살릴려고 너 대신 차에치여 죽었다고!!!!! 근데 너 상혁이가 준 목숨으로 이러고 있을거야??" "아.....아아...아으으....사..상혁아....." "제발 이제 상혁이 보내주자...응?.." 재환이에게 안겨 미친듯이 오열하다 상혁이를 찾다를 반복하다 간신히 정신이 차려져 재환이를 붙들고 상혁이에게 데려다 달라고 떼를 쓰자 한숨을 푹쉬더니 날 일으키고 옷을챙겨 차를 태운뒤 상혁이를 뿌린 강가로 갔다 도착하자마자 황급히 차에서 내려 강가로 다가가 물에 최대한 가까이가서 속상였다. "상혁아..사랑해....미안해.. 미안해 상혁아 못나게 굴어서...내가 많이 밉지... 미안해...그래도 사랑해...상혁아" * 강가에 엎드려 보는 사람이 더 애틋하게 상혁이를 불러대는 별빛의 뒤에 서있는 재환에게 누군가 다가온다 "이번에도 오셨네요..." "아..네....참 나은건 같다가도 오늘만되면 저러네요.." "여전히 병원치료는 거부하시는거죠?" "그렇죠 뭐.. 언젠간..낫겠죠? 다들 그렇게 말하잖아요.. 시간이 약이라고...." "다들 시간이 약이라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상처를 곪아터지게 하다 못해 썩게만드는 바보같은 짓일 뿐이에요.. 마음의 상처는 시간이란 녀석이 치료해주기엔 너무 큰 일이거든요." 그말을 끝으로 씁쓸한 미소를 입가에 걸치고 별빛에게 다가가 옷을 걸쳐주고 일으키는 재환이다. 그런 재환을 보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한채 그 둘을 바라보는 학연은 자신의 의사가운을 여미며 다시 병원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읽어줘서 고마워요♥^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