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빈은 그런아이다 "우리...사귈래...?...(벌벌벌)" 시도때도 없는 벌벌미에 "야 또 먹어??? 살찌게??" 상황가리지않는 홍침에 "친구여도 남자는 남자야 니옆에 누가됐건 남자가 붙어있는건 싫단말이야.." 질투가 심하지만 "힘들면 나 있잖아. 여기 니가 기댈 넓은 어깨 니가 얼굴묻고 울수있는 넓은 품. 여기보다 더 좋은데가 어딧냐?" 믿음직한 어깨. 안겨있으면 근심걱정이 싹 사라지는 넓고 따듯한 품. "어휴 이 칠칠이 또 넘어졌냐 업혀 얼른." 언제 어떻게 다치던 업어줄수있는 듬직한 등. "그쪽이 그렇게 함부로대할만한 여자아니에요 그딴식으로 별빛씨 대하지마요" 내가 곤란할때 나서줄수있는 당찬 성격. 그렇게 나에겐 더이상 없어선 안될 아이가 되어버린 이홍빈의 생일인 오늘 난 그 아이에게 청혼을 할 예정이다.
"홍빈씨 잠깐만 저 좀 봐요." "네?..네 그러죠.." 평소엔 회사에서 아는 척도 안하던 내가 말을 걸자 깜짝놀라 벌벌대며 주위를 살피다 내가 눈짓을 주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간격을 두고 나를 쫒아온다. 한참걸어 비상계단으로 들어가 준비해놨던 케익에 재빨리 불을 붙이고 문앞에 서있자 홍빈이 들어온다 "짜잔!! 빈아 생일 축하해!!!" "자..자기야..! 여기 회사야..!! 너 들키면 어쩌려고..!!" 케익들고있는 나를 보더니 눈이 커지면서 사람도 없는 비상계단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목소리를 낮추고 말한다 "뭐 어때 까짓거 들키지 뭐! 우리 자기 나이 한살 더 먹어서 서른두살이 됐네 축하해!" "자기야? 나만 나이먹냐! 너도 나이먹었어!" "쓸데없이 여기서 홍침놓는거 아니야. 자기 단거 안좋아해서 내가 좋아하는 티라미수케익 골랐어^^" "자기 케익먹게? 살찌게??" "야 이흥븐 느 흥츰 그믄느르.." "ㅋㅋㅋ아 귀여워 그만하고 얼른들어가자 너 들키는거 싫어하잖아 케익은 내꺼니까 내가 들고갈게 얼른 들어가." "헤헤헿 응 아 근데 자기야 나 할말있어 귀 좀 대봐." "응?" 나를 배려해서 먼저 들여보내려는 홍빈의 팔목을 잡고 흔들며 말하자 허리를 굽혀 내 입가에 귀를 가져다댄다 '자기 오늘밤 기대해' 가까워진 홍빈의 볼에 재빨리 뽀뽀를 하고 속삭인뒤 비상계단을 빠져나왔다. 멀리서 홍빈의 '자기야!!' 소리가 들리는건 기분탓이라 쳐버리고 자리로 돌아와 커플속옷으로 맞춘게 열벌이 넘어가지만 또 산 커플속옷을 숨겨서 홍빈의 책상위에 올려놓고 자리로 돌아와 빈이에게 쪽지를 남겼다 [자기 오늘밤에 이거입어ㅎㅎㅎ] 잠시후 자리에 돌아와 '억'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체 자리에서 허둥대는 빈이를 보며 뿌듯하게 미소짓고 업무를 시작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우리둘은 이핑계 저핑계대가며 식사자리를 빠져나와 내가 예약해놓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자기 오늘 돈 꽤나 깨졌겠는데?" "누나가 오늘 너를 위해 적금하나 깬듯." "ㅋㅋㅋㅋ생일은 참 좋은날이야 그치?" 신이난듯 내 손을 꽉 잡고 레스토랑으로 차를 모는 홍빈이다 생일때마다 이렇게 챙겨주는데 매번 기분좋게 받아주니 생일챙겨줄맛 난다니까 홍빈이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를 골라먹고 드디어 이벤트를 시작해야할 타이밍이다 "아.. 요즘 애기들이 이뻐보인다 빈아? 넌 안그래??"
"응 애기들 이뻐보여 근데 우리 애기면 더 이쁠거같아." "으..응?? 어..어어..!! 그래 우리 애기면 더 이쁘겠네...^^하하하..." 뭐야 얘 왜이래 이런 대답할애가 아닌데?? 몇일전까지만해도 '야 애기들 보기에만 이쁘지 키우려면 힘들어~' 이랬던 앤데???? 이럼 안돼는데??? "아... 요즘 손이 너무 허전해.. 우리 반지 새로 맞출까?" "그럴까? 내가 이쁜거 봐뒀는데 이따 끝나고 같이 보러가자." "어..?...어어....어...그래....." 뭐지??????? 원래 안이러는데????? '반지는 무슨반지야 사면 일주일도 못가서 잃어버리는게' 이런말하던 앤데????????? 망했다 화낼꺼리가 없다.. "자기 다 먹었어? 그럼 가자." "어....어어....가자 홍빈아....." 망했다. 진짜 망했네...... 똥줄타게 하고싶었는데..... 하......쓸데없이 이럴때 왜....... 결국 별수확없이 회사로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망했다는 생각에 업무도 제대로 하지못해 팀장님한테 까이고 커피타려다 머그컵 깨먹고 점심먹고 돌아와서 멘붕상태다 탕비실에 앉아 멍때리고있는데 오늘 도와주기로 했던 선배언니가 들어왔다 "별빛아 어떻게 됐어?! 잘돼가???" "아ㅠㅠ 선배 망했어요ㅠㅠㅠㅠ" 선배에게 이러쿵저러쿵 털어놓자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어깨를 토닥인다 "똥줄타게 하는건 이미 틀어졌고 서프라이즈라도 제대로 해야겠어요.... 이따 끝나고 홍빈이 좀 제대로 붙잡고 있어주세요ㅠㅠ" "알았어~ 준비 잘하고! 이번엔 잘돼겠지 힘내!" "네.. 감사해요..." 탕비실에서 나와 다시 업무를 끝내고 팀장님에게 졸라서 홍빈이 몰래 빨리 퇴근한뒤 로비로 향했다 "별빛아 얼른!!" 이미 준비중이였던 부서 사원들이 이벤트 물품을 들고 회사 정문앞으로 모여있었고 다들 웃으며 언제부터 그런사이였냐고 물어왔다 웃으며 어물쩍 넘긴후 사원들과 조명으로 문앞부터 회사광장 중앙까지 길을 만들고 중앙에 동그랗게 조명을 둘러싼뒤 장미꽃잎을 뿌려놓고 걸어오는 길마다 포스트잇을 붙여놓고 하다보니 벌써 퇴근시간이다 선배에게 전화해서 빈이를 물어보니 챙겨서 내려갈려고 한댄다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고 외웠던 말들을 되새기며 준비한 반지를 매만지는데 선배언니에게 문자가왔다 [엘레베이터 탓음 포스트잇들 봄 내 눈치도 봄] 벌벌떨며 눈치를 볼 홍빈이를 생각하니 긴장이 좀 풀리고 웃음이 나왔다 주위를 감싸고있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있음에 뿌듯함도 느껴진다 [로비도착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장미 한송이씩 주니까 멍때리면서 다 받음] 상상이가 킥킥대자 같은 부서 직원들이 그렇게 좋냐고 놀려대도 웃음이 나온다 [정문통과.]
드디어 정문통과다. 저 멀리 니가 보인다. 장미를 한아름 안고 주위를 두리번대며 놀란듯 주춤대며 조명길을 걸어온다. 조명길 주위에서 사원들이 내가 부탁했던 노래를 시작했다 사랑해 그 말은 무엇보다 아픈 말 숨죽여서 하는 말 이젠 하기 힘든 말 Oh 햇살이 밝은 아침보다 밤의 달빛이 어울려요 이별의 그 입맞춤 잠시 접어둔 채 이대로 이렇게 힘껏 안아줄게 널 그리고 말할게 나 이렇게 너를 외치면서 My Love 넌 보지 못할 내 마지막 눈물 힘껏 안아줄게 널 그리고 보낼게 나 또 한 번 너를 외치면서 My Love 넌 듣지 못할 사랑한단 내 말 괜찮아 그 말은 안쓰러운 거짓말이야 애쓰면서 웃어도 우린 그저 눈물만 노래가 흐르는 그 조명길을 이제야 니가 나만 바라보며 올곧이 걸어온다 어느새 진지한 표정이 된채 천천히 걸어온다.
벌써 10보앞에 니가 있다 표정변화없이 진지한 얼굴에 살짝 긴장과 불안감이 들지만 멈출생각은 없다 드디어 5보앞... 그리고 바로 내 앞. 여전히 진지한 표정 없어지려는 용기를 붙잡고 너의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홍빈아. 당황했지. 내가 이런일한건 처음이니까. 나 드디어 확신이 섰어... 하....휴.....으떨려.. 갑자기 니가 앞에 서있으니까 머릿속이 백지가 돼서 준비했던 말이 기억이 안난다. 그냥 본론만 말할게. 우리...결혼하자." 홍빈이를 보자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이때까지 되새겼던 말들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 횡설수설하다 그냥 본론만 말하고 반지를 내밀었다 주위에서 환호성이 터지고 누군가 '받아줘!'라고 외치기 시작한다 1초가 1분같아 초조한데 홍빈이는 움직일 생각을 않는다 "하.. 별빛아... 어떡하지.. 내가....하..." 당황해 고개를 들자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가방, 포스트잇, 장미꽃 모두 바닥에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무언가 꺼낸다. "나도 준비했단말이야.." 심플한 반지 한쌍이 내 눈앞에 나타난다. 불안함에 고였던 눈물이 놀라움에 떨어지고 보조개가 한껏 패인채 웃음을 짓던 홍빈이 더 다가와 나에게 입을 맞춘다 아까보다 더 큰 환호성이 터지고 박수소리가 커진다
"내가 다시 말할 기회 줄래? 나랑 결혼하자 별빛아.. 아니 결혼해줘!!!" 한쪽 무릎을 꿇고 내게 반지를 내밀며 남자답게 외치는 홍빈이에 터진 눈물을 어쩌지 못하고 엉엉 울면서 반지를 받아들고 넓고 따뜻한 홍빈이의 품에 안기자 꽉 안아주며 등을 쓰다듬어준다 "사랑해 별빛아!!!!!!" 휘파람 소리가 들리고 등뒤로 준비했던 폭죽이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