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헉…"
거친 숨소리가 숲 속에서 메아리쳤다. 이청용은 죽을 힘을 다해 달리면서도 간간히 주위를 살피며 상황을 파악하려 애썼다. 숲 저편에서 듣기싫은 괴성이 또 한번 들려왔다. 청용은 괴성이 들려오는 반대방향으로 계속해서 도망쳤다. 그리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저 놈 한테서 도망치는건 불가능해. 최후의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며 청용은 손에 들고있던 활을 꽉 쥐었다. 내가 지금 의지할 수 있는건 너 뿐이구나.
크워엉! 또 괴성이 들렸다. 방금보다도 훨씬 더 가까웠다. 이청용은 달리기를 멈추고 뒤돌아 똑바로 섰다.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기도 바빴지만 청용은 침착하게 활을 들고 어깨에 맨 화살통에서 은색 화살을 뽑았다. 쭈욱 활시위를 당긴채로 저 편을 응시하고 있자 곧 쿵쿵 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괴물이 나타났다. 킹콩을 닮은 거대하고 기분나쁜 괴물이었다. 위험하다. 청용의 신경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곤두섰다. 잘못하면 진짜 죽겠다. 청용은 괴물을 겨눈채 숨을 헉헉 몰아쉬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사납게 빛났다. 괴물 역시 청용을 빳빳한 태도로 노려보았다. 1초가 1시간처럼 느껴지는 긴장의 순간이 이어졌다. 청용의 가쁜 숨이 점점 가라앉았다. 마침내 괴물이 참지 못하고 먼저 청용에게 덤벼들었다. 팟! 그와 동시에 청용의 활을 떠난 화살은 정확히 괴물의 왼쪽 눈에 날아가 꽂혔다. 한걸음 물러선 이청용이 한번 더 활시위를 당겼다. 이번에 화살이 팍 꽂힌곳은 괴물의 이마 정중앙이었다. 놀라고 당황한 괴물이 어쩔 줄 모르는 사이에 청용은 끝없는 화살비를 쏟아부었다. 그워어엉-- 끝내 소리지르며 쿵 쓰러지는 괴물을 청용은 냉정하게 바라보았다.
'운이 좋았어.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버텨야될지…'
이청용은 쓰러진 괴물에게 다가가 가죽을 벗겨냈다. 전리품을 챙긴 그는 긴장이 풀린 뒤의 무력감으로 피곤한 발걸음을 터벅터벅 옮겼다.
*
"나한테는 마법보다 칼부림이 더 어울리지?"
"당연하지, 기성용. 뭔 일 있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부드러운 바람이 두 청년을 감쌌다. 기성용에 비해 조금 긴 구자철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흔들렸다.
"이상하다 너. 왜 안 하던 짓을 자꾸 하고그래?"
"그냥 뭐. 별 거 아니래도."
"진짜 계속 이럴래? 나한테는 아무말도 안 해주고. 답답하잖아."
"답답하면 니가 뛰던지."
성용이 자철의 어깨를 장난스레 툭 때렸다. 자철은 어쩔 수 없다는듯 짧은 한숨을 쉬며 성용의 머리를 때리는 것으로 장난을 맞받았다. 한참을 투닥투닥거리다 지친 기성용이 땅바닥에 풀썩 드러누웠다. 촉촉한 잔디가 깔려있는 땅은 제법 푹신푹신했다. 구자철도 따라 누웠다. 어느새 하늘은 붉은 노을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말 없이 노을을 바라보던 자철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넌지시 말을 건넸다.
"성용아.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 왜 갑자기 마법을 연습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최대한 널 도와줄게."
성용은 도무지 구글거림을 참을 수 없었다. 온 몸이 구그라드는것을 느낀 그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고맙기도 했다. 어쨌든 이 녀석은 자신이 어떤 일을 벌이고 다녀도 믿어주고 도와줄 녀석이었다. 구자철에게라면 말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이 녀석도 함께…
"자철아."
"응?"
"너 혹시 킵밀로 대회라고 아냐."
"킵밀로?"
동그란 자철의 눈이 더 동그랗게 떠졌다.
모를리가 없었다. 전 세계 최고의 싸움꾼들이 모두 모여 벌이는 전쟁에 가까운 축제. 자신들같은 시골뜨기들은 출전은 커녕 관전도 하늘의 별따기인 꿈의 축제. 그러나 킵밀로 기간의 열기만큼은 언제나 이 시골자락까지 전해지곤 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그건 왜?
"나 거기 나가려고."
기성용의 말에 입을 딱 벌린 구자철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얘가 돌았나? 기성용이 식빵도 하나로 깐죽거리는 도적떼를 쫓아내다못해 아주 줘패서 반죽여놓았다는 일화는 매우 유명했지만, 그래봤자 이 시골마을일대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이웃으로 두 마을만 건너가도 기성용이 누군지는 아무도 모를거다. 하물며 세계적인 전사들이 모이는 그런 곳에 무슨수로 이 녀석이 명함을 내민단 말인가?
"그런데에 나가려면 검만 잘 써서는 안되잖아. 그러니까 자철아, 네가 앞으로 내 연습상대좀 해라. 적어도 마법 식빵으로 한라봉을 깨뜨릴 수 있을때까지."
일부러 과장되게 씨익 웃는 기성용의 얼굴을 구자철은 한대 찰싹 때려줄까 고민했다. 말도 안 돼. 원한다면 연습상대는 얼마든지 돼줄수있지만, 이놈은 지금 제정신이 아닌게 분명했다. 자철은 무슨 말을 해야될지 한참 고민하다 결국 딱 하고싶은말을 하는게 제일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진심이야?"
간결한 자철의 질문만큼 성용의 대답도 간단했다.
"그래."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자철의 시선을 느낀 성용이 재빨리 말을 이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지? 이런 작은 마을의 촌뜨기가? 그러니까 난 나갈거야. 우리 마을이 좋긴 하지만, 더 큰 곳으로 나가서 많이 배우고 연습할거야. 그리고 킵밀로에서 우승한 다음에 금의환향 하는거지. 어때?"
"음… 글쎄. 성용아, 그 대회는 굉장히 세계적이고… 게다가 혼자 출전할 수 있는것도 아니잖아, 팀을 이뤄야 하는데…"
자철이 우물쭈물하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답답하면 너도 같이 가던지."
기성용이 쿨하게 받아쳤다.
그리하여 구자철은 LTE급 속도로 기성용의 원대한 소망을 이루기위한 계획에 동참하게 되었다.
다음 날 성용과 자철은 무작정 집을 나왔다. 성용이 가진것은 허리춤에 찬 기다란 검 '식빵도' 뿐이었으며, 자철이 가진 것은 '한라봉구슬'이라는 주황빛의 수정구슬이 전부였다. 우선은 먹고 잘 곳이 급선무였다. 돈. 기본적인 생활비가 필요했다. 그러게 내가 말했지. 집나가면 개고생은 네이버스탑. 구자철이 툴툴거렸다. 그러나 기성용의 표정은 자신만만했다.
"자봉아 걱정마라.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
기성용의 말에 따르면, 도시에는 '길드'라는 모험가들의 상회가 있어서 길드의 의뢰를 수행하면 먹고 살 돈 정도는 마련할 수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그 의뢰란 것이 대개 괴물 사냥같은 것들이라 전투 연습도 되고, 길드에서 다른 모험가들을 만나며 함께 킵밀로 대회에 나갈 동료들을 찾을수도 있을거라고, 성용은 말했다.
그래서 마침내 순수한 청년들이 도시로 나왔다. 수많은 인파는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지만, 성용과 자철은 오히려 숨이 탁 트이는듯 했다. 이곳저곳에서 시골에선 볼 수 없었던 진풍경들이 펼쳐졌다. 떠들썩한 시장에는 활기가 넘쳤고, 그보다 더 떠들썩한 광장에는 모험가들도 많이 보였다. 나오기 전엔 계속 망설이더니, 정작 도시로 나오자 기성용보다 더 신난 구자철은 성용의 손을 잡아끌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성용아, 저것좀 봐! 기성용, 이거 나 닮지 않았냐? 성용아, 저기로 가볼까? 야! 저기도 재밌겠다! 성용은 평소의 두배로 천진난만해진 자철의 모습이 황당하긴 했지만, 어쨌든 자철이 도시를 맘에 들어한다는것이 매우 흡족했다. 괜히 이 호구자철이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해서 저를 따라 억지로 끌려나와 맘고생만 하는게 아닌가 걱정했었기 때문이다.
"구자철, 그만 놀고 광장으로 가보자. 우리가 입단 할 길드를 알아봐야한단 말이야."
성용이 짐짓 점잖게 이야기 하자 자철은 아쉬워하면서도 순순히 상가를 나왔다. 잘 닦여있는 벽돌길을 따라가자 광장이 나왔다. 시장보다 훨씬 더 시끄러운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는데, 모험가가 대부분이었으며 길거리 상인도 있었고 모험가를 길드로 캐스팅하기위해 나와있는 길드의 관리인들도 있었다. 한쪽에서는 싸움이 났는지 마구 폭발음이 들리며 불꽃이 터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크한 기성용은 그런곳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구자철을 질질끌어 게시판 앞으로 데려갔다.
광장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게시판에는 각종 광고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그 중에는 모험가 길드의 광고도 있었다. 성용은 눈을 빛내며 수 많은 길드들을 살폈다. 자철도 성용을 따라 광고들을 읽어내렸다.
"서울, FC서울이라는 길드에서 검사(劍士)를 찾는대. 난 이쪽으로 가야겠는데."
"마법사 급구! 제주 유나이티드…"
결정된건가? 성용이 자철에게 물었다. 왠지 일이 술술 풀리는걸. 자철이 대답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난 우리가 서로 다른 길드에 들어가야될 줄은 몰랐어."
"괜찮을거야. 오히려 더 나을수도 있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철보다 더 낯가림이 심한 성용이었다. 처음 온 도시에서 혼자 다녀야 하다니. 일이 술술 풀린다는 자철의 말이 꼭 맞는것같진 않다. 걱정과 불안과 동시에 설렘을 안고, 두 사람은 각자 다른 곳을 향했다.
"그럼 이따 여기서 만나자. 언제쯤? 저녁 먹고 만날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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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내용없었는데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ㅜ naver stop.. 걍... 게임하다가 기성용이 칼들면 멋지겟단 생각을했는데..삉...짜질게요소금소금..
인물소개 주인공 : 기성용ㅡ칼잡이, 동네일진 그의친구 : 구자철ㅡ마법사, 구글거림 ??? : 이청용ㅡ궁수, 새침새침 출연 예정 인물 : 홍명보아저씨, 김남일, 박시탈, 지동원, 윤빛가람, 손흥민, 한국영, 정성룡과 축구올대들 외 다수
흐헤헿그리고 덧글달아주신분들감사합니당히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