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메이크 글입니다.
갖고있는 사진이 몇장 없는 지라 짤과 내용은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다소 어색한 사투리가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해 부탁드려요. 쓰니는 경상도 사람이 아니므니다!
쓰니가 컴맹이라 BGM을 못깔아욬ㅋㅋㅋㅋㅋ
쓰니가 추천하는 오늘의 BGM은 신비-Darling 입니당 노래가 너무 귀요미ㅠㅠㅠㅠㅠㅠㅠ
박태환
"그렇게 좋아?"
"당연하죠!"
우리 둘 다 너무 바빠서 제대로 된 데이트는 정말 오랜만에 하게 됐다. 그래서 지금 마음이 완전 붕- 떴다.
다치니까 천천히 가라는 오빠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잡고 있는 오빠 손을 앞뒤로 팔랑거리며,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는 중이다.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이것저것 아이쇼핑도 해가며 오랜만에 하는 데이트를 맘껏 즐기고 있는데,
"어? 저거 이쁘다!"
"응?"
내 눈에 포착된 머리핀 하나.
완전 내 스타일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빠, 저거요! 저거 완전 예쁘죠?"
"저거?"
"응!"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예쁘냐고 묻는 내 질문에 오빠는 고개를 갸우뚱 한다. 별론가?
"에이, 너랑 안 어울려."
"응?"
"너한테 별로 안 어울릴 것 같아. 별로야, 저거. 가자!"
나랑 안 어울릴 것 같다며, 반대편으로 내 손을 잡아 이끈다.
힝..진짜 별론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내가 그래도 명색히 여자친구인데!!
대놓고 그렇게 별로일 것 같다고 하냐.
박태환 나빠!!
그렇게 좀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데이트를 끝내고, 어김없이 또 돌아온 월요일.
출근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데, 우리집 우편함에 뭐가 꽂혀있는거다.
응? 고지서 날라올 것도 없는데, 저건 뭐지?
가까이 다가가 우편함에 꽂혀 있는 알록달록한 봉투를 여는데, 풉- 하고, 웃음이 터졌다.
[어제 내가 이 머리핀 별로일 것 같다고 해서 삐졌어?
어제 하루 종일 입이 그냥 쭉- 하고 나와있던데. 뽀뽀하고 싶게 말이야. ㅎㅎ
안 어울린다는 말 거짓말인거 우리 애기가 더 잘 알면서 그렇게 삐지기 있기, 없기? ^^
너한테 안 어울리는 게 어딨어, 내 눈엔 우리 애기가 뭘 해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그거 니가 더 잘 알잖아요~^^
근데 사면서 좀 걱정되더라. 우리 애기가 좀 예뻐? 머리핀이 니 미모에 죽으면 어떡해.
지금 머리핀 얼른 하고 출근해. 그리고 출근하자마자 자랑해. 남자친구가 사줬다고.
'멋있는' 남자친구가 너 위해서 사준거라고. 알겠지? 꼭 하고 가. 이따가 내가 검사할꺼니까.
사랑해. 오늘 하루도 화이팅! 오늘도 하루종일 내 생각 많이 해야되? 나도 그럴꺼니까.]
어제 데이트에서 내가 예쁘다고 했던 머리핀과 함께 들어있는 쪽지.
당신은 진짜.. 사람 감동주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기성용
잘 다니던 학교를 때려쳤다.
원하지 않는 공부였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었고, 그냥그냥 부모님이, 선생님이 원하는 학교에, 취업 잘 되는 학과였지,
내가 원하는 과는 아니었다.
그렇게 그저 그런 삶을 살다가 오빠를 만났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하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오빠를 보니, 문득 부러움을 느꼈다.
그리고 그 때 깨달았다.
아, 내 삶은 내가 사는거지, 부모님이랑 선생님이 살아주는게 아닌데.
그리고 며칠 후 자퇴서를 써내고, 학교 문을 박차고 나왔다. 부모님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미친 짓이라며 날 뜯어말렸지만, 내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게 학교를 나오고 나니, 편하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나 잘 할 수 있을까?, 근데 앞으로 어떻게 살지? 하는 걱정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이런 내 걱정에 오빠는 딱 한마디를 위로랍시고 했다. 뭐라고 했냐고?
내가 너 먹여살릴건데 뭐. 이렇게 된 김에 그냥 집에서 신부수업이나 해라. 라고.
매를 번다, 매를 벌어.
그렇게 집에서 멍하니 티비를 보고 있는데, 추적추적 내리는 비. 응, 비오네, 하고 있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나는 오빠.
"왜?"
"나가자."
"뭐? 기성용 뭐라고?"
"나가자고. 비 맞고 놀자."
이 남자 미쳤나봐. 왜 이래.
"이히, 재밌다!!!!!!!!!! 이야!!!!!!!!!"
"거봐, 재밌지?"
왜 이래는 무슨.
비맞고 노는게 이렇게 재밌는 거구나. 이제 한동안 백수니 앞으로 종종 실천에 옮겨야겠어.
오빠랑 신나게 비에 흠뻑 젖어가며 놀았다. 서로한테 물도 뿌리고, 달리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동네 사람들이 우리보면 분명 미쳤다고 할꺼야.
"나 힘들어, 좀만 쉬자."
옥상 가운데 놓여진 마루 위에 힘들다며 척- 하고 누워버리는 오빠. 옆에 따라눕자 자연스럽게 머리 밑으로 팔베개를 해준다.
"오빠."
"왜."
"고마워."
"뭐, 팔베개가 고맙다고?"
"아니. 그냥.. 전부 다."
"안 어울려, 센치한 척 하지마."
"알았어. 이제 들어가자. 우리 감기 걸리겠다."
진짜 감기걸릴 것 같이 으슬으슬 몸이 추워지는 것 같아 일어나려는 나를 다시 눕히는 오빠.
"너무 걱정하지마."
".........."
"잘 될꺼야. 누구 여잔데, 니가."
".........."
"잘 선택했어. 아구, 우리 애기 잘했다."
라며 다시 눕혀지는 날 꼭 끌어안아 이미 흠뻑 젖은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누가 뭐래도 오빠는 니 편인거 알지?"
"........"
"울고 싶으면 울어. 모른척 해줄께. 빗물이라도 쳐줄께, 오늘은."
내가 울고 싶었던 건 절대 아니다?
오빠가 시키니까...
그러니까 우는거야.
구자철
오늘 구자철이 좀 이상하다.
늘 그렇듯이 만나서 밥을 같이 먹고, 지금 커피 한 잔하러 왔는데, 오늘 하루종일 나만 뚫어져라 쳐다보는거다.
밥 먹으러 가서도 먹으라는 밥은 안먹고 나만 쳐다본다.
밥 먹으라니까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구글구글거리는 말을 뱉어내질 않나. 턱괴고 꽃받침한 채 밥 먹는 나를 열심히 쳐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질 않나.
이 인간이 오늘 왜 이래.
뭐 잘못 먹었냐고 물어봐도, 아니. 어디 아프냐고 물어봐도, 아니.
흠.. 열은 없는데.
"오늘 왜 그래?"
"뭐가."
"왜 그렇게 계속 쳐다봐."
"이뻐서."
"뭐?"
"날이 갈수록 점점 이뻐진단 말야. 뭐 먹어? 이뻐지는 약 같은거 먹나?"
"풉, 뭐?"
이 인간이 오늘 왜 이러실까. 어제도 만났으면서, 분명 어제랑 달라진게 없는데 오늘따라 이상하다.
장소가 분명 돈까스집에서 커피숍으로 바꼈음에도 오빠의 포즈는 여전했다. 꽃받침을 한 채, 이번엔 밥이 아닌 커피를 마시는 나를 바라보며 미소짓는 구자철.
"오빠 아무래도 병원 좀 가봐야겠다, 일어나 얼른."
"나 멀쩡해. 진짠데."
"아니야, 오늘 좀 이상해, 오빠."
"애기야."
"엉?"
"사랑해."
뭐야, 이 뜬금없는 애정표현은.
"나도 사랑해."
"진짜?"
"응, 그럼 사랑하지."
"우리 애기는 그럼 누구꺼?"
"뭐?"
"너 누구꺼냐구, 어? 어?"
이 인간 오늘 낯 간지럽게 왜 이래, 정말.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하질 않나, 뜬금없이 내가 누구꺼냐고 물어보질 않나.
"나야 당연히 오빠꺼지, 구자철꺼."
"그치? 너 내꺼지? 응? 그렇지?"
"어, 당연하지."
그리고 다음 날, 학교에 갔는데 만나는 남자 후배들마다 나한테 인사를 하는데, 인사가 뭔가 이상한거다.
"형수님, 안녕하세요!!!! ㅋㅋㅋㅋㅋㅋㅋ"
"풉, 뭐? 형수님?"
"네! 선배님 구자철 선배님꺼라고, 구자철 선배님이 선배님께 인사드릴땐 그렇게 하라고 하셨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식- 후배 녀석들 대답을 듣고나니 웃음밖에 안 나온다.
내 성격이 그런 성격인건지 나한테는 유독 여자선후배, 동기들보단 남자 선후배, 동기들이 많았다.
특히 이번 후배들 중엔 유독 남학생들이 많았고, 또 그 아이들이 나를 잘 따르는 편이었다. 그게 이뻐서 밥도 자주 사주고, 같이 얘기도 많이 했는데.....
구자철, 질투했구나? 아, 우리 오빠 좀 귀엽네?
조준호
오랜만에 하는 데이트에 신이 난게 문제였던 것 같다.
횡단보도 건너편에 서있던 오빠를 보고, 신호가 바뀌자마자 뛰어가느라 저 쪽에서 오고 있던 차를 내가 못 본거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뛰쳐나온 나 덕분에 속도를 미쳐 줄이지 못한 차와 거의 부딪히기 직전에 뛰어 들어 나를 구한 남자친구 느님.
덕분에 나는 멀쩡한데, 오빠 팔다리는 그렇지 못한 듯 보인다.
그대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왔는데, 여기저기 좀 많이 부러졌는지, 입원까지 하게 된 오빠. 미아네ㅠㅠ
미안한 마음에 내가 나서서 옆에 꼭 붙어 간호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약 1시간 후, 나는 지금 그 발언을 내 입 밖으로 내뱉은 것을 뼈져리게 후회 중이다.
"물."
"어? 어, 여기."
"찬 물."
"찬 물? 어, 잠깐만...여기!"
"....너무 차갑다 아이가."
"그래? 따뜻한 물 좀 섞을까?"
"........아, 아! 뜨겁다!"
".......야, 조준호!!!"
"뭐? 야? 조준호? 니 지금 내한테 화내는 기가? 내가 누구땜에 이래 됐더라.."
이딴 식으로 하루종일 자기 애인을 무슨 종 부려먹듯이 부려먹는 오빠.
그 덕분에 저녁이 되자마자 내가 골아떨어진거다.
그렇게 한참을 잠에 빠져있는데, 몸이 쑥- 하고 들리는 기분이 들어 잠에서 깨어났다.
뭔가하고 머리만 굴리고 있는데, 이내 딱딱했던 간이침대 대신 푹신한 뭔가에 내 몸이 닿는 기분이 드는거다.
뭐야.. 살짝 눈을 떠보니, 성치도 않은 몸으로 간이침대에 자고 있는 나를 들어다 자기가 누워있는 침대 위로 눕히는 오빠. 그러더니, 자기도 그런 내 옆에 눕는다.
다행이도 멀쩡한 자기 한 쪽 팔을 내 머리 밑으로 넣어 팔베개까지 해준다.
오...조준호..
오랜만에 보는 자상한 오빠한테 감동을 하고 있는데, 붕대가 칭칭 감긴 한 쪽 팔로 앞으로 쏟아진 내 머리도 뒤로 넘겨주고, 내 얼굴도 몇 번 쓸어본다.
간지러운 느낌에 몸이 저절로 움찔움찔거리자, 깜짝 놀란 오빠가 내 얼굴에서 손을 뗀다.
"어.. 안할께.. 내 안할테니까 자라.. 자.. 어.. 자자...."
하더니, 다시 손을 들어 내 어깨쪽에 대고 토닥토닥 두드려준다.
그 두드림에 진짜 잠이 다시 올 것만 같은 몽롱한 기분에 몸을 더 오빠으로 파고드는데, 들려오는 목소리.
"내는.. 니 안다쳐서 얼마나 다행인지 니는 모를끼다."
그러더니, 감은 내 양쪽 눈에 입술을 가볍게 댔다가 이내 떨어진다.
나 깨있을 때도 이렇게 좀 달달하면 안될까, 오빠?
홍정호
일주일에 딱! 하루 있다는 오전수업 밖에 없는 하루를 마치고, 누구보다 빠르게 밀어서 핸드폰 끄기.
그리고 누구보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학교 정문을 빠져나왔다.
홍정호한테 걸리면 얄짤없이 오늘도 홍정호에게 하루를 몽땅 다 갖다바쳐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연인이라고는 하지만 정호야. 연인끼리도 혼자만의 시간이 가끔 필요하긴 한 거란다..
절대!!!!!!! naver!!!!!!!!! 오늘 하루를 그렇게 보낼 수 없어.
지난 주에도 그랬단 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은 일찍 가서 다운받아놨던 영화들 좀 보고, 청소도 좀 해ㅇ...ㅑ......
"으악!!!!!"
"마누라~~"
열심히 오늘 할 일에 대한 생각에 빠지고 있던 나를 뒤에서 덮치는(!) 이 녀석은 누군가!!!!!!!
뭔가 익숙한 땀냄새하며, 익숙한 목소리하며, 익숙한 이 품 속 느낌은 내 기분 탓이라고 누가 얘기 좀 해줘봐....
휘청거리는 몸의 중심을 겨우 잡아 뒤를 돌아 백허그의 주인공(!)을 확인해보니, Aㅏ........ 홍정호다.
내가 뒤를 돌아보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내 얼굴 여기저기에 마구마구 뽀뽀를 날리며 으흐흐 하는 이상한 변태 아저씨 웃음 소리를 흘리는 홍정호.
아, 침, 아, 홍정호, 아, 아, 진짜!
"으~ 그만!!"
"흐흐-."
"놀랬잖아, 이 자식아!!!"
"미안. 분명 너 끝났을 시간인데 니가 전화를 안받잖아! 그래서 걱정되서 니네 집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딱 니가 보이잖아. 그래서 그냥 막 뛰어왔어! 뽀뽀하고 싶어서!"
구ㅣ신가튼 넘...
"너 진짜.. 애떨어질 뻔 했잖아!"
"...응? 애? 야.. 나 벌써 애아빠 되는거야? 어쩐지.. 요즘 우리 마누라 배가 좀 나오는 거 같더라니..."
"야!!!!!!! 홍정호!!!!!!!!! 당장 손 안떼??????????"
"쪽! 농담농담~ 농담입니다, 여보~ 자, 가자!!"
하며 나를 다시 앞 쪽을 보게 하더니, 아까처럼 뒤에서 나를 껴안아 아장아장 걸어간다.
얘 요즘 나 데리고 조련질하는데 취미 붙인 듯.
하... 그나저나 오늘 하루 휴식은 또 물 건너 갔구나...
김영권
싸웠다. 누구랑?
누구긴 누구야,
오늘도 어김없이 김영권이지.
근데 이번엔 정말 진지해. 심각해.
헤어지네 마네 얘기까지 오고갔다.
아무 표정변화도 없이 그런 헤어지자는 몹쓸 말을 내뱉는 김영권한테 정말 짜증이 났다.
그래서 나도 '그러든지!!!!!!' 라며, 화를 내고 그대로 뒤를 돌아 집으로 왔다.
그리고 오늘. 홧김에 친구 녀석이 사정사정을 해대던 소개팅에 나왔다. 내가 남자가 너밖에 없는 줄 알아?
나도 이제 후리하게 살꺼라고, 누구처럼.
"아, 진짜요?"
"어. 얼마나 창피하던지. 뛰쳐나오고 싶더라니까."
'푸핫-"
생각보다 매너넘치고, 나를 재밌게 해주는 소개팅남 덕분에 영권이 생각이 머릿속에서 하나도 안나는 거다, 진심!
그렇게 학교 근처 레스토랑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고,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하는데,
저-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저 낯익은 실루엣은 뭐지. 어.. 왜 여기로 오지.. 너 누구....
헐...
"야, 마누라."
"야..야..너...너!!"
여긴 어떻게 알았는지 갑자기 나타난 영권이 덕분에 멘붕상태가 된 내가 어버버버거리며 손가락으로 영권이만 가르키고 있자, 그런 내 손을 붙잡더니, 날 일으키려 한다.
"야, 아무리 장인어른이 반대하신다고 해도 그렇지, 이러면 어떡하냐. 우리 애기 지금 엄마 없다고 울잖아. 가자."
"..뭐? 뭐? 야!!"
앞에 앉은 소개팅남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나에게만 말도 안되는 멘트들을 퍼부으며 날 일으키려는 김영권.
일어나지 않으려고 버티는데 내가 축구선수를 힘으로 어떻게 이겨ㅜㅜ
어쩔 수 없이 영권이 손에 이끌려 끌려나왔다.
아, 소개팅남은 도대체 무슨 죄야ㅜㅜ
"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한참을 그렇게 끌려가는데, 도대체 어디가는 지도 모르겠고, 내가 왜 얘한테 지금 끌려가야하는지도 도통 모르겠는거다.
그래서 끌려가는 와중에 영권이 뒤통수에 대고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지금 뭐하는거냐고.
그러자 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나를 돌아본다.
"잘못했어, 안했어."
"뭐?"
"아무리 그렇게 싸웠다고 해도 그렇지, 애인도 있는 여자가 소개팅을 나가?"
"ㅁ..뭐!! 내가 애인이 어딨어??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 누군데!!"
"진심으로 한 소리 아닌 거 니가 더 잘 알면서 그럴래?"
"......"
"잘못했어, 안했어."
"......."
"쓰읍!"
"......잘못했어..."
아, 나 쭈구리 돋네.
"나도 잘못했어. 아무리 진심이 아니어도 너한테 소리 지르고 심한 말 한거."
그러더니 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발장난만 치고 있는 나를 안아주는 영권이.
치- 어제는 그렇게 화나게 하더니, 오늘은 또 이렇게 풀어주는거냐?
하여튼, 사람 들었다놨다 하는데 뭐 있어, 김영권.
"우리 둘 다 잘못했으니까 서로 그냥 쌤쌤하고, 데이트 하러 가자."
라며 안고 있던 나를 놔주고는, 내 손을 깍지를 끼고, 아주 꽉 붙잡는다.
나 어디 도망 안가, 김영권!!
아프다고 이 자식아!!!!!
오재석
지옥같은 수강신청에서 겨우겨우 시간표를 맞춘 우리. 그리고 오늘은 우리 둘 다 공강인 날이다.
뭐할지 고민고민을 하다가 결국 하는 짓은 집에서 과자나 까먹으며 TV보기.
어쩜 이렇게 귀찮아 하는 것도 같을 수가 있는지.. 이래서 커플인가?
집 주인은 자기라며 리모컨 소유권을 주장하는 재석이에게 순순히 리모컨을 넘겨줬다.
어짜피 내 애교 한방이면 허허거리며 리모컨 넘겨줄꺼면서.
"어? 소녀시대다!"
소녀시대라는 재석이 말에 재석이를 보고 있던 시선을 TV 쪽으로 돌리니, TV에선 남자들이 그렇게 죽고 못 산다는,
특히 오재석이 죽고 못 산다는 태연이 있는 소녀시대 뮤직비디오가 나오고 있었고,
오재석 지금 전공 수업 때도 못보던 최고의 집중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태연이 그렇게 좋냐?"
"이쁘잖아, 귀여운데 섹시하기까지 하고. 노래하는 거 봐라. 캬아, 죽인다."
"그래, 뭐."
앉아있던 쇼파에 몸을 더 깊숙이 기댄다.
TV 속 소녀시대는 쭉쭉 뻗은 각선미를 뽐내며 춤을 추고 있다. 그래 뭐, 태연 이쁘긴 하네.
한창 TV 속 태연에게 빠져 아무것도 안들리고, 아무것도 안보이는 오재석 때문에 묘하게 심술이 나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재석이 핸드폰이 눈에 들어온다.
저 안에 있는 태연 사진 다 지워버릴꺼야. 하며 핸드폰 홀드를 푸는데..
뭐야, 언제 비밀번호 걸어놨대?
오재석은 유치하니까 0000이...아니네.
그럼 1111? 이것도 아니네.
지 생일인가? 그것도 아니고.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핸드폰을 꺼내 태연 생일을 검색하고 있는데, 옆에서 빵터진 오재석.
"니 생일."
"뭐?"
"비밀번호. 니 생일이라고 바보야."
"...."
내 생일 네자리를 누르자 잠금이 풀리는 핸드폰. 치... 이러면 누가 좋아할 줄 아나.
"잠금 왜 걸어놨어. 너 원래 안 걸어 놨잖아. 니 핸드폰 속에 있는 태연 사진 내가 지울까봐 그랬냐??"
"....자-, 봐봐. 태연 사진 있나 찾아봐."
하며 재석이가 보여준 핸드폰 속 앨범엔 오재석이 죽고 못사는 예쁘고 귀여운데 섹시하기까지 한 태연 사진은 단 한장도 없었다.
"너 웃는 사진. 너 땡깡부리는 동영상. 너 자는 사진. 죄다 너야, 바보야."
"......"
"아무도 보여주기 싫었어."
"....."
"다른 사람들한테 너 이런 이쁜 모습 보여주기 싫었어. 그래서 잠금 걸어놨어, 나만 보고 나만 좋아하려고."
"........치..."
"우리 애기 질투했구나?"
"아니거든??????"
"우쭈쭈쭈, 질투나쪄요? 오빠가 태연 좋다고 해서 질투나쪄요? 아- 귀엽네, 우리애기."
"오빠는 무슨....."
"그래그래, 오빠도 우리 애기 사랑한다니까?"
".......태연이야, 나야."
"풉, 뭐?"
"태연을 더 사랑해, 나를 더 사랑해."
"푸하하하하하하- 야, 너 오늘 왜 이렇게 귀엽냐?"
"아, 빨리!!!!!!"
"사랑해."
"........"
"너......"
"..........."
".......말고 태연을. 푸하하하하하하"
"야, 오재석!!!!!!!!!!!!"
"와, 우리 여보가 질투를 다 하고. 예뻐. 예뻐 죽겠어, 아주!"
이용대
오빠가 몸살이 났단다.
올림픽 끝나고, 긴장됐던 몸이 풀어져서 그런건지 몸살이 났다는데 나한테는 또 걱정한다고 말도 안해주고 혼자 끙끙 앓고 있었다는 거다.
아프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걱정이 되서 전화를 걸었더니 어떻게 알았냐며, 많이 아픈거 아니니까 오지 말라는 오빠.
이 남자 또 나 걱정시키기 싫다고 멀도 안하고 혼자 끙끙 앓고 있을 거 같은 감이 딱! 온다. 안되겠다. 가서 내가 챙겨줘야지.
집에 오자마자 이것저것 냉장고에 있는 오빠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엄마표 반찬들도 챙기고, 감기약도 사고, 근처 시장에서 장도 좀 봐서 오빠네 집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마자 확- 끼쳐오는 더운 공기가 오빠가 얼마나 아픈지 대충 짐작이 가게 한다.
이렇게 아프면서 나는 왜 오지 말라고 해? 애인은 폼으로 두나봐요, 이용대씨?
"오빠."
"......ㅁ, 뭐야......너 왜 왔어.."
"이렇게 아프면서! 혼자 끙끙 참으면 몸살이 낫나?"
"오지 말랬잖아."
"내가 걱정되서 잠이 와야지, 잠이!!"
피식. 하고 바람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는 오빠.
오빠.. 오빠 웃는 것도 아파보여....
이불 속에 거의 파묻힌 오빠 이마에 손을 대니, 음... 열은 없는 것 같군. 약은 먹었어?
"응, 어제 병원 갔다와서 약 먹고 그대로 골아떨어졌지."
"그럼 오늘은 밥도 안 먹었겠네?"
"응... 지금 일어났다니까. 너는."
"나도 안 먹었지~"
"반찬이 뭐가 있던가..."
나 밥을 차려줄 생각인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오빠.
어허, 환자가 어딜.
반쯤 일으킨 오빠의 몸을 쭉 밀어서 다시 침대에 눕혀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워있어."
"왜.."
"엄마가 반찬이랑 뭐 여러 가지 챙겨줬어. 그거랑 밥먹자. 내가 밥 할께."
"아, 어머님 귀찮게..."
"응, 사실은 그래서 엄마 귀찮을까봐 냉장고에 있는거 훔쳐왔어.^^"
"풉- 뭐?"
"농담! 누워있어, 밥 금방 할께!"
내 농담에 다시 피실피실 웃는 오빠를 두고, 부엌으로 향한다.
쌀통에서 쌀도 꺼내고, 아까 시장에서 사온 재료들로 국도 좀 끓여야겠다.
뭐가 맛있으려나. 오빠는 죽먹어야 겠지? 그래, 죽도 끓이자.
냄비를 꺼내 물을 받고 있는 내 뒤로 오빠가 나를 안아온다.
"왜애~ 누워있으라니까 말 진짜 안들어."
"......뭔가 밥하는 니 뒷모습이 날 끌어당겼어."
"풉. 아저씨 오그라드는거 알아요?"
"고마워."
"뭐가."
"원래 내 성격이 이래서 아파도 아프다고 말 못하고 그러잖아. 그냥 혼자 앓고있는거 알고 찾아와줘서 고마워. 내 여자 오늘 좀 많이 이쁜데?"
"애인 폼으로 두지 말고 이럴 때 써먹으란 말야."
"응, 하나 배웠네. 고마워."
하며 더 꽉 끌어안는 오빠. 아유!! 숨막혀어!!!!
☆
으아니!!!!!! 무슨 이런 재미 없고 길이만 긴 글에 암호닉까지 신청하고 그르세여ㅠㅠ
쓰니 몸둘바를 모르겠슴돠ㅠXㅠ
아롱이님, 이대훈남님, 구슬님, koogle님, 기성용하투뿅님, 참치님,
맺힌(이)님(뭐가 맞는건가요? 맺힌이님이 맞는건가요, 맺힌님이 맞는건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윤님까지!
다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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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연애편이 끝났습니다.
많은 선수를 다 넣고 싶은 욕심에 무리했더니, 망글똥글만 탄생했네요.
내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벡전이 있는 날입니다.
약속같은거 절대 잡지마시곸ㅋㅋㅋㅋㅋㅋㅋㅋ 집에서 치맥하시면서 축구보세요, 여러분-:)
학생분들은 치맥 안됩니다. 치콜하세요!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도 안 달아주시는 분들도 일단 제가 쓴 요딴 글들 읽어주시는 분들이면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물론 댓글 써주시는 분들을 더 사랑함.......♥)
뭐 댓글 안 달아주시는 분들은 사정이 있으시겠죠. 뭐 굉장히 바쁘시거나 뭐 기타등등의 이유들로 못 다시는 거겠죠.
저는 다 이해합니다. 저는 쿨한 현대여성이니까요.
앞으로도 믿고 보실 수 있는 망상글 쓰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충성-:)
국대선수 추천은 언제든지 받습니다!
글은 다 써져있는데 맨날 사진 찾다 시간가는게 사실인가요?
네, 사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