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공부만 하는 진환이, 농구부 부장 준회 5
-
" 맞네. 집 가냐? "
" 아, 응.. "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준회와 얼떨결에 마주친 (침착한 척 하지만 굉장히 놀란) 진환이
준회는 모처럼 친구인 지원이네 집으로 놀러가는 길이었음.
그러다 혼자 걸어가는 진환이를 목격하고 슬금슬금 따라와서 태연하게 아는척ㅋ
" 너네 집 이쪽인가봐? "
" 응.. "
근데 막상 둘이 있으니 조오오온나 어색.
어색하지 않게 말 걸어주려 해도 어 아님 응으로 끝나는 진환이 때문에
준회가 말 거는 10초 간격으로 어색.
" 넌 왜 평소엔 말도 잘하면서 내가 걸면 대답도 안하냐? "
" 아.. 그건.. "
" 됐다. 내가 니한테 뭔 말을 하냐 "
" ......(뿌절뿌절) "
" 어 나비 안녕? "
그때 골목에 있던 길냥이가 준회를 보더니 슬금슬금 나옴.
평소 진환이가 등교할 때마다 가끔 밥도 챙겨주고 놀아주던 고양이인데 준회가 아는 척 하니 살짝 놀람.
생긴건 전혀 그렇게 안 생겼는데;
" 우리 나비 배고팠떠요? 우쭈쭈. "
" 알아? "
" 오 너 처음으로 말 걸었다. "
우리 나비 내가 졸라 잘 알지. 불안불안하게 고양이를 집어드는 준회.
꼭 떨어질 것 같으면서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게 또 귀엽다고 혼자 피식피식 웃음
그런 준회가 신기한 진환이..
" 근데 걔 이름 나비 아닐텐ㄷ.. "
" 닥쳐. 나한텐 나비야. "
" 응.. "
" 야 너 이것좀 들고 있어 "
나비(사실 목에 햇님이라고 이름표도 달려 있음..)를 바닥에 철푸덕 내려놓고
메고 있던 가방을 진환이 품으로 던져버림.
그리고 어디론가 뛰어가는 준회.
아무것도 못하고 진환이는 그대로 정지상태 ㅋㅋㅋㅠㅠ
그리고 몇분 후에 헥헥대면서 한 손에 비닐봉투를 달고 다시 뛰어옴.
" 우리 나비 밥 왔쪄요. 어이구 흰둥이도 왔네? "
" 쟤 검은색인데.. "
" 닥쳐. "
" 응.. "
뭐 하나 했더니 주섬주섬 통조림을 꺼내서 나비와 흰둥이(=검은고양이) 앞에 내려놓음.
배고팠는지 허겁지겁 먹는 고양이들이 귀여운지 슥슥 쓰다듬는 준회
" 자주 밥 줘? "
" 맨날 주는데. 졸라 잘 먹어서 줄 맛 나. "
" 아, 어쩐지.. "
알바 다녀오는 길에 보면 항상 다 먹은 통조림을 핥고 있던 햇님이(=나비). 그게 준회가 준 거였다니
" 저 준회야.. "
" 뭐 "
" 여기 가방에 전화 온 것 같아서.. "
" 가방에 전화가 어떻게 오냐? 가방 안이겠지, 븅신. "
" 미안.. "
" 알면 됐고 내놔봐. "
진환이 머리를 짖궂게 헝크러트리고 다시 자기 가방 가져가서 전화 받음.
그 와중에 가방 지퍼 열려서 진환이가 슬금슬금 와서 잠궈줌.
" 왜 새끼야. 지금 출발했어. 곧 도착함. 야 나 먼저 간다 빠이! "
" 아, 안녕. "
친구와 거친(?) 대화를 하며 진환이한테는 대충 손 흔들고 헐레벌떡 뛰어감.
그 와중에 고양이들 밥은 잘 먹고 있는지 힐끔 쳐다보는, 처음으로 좀 다정한 준회..
그런 준회를 보며 진환이는 준회가 처음으로 자기가 예상했던 것만큼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함.
-
" 준회야 "
" 뭐 "
" 여기 숙제.. "
" 거기 내려놔 "
" 응.. "
" 그건 그렇고 너 방금 내 이름 불렀냐? "
기분 나빴으면 미안.. 다시 뿌무룩해져서 고개 푹 숙인 진환이
기분 나쁜건 아니고 그냥 좀 신기해서.
물론 이 말은 절대 입밖으로 꺼내지 않음 ㅋㅋㅋㅋ
자신에게 마음을 조금 연 듯한 진환이를 뿌듯하게 쳐다보고 준회는 기분좋게 책상에 엎어짐
-
" 숙제 안 한 사람 일어나. "
" ...... "
" 승훈아 너 요즘 왜 이러니? 준회도 숙제를 하는데!! "
" 숙제를 해 와도 저러네 진짜. "
" 구준회 너 방금 뭐라고 했어? "
" 쌤 사랑한다구요. "
윙크+사랑의 총알까지 능글맞게 구사하는 준회 덕분에 주위에 앉은 애들 일동 빵터짐 ㅋㅋㅋ
오늘도 한 건 했다 뿌듯한 와중에 옆자리에서 살짝 고개 숙이고 웃는 진환이가 보임
너 웃을수도 있냐? 하고 시비걸려다 그냥 관둠.
갑자기 묘한 감정이 일어서,
진환이의 웃는 얼굴을 잠시나마 더 오래 보고싶어짐.
-
마리와 나 보신분들 계신가요..
강아지 돌보는 지난이가 왜이리 좋을까요 ㅠㅠㅠ
생긴게 더 강아지같아서 그런가 어쨌든 덕심폭발..♡
댓글 달아주신 분들 언제나 말하지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다들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