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제가 일단 설정으로 풀렸으니 우리 김가네 고명딸 김탄소 얘기 좀 해볼까?
김남매의 부모님은 석진이를 낳고 2년 뒤에 남준이를 낳고 바로 연년생으로 태형이를 낳으셨어. 석진이를 낳았을 쯤엔 둘째가 생긴다면 딸로, 남준이를 낳았을 쯤엔, 막내가 생긴다면 딸로, 태형이를 낳았을 땐 또 아들이면 어떡하지...? 하는 심정이셨대.
물론 다 소중한 자식들이지만 딸이 너무너무 가지고싶으셨던 부모님이 태형이를 낳고 2년 후에 낳은게 탄소!
무려 석진이랑은 다섯살 차이가 나고, 남준이랑은 3살, 태형이랑은 2살 차이가 나지.
석진이는 탄소를 거의 기르다시피 했어. 그리고 자신이 각성했을 때 센터에 최우선으로 내걸은 조건이 가족의 안위였지. 그러나 방송사들의 취재로 인해 당시 초등학생 6학년이던 탄소의 사생활까지 드러날 뻔 해서 약간 죄책감이 있어. 그래서 석진이는 곧장 센터에 가서 센터장을 만나 협박했어.
" 저를 비롯한 제 주변 억지로 캐내시려고 하면 저 여기 부술 거예요. 센터장님.아니면 헌터 안하고 살던가."
(갓 각성한 고1의 패기)
반면 탄소는 학교 가서 ...
"너네 우리 오빠가 누군지 알아?"
석진:소듕한 막내인데...ㅠvㅠ
탄소:울 오빠 힘 완전 쎄대!! 와 머시써!
긍정적 마인드 MAX인 당시의 탄소는 우리오빠가 티비에 나올 정도로 힘이 쎄다!! 에 멋있어 하는 중이었지.
작은 고사리 손으로 예쁜 편지지 고르고 예쁜 색깔펜으로 오빠 멋있다고, 큰 오빠는 나의 영웅이라고 적어낸 현재 여주의 흑역사이자,석진이의 보물인 편지를 받고서야 석진이가 조금 마음을 덜었다고 해.
지금은 뭐....
"왜 요즘은 오빠가 짱이라구 안해줭."
"오빠 팬 많잖아. 팬들한테 많이 들어."
"난 시룬뎅?"
"(무시)
석진이만 이렇게 탄소를 이뻐하느냐, 당연히 아니야. 석진이가 바쁘신 부모님을 대신해서 탄소를 케어하는 입장이었다면, 남준이는 탄소의 선생님이자, 상담사였어.
큰오빠는 엄마아빠가 여행 가면 엄해서 조금 무섭고,
"김탄소. 탄소 숙제 한 거 가져와."
"(안했눈뎅)"
막내오빠인 태형이는 맨날 자기보고 귀엽다면서 장난걸고 놀려먹기에 바빴어.
"탄소야, 탄소야!!!"
"왱?'
"불 좀 꺼줭^ㅁ^"
"우이씽."
"ㅎㅎ태형아 동생 그만 놀려. 그리고 여주는 숙제 가져와. 오빠랑 하자."
상대적으로 숙제 같이 해주고, 매일 꼭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주는 둘째오빠인 남준이가 좀 더 상담하기 좋았으니까.
덕분에 탄소는 요즘 좋아하는 간식이라거나, 친구랑 싸우거나 아니면 친구랑 놀러가기로 한 일, 심지어 빼빼로 데이 같은 날에 빼빼로를 주고싶은 남자애가 생긴 일 등등등. 미주알고주알 다 털어놓았는데, 탄소가 중학교 2학년 때 고백한 남자애가 저 멀리서 익숙한 인영인 둘째오빠랑 대화를 나누는 거 보고 이성 문제는 안 털어놓는대.
아니, 알고봤더니 믿었던 남준 오빠가 탄소가 하는 말을 형제들이랑 상의하고 그중 관심가는 남자애거나, 장난을 치면서 탄소의 관심을 끌려는 남자애들을 한번씩 만났다는 거야.
"남준오빠! 이짜나 남자들은 어떤 여자들 좋아해?"
"?(잘못들었나)"
"아니~ 그냥 철수라는 애가 있는데~(좋아하게 되었단 내용) "
"(잘못들은게 아니네) 걔 이름이 철수라고?"
니가
그 철수라는
걔니?
그 뒤로 오히려 경계대상 1순위가 되어버려 속상해하지만, 그래도 탄소랑 종종 카페에 가거나 방으로 들어와 고민이 있는지 물어봐주는 든든한 남준오빠야. 물론 가끔 떡밥을 던지듯 이성 얘기를 꺼내긴 하지만 철벽을 치는 탄소야. 일단 그 전에 오빠들 덕에 눈이 높아져서 눈에 차는 남자가 별로 없음. 하지만 이 말을 하면 오빠들이 그치? 우리 밖에 없지? 하며 평생 같이 살자고 계약서까지 들이밀고 한달 내내 우려먹을게 뻔해서 티내지는 않지.
마지막으로 태형이.
그래도 형제 중에서 막내고 탄소랑 두살차이 밖에 안나는 태형이는 탄소랑 그나마 학교를 같이 오래 다닌 오빠야. 그래서 맨날 등교길도 같았고, 쉬는시간마다 탄소를 찾아왔고, 하교도 같이 하려고 했지. 그리고 그 등교길, 쉬는시간, 하교길에 장난을 거는 오빠야.
오빠들이 외모도 그렇고, 대외적으로 유명한것도 그렇고,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것도 그렇고 하나 같이 멀리서 보면 엄친아의 표본을 조금 다른 케이스로 나눈터라 탄소의 주위엔 너네 오빠들 너무 멋있다는 친구들이 가득했어.
동선이 겹치니까 가끔 만나면 태형이는 매번 장난을 걸었지.
누가 뒤에서 톡톡 치길래 뒤돌아 보면, 탄소 볼을 찌르는 태형이 있었어.
" 나지롱. 이따 집에 같이 가. 나 기다려~"
"ㅇㅇ"
너네 막내 오빠 설렘 포인트를 안다는 둥, 선배들 중에서도 너네 오빠 좋아하는 사람 많다는 둥, 저번에 엄청 예쁜 선배가 고백했다는 둥 등등등 얘기가 들려왔지만...그 소리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고, 들을 중학교를 입학했던 때의 탄소는 사춘기가 왔어 ...ㅎ
혈육이라면 밖에서 아무리 잘났어도 집에선 빤스바람으로 배긁긁 하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먼저 떠올라 떨떠름해진다는 그런 시기인거지.
그래서 태형이가 밖에서 장난 걸어도 심드렁~ 했지. 오히려 이목이 집중대니까 더 틱틱 거렸어. 물론 태형이는 우리 막내가 어지간히 부끄러움을 타는구나^ㅁ^ 했지.(그게 맞기도 했고)
그러다가 탄소는 중3이고 태형이는 고2 . 그것도 태형이가 텔레포트를 각성한지 얼마 안됐을 때 능력을 조절을 못해서 등교하려고 방문 열면 서울이고, 때론 뉴욕이고, 때론 교실이고 그렇게 능력 발현이 들쭉날쭉 했어. 태형이의 능력은 가고싶은 곳을 떠올리고 그게 좌표가 되어 발동이 되는건데 그러니까 아무 생각도 않고 다녀야했지. 등교길에 문득 더워서 아, 여기가 아프리카야 뭐야 했다간 잘못하면 아프리카에 가버리는 거니까. 실제로 일본으로 가버려서 그 때 찾느라 고생 좀 하고 gps를 달아놨어.
아무튼 탄소가 2학기 중간고사 시즌이라 야자를 하는데 요즘 세상이 좀 흉흉하잖아? 어디서 던전이 형성되어 몬스터가 입을 벌릴지 모르니까, 그리고 그렇지 않아도 사람이 무섭잖아.
근데 하필이면, 석진이는 급히 던전브레이크가 일어나서 해결하러 가야했고, 남준이는 고3이잖아...남준이도 야자중이었는데 얼마전 핸드폰을 부숴먹어서... 핸드폰을 못 썼어. 수능도 얼마 안남아서 그렇게 필요한지도 모르겠대. 그래서 능력 때문에 당분간 집에 강제 감금 된 태형이랑 전화 하면서 집에 가고 있었어. 왜냐면 탄소네 중학교에서 남준이네 고등학교로 가는 길이나 집으로 가는 길이나 거리가 그게 그거였거든. 근데 그날따라 거리가 휑한게 너무 무서웠지.
" 진짜 너무 무서워. 왜 오늘따라 사람이 하나두 없냐아..."
-데리러 갈까?
"아냐.... 문 나섰다가 저번처럼 일본에 가 있으면 어떡해...그보다 너무 춥당. 밤공기가 쌀쌀하네. 뜨끈한 오뎅 국물 먹고싶어."
-어묵은 부산어묵이 짱인.....아.
"응? 왜 그래? "
갑자기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쏴아아아 바닷소리. 설마...
-탄소야.
"아 진짜, 설마."
-...여기 부산인가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설마는 사람을 잡았지.
" 아니, 저기요ㅋㅋㅋ누가 부산 어묵 생각하다가 부산까지 가요."
-아니, 전에 놀러갔을 때 먹은 거 생각나서...
"아, 그때 맛있었지. "
태형이랑 그때 놀러갔던 추억을 얘기하면서 아파트 단지 근처까지 왔는데 멀리서부터 가로등이 하나 둘 씩 꺼지는거야. 그러더니 가로수로 심은 큰 은행나무 하나가 스르륵 쓰러져가는게 보여. 모든게 불안했지.
"오,오빠... 나 어떡해?"
-왜, 왜. 무슨 일이야.
"나, 잠깐. 잠깐만. 나 몬스터 만난 것 같아..."
-뭐?
탄소는 전화를 급히 끊고 석진이한테 전화를 걸었어. 그러나 세번의 통화음이 가기도 전에 겁에 질린 탄소의 앞엔 커다란 도마뱀...이라기엔 인간형인 리자드맨이 2m도 체 안되는 거리를 두고 있었지.
쉬익-쉬익- 입맛을 다시기라도 하는듯 내민 파충류 특유의 갈라진 혀와 탄소를 주시하는 노란 동공. 탄소의 두배는 되어보이는 몸집. 이러다가 죽나싶어 눈을 꾹 감고 머리를 감싸고 웅크리고 있는데 그런 탄소를 누군가 감싸안아.
"하, 어떡, 어떡ㅎ... 김탄소...? "
자기가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보다 탄소부터 보호하듯 감싸고 보는 막내 오빠 태형이었어. 그리고 눈을 감았다 뜨니 여전히 태형의 품이자, 익숙한 집안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어. 그리고 눈물이 터져서 엉엉 울어버린 탄소였지.
"허어어엉..내가 얼마나ㅠㅜㅠ무서웠는지 알아? 나 진짜 죽는 줄 알았써ㅠㅠㅠㅠㅠㅠㅠ"
"미안해. 오빠가 다 미안해. "
-오빠가 뭐가 미안해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태형이는 탄소를 한시간동안 안고 달래주었고 그 뒤엔 남준이가 와서 남준이에게도 사과를 받은 탄소였지. 물론 오빠들이 뭐가 미안하냐고 끝내는 오빠들을 되려 달래주어야했던 탄소였어.
"... .... ."
그리고 전화가 끊기지 않아서 탄소가 울던 소리를 10분간 듣고 있던 석진이는 당장 태형이의 GPS 기록을 뒤져서 텔레포트가 가능한 각성자와 함께 그곳으로 가 던전을 아예 조져놨대.. 김석진이 그렇게 무서운건 처음 본다며 마치 지옥도의 아수라와 같았다고 센터에 전해져 내려왔지.
암튼 그 사건으로 태형이는 자신의 능력을 조금 더 컨트롤하게 되었고, 남준이는 죄책감에 남준이가 각성 당시 꼬마아이를 지켜냈던 것처럼 동떨어진 아이에게 탄소를 투영시켜 늘 앞장서서 구했어. 그리고 석진이는 그 뒤로 태형이가 안정화 될 때까지 모든 호출을 무시하고 탄소를 등하교 시켜줬지.
〈등교 할 때>
사람들 :(수근수근) 어머, 저기 헌터 김석진 아냐...?
석진:탄소야 오늘도 차 조심, 길 조심, 사람 조심, 던전 조심하구.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구. (구구절절)
탄소:(부끄러우니까 제발 가줘..) 웅...웅...알겠어...그니까 이제 좀 가...오빠...ㅠㅠ ...
근데 제가 이름을 왔다갔다 하고 있던데 김여주가 좋나요 김탄소가 좋나요.
사실 여기까지의 내용은 독방에 풀었던 글이라. 이름이 탄소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