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메이크 글입니다.
갖고있는 사진이 몇장 없는 지라 짤과 내용은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다소 어색한 사투리가 많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해 부탁드려요. 쓰니는 경상도 사람이 아니므니다!
쓰니가 컴맹이라 BGM을 못깔아욬ㅋㅋㅋㅋㅋ
쓰니가 추천하는 오늘의 BGM은 정엽-Baby I Love You 입니당
박주영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모임을 갖기로 했다. 한달 전부터 스케줄을 비교해가면서 최대한 많이 올 수 있도록 최대한 안 겹치는 날을 찾고찾아 오늘로 날을 딱! 잡았다.
아침부터 만나 밤새도록 놀기로 해놓고선 왜 그 이후에 아무런 계획도 짜지 않았는가. 라며 우리의 무계획성에 놀라워하고 있는데
삐리릭-
도어락 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자취방 문이 열린다. 어, 동창 중에는 우리집 자취방 비밀번호 아는 친구가 없는데.
"니 방청소 제때제때 안할래, 진짜."
"어? 어쩐 일이야?"
그럼 그렇지. 동창이 아니라 오빠였다. 자취방 도어락 비밀번호 아는건 엄마, 아빠. 그리고 박주영 딱 이 세명밖에 없는데, 엄마랑 아빠가 연락도 없이 올리는 없고.
그래, 오빠 밖에 없지, 이 시간에 연락도 안하고 올 사람은.
"내 배고프다. 밥묵자."
"오자마자 밥 타령이야? 그리고 나 지금 나갈껀데."
"하늘같은 서방님 집에 혼자 두고 또 어딜 기나가는데."
"요새 자꾸 깜빡깜빡해? 오늘 고등학교 친구들 만나기로 했다고 했잖아요, 박주영씨~"
"아... 그거..."
"부엌 찬장 열면 기스면 있어, 끓여먹어."
"아, 니 내가 기스면 먹지말라 캤나, 안했나!!"
"왜~? 내가 기스면 cf에 나오는 박유천 좋다고 해서 질투나?"
"어, 내 질투난다. 그니까 인제 기스면 먹지마라, 어?"
"바로 인정하니까 뭐라 할 말이 없네. 얼른 밥 차려먹어, 배고프다며. 기스면 먹기 싫으면 밥도 있어."
"니는."
"아, 진짜! 친구들 만난다니까!"
"가스나 화내기는. 니 밥 먹고 갈까해서 물어본기다."
뒹굴뒹굴 굴러다니던 내 침대에서 일어나 찬장을 열어 냄비와 기스면을 꺼내 라면을 끓이는 오빠. 거봐, 자기도 맛있으면서.
라면을 끓이는 오빠를 보다 다시 외출준비를 한다. 아침마다 학교 가느라 바빠서 질끈 묶고만 다니던 머리도 예쁘게 말고, 오랜만에 화장도 했다.
거울 속에 있는 이 여자는 누구세요...?
한참 나의 화장 실력에 감탄을 금치 못하다가 이러다 늦겠다며 어제밤 고르고 고르다 결국 못 고른 옷을 꺼내놓고 다시 고민을 한다. 뭘 입어야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오빠 몰래 산 짦은 미니 원피스를 입기로 한다. 에이, 남자 만나는 것도 아닌데 이해해주겠지?
"나 간다. 먹고 설거지 해놓고 가."
TV앞에 상을 펴고 앉아 라면 거의 흡입하고 있는 오빠에게 말하고 신발을 신는데, 안 그래도 저음인 오빠 목소리가 더 착- 가라앉았다.
"야."
"어, 어?"
"...딴 거 입어라."
"응?"
"딴 거 입으라고."
"아, 왜! 남자없어. 여자친구들이야."
"그래도 안된다. 니 빨랑 방에 드가서 딴 거 입어라."
"오빠, 나 늦어!!"
"딴거 입고가라."
무표정한 채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하는 오빠는 지금 무척 화났는다는 얘기다.
나도 못 개길만큼.
결국 하는 수 없이 다시 옷장 앞에 서서 옷을 고른다. 뭘 입을까 또 고민에 빠진다.
그래, 내가 차마 치마는 포기 못하겠어. 라며 전에 오빠가 이쁘다며 칭찬한 아이유돋는 원피스를 골라 입었다.
"이제 나 가도 되지? 나 간다."
"잠깐."
"아, 왜!!"
"딴 거 입어라. 이거 안된다, 니."
"왜! 오빠가 전에 이거 입었을때 나 이쁘다며!!"
"아, 딴 거 입어라, 빨리!!"
"아, 박주영!!!!!!!"
"뭐."
내가 지금 무서워서 그러는거 아니다. 그냥 갑자기 딴게 입고 싶어서 방으로 가는거다....
그 후로도 오빠는 치마라서 그런 줄 알고 입은 반바지도 안돼, 청바지도 안돼, 심지어 츄리닝 입고 간다는데도 안된단다.
"뭐 어짜라고!!!!!! 니 여친 홀빡 벗고 가리?????"
"니는 와 이리 눈치가 없노..."
"뭐?"
"가지 말라고. 내랑 있자고, 오늘."
얘들아, 미안. 나 오늘 못가....
기성용
오늘 성용이와 연애를 시작한지 딱! 1년이 되었다.
그동안 진짜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싸우기도 무지하게 싸우고, 희노애락이 가득가득 담겨져 있는 연애기간을 되돌아보니, 으아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더 열심히 사랑해야겠다.
어제 전화가 오더니, 1주년을 맞이해서 무슨 고급 레스토랑인가 뭐시긴가를 예약해놨다며 데이트를 하자는 성용이.
알았다고 대답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왠지 설레는 마음에 잠이 안오는거다.
그렇게 오늘.
결국 늦잠을 자고, 지금 허겁지겁 준비하는 중이다. 핸드폰에선 벌써 10통째 기성용 전화가 울리고 있다.
-"왜 안와!!!!!!!!!!!"
"아, 금방가. 다 준비했어, 좀만 기다려. 근데 레스토랑이 어디..."
뚝-.
하여튼 기성용 지멋대로 전화 끊는건 어째 1년이 되도 변함이 없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다시 준비에 열중을 한다.
화장도 퍼펙, 머리도 퍼펙, 옷도 퍼ㅍ.....아, 스타킹 안 신었다.
허겁지겁 스타킹을 꺼내 화장대 의자에 다리를 올려놓고 스타킹에 다리를 넣는데,
벌컥- 문이...응? 벌컥?.....
벌컥????????
"야, 너는 무슨 준비를 하루 종ㅇ....... 아, 스타킹 신고 있었어??"
"안 나가?????????????????????"
성용이가 기다리다가 지쳤는지 결국 집으로 온거다. 도어락 푸는 소리 안 들렸는데, 젠장.
잠시 당황한 것 같던 성용이가 곧 특유의 능글능글한 미소를 지으며, 화장대 근처로 다가온다.
손에 잡히는 물건을 마구 던져보지만 상대는 국가대표 축구선수인 기.성.용.
완전 비사이로 막가다, 이 자식.
"야, 너 안 나갈래, 진짜?????"
"왜~ 신어, 응? 스타킹 마저 신어요, 여보~"
"아, 좀 나가!!!"
"에이, 우리사이에. 창피해? 부끄러워? 오늘따라 귀엽네, 우리 여보."
이젠 아예 화장대에 기댄 채, 입이 귀에 걸려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평소엔 야야 거리면서 이럴때만 여보라지.
흥! 뭐 내가 신으라면 못 신을 줄 아나보지? 니 각종 장난에 내가 속아 넘어간게 무려 1년이다, 1년! 이제 이런 장난에 나 안 휘둘리거든?
보란듯이 그 앞에서 다시 의자에 발을 올려 스타킹을 신으니, 성용이 표정이 급 굳는다.
나머지 한 쪽도 보란듯이 똑같이 다리를 올려 신고 옆에 두었던 가방을 향해 손을 뻗는데, 성용이가 내 몸을 뒤로 미는 손이 더 빨랐다.
뭐? 뒤? 잠깐... 뒤에 뭐가 있....... 야, 기성용!!!!!!!!!
"야. 너 진짜..!! 그걸 진짜 신냐? 어?"
"뭐! 니가 신으라며. 좀 나와!!"
"신으란다고 진짜 신으면 어떡하냐고!"
"아, 얘 왜 이래, 진짜!!"
"너 딴 남자 앞에서도 이러냐?"
"뭐래. 데이트한다며 오늘!!"
"어, 데이트. 데이트 해야지."
"그럼 나와, 데이트 하러 가게."
"오늘 집에서 데이트해."
"뭐?"
"니네 집에서 데이트 하자고."
"야, 야!! 너 레스토랑도 예약해 놨...읍!!"
아, 숨막혀 기성용!!!!!!!!!
구자철
입학하자마자 친구 손에 이끌려 들은 동아리.
고등학생이 무슨 동아리 활동이냐고 난 싫다고~ 싫다고 그렇게 빡빡 우겼건만 친구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신청서에 싸인을 했다.
그렇게 동아리의 회원이 되고, 동아리 선배들과 첫 대면식에서 자철오빠를 만났다.
여러 얘기를 나누다 보니 알게 된건데 오빠와 내가 같은 아파트에 그것도 같은 동에, 같은 라인에 층만 다른 데서 살고 있었던 거다.
"왜 한번도 못 봤지?"
"그러게요. 와- 신기하다."
"나도. 이제 학교 갈 때나 집에 갈 때 너랑 같이 가면 되겠다."
"예?"
"아, 내 친구들 중에는 그 방향에 사는 애가 없거든. 아, 나 이제 외롭진 않겠다. 혹시 같이 가는 친구들 있어?
아니야, 있어도 나랑 같이가. 설마 너 선배를 외롭게 혼자 가게 두는 나쁜 후배가 되겠다는 건 아니지?"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날 이후, 오빠랑 같이 등하교를 하게 됐다.
오빠가 우리집보다 위 층에서 살고 있어서 오빠가 엘리베이터를 타면 내가 그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서 등교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으앙ㅠㅠ 늦잠을 잤다. 이런 적 한번도 없었는데. 오빠는 먼저 갔으려나. 하고 핸드폰 잠금을 푸는데, 오빠한테 카톡이 와있다.
[오빠 1층에서 기다릴테니까 얼른 준비하고 나와.]
부랴부랴 준비를 마치고, 빵에 잼을 발라서 입에 물고, 집을 나선다. 오지 않는 앨리베이터의 ▼ 버튼을 미친듯이 누르다가 타자마자 닫힘버튼을 미친듯이 눌렀다.
7층에서 한번도 서지 않고 도착한 1층. 문이 열리자마자 아파트 문에 기대 서있는 오빠가 보인다.
"오빠! 죄송해요. 저 늦으면 먼저 가시지."
"아니야. 혼자가면 외롭다니까?"
"얼른 가요! 이러다 진짜 둘 다 지각하겠네."
"잠깐만."
"네?"
얼른 가려는 내 팔을 붙잡는 오빠.
반쯤 문 밖으로 돌렸던 몸을 다시 아파트 안 쪽으로 돌려 오빠를 보는데
서둘러 준비하느라 헝크러진 내 머리도 빗겨주고, 올리다 만 넥타이도 단정하게 올려주더니 무릎을 굽혀 끈이 풀러진 내 한쪽 운동화 끈을 묶어주고 몸을 일으킨다.
"아- 이쁘다. 이제 가자."
라며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발을 떼는 자철오빠.
ㅈ, 지금 나 예쁘다고 한, 한거예요, 오빠?
이청용
"성용이가 너랑 같이 오래."
"언제?"
"지금."
"그래? 가자 그럼."
"ㅈ, 자기야, 안 꾸며도 이쁘긴 한데 최소한 옷은 좀 갈아입지?"
"기성용 만나는데 뭘 새삼스레 꾸미고 가."
"성용이만 있는 거 아닌데."
"그럼?"
"자철이도 있다 그랬고, 정호랑... 영권이랑... 아! 주영이형도 ㅇ......"
"뭐???????????????????"
아, 이청용!!!!!!!! 그런 거면 한 일주일 전에는 얘기를 해줘야지. 미리 피부관리도 좀 받고, 살도 좀 급하게 빼고 그랬을텐데.
너 진짜 일부러 그런거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청용아. 자기야. 나 두시간만...아니 한시간만!"
"왜?"
"아, 일단 좀 머리도 좀 말고, 화장도 좀 하고. 옷은 뭐입지? 나 뭐 입을까, 자기야?"
"대충 해."
"선수들 다 있다며! 어떻게 대충해. 아아- 말할 시간에 준비를 해야겠어."
일단 질끈 묶고 있던 머리를 풀고, 곧장 욕실로 가서 샤워부터 했다. 다 씻고 나와서 초스피드로 머리를 말리고 롤에 머리를 말아놓고,
오전 강의 들은 아침마다 해오던 스킬을 이용해 초스피드 화장하기 신공에 들어간다.
아이씨, 오늘따라 아이라인이 왜 이렇게 안 그려지는거야. 후...급해서 그래, 급해서. 침착하자, 침착해. 나 이 자식아!! 침착 좀 하라고!!
"아직 멀었어?"
"응, 다했어, 금방 끝나. 좀만 기다려."
"대충해."
"어, 어. 대충할께. 잠깐만."
청용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하며 한 준비가 결국 한시간만에 끝났다. 한시간만에 준비를 끝내다니. 기적일세.
청용이가 사준 원피스도 꺼내 입고, 힐까지 신으니 이청용 저거저거.. 표정 굳는 게 딱 보인다.
기다리는 거 딱 질색인 청용이를 기다리게 했으니 화날만 하겠지.
"왜."
"뭐가."
"왜 이렇게 표정이 굳었어~"
"아니야, 가자."
"이청용~"
"........"
"자기야~ 왜그래? 응? 나 오래 걸려서 기다리느라 화났어요?"
"그런 거 아니야."
"그런거 아니면 뭔데요~ 말 해봐, 응? 응? 자기야~~"
"아이씨...뭐 이렇게 오래걸려!!"
"에이, 기다리느라 삐진 거 맞네~ 미안, 선수들 다 있다며. 그런데 가는데 아까처럼 그렇게 추레하게 하고 갈 순 없잖아."
"아까처럼 화장 안하고 머리 안해도 예쁜데 이렇게 시간 오래 걸려서 꾸미니까 더 예쁘잖아!"
"어?"
"에이씨, 빨리와!"
풉- 너 내가 딴 남자때문에 준비하는게 오래걸렸다고 질투해? 너 귀엽다 오늘?
이대훈
오랜만에 쉬는 날이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하도 이래저래 부탁들을 해오는 바람에 이날저날 바꿔주다보니, 이주를 풀로 근무하고 딱 하루! 오프를 맞이했다ㅠㅠ
어제 하루종일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딜 나가고 하는것보단 그래, 부족한 잠을 자야겠어. 라며 집에 오자마자 씻지도 않고, 옷도 안 갈아 입고 뻗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신나게 자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리는 거다.
설마 내가 오늘 받은 오프가 꿈인건가. 나 오늘 출근해야되는데 안해서 짤린건가. 라며 핸드폰 발신자를 보는데
'니 여보'
"내가 깨우지 말랬잖아아... 나 이주만에 오프 받았어어.."
-"누나! 우리 데이트 해요!"
"뭐어?"
-"데이트~ 데이트 하고 싶어요. 데이트 해요, 네? 데이트 가요, 우리~"
"나 오프 이주 만에 처음으로 받았다고오~"
-"알아요."
"하루종일 잘 꺼라고 했잖아!!"
-"지금 시계를 봐요, 누나. 12시다, 12시! 지금까지 잤으면 충분히 잤지! 저 지금 누나네 집 앞이예요. 얼른 준비하고 나와요! 끊어요!!"
뭐? 갑자기 전화와서 한다는 소리가 데이트? 그것도 지금 우리집 앞이라고? 나보고 준비하고 나오라고?
피식. 내가 나가는 것보다 니가 오는게 빠를 거다.
"아직 멀었어요?"
"다 해가. 좀만 기다려."
"뭐가 이렇게 오래 걸려. 여자들은 원래 다 그래요?"
"당연하지. 그니까 누가 집 앞에 와서 전화하래?"
"아, 갑자기 데이트가 하고 싶은걸 어떡해요..."
결국 기다리다 지쳐 집으로 온 대훈이. 아직 멀었냐며 계속 땡깡 아닌 땡깡을 부려온다.
그니까 이렇게 즉흥적으로 만나려면 최소한 두시간 전에는 전화를 줘야 한다고. 이제 배웠으니까 다음부턴 그렇게 하도록.
"아, 빨리~~"
"알았어, 알았어. 향수만 뿌리고!"
"향수 뿌리지마아~~ 이러다 여친한테 들킨단 말야~"
"풉, 뭐야~ 나말고 딴 여자 생겼어?"
"노래잖아요, 노래! 누나 요즘 아이돌 노래도 ㅁ.......잠깐."
"응? 왜?"
"향수 바꿨어요?"
"응, 니가 사준 거잖아."
구ㅣ신같은 이대훈, 향수 바뀐 걸 단박에 안다.
얼마 전, 내 생일에 대훈이는 향수를 선물해줬다. 자기는 여자 향수는 도통 모르겠어서 직원 언니한테 추천 받아서 샀다나 뭐라나.
늘 뿌리는 향수보다 향도 좋고 남자친구가 선물한 거니까 요새 몇번 썼는데 사람들 반응도 좋았다. 아, 그러고보니 선물받고 그동안 널 한번도 못 만났구나.
"냄새 좋다."
"그치? 거기 직원언니 되게 센스있는 거 같아. 향수 바꿀까봐. 거기 어디야?"
"음.....냄새 좋다..."
"야, 야! 이대훈...."
지금 이 자세... 너무 당황스럽다, 대훈아?
너 지금 어디다가 얼굴을 들이대... 내 목덜미에 닿아있는 니 고개 좀 떼줄래? 으아.. 코로 숨 그렇게 크게 들이쉬지도 말라고ㅠㅠㅠ 기분 이상하다고ㅠㅠㅠㅠ
".......누나아.."
"어... 어?..."
"오늘 데이트 취소."
야, 이대훈. 정신차려라. 우린 아직 결혼도 안했고, 나 아직 하고싶은 것도 다 못해봤... 야, 야!!!
너 어디로 손이 지금 들어오냐!!
손흥민
"어디가?"
"응. 친구 만나기로 했어."
"그렇구나. 화장 할꺼야?"
"당연하지."
동기들과 술 약속을 잡고 집으로 왔더니 흥민이가 와있었다. 여기 내 집 아니고, 손흥민 집인듯. 레알. 나보다 더 자주 와, 우리집을.
오자마자 욕실로 들어가 세안하고, 화장대 앞으로 가 앉는 나에게 화장할 거냐고 물어보는 흥민이.
내가 화장하는 게 재밌는건지, 신기한건지 늘상 화장한다고 하면 내 옆으로 쪼르르 와서 앉아 내가 화장하는 걸 구경한다.
남들은 남자친구에게 신비감을 준다며 화장 안 한 쌩얼을 절대 안보여주네 마네 하던데 우린 그런 거 없다.
무려 15년을 친구로 지내다 연인이 된 사이인지라 서로 볼 꼴 못 볼 꼴 다 보여줘서 신비감같은 거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다.
"왜 맨날 내가 화장하면 와서 구경해? 신기해?"
"엉. 여자들 화장하는 거 되게 신기해."
"뭐, 여자들? 나말고 또 어떤 여자 화장하는 거 봤어???"
"엄마."
"어..어, 그래..."
여자들 화장하는게 신기하다는 흥민이 말에 욱해서 물었더니, 엄마 화장하는 거 봤단다.
응, 그래.. 어머님.. 응...
"이건 뭐야?"
"그거? 뷰러."
"뷰러가 뭔데?"
"속눈썹 찝는거."
"속눈썹을 왜 찝어?"
"찝으면 속눈썹이 올라가거든.... 이렇게."
말을 끝내고, 뷰러를 해보였더니 신기하게 쳐다본다. 아유 신기해쪄요, 우리 흥민이?
"이건?"
"아이라이너."
"아, 너의 심장과도 같다는 그거?"
"어ㅋㅋ그거ㅋㅋ"
"이건?"
"아, 잠깐만. 좀 이따 물어봐."
라며 흥민이의 폭풍질문을 막고 스킨을 두둘겨 발랐다. 여러가지 쳐발쳐발하는 나를 또 신기하게 쳐다보는 흥민이.
"너 한번 발라볼래?"
"어?"
"맨날 그렇게 신기하게 보지말고 자, 나 해줘."
"어? 야..내가 어떻게 해~"
"에이, 해봐. 이거는 이렇게 조금만 떠내서 여기 눈 밑에다가 손가락 올려서 살살- 톡톡 쳐주면 되."
하며 흥민이 손에 아이크림을 쥐어주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댄다. 잠시 망설이는 것 같더니, 아이크림을 손가락에 덜어내 눈 밑에 조심스레 발라준다.
표정은 완전 진지하다.
"이, 이렇게 하면 되?"
"응. 고마워."
"신기하다... 나 다른 것도 해볼래! 이건 뭐야? 어떻게 바르는 건데?"
아, 괜히 해보라고 했다......... 나 제시간에 약속장소 갈 수 있을까?
이용대
며칠 전 술 먹고 깝치다가 계단에서 굴러서 팔을 크게 다쳤다. 뼈에 금이 갔다나 뭐라나.
차마 창피해서 용대한테는 술 먹고 다쳤다고 말 못하고 그냥 어쩌다 넘어져서 다쳤다고 둘러댔는데,
하필 그 말 할 때 옆에 같이 술 먹은 기성용이 있었던 거다. 쪽팔리게 그걸 아주 상세하게 재연까지 해가며 설명하는 바람에 이용대 폭.팔.
'너 한번만 더 술먹으면 죽을 줄 알아.'
결국 금주령을 선고받고, 깁스를 팔에 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늘상 가던 학과, 동아리 모임도 못나가고 지루한 하루의 연속이다.ㅜㅜ
설상가상으로 생각보다 잘 붙지 않는 뼈때문에, 예정일보다 더욱 오래 깁스를 하고 있어야 했다.
그나마 왼손잡이인 내가 오른손을 다친 게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씻는 것도 제대로 못하고, 물건 드는 것도 못하는 불편한 생활이 계속되던 어느 날!
팔 다치기 전에 잡힌 교수님과의 저녁식사 날짜가 다가왔다. 차마 팔 다쳐서 못가겠다고 말은 못하고, 결국 강행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샤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머리는 감아야될 것 같은데 어쩌지. 하다가 결국 용대를 부르기로 한다. 부탁이 있다는 내 전화에 한 걸음에 달려온 용대.
"부탁할 게 뭔데?"
"나 머리 좀 감겨줘."
"엉?"
"아니, 교수님이랑 약속 잡아 놓은게 있는데, 안갈 수가 없잖아. 최소한 머리는 감아야겠어. 도와줘."
"그래, 뭐.. 어려운 거 아니니까."
라며 쿨하게 오케이한 용대. 역시 내 남자친구 이용대씨 차암 쿨하다.
묶어 놓았던 머리를 풀고, 욕실로 들어서니, 팔다리 소매를 걷어부친 용대가 욕실 샤워기를 들고 서있다.
"머리 가까이 대세요, 고객님."
"네~"
미용실 언니 코스프레 중인 용대 근처로 가서 머리를 숙인다. 그리고 따뜻한 물이 머리 위로 닿는다.
물이 머리 위를 몇번 오가더니, 샴푸를 손에 묻힌 용대가 머리를 조심스럽게 감겨준다.
야, 한개도 안 시원해.
"팍팍 좀 해봐."
"아, 아플까봐 그러지."
"괜찮으니까 팍팍해도 되. 너 머리 감을때 이렇게 감아?"
"아, 이게 내 머리가 아니라 어색해. 누구 머리 감겨주는 거 처음이란 말야."
"걍 막 해. 막. 아이씨, 내가 하고 싶네!!"
"못하면 조용히 있어, 쫌!!"
오늘도 역시나 늘 그렇듯 투닥투닥거리며 머리감기를 마친다.
뭔가 이 머리 감은 다음 특유의 개운한 맛이 없는게 함정이긴 한데, 그래도 용대가 나때문에 고생했으니까 아무말 안하기로 한다.
"고마워."
"아직 안 끝났는데."
"응?"
"머리 안 말릴꺼야?"
"아.... 그건 한 손으로 해도 되."
"내가 해줄래, 기왕하는거 다 하지 뭐."
그러더니 척척 서랍을 뒤져 드라이기를 찾아와 코드까지 꼽더니 나를 쇼파밑에 앉히고, 드라이기를 머리 근처에 가져다 댄다.
"으, 좋다...나 뼈 다 붙을때까지 이거 맨날맨날 해주면 안돼?"
"뼈 붙어도 맨날맨날 해줄께."
"진짜?"
"어, 나한테 시집오면."
설마 이용대 너 이거 지금 프로포즈 하는거야?
난 다이아 아니면 안 받는다.
☆
오늘도 역시 기다리고 기다리던! ㅇ..아니예요? (울먹울먹)
암호닉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아롱이님, 이대훈남님, 구슬님, koogle님, 기성용하투뿅님, 참치님,
한맺힌님, 또윤님, 지참치님, 감귤님(아니, 뭐 하셔도 되는데 굳이 바꾸신다면 말리진 않을께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두님, 미녕님, 아싸님, 현수님, 홍초님, 에이스님, 쿠키님, 용키님, 기글님,
김주영여친님(아이참, 김주영 여친은 접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꼬렛님, 마카롱님, 까지!
다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ㅃ...빠진 분 없겠지..?
★
글은 다 써놓고 익잡에서 놀다가 글쓰다 딴분들 글쓴거 보다가 새벽 두시쯤 되면
아이구, 이러면 안되지. 하고 부랴부랴 사진 찾아서 올리고.
쓰니 되게 착실하게 막 사진도 열심히 찾고 그러면서 쓰는거 같죠?
아니예요^_^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맨날맨날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너무 고마워서 안까먹고 저 기다리실까봐 오니까 이뻐해주세여...소금소금...
대댓글을 달까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원래 지금 배우는 일도, 하고 있는 일이 누군가에게 말로써 감사를 표하는 글이 아니라,
말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글만 주구장창 써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의 아니게 제 말 하나에 상처를 드릴까봐 그동안 좀 소금소금해있었는데,
익잡에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대댓글 달아주시는 작가님 더 좋아하신다고......☞☜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